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는 대부분 수익으로 끝난다.
그런데 왜 손실은 이렇게 깊을까?
높은 쿠폰은 정말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일까?
10만 건의 실제 상환 결과에서 그 답을 찾았다
ELS, 높은 쿠폰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이 있다
ELS는 오랫동안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상품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높은 쿠폰만 보고 상품을 선택해도 될까? 노낙인 상품이면 정말 안전할까? 기초자산이 많으면 위험이 분산되는 것일까? 조기상환을 기대하고 가입한 ELS가 예상보다 오래 묶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ELS 투자의 법칙〉은 이러한 질문에 경험이나 직관이 아닌 실제 상환 데이터로 답한다.
10만 건의 실제 상환 결과가 보여준 ELS의 모습
저자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발행된 ELS 가운데 분석 가능한 87,066건을 대상으로 조기상환, 만기수익, 만기손실, 낙인 발생 여부, 실현수익률과 보유기간 등을 분석했다. 전체 상품의 93.80%는 조기상환됐고, 4.12%는 만기수익, 2.08%는 만기손실로 끝났다. 대부분의 ELS가 수익으로 종료됐다는 사실만 보면 ELS는 상당히 안정적인 상품처럼 보인다. 그러나 손실의 크기까지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손실로 끝난 ELS의 상당수는 -30%에서 -60% 구간에 집중되어 있었고, 관찰된 최저 실현수익률은 -81.44%였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낮은 손실 빈도와 큰 손실 규모’의 간극이다.
ELS는 손실을 자주 보는 상품은 아니지만, 손실이 발생하면 그 규모가 클 수 있다. 그렇다면 손실로 끝난 상품에는 어떤 특징이 있었을까? 책은 발행 시점과 가입 시점, 기초자산, 상품 구조, 쿠폰, 공정가치, 조기상환 조건, 낙인 배리어, 위험등급, 판매채널 등 다양한 조건을 실제 상환 결과와 비교한다. 예를 들어 쿠폰은 중요한 숫자지만 그것만으로 상품의 안전성을 판단할 수 없다. 높은 쿠폰은 기초자산의 높은 변동성이나 불리한 상환조건과 관련될 수 있고, 반대로 낮은 쿠폰 역시 높은 최초기준가격 등 다른 위험요인을 가릴 수 있다. 따라서 쿠폰을 보기 전에 상품의 구조와 위험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데이터가 보여주는 중요한 시사점이다.
기초자산도 마찬가지다. 여러 기초자산을 사용하는 ELS는 겉으로는 분산된 상품처럼 보이지만, 최저성과 기초자산을 기준으로 하는 구조에서는 가장 성과가 나쁜 자산이 상품 전체의 상환 결과를 결정할 수 있다. 실제 데이터에서도 기초자산 구성에 따라 만기손실률과 낙인터치 비율 등에 차이가 나타났다. 다만 책은 이러한 차이를 단순히 ‘종목형 ELS가 나쁘다’고 해석하지 않고, 조기상환 비율이나 보유기간, 쿠폰 등 다른 결과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좋은 ELS를 찾기보다 피해야 할 ELS를 먼저 걸러라
이 책의 결론은 ‘어떤 ELS를 사야 하는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좋은 상품을 맞히는 것보다 큰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먼저 제외하는 것이 중요하다. ELS의 수익은 쿠폰 범위 안에서 제한되지만, 손실은 원금의 상당 부분까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분석에서도 손실 ELS의 85.11%가 -60%에서 -30% 구간에 집중되어 있었다. 한 상품에서 -40%의 손실이 발생하면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 이후 약 66.7%의 수익이 필요하다.
그래서 책의 마지막은 ‘ELS 가입 전 체크리스트’로 이어진다. 체크리스트는 13개 항목으로 구성되며, 제시쿠폰, 공정가치 갭, 최초기준가격의 위치, 위험 반영 여부, 기초자산의 성격 등 상품의 여러 조건을 확인하도록 설계됐다. 총점은 26점이다. 중요한 것은 체크리스트의 점수 자체가 아니다. 상품을 한 번 더 멈춰서 살펴보게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체크리스트를 “가입 버튼을 누르게 하는 도구가 아니라 멈추게 하는 도구”라고 설명한다.
〈ELS 투자의 법칙〉은 ELS를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ELS를 예금처럼 생각해서도 안 되고, 높은 쿠폰만으로 판단해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ELS가 포트폴리오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를 먼저 이해한 뒤 자신의 투자기간과 손실 감내 범위에 맞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익률보다 구조를 먼저 보고, 좋은 상품보다 나쁜 상품을 먼저 걸러내는 것. 약 10만 건의 실제 상환 결과를 통해 저자가 제시하는 ELS 투자의 출발점이다.
책 속에서
“ELS의 위험은 손실 빈도만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손실 비율이 낮다는 것과 손실 위험이 작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ELS는 자주 이기지만, 질 때 크게 질 수 있는 상품입니다.”
p.031, ‘PART 1. ELS에 대해 우리가 믿고 있던 것들’ 중에서
“전체 ELS 가운데 71.48%가 첫 번째 평가일에 조기상환됐습니다. 평균 보유기간은 172일, 평균 수익은 3.06%였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기억하는 ELS가 바로 이런 상품입니다. 약 6개월을 보유하고, 약정된 쿠폰을 받은 뒤 원금을 돌려받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ELS를 자연스럽게 6개월 상품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p.037, ‘PART 1. ELS에 대해 우리가 믿고 있던 것들’ 중에서
“ELS는 수익과 손실이 대칭적인 상품이 아닙니다. 기초자산이 크게 상승하더라도 투자자가 받는 수익은 약정된 쿠폰으로 제한됩니다. 반면 만기손실 조건에 해당하면 기초자산의 하락폭이 원금에 크게 반영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표현으론 상방은 막혀 있고, 하방은 뚫려 있다고 합니다.”
p.047, ‘PART 1. ELS에 대해 우리가 믿고 있던 것들’ 중에서
“쿠폰은 위험을 알려 주는 중요한 숫자이지만, 쿠폰 하나만으로 상품의 안전성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가입 시점과 기초자산, 조기상환 조건, 낙인 및 만기손실 조건을 함께 봐야 합니다.”
p.103, ‘PART 2. 10만 건의 데이터로 발견한 ELS의 법칙’ 중에서
“많은 투자자는 가장 높은 쿠폰을 주는 상품을 찾는 것으로 이 질문에 답합니다. 그러나 약 10만 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가 보여 준 방향은 반대입니다. 좋은 ELS를 고르기보다 손실 가능성을 높이는 조건이 많이 겹친 상품을 먼저 걸러내야 합니다..”
p.160, ‘PART 3. 데이터를 투자 판단으로 바꾸는 법’ 중에서
“분석 표본의 수익상환 비율은 97.92%였고, 만기손실 비율은 2.08%였습니다. 손실은 자주 발생하지 않았지만 한번 발생하면 깊었습니다. 손실로 끝난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42.84%였고, 손실 상품의 85.11%가 -60%에서 -30% 사이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상품에서 작은 수익을 얻더라도 한 번의 큰 손실이 여러 차례의 쿠폰 수익을 지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p.191, ‘EPILOGUE’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