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왜현대사상을배워야하는가?
납작한논쟁의시대,‘높은해상도’로현실을파악하는법
“일탈을중요시하며,사물을이항대립으로구분하지않으며,유한한행위를하나하나해낸다는방향성.현대사상을체득하는것은진정한‘어른’으로나아가는것이라는생각이든다.이는즉,세계를보다정밀하게다시파악하는작업과동격일것이다.”
―마에지마아쓰시(분슌신서편집장),‘신서대상2023’대상수상평에서
『현대사상입문』은서두에현대사상을배우는‘이유’에대해고찰하며,복잡한것을단순화하지않고생각할수있다는점을강조한다.혹자는‘복잡한것을단순화하는것이지성’이라며딴지를걸지도모르지만,이에저자는다음과같은가치관을제시한다.“세상에는단순화하면망가지는리얼리티가있고,우리는그리얼리티를존중해야한다.”자기자신을또삶과사회를질서화[단순화]하고노이즈[잡음]를배제하며,순수하고올바른것만을지향하는것이과연옳은일일까?현대사상은질서화할수없는현실의어려움을전보다더‘높은해상도’로파악할수있게되는도구를제공한다는측면에서,‘인생의다양성’을지키는윤리적측면으로서현대사상이작동한다는논의로나아간다.질서를만드는사상은그것대로필요하다.그러나질서에서벗어나는사상도반드시필요하다.이이중체계의균형속에서저자는이항대립을‘탈구축’하는사고방식을몸으로익힐것을제안한다.이항대립을탈구축하는것은‘어떤주장이든마음대로OK’하는것이아니라,그것에는타자와마주하고‘타자성’을존중하는윤리가있으며,철저하게기성질서를의심해근본적으로‘함께’의가능성을생각할수있는윤리가있다.지바마사야는바로이러한현대사상의자세를배우는것이,곧인생을활력있고도예술적으로사는방법임을강조한다.
질서와일탈을재조명한획기적‘연구서’이자
현대사상의실용성을제시한‘대중서’
저자는이책을통해단순히현대사상‘개론’에대해설명하는것이아니다.“왜현대사상을배워야하는가”라는물음에서시작해,인생의고민거리를포함한사회문제의조망에서리얼리티를놓치지않고고해상도로포착하는도구로서현대사상의‘쓸모’에대해말한다.인생의능동성(주체적삶)과수동성(타자의주도권)이서로를밀치고뒤엉키며전개되는‘회색지대’,그곳에있는삶의리얼리티를마주하는것이문제의본질과마주하는방법임을제시한다.또이항대립의탈구축,‘일탈’의역설을통해자신의견해를유동적으로바꾸는자세(가고정적인동일성과차이사이의율동적인왕래)에대해서도말한다.
이점에서이책은지바마사야가오랫동안분투해온테마인‘질서와일탈’이라는두극의드라마로서현대사상을재조명한획기적인‘연구서’이자,자신을제약하는사고방식의틀을넓히는방법을제시한‘대중적실용서’이다.이에저자는삶과사회가질서화[단순화,청정화]된세계에서필연적으로고독을느끼는사람에게,틀에서벗어나는에너지를스스로느끼고이를예술적으로전개해보자고구체적으로격려한다.즉‘완고한법’으로부터‘일탈’이일어나는데,“이일탈을어떻게변호할것인가”라는논의를저자는데리다,들뢰즈,푸코,세축으로분담해설명한다.
현대사상은곧‘차이의철학’
데리다,들뢰즈,푸코가안내하는
개념,존재,사회의탈구축
“이책을한손에들고,데리다,들뢰즈저작을읽으면,놀랍도록그내용을이해하기쉽다.”
