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노란 벤치 : 2021년 제27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 일공일삼 34

일곱 번째 노란 벤치 : 2021년 제27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 일공일삼 34

$12.00
Description
2021 제27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눈부시고 아름다운 여름날,
특별한 이웃과 소중한 친구를 안겨 준
나의 일곱 번째 노란 벤치 이야기

아파트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이 얽혀 서사를 이룬다. 큰 사건 없이 일상적인 설정으로도 순진하고 단순한 즐거움을 그려 낸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다. 능청스러운 유머를 구사하며 선택한 인물들을 활용해 섬세함까지 표현해 냈다.
-심사위원: 김경연(아동문학 평론가), 황선미(동화작가), 한윤섭(동화작가)
2021년 제27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은영의 장편동화 『일곱 번째 노란 벤치』가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할머니와 이별한 슬픔을 간직한 지후가 동네 공원의 일곱 번째 노란 벤치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가슴 따뜻한 동화다. 심사위원으로부터 “일상적인 설정으로 순진하고 단순한 즐거움을 그려 낸, 한 편의 영화 같은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이웃은 물론이고, 친구와 가족과도 소원해질 수밖에 없는 언택트 시대에, ‘함께하기'의 힘을 선명히 일깨우며 위로를 주는 작품이다.
지난여름 할머니와 둘이 앉아 있던 일곱 번째 노란 벤치에 그날도 지후는 혼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저만치서 해적 선장을 닮은 하얀 개 한 마리가 바람을 타듯 훌쩍훌쩍 뛰어와 지후 앞에 멈춰 섰다. 온몸에 웃음을 묻히고서. 그렇게 지후는 봉수를 만나고, 해나를 만나고, 할아버지를 만나 일곱 번째 노란 벤치가 복작대도록 여럿이 나란히 앉아 같은 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지후는 우연히 봉수와 똑 닮은 강아지를 찾는 전단지를 보게 되는데…….
은영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공감 어린 에피소드를 작품 속 여기저기에 심어 두어, 마치 한 편의 따스하고 잔잔한 단편영화처럼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불안하고 여린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는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이 예리하고 감각적인 문장, 서정적인 묘사을 통해 배어난다.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인 우리의 삶, 그리고 그 자연스러운 흐름을 받아들이는 성숙한 자세를 탁월한 솜씨로 풀어냈다. 소중한 인연과 아름다운 추억에 관한 선물 같은 책이다.
양 펼침면을 가득 채우는 메 화가의 공원 정경들은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앉아 있는 사람과 구도를 바꾸어 가며 비추어, 평범할 수 있는 공원 안의 벤치를 추억이 깃든 특별한 공간으로 조명한다. 또, 본문 속에 삽입된 컷 만화는 캐릭터 각각의 사랑스러움을 편안한 그림체로 극대화해 준다.

저자

은영

늘걷습니다.매일같은길을걷는데도하루도같은날이없습니다.그냥걷다보면햇살,바람,공기,나무,풀,그리고작은꽃들,이모든것들이놀랍도록어울리는순간을맞닥뜨릴때가있습니다.그런순간들을글에담고싶습니다.영어영문학을전공했으며,『숨은신발찾기』로제19회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받으며등단했습니다.『일곱번째노란벤치』로제27회황금도깨비상을받았습니다.

목차

1부4-2-1=1
일곱번째노란벤치
18층아줌마
돌려차기대마왕
4-2-1=1

2부초록빛터널
공원의사람들
세번째만남
해나의빵
소심한복수
쉬리를찾습니다

3부할머니의자장가
할아버지의아버지
놀라지마세요
걱정하지마
그남자를다시만나다
쉬리일까봉수일까

4부지후야,지후야,라지후
살1파운드
봉수를지켜라
너도가버린다고?
지후야,지후야,라지후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찬란한여름빛을머금은,진한여름향이물씬묻어나는,
누군가의포근한품을떠오르게하는온기가득한이야기

어느날갑자기소중한이를상실한아픔은나이가어리다고해서비껴가지않는다.그슬픔의무게는어린아이가혼자서오롯이감당하기에는너무도벅찬인생의사건일것이다.그렇기에열한살의지후는겉으로보기엔절제된행동으로여느장난기많은또래아이들보다얼핏의젓해보일지도모른다.하지만조용하고차분한지후를가만들여다보면아물지못한상처에어쩔줄몰라하는필사적인어린아이의모습이비친다.자꾸만손톱을물어뜯고이불에오줌을누기도하며불안과외로움의흔적을끊임없이드러낸다.
이별,상실,죽음이라는무거운소재를다루었지만,작품의분위기는전혀어둡거나막막하지않다.오히려작품속에는찬란하고따스하게내리비추는햇살이온통물들어있다.할머니와함께요란하게울어대는매미소리를들었던기억,세상그누구보다강인해보였던할머니의모습,어렴풋이잠든지후의등을다정히쓸어내리며“작고여려보이지만,사실,속이깊고강한아이야.그러니걱정할필요가없어.”라며지후의마음속에메아리처럼머무르게된한마디를속삭이던할머니를지후는계속해서기억하고추억한다.

