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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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꽃이 진 자리에도 여전히 푸른 잎의 희망이 살아 있다!
암 투병과 상실의 아픔으로 빚어낸 이해인 수녀의 희망 산문집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암 투병과 사랑하는 지인들의 잇단 죽음을 목도하는 아픔의 시간을 견뎌내며,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삶을 긍정하는 저자의 깨달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이 보이는 것처럼, 고통의 과정이 있었기에 비로소 일상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이 보이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일상을 담은 칼럼들과 오랜 시간 벼려온 우정에 대한 단상들, 수도원의 나날, 누군가를 위한 기도와 묵상, 떠나간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추모의 글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세계적인 판화가 황규백 화가의 그림이 함께 실려 있어 이해인 수녀의 글에 깊이와 정감을 더해준다.
저자는 이번 산문집에서 특히 자신이 직접 겪은 몸과 마음의 아픔을 담담하게 풀어놓으며,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희망은 살아 있다고 역설한다. 수도자로서, 시인으로서, 개인으로서의 삶과 사유를 통해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구체적인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첫 장에는 서문 대신 한 장의 꽃편지가 실려 있는데, 이 책을 위해 글을 써주겠다는 약속을 뒤로한 채 작고한 고(故) 박완서 작가의 편지다. 특별한 인연을 맺어온 박완서 작가의 편지로 서문을 대신했다. 또한 법정 스님과 오랫동안 주고받은 편지, 김용택 시인에게 보내는 글 등도 엿볼 수 있다.
저자

이해인

저자:이해인
올리베따노성베네딕도수녀회수녀.1945년강원도양구에서‘해방둥이’로태어나3일만에받은세례명이벨라렛다,스무살수녀원에입회해첫서원때받은수도명이‘클라우디아’이다.일명구름수녀.넓고어진마음으로,구름처럼,바다처럼살고싶어서였을까.수녀는자신의수도생활을시로담았다.그시가사람들에게꽃씨로전해져사랑과위로의꽃으로피어나길원했다.첫시집《민들레의영토》로시작된수녀의시인역할은《내혼에불을놓아》,《오늘은내가반달로떠도》,《작은위로》등시뿐아니라《두레박》,《꽃삽》,《사랑할땐별이되고》,《고운새는어디에숨었을까》,《향기로말을거는꽃처럼》등산문으로넓혀져,힘들고지친세상의모든사람들에게위안을전하고싶었다.그러다가2008년여름,투병을시작하면서이젠치유와희망의메신저역할까지떠맡고있다.

목차

여는글_보물찾기하는마음으로매일을살며

제1장꽃이지고나면잎이보이듯이_일상의나날들
감탄사가그립다
따뜻한절밥자비의밥상
꽃이지고나면잎이보이듯이
봄편지1_나의마음에도어서들어오세요,봄
봄편지2_삶은사랑하기위해주어진자유시간
스님의편지
우리집에놀러오세요!_김용택시인에게
서로를배려하는길이되어서
불안과의심없는세상을꿈꾸며
윤동주의하늘과바람과별과시
어머니를기억하는행복
11월의편지_제몫을다하는가을빛처럼
나를기쁘게하는것들
12월의편지_지상의행복한순례자

제2장어디엘가도네가있네_우정일기

제3장사계절의정원_수도원일기

제4장누군가를위한기도_기도일기
3월,성요셉을기리며
부활단상
5월성모의밤에
사제를위한연가
어느교사의기도
군인들을위한기도
어느날병원에서_의사선생님께
고마운간호천사들께
세상의모든가족들이_가정의달에바치는기도
휴가를어떻게보내냐구요?_휴가때의기도
예수님의이름을부르는것만으로도_성탄구유예절에서
용서하십시오-조그만참회록
감사하면할수록-송년감사

제5장시간의마디에서_성서묵상일기

제6장그리움은꽃이되어_추모일기
5월의러브레터가되어떠나신피천득선생님께
우리도사랑의바보가되자!_김수환추기경선종2주기에
하늘나라에서도꼭한반하자고?_김점선화가1주기에부치는편지
우리에게봄이된영희에게_장영희1주기를맞아
사랑으로녹아버린눈사람처럼-김형모선생님께
물처럼바람처럼법정스님께
사랑의눈물속에불러보는이름_이태석신부선종100일후에
많은추억은많이울게하네요!_박완서선생님을그리며

