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60, 생판 남들과 산다 (제13회 브런치북 종합 부문 대상작)

나이 60, 생판 남들과 산다 (제13회 브런치북 종합 부문 대상작)

$19.26
Description
“가족은 아니지만, 서로를 돌보며 나이 듭니다.”
학연도, 혈연도, 지연도 없는 ‘무연고 우연 가족’의 탄생!
“신난다! 나도 나중에는 이렇게 살고 싶다.
또 하나의 새롭고 근사한 조립식 가족의 탄생에 박수를 보낸다.”
_김하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저자)

‘피할 수 없는 노년을 혼자 힘겹게 건너기보다 여럿이 의지하며 함께 건널 수는 없을까?’ 신문 기자에서 제주로 이주해 감귤 농사꾼이 되었다가, 남편과 사별한 후 지역 문화재단에서 일하던 저자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한 가지 고민을 마주한다.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대담한 선택을 한다. 바로 생판 남들과 집을 짓고 함께 살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 책은 60대 맏언니인 저자를 필두로, 열두 살 차이의 막내까지 직업도 나이도 다른 네 가구 다섯 명이 우연한 계기로 제주에 ‘미로헌(美老軒)’이라는 집을 짓고 살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 집은 겉보기에는 한 채지만 각자의 개성이 드러난 네 개의 독립 공간, 탁 트인 통창과 대형 아일랜드 식탁이 특징인 주방, 혼자 또는 함께 취미 생활을 하는 만능 공간인 살롱 등 여러 공유 공간이 합쳐진 구조다. 이곳에 사는 미로허니들은 서로의 생활을 존중하면서도 삶의 온기와 리듬, 갈등과 배려, 루틴까지 나누며 가족이라 하기에는 적당히 멀고, 셰어 하우스라 하기에는 조금 더 깊은 관계를 이어 나가는 중이다.
1인 가구의 급증과 고령화로 누구나 홀로 나이 들어 갈 수 있는 시대다. 불안할 수도, 외로울 수도 있는 독거 대신 즐겁고 유쾌한 동거를 선택한 이 무연고 우연 가족의 이야기는 각자의 이유로 홀로 살고 있는 이들, 타인과의 셰어 라이프에 관심이 있는 이들, 중년을 넘어 노년으로 건너가는 시점의 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보여 준다.


보호자는 아니어도, 보호막은 되어 줄 수 있다
‘커뮤니티 케어’로 돌보는 서로의 노후

이들의 이야기는 공간만 쪼개 쓸 뿐 다른 동거인에게 큰 관심이 없는 셰어 라이프와 다르다. 알아서 식사하고 각자의 취미 생활을 하는 등 개인의 생활은 존중하지만 서로의 감정과 건강 상태를 나누고 돌본다. 커뮤니티 케어, 즉 요양원이 아니라 집에서 서로를 돌보며 노후를 보내자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을 지을 때 유방암 판정을 받은 저자에게 식구들은 식사를 챙겨 주고 서울 병원과 제주를 오가는 공항길에 동행하고, 언제든 운전기사가 되어 주었다.
그래서 이들의 규칙 중 하나는 바로 ‘아프면 소문을 내라’는 것이다. 그래야 유사시에 무엇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사 증후군과 골다공증, 당뇨 위험이 있는 미로허니들이 수면 내시경을 받을 때 동행하거나 피해야 하는 음식 정보를 공유해 당사자가 실수로라도 그 음식을 먹는 것을 방지하는 일은 일상이 되었다. 병원 서류에 적을 법적 보호자는 아닐지언정, 멀리 있는 자식이나 친형제가 당장 해줄 수 없는 일상의 보살핌을 나누며 일상의 보호막이 되어 주는 셈이다.
나이 들면 자연히 여러 신체 기능이 저하되기 마련이다. 생판 남들끼리 모여 살며 서로를 챙기는 모습은, 연대와 돌봄의 의미와 함께 추천인의 말처럼 ‘공동체의 근본’까지 되새기게 한다.


