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의 술사들

가온의 술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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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에스더

기억에남는글을쓰고자노력하고있습니다.『미카엘라-달빛드레스도난사건』으로제1회No.1마시멜로픽션대상을받았으며,지은책으로「미카엘라」시리즈,『벽사아씨전』,『정원의계시록』,『영매소녀』등이있습니다.

목차

제1장입학시험
제2장술사의세계
제3장가온연구회
제4장판열기실습
제5장짝꿍

출판사 서평

세명의술사가만나서로에게유일한존재가되기까지

자신이술사인줄도몰랐던박강율은술사학교인가온학사로부터입학통지를받고먼시골‘미리뫼’에서올라와수도‘가온’에첫발을내디딘다.입학시험장으로향하는전차에서우연히만난이산영은처음만난강율에게아무런의심없이호의를베풀더니,그날이후강율의곁에딱붙어떨어질줄을모른다.항상사람좋은미소를띠고능청스러운농담을던지는그는누가봐도아무런걱정없는부잣집도련님이지만,사실마음깊숙한곳에슬픈비밀을간직하고있는사연있는남자.

반면입학시험도중일어난사고로강율을구하려다오히려강율덕분에목숨을건지게된김종하는웬일인지처음부터강율을경계하며차갑게만대한다.모두가말하길그는‘백년에한번나올까말까한’어마어마한술력을지녔다는데,종하는이를사용하길거부한채―즉,‘짝꿍’맺기를거부한채―맨몸으로위험한반정부활동에가담중이다.
이렇게너무다른두사람이박강율을통해연결되고,셋은평생떨어질수없는소중한인연으로묶이게되는데…….이들의이야기에빠져들기전에,‘술사의세계’를먼저이해할필요가있다.

술사의조건두가지-‘판’을열것.그리고‘짝꿍’을맺을것.

여기에서말하는술사란선인,도사,때로는무당,어쩌면마법사일수도있다.이러한이들을통틀어‘술사’라칭하며,가온왕조를무너뜨린쿠데타정부에서는이들을체계적으로양성하는교육기관‘가온학사’를설립하여운영하고,졸업후에는이들을하급관리로채용하고있다.

『가온의술사들』이보여주는술사의세계에는중요한두가지개념,‘판’과‘짝꿍’이있다.술사가술법을행하려면가장먼저자기만의판을연다.판은술사의술력이미치는범위이자,그술사만이가진작은세계로서모습도크기도제각각이다.판을여는것은술사의기본이기에가온학사1학년1학기에‘판열기실습’이라는수업을들어야하고,학기가끝날때가지판을열지못하면,학교를떠날수밖에없다.

“정확히말하면판이란술사가지배할수있는공간이자술사의언어와이해로재구축한작은세계지.”_본문에서

『가온의술사들』의세계에서술법이란술사한사람만으로는행할수없다는원칙이있다.술사가자신의판을열고주문을외워술법을행했다면,다른누군가가그를그판에서꺼내주어야만한다.이들의관계를‘짝꿍’이라고한다.

“판만열었다면몰라도만약그판에서술법을사용했다면,술사들은스스로판에서나올수없어.나올수없다는건가지고있는모든술력을소진한뒤죽는다는의미다.”

“그래서술사에게는‘짝꿍’이라는다른술사가늘함께하는거다.유일하게서로의판을보고,간섭할수있는상대.술법을사용한후엔짝꿍의도움으로판을닫고거기서나와야만안전하게이세계로다시돌아올수있다.…”_본문에서

짝꿍은죽음이그들을갈라놓을때까지평생함께한다.어쩌면연인보다도더강렬한관계.그래서짝꿍을구할때는마치프러포즈를하듯,간절히끈질기게구애를하는모습이연출되기도한다.아무리뛰어난능력이있어도짝꿍이없이는아무것도할수없는,반드시둘이상의짝꿍이함께해야만술법이가능하다는설정은독특하면서도무척낭만적이기도하다.

안태가품에서장갑을꺼내손에꼈다.흰색장갑을낀안태가조용히외쳤다.
“나의세상,나의별이여!”
그러고는바로자신의곁에있는미랑을쳐다보았다.아주잠깐이었지만강율은그눈빛을똑똑히읽어냈다.세상에서가장소중한별을바라보는듯한안태의눈빛을.언제나얼음장같던미랑의얼굴도그때만큼은봄이찾아온것만같았다.둘이서로를보고싱긋웃었다.
‘저게……짝꿍이라는건가?’
심미랑이저렇게웃을수있을거라곤생각하지못했다.더궁금해졌다.저렇게둘이짝꿍을맺게된과정이.그리고짝꿍이란도대체어떤존재인건지도._본문에서

『가온의술사들』에는‘판을열지못하는술사’와‘짝꿍을거부하는술사’가등장한다.그리고‘판을열지못하는술사를오매불망기다리는술사’도있다.혼자서는무엇도할수없던세사람이만나,흉포한권력에맞서어두운시대를구원하는술사로성장하기까지의과정을그린이야기―『가온의술사들』은그이야기의서막이자‘함께세계를보고함께죽음을넘게될’세친구의험난하면서도빛나는여정의예고편이기도하다.

이토록아름다운주문-이것은시인가,주문인가

종하가중얼거렸다.그러곤품에서부채를꺼내더니손을길게뻗어펼쳤다.
“그것은내가너의죽음까지도사랑하는까닭이다.”
그문장이종하의입술에서떨어지자마자종하의부채에서너른지평선이펼쳐졌다.강율은눈을깜박였다.
‘지금,내가보고있는게뭐지?’
지평선이펼쳐지는것과동시에사방으로크고강한힘이이안을가득히채우는게느껴졌다.종하가큰소리로주문을외웠다.
“그리하여늦봄의시간은참으로느리게흐르니그것은마치아해들의웃음소리가긴이유요나의사랑이긴이유요우리의잠이긴이유다!”_본문에서

‘수리수리마수리’도아니고,‘비비디바비디부’도‘익스펙토페트로놈’아닌,시(詩)라고부르는것이더걸맞아보이는이것이가온의술사들이직접만들고외우는주문이다.(그래서가온학사에서는언어와시에대한수업이중요시된다.)시적이기에더욱기묘하고신비로운,아름다운주문을만나는재미도『가온의술사들』을읽는또하나의즐거움이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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