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라를전공하는선욱이는방학을맞아할머니집에머물게된다.매일같이신바람을몰고다니며마을회관으로향하는할머니.그곳에서선욱이는듣지도보지도못했던막음악을하는할머니들을만난다.광복절공연을위한연습을한다지만실상은매순간이자신들만의축제현장.흥나는대로움직이고손에집히는대로악기를연주하는할머니들의즐거운몸짓과표정을보며선욱은몸이말을듣지않아비올라를제대로연주할수없는자신을덧대어본다.
한마리의나비처럼살랑거리며춤을추고,콧노래를부르며요리를하다가도토끼를쫓는호랑이처럼열성적으로물고기를잡고,주저하는상대도결국움직이게만드는할머니의사려깊은손짓을보며할줄아는건음악밖에모르는선욱이는마음이울컥치솟는다.“어떻게할머니는혼자서도뭐든지잘해?”“잘하는지는모르겄고뭐든지재미있게하려고는하지.”잘해야만행복할수있다고믿는선욱이에게할머니는자신이원하는것을재미있게하니즐거움과행복함은자연스럽게따라온다는것을몸소보여준다.
마침내다가온광복절,할머니들의응원에활을쥔선욱이가시작한생일노래에할머니들은서로의이름을되찾고,<우리의소원>의가사를따라부르며속에품고있던내밀한소원을풀어놓는다.할머니들의외침에선욱이의내면도동요되고빗방울이떨어지는하늘아래에서선욱이는연주를멈추지않기로결정한다.비올라소리를제대로내라고다그치는선생님의뼈아픈말,남보다더잘하고싶은마음에사로잡혀외면했던친구의얼굴처럼마음을꼼짝못하게했던것들을뒤로하고마침내선욱이는자신의소리를되찾고,자신의소원을되새기며,해방을맞이한다.
선욱이의해방은동시에새별이와진주에게연결된다.교통사고이후의식이없는새별이를위해학교에서는새별이병실에서이루어지는특별방과후수업을마련한다.손발주물러주기,책읽어주기등의시간을지나새별이의동생진주가맡은시간은피아노시간.피아노도없는병실에서피아노를잘치지도못하는진주는하는수없이새별이의팔을가만히펼쳐놓고‘팔뚝피아노’를그리기시작한다.팔뚝에손가락으로건반을그린다음<작은별>을치는진주의따뜻하고부드러운손가락.계속되는팔뚝피아노연주속에서북쪽동네외갓집으로간다음소식이끊긴엄마를향한진주의미움은언젠가자신의팔을그렇게간지럽혔던엄마의잔상과만나며조금씩옅어진다.
진주의사랑스러운터치와동시에창문너머들려오는선욱이의힘찬멜로디는조금씩새별이를깨우다가마침내선욱이의해방과맞물려새별이의육체적고립도해방된다.그렇게선욱이와새별이그리고진주세아이는각자의출발선에서다시자신만의위대한항해를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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