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불멸의고전!
낱낱이드러나는인간의위선,문명의탈을쓴야만!
인간풍자문학의창조!
풍자와해학넘치는건강한웃음!
세상사람들을화나게만들려는책
《걸리버여행기》가무척유명한탓에,오히려조너선스위프트의문학적위대성이덜알려졌는지도모른다.스위프트는고대로마의호라티우스와유베날리스로부터내려오는풍자문학의전통을근대에되살리고꽃피웠다.
《1984년》의조지오웰은세계문학에서빠뜨릴수없는작가여섯명을꼽는다면윌리엄셰익스피어,헨리필딩,찰스디킨스,찰스리드,귀스타브플로베르,조너선스위프트라했다.윌리엄예이츠는“스위프트가늘나를따라다닌다.길모퉁이마다그가기다리고있다”했다.
《걸리버여행기》에는스위프트가궁정과거리에서배운모든것들이집약되어있다.스위프트는한번도외국에나간적이없지만《걸리버여행기》는여행일지형식을띠고있다.이작품에는출세길이막혀버린그의분노도담겨있다.그는알렉산더포프에게보낸편지에서,《걸리버여행기》를쓴목적이“세상사람들을즐겁게해주려는것이아니라화나게만들려는것”이라고고백했다.
인간의위선과야만풍자!
《걸리버여행기》에서걸리버는소인국릴리펏?블레프스큐,거인국브롭딩낵,하늘을나는섬라퓨타,말의나라후이넘을방문하다.그의행로를통해인간의위선과야수성,정치부패,민생은뒷전인정당들의이전투구,영국제국주의,문명의탈을쓴야만을풍자한다.
먼저소인과거인은신체적크기만이아니라내적인‘그릇’이극단적으로다르다.소인국에는소인배들만산다.그들은‘외줄위에서춤을춰고위직을얻거나,막대기아래로기어다니며국왕의총애를받는관습’을오랫동안지켜온자들이다.한동안소인배들과어울리던걸리버가거인국사람들을만났을때,그는자기안에숨어있는소인배근성을여지없이드러낸다.달걀둥근쪽과뾰족한쪽가운데어디를깨먹을까하는문제로전쟁까지벌이는소인배들앞에서는큰사람이었었던걸리버가거인국에서는어린소녀의놀잇감이되고,왕궁난쟁이에게괴롭힘을당하는신세가된다.거인국왕에게잘보이기위해화약제조기술을알려주겠다고하자,국왕은“네조국의원주민들이란대자연이지상에기어다니도록만든,지겹고도작은벌레들로구성된가장해로운인종”이라며경멸한다.걸리버의작은마음으로는,손안에들어온무기를거부하는권력자를이해할수없다.
라퓨타에는‘너무나깊은사색에몰두해있어서,입과귀가외부의어떤사물과접촉하여자극을받지않으면말을하지도못하고남의말에귀를기울일수도없는’사람들이산다.라퓨타사람들은수학과음악에뛰어나면서도비합리적이며깊은사색에잠겨있기를좋아하지만,그들에겐상상력이나발명과같은단어조차없다.자기자신에대한맹목적인관심과외부세계에대한철저한무관심으로무장한라퓨타사람들의우스꽝스러움은그들의아카데미에서숨김없이드러난다.걸리버는그곳에서본것을이렇게말한다.
“교수들은유럽인들이상상도못할방법으로가르치고있었다.뼛속에가득차있는결체질의물질로만든잉크를사용하여여러명제와증명을얇은과자위에쓰면,학생은그것을먹어배를채웠다.”
수학적이고실험적인지식만을맹목적으로신봉하는라퓨타사람들의모습은18세기계몽이성에대한스위프트식비판이지만,도구적이성의문제는여전히우리시대에도유효하다.또한남들시선을의식하여요란하게권위의탑을세우는아카데미의풍경또한라퓨타에만있는것이아니다.
긴여행의끝,새로운깨달음!
걸리버여행의대미는후이넘이장식한다.말들이지배하는이섬에서걸리버는이제껏단한번도보지못했던‘불쾌한짐승들’을만나는데,불결한생활습관과탐욕으로가득찬그짐승들의이름은‘야후’즉인간이다.인간이누군가의지배를받는다면그것은신말고는있을수없다.서유럽의그리스도교적관점에서는특히그렇다.데카르트이후인간의삶이그자신의이성에의해유지,개선되어간다고하는관점에서보더라도인간이동물의노예가된다는것은있을수없는일이다.그에게남은것은자기안에있는야후의흔적을지우는것,그리고후이넘과같은고귀한덕성을갖기위해노력함으로써다른존재가되는길밖에는없다.
