잊었던 맘 - 한울세계시인선 5

잊었던 맘 - 한울세계시인선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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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소월

저자:김소월
고향이평안북도정주이고그곳에서성장하고생활하고사망했기때문에전기적사실을확인하기가어렵게되어있다.그렇기때문에그와관련된사람들의회고담이나신문잡지에난관련기사를통해그의생애를재구해볼수밖에없는실정이다.소월의본명은정식(廷湜)으로1902년음력8월6일(양력9월7일)평안북도구성군서산면외가에서태어났다.남산학교를졸업하고14세때세살연상인홍실단(원명은홍상일)과결혼했으며상급학교로진학하지못하고3년간농사일을거들었다.그의재능을아깝게여긴동네사람들의도움으로1917년오산학교중학부에입학해수학하던중은사인김억을만나시를쓰게되었다.오산학교를다니던1919년3월3·1운동이일어나자동급생들과함께만세운동에참여해학업을중단하게되고오산학교도임시폐교되었다.
1920년스승인김억의주선으로≪창조≫에<낭인의봄>등의시를소월이라는필명으로발표했다.이때발표한작품은<낭인(浪人)의봄>,<야(夜)의우적(雨滴)>,<오과(午過)의읍(泣)>,<그리워>,<춘강(春崗)>등다섯편이고그후≪학생계≫,≪동아일보≫등에작품을발표했으나소월은이초기의작품들을시집에수록하지않았다.소월은오산학교에이어학업을마치기위해서서울로이주해1922년4월에배재고등보통학교4학년으로편입했다.1923년3월에배재고보를졸업하고일본으로건너가도쿄상과대학예과에입학했으나학자금조달에도어려움이있고9월간토대지진이일어나자10월에고향정주로돌아왔다.
1924년에김동인,이광수,김억,주요한,김찬영,전영택,오천석등과함께≪영대≫의동인으로참여했으며1925년12월26일자로시집≪진달래꽃≫을간행했다.≪진달래꽃≫은상당히판매가되었는지발행처는같은매문사로되어있지만총판이‘중앙서림’으로되어있는것과‘한성도서주식회사’로되어있는것의두판본이유통되었고그원본이각기현재전해지고있다.
1924년이후에는그의처가가있는평안북도구성군남시로이주해생활했으며1926년8월부터동아일보지국일을맡아본것으로되어있다.이후1년에한두편씩작품을발표했고1932년과1933년에는작품을발표하지않았다.1934년에다시몇편의시를발표했으나그의생활은극도로피폐해졌던것같다.지국경영은일찍이작파해남에게넘겼고시대와자신의삶에대한울분이겹쳐거의매일술을마셨으며아내에게살아봐야낙이없으니같이죽자는말을여러차례했다고한다.1934년12월23일밤에도술에취해잠이들었는데새벽에남편이괴로워하는소리를잠결에듣고불을켜보니아편덩어리를입가에흘린채죽어있었다는것이다.이런까닭으로소월의사망일자를1934년12월24일아침으로보고있다.
소월의사망이알려지자12월30일자로≪조선중앙일보≫와≪동아일보≫에사망관련기사가실리고1935년1월에서울종로백합원에서소월추모회가개최되었다.여기서김억은소월에대한추모사를낭독하고그것을≪조선중앙일보≫(1935.1.22~26)에<요절한박행의시인김소월의추억>이라는제목으로발표했다.1939년12월김억이소월의시를선정하고다시편찬해박문출판사에서≪소월시초≫를출간했다.

엮음:이혜원
고려대학교미디어문예창작학과교수이자문학평론가이다.주로한국현대시를연구해왔으며,생태문학에관심이많다.그동안지은책으로『현대시의욕망과이미지』,『세기말의꿈과문학』,『현대시깊이읽기』,『현대시와비평의풍경』,『적막의모험』,『생명의거미줄:현대시와에코페미니즘』,『자유를향한자유의시학:김승희론』,『현대시운율과형식의미학』,『지상의천사』,『현대시의윤리와생명의식』등이있고,엮은책으로『#생태시』(공편),『#생태소설』(공편)이있다.


목차


님의노래
먼후일
풀따기
산위에
옛이야기
님의노래
님의말씀
님에게
못잊어
예전엔미처몰랐어요
자나깨나앉으나서나
해가산마루에저물어도
맘켕기는날
기억
애모
가을저녁에
님과벗
천리만리
개여울의노래
개여울
비단안개
원앙침(鴛鴦枕)
진달래꽃

가는길
제비
하늘끝
담배
어버이
부모
후살이
지연
설움의덩이
봄비
반달
바람과봄
낙천(樂天)
생과사
바다가변하여뽕나무밭된다고
부부
나의집
우리집

가는길
왕십리

삭주구성
춘향과이도령
접동새
집생각
꽃촛불켜는밤
사노라면사람은죽는것을
나는세상모르고살았노라
엄마야누나야

밭고랑위에서
바다
자주구름
두사람
개미
부엉새
수아(樹芽)
서울밤
오시는눈
붉은조수
남의나라땅
어인(漁人)
귀뚜라미
불운에우는그대여
여름의달밤
오는봄
물마름
들도리
바라건대는우리에게우리의보습대일땅이있었다면
밭고랑위에서
무심(無心)
산유화