닫는글_여정

출판사 서평

“이제함께아프고,함께웃겠습니다.”
암투병과상실의아픔이빚어낸이해인희망산문집

2011년봄,이해인수녀가암투병속에서더욱섬세하고깊어진마음의무늬들을진솔하게?담은산문집이출간되었다.삶과죽음의경계에다가가본사람은안다.‘살아있다는것’자체가얼마나아름다운일이며,작고소박한일상의길위에서발견하는감사가또얼마나소중한일인지를.
산문집으로는근5년여만에펴내는신간《꽃이지고나면잎이보이듯이》에는암투병과동시에사랑하는지인들의잇단죽음을목도하는아픔의시간들을견뎌내며지난날을되돌아보고현재의삶을긍정하는이해인수녀의깨달음이고스란히담겨있다.꽃이지고나면비로소잎이보이듯이,고통의과정이있었기에비로소보이는일상의소중함과아름다움이수도자로서의삶과살을지닌인간으로서의삶을아우르며때론섬세하게,때론명랑하게그리고때론너무나담담해서뭉클하게다가온다.
이해인수녀는힘겨운시간을보내는동안“일상의그어느하나도당연한것을당연한것으로여기지않는감사”를얻었다며,보물찾기하는마음으로매일을살고자하는마음을고백한다.

요즘은매일이란바다의보물섬에서보물을찾는마음으로매일을살고있어어느때보다도행복합니다.마음의눈을크게뜨고보니주변에보물아닌것이없는듯합니다.나자신의어리석음으로이미놓쳐버린보물도많지만다시찾은보물도많습니다.
살아있는동안은아직도찾아낼보물이많음을새롭게감사하면서길을가는저에게하늘은더높고푸릅니다.처음보는이와도낯설지않은친구가되며,모르는이웃과도하나되는꿈을자주꿉니다.-「여는글」에서

소박하고낮은세상을향해한결같이맑은감성의언어로단정한사랑을전해온이해인수녀는이번산문집에서특히자신이직접몸으로겪은아픔과마음으로겪은상실의고통을과장없이담담하게이야기하며같은아픔을겪고있는보통사람들에게꽃이진자리에도,상실을경험한빈자리에도여전히푸른잎의희망이살아있다고역설한다.그는수도자로서,시인으로서,개인으로서의삶과사유를글갈피마다편안하게보여줌으로써부족하고상처입은보통사람들을위로하며구체적이고실질적인치유와희망의메시지를전한다.
이번산문집에는세계적인판화가황규백화가의그림을함께실었다.정겨운돌담,작은새등무심코지나치기쉬운사물들에게생명을불어넣어사람들마음가장깊은곳에내재된정감을일깨우는작품들이이해인수녀의글을한층더깊이있게읽도록이끈다.
또한이해인수녀가월간「샘터」에2010년한해동안연재해왔던「고운말차림표」를소책자로만들어독자에게제공한다.

아픔을승화시킨삶의기쁨,눈물이키운삶의힘
《꽃이지고나면잎이보이듯이》는전체여섯장으로구성되어있다.이해인수녀의일상을담은칼럼들과오랜시간벼려온우정에대한단상들,수도원의나날,누군가를위한기도와묵상그리고꽃이된그리움을담은추모의글들이매일보물을품듯일기라는그릇에담겨있다.

이번산문집의첫장에는익숙한서문대신한장의꽃편지가실려있다.이책을위해글을써주겠다는약속을뒤로하고지난1월작고한박완서작가의편지다.이해인수녀와박완서작가는개인적인고통의시간들을함께통과하며특별한인연을맺어왔던터라그아픔이더했다.이해인수녀는박완서작가에대한추모의정과함께나눈시간에대한감사를담아늘가슴에품어왔던박완서작가의편지(2010년4월16일자)로서문을대신했다.

사랑하는이해인수녀님
그리던고향에다녀가는것처럼마음의평화를얻어가지고돌아갑니다.
내년이맘때도이곳식구들과짜장면을(그때는따뜻한)같이먹을수있기를,
눈에밟히던꽃과나무들이다그자리에있어
다시눈맞출수있기를기도하며살겠습니다.
당신은고향의당산나무입니다.
내생전에당산나무가시드는꼴을보고싶지않습니다.
나는꼭당신의배웅을받으며이세상을떠나고싶습니다.
더도말고덜도말고나보다는오래살아주십시오.
주여,제욕심을불쌍히여기소서.(2010.4.16.박완서)

제1장「꽃이지고나면잎이보이듯이_일상의나날들」에는일상에서벌어지는일과사람,계절의변화와기억등흐르는시간속에서잡아낸생각들을이해인수녀의감성으로버무려감칠맛나는언어로엮어낸다.

