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쿠라 역에서 걸어서 8분, 빈방 있습니다

가마쿠라 역에서 걸어서 8분, 빈방 있습니다

$16.80
Description
“가마쿠라에 오시면, 오우치 카페에 꼭 들러주세요”

조용히 운영하던 카페가 갑자기 셰어하우스를 겸하게 됐다!
향긋한 커피와 토요일의 카레가 있는 오우치 카페에서 펼쳐지는 따스한 이야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마쿠라의 카페를 물려받은 카라. 손님은 많지 않지만 단골손님 위주로 조용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이혼하게 된 친구 미키코가 갑자기 카페에 들이닥치면서 그녀의 제안으로 셰어하우스를 시작하게 된다. 이름은 카페명 그대로 ‘오우치 카페’.
입주 공고를 보고 셰어하우스에 거주하게 된 사람들은 저마다 하나씩 사연을 안고 있었고, 익숙하지 않은 타인과의 공동체 생활에 화를 내기도 하고 불평하기도 하지만, 서로 양보하면서 마음속의 거리감을 좁혀가며 생활하게 된다. 그 계기는 이곳만의 특별한 이벤트인 ‘토요일의 카레’에 숨어 있다. 이번 주 토요일엔 어떤 카레를 맛보게 될까? 그리고 카라가 내려주는 커피는 어떤 원두를 블렌드한 커피일까? 기분마다, 메뉴마다 그에 맞춰 적절히 제공되는 커피는 또 하나의 선물과도 같다. 이렇게 저마다 성격, 자라온 환경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함께 맛있게 식사하며 서로 몰랐던 내면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면서 돈독한 정을 쌓게 되는데… 그런데 이들에겐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기에 이곳까지 오게 된 걸까?

저자

오치쓰키코

1965년후쿠오카현출생.본명은밝혀지지않았으며,차분함을의미하는말인‘おちつき(오치쓰키)’를필명으로만들었다.와세다대학교상학부재학중<선데이마이니치>의기자가되었고,그후여성잡지등에서작가로활약하다2006년《오늘,나는좀이상하다》로정식데뷔후2012년에는거품경제시대를배경으로한《몬스터U의거짓말》로큰주목을받았다.그외의작품으로《여배우A의비명》,《BE-TWINS》,《꽃의생명은짧아서》,《돌아온엔젤스》,《무섭고도아름다운폭탄》,《정리하다》,《피다?라라?패밀리어》등이있다.

목차

제1장오우치카페-카라
제2장오징어먹물-미키코
제3장돈가스인가,카레인가?-사토코
제4장러브애플-아유미
제5장비화낙화-지에코
제6장수국파티

오우치카페카레레시피
작가의말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손에잡힐듯한가마쿠라의눈부신풍광과함께
저마다사연을가진다섯입주자들의
평범하면서도특별한이야기가펼쳐지는곳

가마쿠라역에서걸어서8분거리에위치한앤티크한건물.파란대문을들어서면정원에나무와작은새들이가득한이곳은주인공카라가운영하는‘오우치카페’다.오우치는카라의성이자일본어로‘집’이란뜻으로,‘집처럼편안한카페’라는중의적의미를겸하고있다.
카라는다섯살때어머니가집을나간후쭉아버지와함께생활하다가,아버지가돌아가신후물려받은카페를운영하며소소한삶을꾸려가고있었다.물려받은유산도있어넉넉하진않지만부족하지도않은삶을영유하던어느날,스스로어두운성격이라칭할만큼사람과어울리는데익숙하지않던그녀의삶이큰전환점을맞이하게되는일이일어나는데…바로카페의남는공간을셰어하우스사업에이용하는것.친구미키코의제안으로시작하게된셰어하우스에는곧다양한입주자가들어오게된다.소설에서는장별로각각의입주자가에피소드의주인공이되어이야기를펼쳐나가는데,그들이걸어온평범하면서도특별한삶과사연들을통해독자들은그들의인생에공감하며울고웃을수있을것이다.
그리고에피소드마다중요한소재로등장하는토요일의카레를비롯해그와어울리는커피를만나는재미는또하나의작은행복이될것이다.더불어벚꽃이아름다운쓰루가오카하치만구신사,노을이일품인유이가하마해변,재물을가져다준다는제니아라이벤자이텐신사,한적한골목사이사이를지나는연녹색의에노덴전철등가마쿠라의유명관광지와볼거리가눈앞에펼쳐지는듯한묘사는이책의놓칠수없는포인트다.