할머니는걸음을뚝멈추고는,눈을감고,천천히숨을들이마시기시작했다.점점가슴이부풀어올랐다.할머니는가슴속깊이숨을들이켜고있었다.마치나무에서뿜어져나오는여름향기를,치열하게우는여름소리를모두빨아들이기라도할것처럼.-본문에서

계절이한차례돌아,열한살이된지후는자연스레새로이찾아든인연들과관계를맺으며혼자가아닌함께라는것의귀중함을깨달아간다.당차고똑부러진친구해나와같은벤치에앉아다리를까닥거리며공원을산책하는사람들을관찰하는가하면,사람을잘따르는애교넘치는개봉수와공원한바퀴를신나게뛰어다닌다.지난여름할머니와쌓은소중한추억위에또한겹덧대어여름날의반짝이는추억을쌓아나간다.누군가의시간이멈추었다고해서,그와함께했던추억마저바래져가는것은아니다.오히려이렇게아프고도아름답게쌓여간추억과사랑의기억들을간직한채흘러가는것이우리의삶이아닐지생각하게한다.


●촘촘히연결되어있는우리들의관계,
모든것이이어져있다는낯선감각의깨달음

‘나는어떤사람들과이어져있을까?’,‘나를통해또어떤사람들이이어질까?’하는생각을하다보면결국서로알지못하는수많은사람들과이어져있다는것을알게됩니다.그수많은사람들속에서선한사람들의얼굴과표정과몸짓을보게됩니다.그순간가슴한편이따스해져옴을느낍니다.그사람들의존재만으로도따스해집니다.우리는이어져있으니까요.그온기속에서아이들이자랐으면좋겠습니다.-작가의말중에서

지후는우연히봉수와똑닮은사진아래‘쉬리를찾습니다.아이가애타게찾고있습니다.’라는문구가적힌전단지를보게된다.지후는마음속에무거운짐을인듯‘봉수가쉬리면어떡하지?할아버지의개가아니라면?봉수마저가버린다고?’하는걱정들로속이울렁일만큼위태롭게흔들린다.마침내지후는험상궂은개장수에맞서덜덜떨면서도봉수가쉬리라고큰목소리로외치며자신에게소중한존재를용감하게지켜낸다.공원을산책하던익숙하지만모르는얼굴들도용기를낸지후옆에서서힘을보태준다.작품의배경이된공원에서은영작가가실제로맞닥뜨린여러사람의목소리가한데어우러진해당장면은이야기의절정을장식하며,우리곁을스치듯지나갔던사람들을저마다자신만의이야기를안고사는고유한인물로드러내보인다.
작품속에주변인물로등장하는어른들의모습은온전히선하거나성숙한어른의모습을보여주지않는다.어딘가완벽하지않은어른들의모습을비추면서오히려한명한명의개성과생동감이돋보이게된다.개똥을치우지않고가려고한치와와아줌마,떨어뜨린돈을건네받고도고맙단인사한마디없이휙지나간검정모자아저씨,엘리베이터에서만나기만하면지후를기죽게하는18층아줌마등의설정은이야기를현실적으로다가오게한다.이후에검정모자아저씨가말하기를꺼리게된사연부터18층아줌마가해나에게는둘도없는멋진담임선생님이었단사실을드러내며어느누구도단편적인모습만가진것이아니라는잊기쉬운사실을,눈에비치는한사람의단면은처한상황에따른것이거나간직한사연에따라다르게나타날수있다는사실을은근슬쩍보여준다.
내가모르는수많은이들과연결되어있다는한차원높은생각은살아가면서우리가조금더다정해야할이유에대해잘설명해준다.한차례열병을치르고난뒤,공원과벤치를매개로이어져있는사람들을향해손을흔드는지후의모습은뭉클한감동과진한여운을남긴다.상실의아픔을꿋꿋이지나온지후앞에는이전과는또다른풍경이펼쳐지겠지만,곁에있는누군가와함께소박한일상을이어가는것자체가지닌크나큰힘은변치않고남아있을것이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