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되는 순간들 (이제야 산문집)

시가 되는 순간들 (이제야 산문집)

$17.00
Description
젊은 시인이 말하는 시의 효용과
서정의 눈으로 포획해 낸 시의 순간들
2012년 등단 후 두 권의 시집을 내며 많은 독자의 관심을 받은 이제야 시인이 7년 만의 산문집으로 돌아왔다. 오랫동안 시의 쓸모에 대해 생각해 온 시인은 처음으로 자신과 주변인의 이야기를 꺼낸다. 시인이 되기 훨씬 전부터 품어온 마음과 등단 무렵, 그리고 이후의 시간에 대해 그가 어렵게 꺼낸 고백은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편지와도 같다.
이제야는 시인으로 살아가는 일의 외로움과 지난함을 내내 토로하면서도 시를 쓰는 행위가 주는 내밀한 위안에 대해 말한다. 그에게 시를 쓰는 일은 소중히 포획한 단어들의 의미로 비밀스러운 사전을 엮고, 이를 독자에게 건네는 일이다. 세련된 시어로 가득한 소란한 세상에서 그는 다소 투박하고 잊히기 쉬운 서정의 가치를 끝까지 붙들고자 한다.
산문집이지만 꼭지마다 덧붙인 짧은 시와 장마다 직접 찍은 사진이 실려 있어 책장을 넘기는 독자의 손과 눈을 멈추게 한다. 동료 시인이자 사진작가인 이훤의 아름다운 해설을 읽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는 특별한 재미. 시인으로서의 삶이 궁금하거나 시를 써보고 싶다는 마음을 한 번이라도 품어본 독자라면, 이 책에서 엿볼 수 있는 시가 되는 순간들과 담백한 위로를 통해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이제야

저자:이제야
2012년등단후시집『진심의바깥』과『일종의마음』,산문집『조각의유통기한』,『그런사람』,『그곳과사귀다』등을썼다.

목차

시인의말
1.언어가되기전의사랑
2.아름답지않은것들이아름다워지기
3.역할에연습이있다면
4.각각의마음을모아
5.누구에게나쓸모있을이야기
6.우리의숲을걸으며
7.도착한다는믿음
8.자발적고독의쓸모
9.시제없는흑백의계절
10.사랑이라부르는순간
11.가난한우리에게
12.미완결의이야기
13.우리의방에불이켜지면
14.한사람을향한고백
15.낭만의역할
16.기억정류장
17.진심의반대편에서서
18.더익숙해진다는것
19.이해와오해사이
20.한밤의빛속으로
21.눈물의두이름
22.빈자리의자리로
23.외로움을기꺼이택한이들에게
24.멀고도가까운응원
25.낡은전설의탄생
26.심장을갖다댄자리
27.위로하지않는선에서
28.낯선이에게서온답장
29.잊기위한기억으로
30.이해하지않아도되는마음
31.비밀사전을쥐고
32.언어의안과밖에서
33.간절함을잃지않는밤
34.느린우체국앞에서
35.잊지않을결심으로
에필로그
해설

출판사 서평

추천사

세계와교신이끊어져본사람의손짓을본다.작은움직임만봐도왜인지알아볼수있다.끊어지는경험은연결만큼이나안과밖을분명하게한다.동시에안과밖이라는이름으로다설명되지않는한사람의중요한성분들은그런순간확인된다.외로움을기꺼이택하는자는그사람만아는바다를,귀중한인간들의사전을,기다리는시간의비밀을건넨다.(...)그렇게쌓인속사정이하나의집으로묶였다.자신이가장잘알아볼목록을만들고싶은이들은책이라는집을짓는다.거기들어선덕분에그가쓴시들의이전을조금더잘알게되었다.
삶을다시쓰고싶은자들이시인이된다.그러니까이제야는얼마쯤자신이지나온시간들을여러차례다시겪고싶었다.겪지않은일앞에서기를어쩌면바랐다.자신이목격한작은파동들을모아강을만들고,강을모아바다로향하기를,거기서세계로부터교신이끊어진사람들이그곳에모이기를바랐다.(...)경험한일은시가이끄는쪽으로흩어지며여러사람의이야기가된다.그렇게시인은온갖사건에연루된다.세계를여러번다시살게된다.여기,이제야가성실하게여러번자신을다시사는현장을우리는다녀간다.
-이훤(시인,사진가)

책속에서

시는사랑을몰랐던때로돌아가모든사랑을바라보는일인지도모르겠습니다.시를쓰는순간기존의믿음은완전히깨집니다.우리가잊었던,아니면영영모를지모르는것을다시아껴보고싶기때문입니다.그리하여시를쓰는일은우리가알고있던단어를지워가며사랑의애초를소중히하는것.사랑을하며잊어갔던,어쩌면영영기억하지못했을단어들을모으는일인지도요._〈언어가되기전의사랑〉

힘든감정을잘어루만지고공감하는사람이글을쓴다고생각했던때가있습니다.그것이시인이라고믿었던어린시절도있고요.그런데그것은나의고통은없으리라,무탈하게지나가리라믿고타인의고통에공감할생각만하던어린날의생각이죠.이제압니다.아프지않을수가없다는것을.앞으로도종종상처가찾아올겁니다.그러나이것도압니다.그상처가앞으로시를더사랑하고써야할이유가된다는것을요._〈아름답지않은것들이아름다워지기〉

건네는마음과받는마음,그리고둘사이에서만들어지는기다림.마음이전달되는방향을화살표로그리면이런모습일까요.어렵고흐릿하기만했던방향이처음으로머리에그려졌습니다.그때다짐했지요.화살표를내가시작해보겠다고._〈도착한다는믿음〉

‘사랑하다’의옛말은‘괴다’라고합니다.‘괴다’는‘생각하다’와같은의미로사용되었다고하고요.그렇다면사랑한다는것은생각한다는뜻일겁니다.무언가를오래생각한다면그것은사랑의다른얼굴들이겠습니다.낡은책을아끼는일,아픔을기꺼이회복하는일,잠든아기의숨소리를맡는일,이모든것은오랜시간을들인일입니다.오래지나오며수겹의감정을가진것,겹겹의시간을쌓아올린모든것이사랑이란걸깨달았습니다._〈사랑이라부르는순간〉

시는끝을모르는편지이거나다시쓰고싶은일기일겁니다.우리가겪은이야기는다시새로운완결이,겪지않은이야기는우리가기억하고싶은완결이되는것.이것이시가되는순간입니다._〈미완결의이야기〉

시는끝내닿지못할것이라믿고쓴편지같습니다.정확히닿을곳이있다면끝내쓰지못할말들을씁니다.돌아올거라고생각하면머뭇거리게되는고백처럼.휘발해버린다고믿으면더솔직해지는우리일지도모릅니다.시의언어를빌려조금더멀리보낼수있겠고요.그리하여시를쓰는순간은가장멀리보내고싶은혼잣말을쓸때시작됩니다._〈느린우체국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