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삶 - 클래식 라이브러리 2

평온한 삶 - 클래식 라이브러리 2

$15.00
Description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세계를 예고한
초기 대표작 국내 첫 출간!
1984년 공쿠르상 수상 작가의 초기 대표작

뒤라스적 세계에 대한 예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연인』의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1914~1996)의 초기를 대표하는 작품인 『평온한 삶』(1944)이 아르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세계문학 시리즈인 ‘클래식 라이브러리’의 두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이 작품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1942년에 쓴 그녀의 두 번째 소설이다. 이해는 뒤라스와 첫 번째 남편인 로베르 앙텔므가 파리 생브누아가의 아파트에 정착한 해였고(이곳은 이후 당대 문인들과 정치와 문학을 논하던 ‘생브누아 그룹’의 거점이 되었다), 그녀의 문학적 감수성에 많은 영향을 끼친 어두운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난 해였다. 즉 이해에는 로베르와의 사이에서 낳은 첫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사망했고, 인도차이나에서는 작은 오빠 폴이 전쟁 중에 사망했다. 그런가 하면 새로운 연인인 디오니스 마스콜로를 만난 해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평온한 삶』은 작가가 성인이 된 뒤 처음 겪은 상실로 깊은 상처를 입었고, 또한 절망적인 조국을 위해 레지스탕스 활동을 비롯한 사회 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했으며, 눈부신 아름다움으로 뒤라스를 매혹한 마스콜로와 함께한 시기에 태어난 작품인 것이다.
뒤라스의 작품 세계는 전통적 소설의 형식이나 관습을 부정한 누보로망적 작품인 『모데라토 칸타빌레』(1958)와 알랭 레네의 영화를 위한 시나리오로 쓴 『히로시마 내 사랑』(1960)을 기점으로 둘로 나누어진다. 한쪽에는 전통적인 소설 양식을 따르던 ‘뒤라스 이전의 뒤라스’가 있고, 다른 쪽에는 전위적인 글쓰기와 함께 특유의 미학을 구현하면서 연극과 영화 등으로 창작의 영역을 확장해 간 뒤라스가 있다. 전자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철면피들』(1943), 『평온한 삶』, 『태평양을 막는 제방』(1950), 『지브롤터의 선원』(1952) 등이 있고, 후자를 대표하는 작품으로는 『롤 베 스타인의 환희』, 『부영사』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렇듯 전자와 후자의 세계가 뚜렷이 나누어짐에도 불구하고 뒤라스의 작품에서는 가족 관계가 주는 불안과 절망이 계속해서 변주되어 나타나는데, 『평온한 삶』에는 그것이 거의 온전히 그려져 있다. 가족에게 불행을 불러오지만 가족이기에 마음 놓고 증오하지 못하는 인물, 근친상간에 가까운 감정으로 이어진 남자 형제가 있고, 무엇보다 『연인』의 ‘나’만큼이나 냉소적인 프랑신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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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르그리트뒤라스

본명마르그리트도나디외MargueriteDonnadieu.1914년,당시프랑스식민지였던인도차이나의도시지아딘에서태어났다.1921년아버지가돌아가신후,프랑스어교사인어머니의인사이동에따라두오빠와함께동남아시아곳곳으로이사를다니며어린시절을보냈다.1932년프랑스로귀국해소르본대학에서수학,정치학과법학을공부하고1943년첫소설『철면피들』을출간하면서본격적인작품...

목차

1부
2부
3부

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권태를둘러싼한인물의자기성찰

『평온한삶』에서는프랑스남서부시골마을의뷔그농장에서살아가는스물여섯살의프랑신베르나트가화자로등장한다.때는“뷔그의부동성”이가장민감하게느껴지는8월의목전.베르나트가족은20년전쫓기듯프랑스로와서뷔그농장에정착했다.부모의무기력과프랑신과니콜라남매의절망은이들가족을짓누른다.그저기다리는것외에는할일이없다는점에서남매의삶은비슷해보인다.
그러나프랑신은뷔그의무력한고요를깨트리기로한다.문제의사건은프랑신의가족이뷔그에못박힌이유가된외삼촌제롬과관련된다.1부는“그저헤어지고싶은욕망뿐이라는사실을통해이어”진제롬의죽음,그리고아마도그에필연적으로따라올수밖에없었던니콜라의죽음이중심을이룬다.
1부에서일어난두번의죽음에이어진2부는프랑신이혼자바닷가에머무는보름동안의이야기를담고있다.처음으로바다를바라보면서혼자지낼수있게된프랑신은1부에서의무기력한상태와다르게상념의꼬리를물고늘어지면서급기야자기분열에다가간다.이러한분열끝에프랑신은뷔그에서일어난일을다시되짚어가고,3부에서는전과똑같은,그러나전과달라진뷔그로돌아온다.
이작품에서‘평온한삶’과가장밀접하게연결된단어는‘권태’다.권태는이야기끝에도사라지지않는다.그저사라질수있는것이되었을뿐이다.그리고바로그런상태가평온한삶이다.

“그래도언젠가권태롭지않은날이오겠지.머지않았다.나는그럴필요조차없음을알게될것이다.평온한삶이오고있다.”

가족과사랑이야기를내세운이소설은결국권태를둘러싼한인물의자기성찰을담은것이다.『평온한삶』은훗날본격적으로개화하게될뒤라스적세계를품고있다.뒤라스는절제되고냉정한목소리로자신의상처와수치를이야기한다.그러나그냉정함이미처가리지못한상처와수치를엿보는독자는슬픔을느끼고,그슬픔에서위로를얻게된다.

또다른세계로가는문학의다리
‘클래식라이브러리’시리즈에대하여

클래식라이브러리는아르테에서새롭게선보이는세계문학시리즈로,이에앞서문학과철학과예술의거장의자취를찾아가는기행평전시리즈로호평을받고있는‘클래식클라우드’의명성을잇는또하나의야심찬시도다.클래식클라우드시리즈가‘공간’을통한거장과의만남을위한것이라면,그형제격인클래식라이브러리시리즈는‘작품’을통해거장의숨결을느껴보기위한것이다.이로써거장을만나는세개의다리,즉‘공간’과‘작품’과‘생애’가비로소놓이게된셈이다.

시중에는이미많은종류의세계문학시리즈가있지만,아르테에서는우리시대젊은독자들에게더욱친근하게다가가기위해심혈을기울였다.해당작가나작품에대한전문가급역자에의한공들인번역은물론이고,고전하면으레떠오르기마련인무겁고진중한느낌에서탈피하여젊고산뜻한디자인을전면에내세웠다.번역의질적측면으로보나,그것을담고있는그릇의외관으로보나클래식라이브러리는오늘날젊은독자들에게또하나의좋은선택지가될것이다.

약5년간의준비끝에2023년봄과함께첫선을보이게되는작품은『슬픔이여안녕』(프랑수아즈사강지음,김남주옮김),『평온한삶』(마르그리트뒤라스지음,윤진옮김),『자기만의방』(버지니아울프지음,안시열옮김),『워더링하이츠』(에밀리브론테지음,윤교찬옮김)이렇게4종으로,모두여성서사를담고있다는공통점을가지고있다.어느시절보다도여성서사가문화의흐름을강력하게주도하고있는때다.그런만큼새롭게번역된여성서사의고전을만나는일은반가움으로다가올것이다.아르테에서는그밖에도『변신』,『1984』,『인간실격』,『월든』,『도리언그레이의초상』등올한해총19종의세계문학출간을계획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