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연수 - 블루픽션 83

모두의 연수 - 블루픽션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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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 연수는 세상에서 보호자가 가장 많은 아이야. 최고지?”

『완득이』, 『가시고백』, 『우아한 거짓말』 작가 김려령
11년 만의 청소년 장편소설로 돌아오다

오늘을 함께 사는 당신들을 향한 깊은 위로와 응원
이 소설은 아직 아물지 않은, 혹은 영원히 아물지 않을 상처를 지닌 분들에게 보내는 깊은 위로와 응원입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오늘을 함께 사는 당신들에게 건네는 인사이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또 만납시다. -「작가의 말」 중에서

사람의 관계와 삶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따듯한 시선으로 동화에서 소설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독자층의 사랑을 받아 온 작가 김려령이 『가시고백』 이후 11년 만에 청소년 장편소설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모두의 연수』는 부모 없이 세상에서 가장 보호자가 많은 아이로, 명도단 골목을 누비는 모두의 연수로 자라난 열다섯 연수의 이야기다. 아물지 않은 상처를 품고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작가의 진한 안부와 응원이 담겼다.
연수는 명도단 골목이 키운 아이다. 지방 변두리의 바닷가 오래된 골목, 이제는 시의 어설픈 개발 대상이 된 그 골목의 중심에는 ‘대흥슈퍼’가 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 없이 어린 이모에게 맡겨진 연수는 따지자면 사돈어른인 할머니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슈퍼의 손녀딸로 자라났다. 명도단 골목 이웃들의 선의와 보살핌으로 열다섯이 된 연수는 그러나 자신의 생부라 주장하는 남자의 등장으로 갑자기 내린 폭우처럼 불현듯 불행을 맞이하게 된다.
저자

김려령

마해송문학상과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창비청소년문학상을석권하며2008년가장주목해야할거물급신인의등장을알린작가.진지한주제의식을놓지않으면서도흥미진진하게이야기를풀어나가는필력이단연돋보인다.

1971년서울에서태어나서울예술대학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증조할머니에게옛이야기를들으며자란것을자양분으로하여진지한주제의식을놓지않으면서도흥미진진하게이야기를풀어나가는필력이...

목차

1부모두의연수
2부어쩌면좋은일이생길지도
3부아낌의속살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애매하고아슬아슬하게심의를통과한청소년영화같은골목,명도단
미로같은골목으로유명한명도단에서길을잃은적이단한번도없었다.내가길을잘찾아서가아니라명도단사람들이나를잘데리고있었기때문이었다.-본문에서

해안옆오래된가게들이모여미로같은골목을이룬명도단은지역개발의명목아래오래된역사를거쳐지금에이르렀다.해양공원이생기면서우범지대로지적받던몇블록이잘려나가기도하고버티던가게들이간판을바꾸고많은사람이떠나기도했지만,대흥슈퍼만은변하지않고명도단의사랑방역할을하고있다.처음방문하는손님들을갸웃거리게하는커다란원탁은슈퍼를제집처럼드나드는명도단사람들을위해할아버지가마련한것이다.그리고그원탁그귀퉁이에는오랜시간손톱과샤프로긁어만든‘연수꺼’라는글귀가선명하다.

나를낳다가죽은엄마,어디에있는지모르는아빠,그런나를돌봐준이모와이모부,그리고할머니할아버지,명도단사람들.내가내탄생비화로소란을피우지못하는이유였다.-본문에서

보육원에서자란연수의엄마는보호종료아동이되면서세상에홀로서게되었다.동생을데려와함께살려고악착같이마련한월세방.그곳에서연수의엄마는연수를홀로낳다세상을떠나고,어린이모가연수를떠맡게된다.작은인연으로알고지내던경찰관이연수와이모에게도움을주고,보다못한경찰관의부모님이갓난아기인연수를데려다키우게된것이다.후에연수의이모부와사돈어른이된고마운분들.연수는부모는없지만,그들과함께였기에전혀모자람이없었다.
골목의자연스러운침묵과다정한용인으로대흥슈퍼의손녀딸로자라게된연수에게명도단골목은자신의근원과같은곳일지도모른다.자신의출생이야기가늘물음표로남았지만,명도단의상징과같은원탁에새긴‘연수꺼’라는글씨에는‘모두의연수’여서행복하고다행스러운애착깊은마음이담겨있는것이다.

◆부모가나타난순간,내안에불행한역사가들어와버렸다.
나의생부라는사람은그렇게나타났다.내가그저그날의증거물일뿐이라고하며.-본문에서

열다섯이된연수의머릿속가장큰주제는아이패드이다.자신의이름이각인된아이패드를사는것.염치는있는지라슈퍼에서당당히아르바이트해서돈을모으겠다고나선다.그렇게태연히명도단을누비는연수로지내지만,사실몇년전연수는이모부로부터생부가나타났다는소식을들었다.경찰관으로일하는연수의이모부가어떤사건의범인으로잡게된사람.그리고그의입에서쏟아져나온엄마에대한엄청난이야기들.이모부는몇년간혼자서알고있던이야기들을어느날연수와이모에게담담하게풀어놓는다.알아야,알고있어야연수가스스로를지킬수있다고생각한것이다.
가족의파수꾼으로서생부의주장을믿을수밖에없었던이모부,그리고그거짓말같은이야기를진실로받아들일수밖에없었던이모와연수.사람의선의를이용하는그악의에연수가족은어쩔수없이휘둘린다.작가는연수가족의모습을통해속수무책으로가슴아픈일을당하는사람들이바보같이몰라서,무언가잘못해서그런일을당한것이아니라고,견디며오늘을버티는이들을건드린그들이악한것이라고말한다.그리고사회적인연대와우정의힘으로마침내그아픈시간을이겨내는연수의모습을통해깊은위로와응원을전한다.

◆우리는이것을반항이라고부르지않는다.최선을다해서살고있으니까.
갑자기눈앞이환해지면서원래있었던것들이그대로있고,나도전하고똑같이지내고있었다는게느껴지는거야.슈퍼계산대에서.어서오세요.-본문에서

부모없이도세상에서가장보호자가많은아이로지내온연수에게상상과환상을깨트리는부모의등장은연수의마음을무너뜨렸다.혼란스럽지만자신의보호자가되어준사람들에게그마음을내색할수없었던연수는중2를맞이하고친구들조차사귀지않기로마음먹었더랬다.그러나골목에서자꾸연수이름을불러대는이웃어른들처럼조과제로묶이게된차민,우상,시영이는연수의소중한원탁에서자꾸만함께둘러앉게된다.

우리는이런우리의열다섯이부끄럽지않았다.그러므로신나게웃고떠들자격이있다고생각한다.-본문에서

연수는아무문제가없어보였던친구들에게도각자의고민과상처가있다는것을알게된다.그리고아무도찾지않는해양공원에둘러앉아보는공포영화,원탁에둘러앉아큰냄비째끓인라면을나눠먹는일,별것아닌농담을주고받으며시시덕거리는시간들이연수의일상을어느새편안하게물들인다.그저용돈을많이받는부잣집외아들인줄로만알았던차민이에게닥친문제를연수가가장먼저알아차리게되면서,연수는어느새마음속가득자리했던자신의문제가점차작아지고있음을느낀다.자신을지켜보아준골목,그골목의선의가연수에서다시친구들에게로번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