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괴테를비추는거울
《괴테와의대화》는젊은문학도인에커만(1792~1854)이1823년부터1832년,괴테가세상을떠나기까지괴테의만년을함께지내며나눈대화를정리한것이다.괴테는에커만의문학적인재능을인정하여그에게바이마르에머물것을간곡히권유하였다.이에에커만은괴테의전집을펴내는일을돕기로결심한다.그리하여이대문호의저작작업의조수이자그로부터문학과교양을지도받은제자,또여러부문에관한의견을나누는친구로서에커만이9년간에걸쳐괴테와나눈대화를기록한이책이나오게된것이다.에커만은《괴테와의대화》를괴테가살아있을때에기획하여출판하고자했으나,결국이책은그의사후인1835~1848년사이에모두전3권으로이루어져세상에나오게된다.
《괴테와의대화》는에커만의성실한인품과뛰어난감수성,이해력,무엇보다도괴테를향한겸허한헌신,그리고괴테에게서받은감화와존경심을충실히반사하는거울로,읽는이로하여금괴테의전체상과에커만이포착한인간괴테의위대함을느끼게한다.이책은출판된지150여년이지났지만오늘도일반독자와괴테연구자들사이에널리읽히고있다.
문학과예술에대한괴테의고백
니체는이세상에존재하는최고의책인《괴테와의대화》를빼놓는다면,독일의산문문학가운데반복해읽을만큼가치있는작품은없다고말했다.독일의문예사가프리드리히군돌프는그의명저《괴테》에서《괴테와의대화》를복음서라고표현하며,‘괴테의목소리를그처럼순수하게청취할수있는귀를가졌다는것은에커만의불멸의공적’이라고했다.괴테의며느리오틸리에는친구에게보내는편지에,“에커만처럼자기자신의감정을전혀개입시키지않고시아버님의말을그대로이해해쓴다는것은다른사람은불가능한일이라고생각합니다.우리는이책을읽으면마치아버님의말과목소리를직접듣는것같은기분이되어버립니다.”이렇게썼다.이것은모두인간괴테가《괴테와의대화》속에서얼마나생생하게살아숨쉬고있는지를말해주는대목이다.
《괴테와의대화》에는‘학문과예술의모든분야에걸친위대한원리,인간의고매한관심과정신적인소산,금세기의탁월한사람들에대한괴테의해명’이담겨있으며또그의자연과학에대한이론,광산,농업,문학,교육에대한극히실제적인견해,그리고가정생활등이구체적으로묘사되어있다.그러므로이《괴테와의대화》는비단문학에대한괴테의내적?외적고백일뿐아니라,인생과예술,인간과사회에대한괴테의생각을생생한그대로보여주는작품이라고할수있다.
괴테스스로달성한기념비적전체상
《괴테와의대화》는인간괴테가만년에스스로달성한,하나의기념비적인전체상이다.《시와진실》《빌헬름마이스터의편력시대》《파우스트》《젊은베르테르의슬픔》등,괴테가자기작품으로서완성한예술적형태의경우와같은소재가,여기에서는에커만이라는듣는이를모체로하여색다른형식으로드러나고있다.그리하여그소재는각종인식및증언의풍부한스케치로다시태어났다.
이책에는창조자로서의괴테가존재하지않는다.여기서등장하는괴테는,상대에게영향을줘서그를움직이는사람이다.괴테의빛나는본질이하나의거울에반사된셈이다.거울에는이거인의독특한형상이비친다.또괴테의세계,그의세계감정,현실의환경세계,정신적세계와의온갖관계등이총괄적으로드러난다.늙은괴테의지혜는,그가스스로붓을쥐고만들어낸유물속에도존재하지만,이렇게또하나의창조적방법을통해서도뚜렷하게존재하고있는것이다.
세계문화에내려진축복괴테
《괴테와의대화》를자세히보면괴테가죽음과병때문에얼마나괴로워했으며스스로를불행한인간으로생각했는지를곳곳에서발견할수가있다.이와같이괴테또한약점많고불행한인간이었다.괴테는많은고통을당하면서도불행과공포에서벗어나자신이원하는인물이되기위해환경과싸우며무한히노력하지않으면안되는인간이었던것이다.그러나그는늘그인간속에서훌륭한것을찾기위해노력했고,일생을바쳐그것을높은수준으로고양시키려애썼다.이것이바로괴테를평범한작가가아닌독일을넘어선세계문학에내려진축복으로만든것이다.또한그는모든인간누구나훌륭하게개발될수있는가능성을갖고있다고생각했으며,이런점에괴테의교육자로서의이상(理想)이숨어있는것이다.
괴테의탐구,신념,희망은바로‘인간애’를향하고있다.그의모든작품은인간에대한사랑을순화하고고양시키려는목적을가지고있다.인생에대한그의신념은바로이인간애에대한신념이며우주적도덕질서가있다는것에대한신념이었다.《괴테와의대화》를읽는사람들은인간애의실현을위한괴테의노력을이책에서배우고,생의무의미를극복하며좀더높고좀더아름다운것을인생속에구현하기위한노력의한규범으로사용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