연결되어 있으면 연습하게 된다
생각도, 관계도 성숙한 어른이 되려면

남들과 살아 보니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이냐는 지인의 질문에 저자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답한다. 혼자라면 대충 넘겼을 사소한 일도, 타인과 연결되어 있기에 멈춰 서서 한 번 더 돌아보게 된다는 뜻이다.
가족끼리는 거친 감정 표현이나 문제 회피가 용인될지 모르지만, 생판 남인 이들에게는 오해와 상처를 남기기 십상이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의 감정이 타인에게 불쾌한 태도로 번지지 않도록 철저히 ‘감정 예절’을 지킨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오늘 화난 것처럼 보이더라도 이해해 줘”라며 서로에게 미리 상태를 알리는 ‘녹색 신고’를 하고, ‘고맙다’, ‘사랑한다’, ‘고생했다’, ‘이해한다’ 같은 마음의 표현은 아끼지 않는다. 미안한 점이 있다면 시간이 늦었더라도 진심을 다해 사과한다.
즉 어른이 되어 남들과 같이 사는 것은 단순히 공간을 나누는 것을 넘어 ‘가까워도 불편하지 않은 거리’를 만드는 끊임없는 연습이다. 갈등이 생겨도 자기 입장만 고집하는 대신 충분히 듣고 토론하며, ‘이건 당연하지!’라는 각자의 기준을 하나하나 내려놓고 서로의 리듬을 조율한다.
또 저자는 “나이 들면 ‘이제껏 참고 살았으니 남 눈치 안 봐도 되지 않아?’라며 편한 것, 마음에 드는 것만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지기도 하는데, 셰어 라이프는 이를 방지하는 좋은 현장”이라고 말한다. 나이 들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 싶다면, 존중받으며 살고 싶다면 주변과 연결되어 ‘사회적 기술’을 계속 갈고닦는 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60이 넘어서도 대화하고 배려하며 생각과 관계의 근육을 키우려는 저자와 식구들의 모습은, ‘어떻게 늙어 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데 참고할 만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
☞ 수상내역 및 선정내역
제13회 브런치북 종합 부문 대상작
제13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선정작
저자

조선희

대학 졸업 후 신문 기자로 일하다 농사짓는 것이 꿈인 남편과 함께 제주로 이주해 무농약 감귤을 재배했다. 남편과 사별한 후 농사를 그만두고 지역 문화재단에서 일했다.
정년을 눈앞에 둔 시점, 인생에서 가장 대담한 선택을 했다. 혈연도 지연도 학연도 없는 생판 남들과 집을 짓고 함께 살기로 한 것이다. 피할 수 없는 노년의 강을 혼자 힘겹게 건너기보다 여럿이 서로 의지하며 함께 건널 수는 없을까. 그 질문이 제주 공동 주택 ‘미로헌’의 출발점이었다.
서로 삐걱거릴 때도 있지만, 필요할 때마다 기꺼이 손을 보태고 때로는 질긴 토론을 통해 문제를 풀어 간다. 시도 때도 없는 수다는 우리만의 피로 회복제다. 그렇게 생판 남들과 부대끼며 웃고 배우고 자라는 중이다. 이 책은 그 성장의 기록이자 유쾌하고도 ‘요망진’ 노년 실험기다.
지은 책으로는 초보 농사꾼의 제주살이를 담은 《마흔에 밭을 일구다》와 《제주 바보이야기》가 있다.

목차

프롤로그_내 나이 60, 생판 남들과 살기로 했다
등장인물_미로헌의 미로허니들

1부. 한 지붕 아래 식구 생활: 관계의 재발견과 집의 탄생
‘남남’이라 쓰고 ‘우리’라 읽는 사람들
같이 살자고? 우린 생판 남남인데?
교생 선생님에서 언니로, 언니에서 식구로
난 널 모르는데, 우린 식구가 되었구나!
가 보지 않은 길, 생판 남남끼리 집 짓기
‘회의주의자’들이 유혹의 골짜기를 건너는 법
생판 남들이랑 지은 집이 나를 살렸네

2부. 미로헌 탐구 생활: 공간이 바꾸는 관계의 풍경
‘10평 방’에서 살아도, 누리는 건 ‘100평 집’이야
또 하나의 방, 공용 창고
꺼지지 않는 셰어의 심장, 공유 주방
미로허니들의 멀티버스, 살롱
주택이라면 도서관 하나쯤은 있어야지, 음하하하!
게스트 룸은 없다우, 그래도 재워는 드릴게!
미로헌의 보너스, 전망대
꽃 피우는 사람 따로, 꽃놀이하는 사람 따로? 얼씨구!
돌고 돌아 만능 공간, ‘샤이 샤방’한 작업실
심플 이즈 더 베스트, 루나의 방
예쁘고 작업하기 좋지만 졸리다고? 수의 방
얼리어답터의 동굴, 비누와 마루의 방
반전을 꿈꾸다 삑사리 난 써니의 방

