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 / 과자와 맥주 - 동서문화사 세계문학전집 84

달과 6펜스 / 과자와 맥주 - 동서문화사 세계문학전집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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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동서문화사 세계문학전집 제84권 『달과 6펜스 / 과자와 맥주』는 작가인 화자가 자신의 젊은 시절을 추억하며, 죽은 뒤 ‘천재’로 불리게 된 화가 찰스 스트릭랜드의 반평생을 이야기하는 구성의 소설 《달과 6펜스》와 마음에 드는 남자라면 누구에게나 몸을 허락하면서도 마음은 더없이 아름다운 로지의 삶을 중심으로, 문단의 내막과 문예론 등을 에세이 형식으로 쓴 《과자와 맥주》가 수록되어 있다.
저자

서머싯몸

저자:서머싯몸(WilliamSomersetMaugham)
세계적문호중가장능숙한이야기꾼의하나인서머싯몸은1874년프랑스파리에서영국대사관법률고문변호사의아들로태어났다.8세때어머니가사망하고2년뒤아버지마저세상을뜨자,영국의교구목사인작은아버지밑에서성장했다.사립중등학교킹스스쿨에입학했으나적응하지못하고그만둔후,독일하이델베르크에서유학생활을했다.이후런던의성토머스병원부속의과대학에입학했지만,의사보다작가가될꿈을품고1897년첫소설『램버스의라이자』를발표하며성공을거두었다.이후의업을포기하고소설과희곡집필에몰두했으며,1908년그의희곡네편이런던웨스트엔드의극장에서동시상연되면서극작가로이름을떨치게되었다.
1915년자신의정신적발전의자취를더듬은자전적성장소설『인간의굴레』를출간했으며,1919년화가폴고갱의전기에서모티프를얻어쓴소설『달과6펜스』가폭발적인인기를얻으면서크게주목받았다.그밖에1921년단편집『나뭇잎의떨림』을출간하면서단편작가로도명성을쌓았으며,이후로도10권이넘는단편선집을더출간했다.
제1차세계대전당시몸은영국정부의요청으로비밀요원이되어스파이활동을하기도했는데,1917년에는볼셰비키혁명을저지하라는임무를받고혁명이진행중이던러시아에잠입하여활약하기도했다.당시의체험들을바탕으로1928년연작소설집『어셴든,영국정보부요원』을출간했다.몸이자신의실제경험에허구를가미하여집필한이작품은현대스파이소설의원조이자고전으로평가된다.
그밖의작품으로는『과자와맥주』(1930),『면도날』(1944)등의소설들과「약속의땅」(1913),「공전」(1921)등의희곡들,『서밍업』(1938),『작가수첩』(1949)을비롯한회고록과에세이들이있다.몸은1965년프랑스남부에서폐렴으로사망했다.

역자:이철범
동국대영문학과를거쳐동국대대학원졸업.1953년〈연합신문〉에평론〈현실과부조리문학〉을발표해등단.1957년동인지〈현대의온도〉에모더니즘시를발표했다.〈문학〉,〈문학평론〉주간,경향신문?서울신문논설위원및〈문예중앙〉편집인을역임했다.지은책평론집《한국신문학대계》,《이어두운분열의시대》,《이데올로기의시대,문학과자유》,《고난의시대문학은무엇인가》,시집《로스앤젤레스의진달래》,《현대의묵시록》등이있다.

목차


달과6펜스
달과6펜스…11

과자와맥주
과자와맥주…235

몸의삶과작품에대하여
몸의삶과작품에대하여…419
서머싯몸연보…441

출판사 서평

‘어느천재예술가초상’에숨은이야기!

『달과6펜스』는작가인화자가자신의젊은시절을추억하며,죽은뒤‘천재’로불리게된화가찰스스트릭랜드의반평생을이야기하는구성의소설이다.스트릭랜드는보통인상파화가인폴고갱을모델로한인물로여겨지지만,실제로는둘사이에닮은점이많지않다.따라서이소설에그려진예술가상은몸이창작한것으로생각하는편이적절하다.

이소설에서인상깊은점은,화자가첫머리부터스트릭랜드라는예술가의‘위대함’을되풀이해서강조한다는점이다.독자는그를가깝게알고지냈다고주장하는이냉소적인화자를통해그천재의‘창조적충동’의근원을찾는여행을떠나게된다.

스트릭랜드의생애는참으로비범하다.런던주식중개인으로일하며평범한가정의좋은아버지,좋은남편으로서17년을보낸뒤,어느날느닷없이모든것을버리고그림을그리기위해홀로파리로간다.파리에서는의식주에거의신경을끈채그림에만몰두하면서주위사람들에게냉혹하고잔인하게대한다.그뒤그는방랑을거듭하다남태평양의섬타히티로흘러들어가,마지막으로집한쪽벽가득대작을남긴다.

인습적인런던에서예술가의도시파리로,파리에서남태평양의현관문인마르세유로,그리고마지막으로는남태평양의‘원시적’이고‘관능적’인자연이풍부한타히티로이동하는궤적은,퇴폐한분위기가떠도는영국사회에자리잡은병마라고도할수있는인습,체면에대한집착,위선적도덕관등을스트릭랜드가한꺼풀씩벗겨내며원시의동물적상태로회귀해가는여정이다.

오리엔탈리즘예술혼의심오한맛!

