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 -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3

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 -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3

$16.00
Description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잔혹한 절대군주의 대표 헨리 8세, 노련한 처녀왕 엘리자베스 1세,
악마 연구가 제임스 1세, 농부와 광인을 오간 조지 3세,
지킬 박사와 하이드 같은 양면적 사회를 상징하는 빅토리아 여왕…….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
튜더, 스튜어트, 하노버, 작센코부르크고타, 윈저
명화를 통해 보는 현재진행형 역사, 영국 왕가의 모든 것!

명화를 통해 유럽 왕조의 역사를 소개하는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시리즈’ 세 번째 책, 《명화로 읽는 잉글랜드 역사》가 출간된다. 영국은 전작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의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가나 《명화로 읽는 부르봉 역사》의 프랑스의 부르봉가처럼 한 가문의 이름으로 오랜 기간 통치되지 않았다. 한 왕가의 대가 끊기며 새로운 왕가가 탄생하고, 왕가가 변천할 때마다 어처구니없는 인물이 태어나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어 가며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국을 지배했던 튜더, 스튜어트, 하노버, 작센코부르크고타, 윈저. 이 다섯 가문의 성이 다르기 때문에 별개의 가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문이 단절될 때마다 옅게나마 피가 섞인 방계로 왕위를 계승하며 명맥을 이어왔다. 적어도 하노버가에서 현재(윈저)까지는 완전한 직계 혈통이고 가문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다. 전통 의식이 강한 합스부르크나 부르봉이라면 절대 바꾸지 않았을 가문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또는 칠전팔기의 고난 끝에, 그때그때의 군주와 의회가 협의해 변경하면서 시대를 극복해 온 것이다. 영국 왕실이 합스부르크, 부르봉, 로마노프와 같은 다른 큰 왕조의 멸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남아 승리한 요인은 바로 이러한 유연성, 아니, 대범함일지도 모른다.

튜더가의 헨리 7세부터 윈저가의 찰스 3세가 군림하는 현대의 영국까지. 변방의 이류 국가에 불과하던 섬나라가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기까지는 어떤 인물들이 있었을까. 이혼을 위해 종교를 바꾼 헨리 8세, 단 9일간 왕위에 올랐던 제인 그레이, 해적 여왕 엘리자베스 1세, 폭군에서 순교자가 된 찰스 1세,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린 에드워드 8세……. 이야기의 나라, 영국답게 역대 영국 군주들은 각양각색의 개성을 자랑한다.

나카노 교코는 왕실이 현존하는 국가 중 가장 큰 상징성과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영국 왕가의 변천사를 우리에게도 친숙한 인물과 명화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15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섯 왕조의 주요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담은 매혹적인 그림과 함께 저자의 스토리텔링을 따라가다 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서양사가 한결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더불어 복잡하게 느껴지는 다섯 왕조의 가계도와 시대별 연표를 함께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저자

나카노교코

일본홋카이도에서태어났다.와세다대학교에서독일문학을전공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와세다대학교에서독일문학과서양문화사를강의하고있으며독문학자이자작가로활발히활동중이다.《무서운그림》시리즈,《나카노교코와읽는명화의수수께끼》,《명화와함께읽는예수그리스도이야기》,《다리를둘러싼이야기》등다수의저서를집필하고,슈테판츠바이크의《마리앙투아네트》등을옮겼다.월간〈분게이슌주〉에‘나카노교코의명화가말하는서양사’를연재했다.

국내에출간된저서로는《무서운그림》시리즈,《명화의거짓말》시리즈,《나카노교코의서양기담》,《욕망의명화》,《운명의그림》,《처음가는루브르》,《내생애마지막그림》,《오페라처럼살다》,《명화로보는남자의패션》,《미술관옆카페에서읽는인상주의》,《마리앙투아네트운명의24시간》,《세계의다리를읽다》,《잔혹한왕과가련한왕비》,《무서운그림으로인간을읽다》,《나는꽃과나비를그린다》등이있다.