3부. 요망진 동거 생활: 지속 가능한 관계의 기술
같이 산다고? 그럼 밥은 누가 해?
독박은 싫어, 분담은 디테일이지!
현관 앞 다섯 인형의 비밀
지출은 늘었는데, 부담은 줄었다고? 그게 말이 돼?
회의주의자에서 ‘회의 덕후’로, 우리는 진화 중
주택살이? 당연히 ‘몸빵’이지!
토론은 격렬하게, 결론은 깔끔하게
미로헌 손님은 사이렌을 울린다?
이 루나는 내가 알던 그 루나가 아니었다

4부. 슬기로운 어른 생활: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거리는 적당히, 마음은 가까이
짜증은 내어서 무엇하리? 우린 남인데
아끼면 똥 되는 것들
꼰대 방지 육계명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녹색 신고’!
길은 잃어도 맥락은 잃지 마, NEVER!
아프냐? 그렇다면 소문을 내거라!
‘아무거나’는 아무짝에도 소용없다
셰어 라이프, 좋은 루틴만이 살길이다!

에필로그_60이 넘었어도 날마다 자란다

출판사 서평

보호자는아니어도,보호막은되어줄수있다
‘커뮤니티케어’로돌보는서로의노후

이들의이야기는공간만쪼개쓸뿐다른동거인에게큰관심이없는셰어라이프와다르다.알아서식사하고각자의취미생활을하는등개인의생활은존중하지만서로의감정과건강상태를나누고돌본다.커뮤니티케어,즉요양원이아니라집에서서로를돌보며노후를보내자는약속을했기때문이다.실제로집을지을때유방암판정을받은저자에게식구들은식사를챙겨주고서울병원과제주를오가는공항길에동행하고,언제든운전기사가되어주었다.

그래서이들의규칙중하나는바로‘아프면소문을내라’는것이다.그래야유사시에무엇을,어떻게도울수있을지가늠할수있기때문이다.대사증후군과골다공증,당뇨위험이있는미로허니들이수면내시경을받을때동행하거나피해야하는음식정보를공유해당사자가실수로라도그음식을먹는것을방지하는일은일상이되었다.병원서류에적을법적보호자는아닐지언정,멀리있는자식이나친형제가당장해줄수없는일상의보살핌을나누며일상의보호막이되어주는셈이다.

나이들면자연히여러신체기능이저하되기마련이다.생판남들끼리모여살며서로를챙기는모습은,연대와돌봄의의미와함께추천인의말처럼‘공동체의근본’까지되새기게한다.

연결되어있으면연습하게된다
생각도,관계도성숙한어른이되려면

남들과살아보니가장큰장점이무엇이냐는지인의질문에저자는“한번더생각하게되는것”이라고답한다.혼자라면대충넘겼을사소한일도,타인과연결되어있기에멈춰서서한번더돌아보게된다는뜻이다.

가족끼리는거친감정표현이나문제회피가용인될지모르지만,생판남인이들에게는오해와상처를남기기십상이다.그래서이들은자신의감정이타인에게불쾌한태도로번지지않도록철저히‘감정예절’을지킨다.컨디션이좋지않은날에는“오늘화난것처럼보이더라도이해해줘”라며서로에게미리상태를알리는‘녹색신고’를하고,‘고맙다’,‘사랑한다’,‘고생했다’,‘이해한다’같은마음의표현은아끼지않는다.미안한점이있다면시간이늦었더라도진심을다해사과한다.

즉어른이되어남들과같이사는것은단순히공간을나누는것을넘어‘가까워도불편하지않은거리’를만드는끊임없는연습이다.갈등이생겨도자기입장만고집하는대신충분히듣고토론하며,‘이건당연하지!’라는각자의기준을하나하나내려놓고서로의리듬을조율한다.

또저자는“나이들면‘이제껏참고살았으니남눈치안봐도되지않아?’라며편한것,마음에드는것만하고싶은마음이강해지기도하는데,셰어라이프는이를방지하는좋은현장”이라고말한다.나이들어서도내가할수있는역할을찾고싶다면,존중받으며살고싶다면주변과연결되어‘사회적기술’을계속갈고닦는일이필요하기때문이다.60이넘어서도대화하고배려하며생각과관계의근육을키우려는저자와식구들의모습은,‘어떻게늙어갈것인가’라는질문에답하는데참고할만한본보기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