『달과6펜스』에서타히티는서양의‘오리엔탈리즘’적시선을바탕으로,색채풍부한‘에덴동산’이라는자연에둘러싸인관능적인이미지로그려진다.스트릭랜드의아내인타히티인여성아타는서양인이상상하는동양여성의전형에가까운순종적이고헌신적인인물이다.스트릭랜드는이렇게자연풍부한세계에서영감을얻어,마침내“원시의숲을연상케하는관능적이고정열적이고주체할수없는……그러나동시에소름끼치는무언가,사람을공포의구렁텅이로밀어넣는무언가”를표현하는경지에도달한다.그러나그는풍부한자연으로부터예술적영감과함께병을얻어육체를갉아먹힌다.

원시성과매혹적인관능으로서양예술에새로운숨결을불어넣기도하지만,동시에서양인에게끔찍한위험을초래할수도있는곳.이처럼이소설에는서양이동양에품는전형적인이미지가알기쉽게반영되어있다.

작중에서타히티는영원한원시낙원처럼그려지지만,호텔이있어화자와스트릭랜드는숙박도하고서양식요리도먹는다.이는이섬이문명에물들지않은원시세계라고믿는것은완전한망상이며,실제로는자본주의의영향으로근대화되고있음을보여준다.소설의결말부분에서화자는스트릭랜드의전아내를찾아가는데,그녀는남편에게버림받은걸불행히여기기는커녕스트릭랜드의명성과작품을이용하여부를쌓으며영리하게살고있었다.즉,스트릭랜드의예술혼은아내의손을거쳐대중속에부질없이소비되어버리는얄궂은결과를맞은것이다.

몸은『달과6펜스』에서‘어느천재예술가의초상’을그리고그내면에다가가려했다.단,변화하는세계라는틀안에이초상을넣어보면짓궂게도,예술가와예술이신성하게여겨졌던시대는지나갔음이뚜렷이드러나도록장치되어있다.다시말해이소설은제1차세계대전전후세계에서예술이놓인위치를거시적으로바라보고,예술이나예술가의의미가자본주의나대중소비사회의발전에따라어쩔수없이변화되고있음을부각한다.조금더파고들어가보면,이소설은몸의분신인화자가‘예술’의알레고리인스트릭랜드상을탐구하는이야기라고도할수있다.그렇다면그것은이류취급을받았던통속작가몸이작품에몰래끼워넣은빈정거림이기도하고,일류예술에대한끊임없는동경이라고도할수있다.

해학적으로바라본인간의즐거운삶!

『과자와맥주』는서머싯몸이소설가로서도,극작가로서도성공을거둔원숙기에쓴작품이다.마음에드는남자라면누구에게나몸을허락하면서도마음은더없이아름다운로지의삶을중심으로,문단의내막과문예론등을에세이형식으로그렸다.몸은오랫동안작가로서폭넓은활동을펼치며많은작품을남겼는데,그중에서도이소설은『인간의굴레』,『달과6펜스』와더불어손꼽히는명작이다.몸도자신의작품가운데『과자와맥주』를가장좋아한다고밝힌바있다.그의여든번째생일을기념하여하이네만출판사에서이작품을1천부한정호화판으로찍어내기도했다.

보통사람들은명성을얻으면,그때까지의삶이어떠했든현실에안주하며거드럭거리게마련이다.특히허영심강한아내가저명인사다운생활을유난스럽게연출한다면더욱그렇다.하지만모험으로가득찬자유분방한삶을즐기는사람에게는그렇게거드럭거리는태도가우스워보일뿐이다.이처럼저명인사가애써체면을차리고잘난체하느라고생하는모습을몸은우스꽝스럽게그려냈다.

『과자와맥주』가간행된뒤,등장인물가운데드리필드와키어의모델이누구인지를놓고큰논란이일었다.드리필드는그즈음이미세상을떠난토머스하디를,키어는소설가휴월폴을풍자한인물로알려졌다.사람들은빅토리아시대대작가하디에게무슨불경한짓이냐며비난했다.또한월폴은키어가자기를풍자한인물임을바로깨닫고는항의서한을보내기도했다.

냉소적이고희극적이며‘어른의동화적인책’

『과자와맥주』의화자인소설가애셴덴은몸본인을투영한인물이다.그가동료작가앨로이키어의전화를받는첫장면은매우유명하다.

‘외출했을때누가전화를걸어와서,중요한볼일이있으니돌아오면바로전화해달라는전갈을남겼다면그일은이쪽보다저쪽에게더중요한일인경우가많다.선물을하거나친절을베풀려고할때는그다지서두르지않는법이다.’
인간과인생을멀리서해학적으로바라보는작가의태도가첫머리에서부터잘드러나있다.

몸은스스로재미난이야기를늘어놓는이야기꾼이라고자처했다.『과자와맥주』처음부분에서전화에대해가볍고도날카롭게묘사하는소설도입부를읽는사이에독자들은인간과인생에통달한냉소적인화자의이야기에끌려들어마지막까지흥미진진하게귀를기울이게된다.

화자의이야기에는줄거리와상관없는내용도군데군데섞여있다.귀족제도를폐지하는대신귀족들에게문필업을시켜주자는농담인지진담인지알수없는이야기,작가가쓰는소설기법논문은결국자기변호의산물에불과하다는흥미롭고도전문적인이야기따위,온갖내용들을독자는자연스레받아들이게된다.또한몸은중간에라신의희곡이나말라르메의시구절을은근슬쩍인용한다.“이걸누가알아보겠어?”하고교양있는독자의자존심을슬쩍건드리면서독자에게도전하는것이다.

작품제목인‘과자와맥주’는셰익스피어의『십이야』에도나오는데,‘인생의향락,삶의쾌락’을뜻하는관용구이다.이것은로지와그녀가가져다주는쾌락을의미한다.이소설에는또‘소문나면안될가정의비밀’이라는부제목도붙어있다.이것도드리필드미망인,키어,트래퍼드부인같은사람들의관점에서본로지를뜻한다.제목도부제목도참으로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