목차

현재진행형역사,영국왕가

제1부튜더가
튜더가계도
제1장한스홀바인,〈대사들〉
제2장안토니스모르,〈메리튜더〉
제3장아이작올리버,〈엘리자베스1세무지개초상화〉

제2부스튜어트가
스튜어트가계도
제4장존길버트,〈제임스왕앞의가이포크스〉
제5장폴들라로슈,〈찰스1세의시신을보는크롬웰〉
제6장존마이클라이트,〈찰스2세〉

제3부하노버가
하노버가계도
제7장윌리엄호가스,〈남해거품사건〉
제8장윌리엄비치,〈조지3세〉
제9장윌리엄터너,〈노예선〉
제10장프란츠빈터할터,〈빅토리아여왕의가족〉
제11장프란츠빈터할터,〈에드워드왕자〉
제12장존레이버리,〈버킹엄궁전의로열패밀리〉

맺으며
주요참고문헌
연표
이책에서다룬화가들

출판사 서평

15세기절대군주제에서21세기입헌군주제가영국에자리잡기까지
명화를보면역사가읽힌다!
읽다보면나도모르게빠져드는스토리텔링명화수업

한국을비롯한몇몇국가에서는‘영국’이라고부르지만,사실영국이라는나라는없다.공식국명은‘그레이트브리튼및북아일랜드연합왕국(줄여서UK)’이며,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로이루어진연합국가다.그러나이UK라는국가체제가완성되기까지는전쟁에서전쟁으로이어지는몇세기에걸친세월이필요했다.작은섬나라안에서잉글랜드를중심으로잉글랜드인,스코틀랜드인,웨일스인,북아일랜드인이서로지배권을놓고각축전을벌였고,외세침공과종교전쟁도끊이지않았다.

21세기현재의영국(UK)은입헌군주제국가로,윈저가의찰스3세가2022년서거한엘리자베스2세의뒤를이어영국을통치하고있다.오스트리아의합스부르크가나프랑스의부르봉가등유럽의강력한왕가들이역사의뒤편으로사라지는동안,영국왕실은어떻게현재진행형역사를쓸수있었을까.16세기헨리8세로대표되는강력한절대군주제에서‘군립하되,통치하지않는다’는영국입헌군주제의확립까지.영국왕실의변천과정과영국역사의결정적순간을나카노교코가그림과함께유려한스토리텔링으로흥미롭게풀어낸다.

존길버트의〈제임스왕앞의가이포크스〉는스튜어트가의제임스1세시대에일어난1605년의회폭파미수사건을그린그림이다.의자등받이에오른손을올리고평소의크고번쩍이는눈을더크게부릅뜬제임스가무릎꿇은남자를째려보고있다.포승줄로묶인두손을등뒤에서거칠게잡아당기는데도남자의태도는오만하기그지없다.만약밀고가없었다면의사당은완전히날아가버렸을지도모른다.그는모진고문끝에자신의본명‘가이포크스’와동료의이름을토해내는데,전대미문의음모를꾸민그들은제임스1세를폐하고가톨릭왕을옹립할음모를꾸미고있었다.오랜기간지속된종교분쟁과왕실의무능과사치가반발을불러온것이다.

그의아들찰스1세에이르러서는왕이의회를열지않고,교회세로수입을늘리고자고향인스코틀랜드에영국국교회를강제하는등의횡포가계속되자‘청도교혁명’이일어난다.이로인해찰스1세는‘전제,반역,살인,국가배신’의죄로처형되고,영국은왕정을폐지하고공화제를선언한다.이러한일련의흐름을바탕으로19세기프랑스의화가들라로슈가왕과혁명가의관계를캔버스에담았다.바로〈찰스1세의시신을보는크롬웰〉이다.관에누워있는찰스특유의수염,베인목에남아있는생생한피의흔적,검소한옷으로몸을감싼크롬웰의복잡하기이를데없는표정…….그후의전개를아는이가그렸기때문일까.왕정복고후,크롬웰의일족은모두살해당하고본인의시신도파헤쳐져다시참수당한뒤오래도록형틀에방치된다.1660년왕정이복고되지만왕의절대권력의시대는막을내리고,의회이전보다더큰권력을갖게되며영국의입헌군주제가자리잡게된다.

이처럼시대의변화와비하인드스토리를알고그림을보게된다면,같은그림도다르게다가올것이다.저자나카노교코는영국의다섯왕가를대표하는인물과관련된12점의명화및그와연관된다수의명화들을함께소개하면서명화속인물이어떤삶을살아왔고,그가역사에끼친영향이무엇인지시대적배경과일화를통해생생하게전달한다.이책에서소개하는명화는엄숙하고화려한왕실의모습을그려낸유화위주의회화에서윌리엄호가스의〈남해거품사건〉,제임스길레이의〈조지3세풍자화〉와같은부조리한현실과왕실의모습을풍자하는작품까지다양하게만날수있다는점에서도유익하다.명쾌하고흥미진진하게풀어내는작가의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자연스레역사와작품에대한이해가깊어질것이다.