여행은끝났고,걸리버는집으로돌아왔다.여행에서돌아온자는이미떠나기전의그사람이아니다.그는여행을통해새로운앎을습득했고,낯선삶의방식을배웠으며,그과정에서자기를발견하고성장했기때문이다.이런점에서걸리버의여행,혹은진정한여행이란장식적교양과과시를배후에두는관광과는다르다.
《걸리버여행기》는놀랄만큼근대적이다.비록허구이지만풍성한사실을제공하며어떤결론을강요하지않는다.설교조도아니다.사실《걸리버여행기》는세계제일의강대국으로떠오르던영국이스스로를객관적으로바라볼기회를주었다.《걸리버여행기》는빅토리아시대(1837~1901)에성인이아니라어린이들이읽는동화가되었다.이책에나오는“비교하지않고서는큰것도작은것도없다”는것을어린아이들까지마음속에담게되었다.영국이역사상최고의번영을누리던시대에영국에필요한것은,풍자보다는객관적으로세상을바라보는능력이었기때문인지도모른다.
낱낱이밝혀지는허위와위선!
《통이야기》를쓸무렵스위프트의처지는어려웠다.이름높은템플가문에서하인과다름없는비서일을하다가그만두고,생계를위해아일랜드에서시골목사가되었다가여의치않아다시템플밑으로돌아온다.학창시절친구의여동생에게순정을고백하지만거절당하고,그동안써온시를먼친척뻘인시인드라이든에게보이지만“시인이될수없다”는혹평을받는다.주위를둘러봐도하찮은인물들이위세를떨치고있었고,가슴에는뜨거운야망이불타오르고머릿속은독서로얻은지식으로넘쳐났다.《통이야기》는이런상황에서자신의재능을세상에드러내고출세의돌파구로삼겠다는결심에서쓰였다.그러나아이러니하게도이작품이앤여왕의심기를건드린탓에그는성직자로서의출셋길이막혀버리고만다.
《통이야기》의동기는‘허위를폭로하고위선을조롱하는것’이다.인간은사실천박한현세적욕망에따라움직이며,점잖은체재는그것을감추기위한교묘한가면에불과하다.스위프트는그허상을발가벗겨낸다.피터,마틴,잭삼형제는저마다로마구교,영국국교회,비국교도를상징하며,아버지가물려준외투는그리스도교신앙과교리,유언장은신약성서다.성서해석을둘러싸고모든종파사이에서벌어진분쟁과갈등의역사를이삼형제의삶으로나타냈다.
청춘의희망과열정!
《통이야기》는이솝우화처럼추상적이고보편적인진리를비유적으로표현한것은아니다.교회의역사는실제로일어난사실이므로함부로바꿀수없으며,따라서풍자의자유에제한이생긴다.《걸리버여행기》처럼자유로운문학재능을발휘할수없다는제약속에서도스위프트는풍자의펜을멋지게휘둘렀다.칼라일보다앞선주장이라고도할수있는의상철학론(제2장),도시로나간형제가도시난봉꾼들처럼물들어가는모습(제2장),구교의화체설을풍자한대목(제4장),풍신파라는가공의종파를들어청교도의오만함과가식,위선을조롱한제8장등이그것이다.
총11장가운데6장이이른바여담이며,처음〈헌정사〉와〈서문〉과함께주로학계나문단의문제를자유롭게풍자한장이다.그주제는그무렵학계에대한풍자,문단의폐쇄성,당대유명인(시인드라이든,철학자우턴,벤틀린등수많은사람이표적이되었다)에대한독설,그즈음학계를떠들썩하게했던신구논쟁의되새김등에한정되어있다.그러나오늘날의독자들도충분히공감할만한보편적이고흥미로운주제가많아재미있게읽을수있으며,스위프트의문학재능과날카로운풍자에감탄하지않을수없다.이작품에는스위프트가평생품었던염세적이고인간을혐오하는사상이함축되어있으나,그것은풍자와해학으로써역설적으로쓰여있으며쾌활하고밝은웃음으로채색되어있다.
젊음에서오는희망과정열,풋풋한자신감이넘치며풍자와해학을즐기는여유를준다.《걸리버여행기》에뒤지지않는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