꽃이지고나면/비로소잎사귀가보인다/잎가장자리모양도/잎맥의모양도/꽃보다아름다운/시가되어살아온다//둥글게길쭉하게/뾰족하게넓적하게//내가사귄사람들의/서로다른얼굴이/나무위에서웃고있다//마주나기잎/어긋나기잎/돌려나기잎/무리지어나기잎//내가사랑한사람들의/서로다른운명이/삶의나무위에무성하다
-이해인,「잎사귀명상」전문

꽃이지고나면잎이더잘보이듯이누군가내곁을떠나고나면그사람의빈자리가더크게다가온다.평소에별로친하지않던사람이라도단점보다는장점이더크게보인다.
우리가한세상을살면서수없이경험하는만남과이별을잘관리하는지혜만있다면삶이좀더행복해지지않을까?웬만한일은사랑으로참아넘기고,잘못한일이있더라도마침내는이해와용서로받아안는노력을멈추지않으면서말이다.서로의다름을비방하고불평하기보다는‘이렇게다를수도있음이놀랍고신기하네?!’하고오히려감사하고감탄하면서말이다.
(……)
나하고는같지않은다른사람의개성이정말힘들고견디기어려울수록나는고요한평상심을지니고그다름을아름다움으로볼수있게해달라고열심히기도한다.꽃이진자리에환히웃고있는싱싱한잎사귀들을보듯이,아픔을견디고익어가는고운열매들을보듯이…….
-「꽃이지고나면잎이보이듯이」에서

또한법정스님과오랫동안주고받은편지를담은「스님의편지」에서는다정한미소를,「따뜻한절밥자비의밥상」,김용택시인에게보내는「우리집에놀러오세요」등에서는명랑한웃음을터뜨리게만드는가하면,「어머니를기억하는행복」에서는어머니를그리는딸의그리움이읽는이의가슴에엷은슬픔으로스며들게만든다.「불안과의심없는세상을꿈꾸며」에서는우리의삶과동떨어지지않은수도원의일상을엿볼수있어새롭다.

제2장「어디엘가도네가있네_우정일기」에는이해인수녀가10여년간쓰고지우며쌓아온우정에대한단상60여편이담겨있다.이해인수녀특유의맑은감성과투병중의인간적인마음을투정하듯위로받듯오롯이드러낸단상들은그행간에서뭉클함을불러낸다.

24
너에게편지를부치러우체국에가는길,오늘은비가내리네.너를향한동그란그리움과기도…….멈추지않는나의웃음을어찌알고동그란빗방울들이봉투에먼저들어가있네.
_동네우체국에가는길은늘행복하다.편지를쓰는일은살아서할수있는아름답고거룩한소임이다.때론허름한옷에앞치마까지두르고간적도있는데“수녀님이정말로글쓰는해인수녀님맞으시나요?멀리계시다고여기던분이바로앞에계시니참신기하네요.”우편물점검하던여직원이웃으며차한잔을권했다.

36
네가농사지어보내준포도잘받았어.
큰수술이후회복기의금식을깨고과일먹는것이허락됐을적에처음으로내가먹던그황홀한포도한알의맛!그맛은나에게지구전체를대표하는살아있음의맛이었어.
그맛을기억하며오늘도너에대한고마움으로포도한알을입에넣는다.

제3장「사계절의정원_수도원일기」에는이해인수녀가2010년한해동안수도원의일상을적어내려간일기가담겨있다.치료의고통을견디는힘든시간들의기록,인사발령이나죽음의길로떠난사람들에대한연민과슬픔,하루를시작하고마치는일의소소한행복감등잔잔하면서도명랑한톤으로담긴수도원의일상을통해그안에서생활하는?사람들의살아있는호흡을느끼게된다.