엘리자베스1세,앤여왕,빅토리아1세,엘리자베스2세…
여왕의시대에번영하는징크스?
‘해가지지않는나라’를만들어낸여왕들

영국은남자에게만왕위를물려주는‘살리카법’을적용하지않는나라였기때문에주변유럽국가에비해여왕이많이배출되었다.이때문인지는몰라도영국은‘여왕의시대에번영한다’라는징크스가있을만큼걸출한여왕들이탄생했는데,가장대표적인인물이바로엘리자베스1세다.“나는영국과결혼했다.”라는말로대표되는엘리자베스1세시대는,처녀왕으로서초월적존재감과카리스마로영국의황금기를열었다는평가를받고있다.

엘리자베스1세를대표하는그림,〈엘리자베스1세의아르마다초상화〉는에스파냐의무적함대를격파하고난뒤그린그림이다.당시어느누구도전세계에이름을떨치고있는무적함대를영국이이길수있을것이라생각하지않았다.하지만수적으로열세한상황에도엘리자베스는“나는매우약한여자에불과하지만,가슴에는영국왕의마음을품고있다.모두와생사를함께하겠다!”라는격문을띄워영국해군의사기를높이는동시에군주로서의카리스마를보이며전쟁을승리로이끌었다.그림중심에위치한엘리자베스의등뒤에걸린두장의그림중왼쪽은만안쪽에서대치하고있는영국과에스파냐의군대,오른쪽에는폭풍에침몰하는적군을그린그림이다.중심의엘리자베스는세계의바다가다내것이라는양지구본위에손을얹은채,타고난위엄과당찬기운으로상대를자연스럽게압도한다.

이처럼그림은초상화로서의기능뿐만아니라정치적수단으로서사용되기도했다.실제로엘리자베스1세는일찍부터처녀왕으로자신을신격화하는이미지전략을세워,많은화가에게초상화를그리도록했고,판화나서적의삽화,지도,트럼프그림에도등장했다.또다른초상화인아이작올리버의〈엘리자베스1세무지개초상화〉에서는처녀성의상징인진주를평소처럼풍성히걸치고오른손은무지개를쥐고있는데,무지개바로위에‘NonsineSoleIris(태양이없으면무지개도없다)’라는라틴어문구가새겨져있다.구약성서에서무지개는‘신과인간의약속’을의미하며평화의상징이다.가운에는뛰어난지혜를나타내는커다란눈과귀가사방에무수히흩어져있으며,왼쪽소매에는탈피에서연상되듯영원을상징하는뱀,그리고사랑을의미하는붉은심장.얼굴을감싼주름칼라에는충성의상징곤틀릿(팔뚝까지방어하는갑옷토시)도그려넣었다.요컨대이그림은초상화라기보다일종의선전을위한이콘(예배용성화)이라할수있다.

영국의전성기를이끈또다른여왕,빅토리아1세는하노버가의첫번째여왕으로,빅토리아시대에영국은세계각지로확장한식민지를통해부를얻으며,‘태양이지지않는나라’로불렸다.엘리자베스1세가처녀왕으로서일종의초월적존재감과카리스마를가지고국민위에군림한것과는다르게,빅토리아여왕은‘사랑받는아내’,‘자상한어머니’의이미지로국민들의사랑을받았다.프란츠빈터할터가그린〈빅토리아여왕의가족〉에서빅토리아는결혼6년만에벌써다섯명의자녀에게둘러싸여있는데,이후총아홉명의자녀를낳으며다복한가정을이룬다.또한빅토리아는거실에트리를장식하고행복하게축하하는왕실가족의사진과판화를유포하며부군앨버트와의연애결혼이라는로맨스,그결과인이상적인가정을동화속옛날이야기가아닌현실가정으로국민의눈앞에보여주며‘왕위와덕의결합’이라는이상적인시대를만들어냈다.

유럽의역사에서유독영국은여왕의시대에번영하며황금기를맞는데,합스부르크가의프리드리히대왕,부르봉의루이14세와같은유럽의전성기를이끈왕들과대등한카리스마와존재감을자랑한다.영국이‘태양이지지않는나라’로불리고,현재까지왕조를유지할수있었던배경에는역대여왕시대가가져온번영과‘군림하되통치하지않는다’의성공이있었기때문이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