“이세상에존재하는건무언가에도움이돼”
오치쓰키코가전하는당연하지만잊고살았던삶의가치

제5장〈비화낙화〉에피소드에서는아들내외에게버림받은노인지에코가등장한다.살던집마저아들이사업자금으로쓴다며날려버린후,갈곳없어진그녀가오게된오우치카페.그녀는카라가선곡한노랫소리에귀를기울이다과거를회상하게된다.젊은시절남편과함께본영화속대사인‘이세상에존재하는건무엇이든무언가에도움이된다’는말을통해자신도계속살아나가야할지고민하던중,다시금희망을발견하게된다.또한오우치카페의사람들은차마밝힐수없었던과거에대해조용히응원해주기도하며(제4장〈러브애플〉),어린시절사랑받지못한채어른으로성장한이에게가족의따스함을알려주기도한다(제3장〈돈가스인가,카레인가?〉).
에피소드의차이는있지만‘관계’를키워드로펼쳐지는여섯이야기모두사람과사람사이의연결과함께커피와카레라는음식을통해타인에게보내는작은응원등긍정적인교류의중요성을전한다.그리고삶의어려운위기에직면하면서당연하지만잊고살았던각자의존재가치에대해작가오치쓰키코는조용한위안과함께용기와희망을잃지말것을당부한다.덧붙여소설속가마쿠라가주는고즈넉한분위기가한데어우러져《가마쿠라역에서걸어서8분,빈방있습니다》는삶에지칠때우리를응원해줄따뜻한소설이될것이다.

책속에서

가늘고긴주둥이가달린포트로뜨거운물을부었다.한방울또한방울,유리서버에물방울이떨어졌다.
“커피를안마시면하루가시작되질않아.”
아빠는입버릇처럼말했다.어린시절에는커피를마시는게고역이었다.어른들은어떻게이렇게검고쓴것을맛있게마시는지정말신기했다.하지만언제부터였을까.아침마다커피한잔을빼먹지않고마시게됐다.
호박색물방울이깨끗하게다떨어졌다.서버를흔들면서마음속으로외쳤다.
‘맛있어지게해주세요.’
청자색컵두개.까만테두리와잿빛테두리각각에커피를따르고거실로이동했다.내닫이창에놓아둔액자속아빠와눈이마주쳤다.
_제1장오우치카페-카라

눈을감았다.지금은밀려왔다가돌아가는파도소리에집중해보자.유이가하마해변의파도는온화했다.바짝다가오듯이가까이와서무언가를얻었다는듯조용히물러났다.옛날에카라네아빠가말했다.
“아무생각안해도돼.마음이버거울때는그냥파도소리를듣는거지.가마쿠라의바다는늘다정하거든.”
눈을감았다.지평선위의오렌지가짙어져하늘에번져갔다.
_제2장오징어먹물-미키코

아침인사가회전음에지워졌다.재킷을벗고에이프런을하고그자리에우두커니섰다.오른쪽안에있는로스팅기앞에사각등이자리하고있었다.남자가배기댐퍼를열고있었다.
탁타닥하는크랙소리가가로로긴공간에울려퍼졌다.드럼의온도가올라가원두가튀기시작한다는신호다.이걸‘1차크랙’이라고부른다고엊그제막배운차였다.크랙음은원두의개성이었다.연주하는음악은원두의숫자만큼이나다양했다.
_제4장러브애플-아유미

연못부근에서거북이가엎드려일광욕을하고있었다.분홍빛꽃잎이춤을추며잿빛등에떨어졌다.쓰루가오카하치만구연못을바라보는벤치에앉은채지에코는하늘을올려다보았다.희미하게보랏빛이감도는하늘에새의날개같은구름이떠있었다.어제부터24절기의새로운절기인청명에들어섰다.아침햇살에비춰져모든만물이생기로웠다.
한달전에이곳으로왔다.그때는가와즈벚꽃과히간벚꽃이아름다웠다.지금은왕벚나무가연못을둘러싸다시피흐드러지게피어있었다.
_제5장비화낙화-지에코

여전히잿빛구름이펼쳐져있었다.올려다보는계단양가장자리에는알록달록한수국이흐드러지게피어있었다.한계단한계단힘껏발디디듯위로올라갔다.문득눈앞에서흔들리는한송이와시선이마주쳤다.다른꽃에비해아직푸른색이되기엔멀었다.그런데도연두색꽃받침은여기저기연보랏빛이나하늘색으로변한모습이었다.파랑으로가득채우기위한준비가시작되고있었다.
“조금더있으면도착할거야.이계단은제야의종처럼108개나있어.이걸넘어서면절이있고.엄만여기서내려다보는가마쿠라경치를너무좋아해.”
_제6장수국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