꿈으로오는한사람
봄밤
꿈꾼그옛날
꿈으로오는한사람
눈오는저녁
닭소리
잊었던맘
몹쓸꿈
그를꿈꾼밤
여자의냄새

깊고깊은언약
황촉불
새벽
합장(合掌)
묵념
무덤
비난수하는맘
찬저녁
초혼(招魂)
꿈길
금잔디
달맞이
닭은꼬끼오

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사랑에서비롯되는다양한정서들,
그중에서도‘그리움’을노래한시인,김소월

김소월의시에서사랑은강렬한감정에비해초극의에너지가부족하여미래의시간으로나아가지못하고과거의기억과현재의고통스러운시간속에머문다.대개의경우‘그리움’으로표출되는사랑의감정은현재의고통속에서과거의기억을소환하면서발생하는것이다.님과의이별이후그리움과설움으로이어지는감정의변화는사랑의포기와미련이라는소극적인심리를반영한다.김소월의시에서님은부재를통해가장강하게존재하는역설적존재이다.김소월의시는님의부재에직면한이의좌절과미련을표현하는데에서절창을이룬다.

역동적인호흡으로섬세한감정을표현한
김소월의대표시를만나다

김소월시의주체는현실에구속된보편적인인간으로서어찌할수없는불가항력적인삶에끝없이절망하면서도놓지못하는미련을드러낸다.김소월은이상과현실의괴리로좌절하면서생겨나는포기와미련이라는양가적감정을세밀하게표현함으로써인간의보편적인감정을잘드러낸다.김소월의시는한국시중에서노래로가장많이만들어졌다고한다.시대를초월하여폭넓은공감을이루는섬세한정서와단순하면서도역동적인리듬의묘미야말로김소월시가지닌생명력의비결이라할수있다.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산천에붙는불은
가신님무덤가에금잔디.
봄이왔네,봄빛이왔네.
버드나무끝에도실가지에.
봄빛이왔네,봄날이왔네.
심심산천에도금잔디에.
-「금잔디」전문

“잔디,/잔디,/금잔디”의느린호흡으로서서히시작되어빠른호흡으로전환되는이시의리듬은소멸과생성의작용이뒤섞인생명의비의를역동적으로그려낸다.김소월시에서리듬은생명의환희가드러날때유난히동적이고고조된다.“가신님무덤가에금잔디”가“심심산천에붙는불”로타오르며죽음이삶으로역전된순간도그러하다.이시에서금잔디는심심산천의어둠을뚫고솟아오르는생명의불꽃과도같다.이시의리듬이유별나게신명나는것은가신님의무덤가에서솟아나는금잔디가님의재생을연상시키기때문이다.김소월시에는이처럼죽음속에깃든삶을포용하는영혼의울림이깃들어있다.이는소외의식이나자폐적태도와대비되는김소월시의중요한측면이다.그의시에서현실의소리와영혼의소리는대위적관계를이루며긴장감과역동성을형성한다.그러나김소월은현실의두터운지층을뚫고올라오는영혼의소리를그리많이들려주지는못했다.그는누구보다도현실의강고함을예민하게인식한시인이었기때문이다.

시간을뛰어넘어언제까지나생생하게살아숨쉬는시

한울세계시인선은국내의유수한번역자들과함께뛰어난시인들의대표시들을번역·소개하고자기획되었다.2024년6월1차출간으로여덟권의시선집을세상에내놓는다.시에는저마다의목소리가있다.한울세계시인선은시의목소리를있는그대로,쉬운언어로담아내기위해번역에힘썼다.책의말미에옮긴이가쓴해설은이해를풍부하게할것이다.이번1차출간에이어서2025년에도10여권의시집이발간될예정이다.윌리엄블레이크,샤를보들레르등대중성있는시인들의시선집에이어2차출간역시헤르만헤세,괴테등시간을뛰어넘어생생하게살아숨쉬고있는시세계가담긴시선집을선보일예정이다.

한울세계시인선1차출간목록
01한송이들꽃에서천국을보라(윌리엄블레이크시선집)
02여행에의초대(샤를보들레르시선집)
03고독은영혼을빚고(에밀리디킨슨시선집)
04칼라하리사금파리에새긴자유의꿈이여(다이아나퍼러스시선집)
05잊었던맘(김소월시선집)
06너무빛나서지속될수없는꿈(에드거앨런포시선집)
07한때내안에서여름이노래했었고(에드나세인트빈센트밀레이시선집)
08어떻게우리가춤과춤꾼을구별할수있겠는가(윌리엄버틀러예이츠시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