며칠고단했던심신이이제는조금풀리는느낌.미뤄뒀던빨래도하고,성체조배도하고,방정리도하고…….조금씩일상도( ???의기쁨을찾아가는중이랄까.
20년전에심은느티나무가지금은얼마나크고아름다운지!바람에흔들리는잎사귀를보는것만으로도기쁨이된다.밖에나가는것도새로운경험이지만집안에서만왔다갔다하며자연과사물과인간을관찰하는시간도새롭고재미있고유익하다.앉아서도먼길을달려가는민들레의기도속에…….2010.5.25.

누가나에게아낌없는칭찬을한다해서들뜬마음을갖지않고담담해지기…….누가나에게근거없는험담이나비난을한다고해서속상해하지말고담담해지기…….모든것은다지나간다.하느님만이영원하시다!2010.6.24.
약보름간의출장에서돌아왔다.경기도에는하도비가많이와서움직이기힘들었으나부산에오니비는내리지않았다.타고오는기차안에서오늘은졸지않고이런저런생각들을많이했지.모든생각들을잘익히고키우면시가될수있을것같기도하다.
마당엔분꽃들이환히웃고있고,내자그만방에들어오니새삼반갑고정겹고기쁘네.패랭이꽃과강아지풀로장식한환영의꽃들,새로운임지로떠나는수녀가두고간고별의쪽지,공동세탁실에서갖다둔88번이새겨진빨래들,우편물들,살짝열어둔창문모두가다나에게말을걸어오는것만같다.
시간시간을더반갑게,기쁘게,소중하게아껴써야지.나는허비할시간이없다.더많이감사하면서,더많이기도하면서나의시간들을길들이는지혜를주십사고기도한다.2010.9.11.

일종의무력증에빠지려는자신을의식적으로일으켜세우며성탄편지도쓰고,객실의손님들에게인사도하고…….골목길이나우체국에서동네사람들이주고받는이야기에귀기울여보기도하고…….아무튼자기안에서밖으로빠져나오려는노력을스스로하지않으면안될것같다.암환자들은우울증이나자폐적인성향으로기울기가쉬운듯해서그런상황이오기전에미리방지하는노력이필요하다.2010.12.1.

제4장「누군가를위한기도_기도일기」에는군인들을위한기도,사제를위한기도,교사를위한기도등주제를가진기도일기가수록되어있다.특히「어느날병원에서-의사선생님께」에는암치료를위해오간병원의의사에게오히려그의고단함을위로하는글속에서육체적인병의치료를받으면서마음의치유를전할수있는그넉넉함을배우게된다.

또다시가는한해,지는해를바라보며이렇게기도하렵니다.
‘참고마워요.힘들어도아름다운일년이었어요!’
또다시오는한해,떠오르는해를바라보며이렇게기도하렵니다.
‘참고마워요.또하루하루살아갈새힘을당신이주실거지요?’-「감사하면할수록」에서

제5장「시간의마디에서_성서묵상일기」에는이해인수녀가1998년~1999년두해에걸쳐매일적어나간묵상일기를발췌해실었다.수도자로서의?이해인수녀의모습과그의간구를여과없이느끼게해준다.

1999년4월18일일
주님.
세상떠나는순간까지늘감동할수있는뜨거운마음을지니고싶습니다.끊임없이계속되는사람들과의만남안에서당신을발견하고그사이에사랑의식탁이차려질수있게하소서.

1999년6월26일토
주님,제게까지몸과마음의아픔을호소해오는이들이의외로많습니다.편지로,전화로,방문으로…….
아프다,아프다외치는이들…….
“나를잊은건아니지요?수녀님마저저를잊으면저는설수가없어요.”라고호소해오는이들에게저는“내가가서고쳐주마.”할수도없고…….조금이라도힘이될수있는지혜를가르쳐주십시오!

1999년7월26일월
땅에점같이작은꽃씨를심어보니알겠습니다.조그만것,힘없이약해보이는것의그대단한위력을…….작은것이작은것이아님을…….
매일매순간을‘작은일에대한충실’로살게하소서!
제6장「그리움은꽃이되어_추모일기」에는한시대를온몸으로살다간우리시대의어른들과이해인수녀가맺은우정과?그리움,애틋함의무늬가?새겨진추모의글들이담겨있다.피천득,김수환,김점선,장영희,김형모(《십대들의쪽지》발행인),법정,이태석,박완서…….“미리생각하는이별은오늘의길을더열심히가게한다”고애써슬픔을감추고존경하는분과다정했던벗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