―후쿠오카사오리(준쿠도서점/타쓰카와타카시마야점),‘신서대상2023’대상수상평에서
현대사상은질서를가고정(이용어는데리다의세계관에서포착한지바마사야의개념이다)적인것으로간주하고,끊임없이일탈이일어나는여러요소가공존하는상태를고찰한다.이러한‘질서와일탈’의관계가곧저자에게는“이렇게하지않으면안된다”라는틀에서벗어날탈구축의아이디어를제공한다는점에서,“예술적으로산다는것은무엇인가”라는문제로발전한다.이책은프랑스현대사상에서‘차이의철학’을분명하게보여준대표자로자크데리다,질들뢰즈,미셸푸코를언급하며,세사람을중심으로‘탈구축’의세축을논한다.데리다는‘개념의탈구축’,들뢰즈는‘존재의탈구축’,푸코는‘사회의탈구축’으로,철학사에서오래논의되어온동일성(identity,아이덴티티)과차이(difference)의이항대립에서,차이를강조하고‘어긋남’과‘변화’를중요하게여기는현대사상의방침을논한다.나아가현대사상적인발상을더욱철저히해‘동일성과차이의이항대립도탈구축’하며,가고정적동일성과차이사이의율동적인왕래가현대사상의진정한묘미라는점을역설한다.즉,이항대립의어느한쪽으로갈라치지않고잡다한삶의방식을‘헤엄치게두는’애매함에,타자성을존중하는윤리와삶의진정한예술이있다는것이다.
“우선,이항대립의탈구축이라고하는데리다의논법에익숙해집시다.그것을모든존재로확대해“컵은컵,고양이는고양이,저사람은저사람,나는나”라는구별을넘어서,사물은역동적(dynamic)으로횡단적인연결을전개하고있다는들뢰즈적인비전으로향합니다.하지만동시에도처에무관계도있으며,모든것이연결되어헷갈려서‘엉망’이되어버리는것은아닙니다.소다수처럼거품이나는세계라는이미지.이것이존재의탈구축입니다.이로부터사회문제의구체성으로논의를옮겨갑니다.“저것은제대로된삶의방식이아니다,일탈이다”라며배제하는권력관계를먼저인식합니다.그리고그것은단순히강제되고있는것이아니라,사람들이스스로의불안으로부터무의식적으로만들어낸체제라고인식합니다.그로부터벗어나려는관리·통제사회비판이사회의탈구축입니다.”-본문(110쪽)에서
현대사상의핵심을들여다보는관점
현대사상의‘원류’에서‘사변적실재론’까지
“현대사상이걸치고있던갑옷을벗겨내고,거기에남는핵심[알맹이]만을전해준다.이런글을쓰려면상당한각오와실력이필요하다.”
―다나카마사토시(주코신서편집장),‘신서대상2023’대상수상평에서
이책은현대사상의핵심[알맹이]을들여다보는관점을제시한다.현대사상의‘원류’(니체,프로이트,마르크스),현대사상과‘정신분석’의관계(라캉,르장드르),포스트-포스트구조주의(21세기의현대사상경향,사변적실재론)를소개하며,현대사상을지엽적으로가아닌조망적으로또는심도있게파악할수있는다양한사상을논한다.
·현대사상의원류:니체,프로이트,마르크스
이항대립에서벗어나사물을보는법
“인간의사고는항상어둠을껴안게되었다”라는논의로지바마사야는현대사상원류를설명한다.사고에있어서사고를피하는것,즉이항대립에서벗어나사물을탈구축해보는것이넓은의미에서의‘하부구조’의발견이라는점을,참신한관점으로언급한다.‘하부구조(억압된무의식)’를넓은의미에서논한니체,프로이트와사회의경제적인성립을가리키는‘하부구조(원용어)’를논한마르크스를소개하며,저자는이들이현대사상의‘원류’라고밝힌다.
비이성을축복하는몸짓을철학사에서가장먼저분명히내놓은‘니체’,내안의무의식적인말과이미지의연쇄는내안의타자(다른것)라는‘프로이트’적무의식개념,무의식수준에머문자신의본래적힘(아나키하고디오니소스적인힘)을되찾고착취구조와는다른독자적질서를어떻게부여할것인가를논한‘마르크스’,이세사람이추구한것은다음과같다.“평균화된평평한사회를지향하는것이아니라울퉁불퉁해도어떻게든돌아가는사회”를지향하자는것.즉같은기준으로모두와경쟁하여성공해야한다는강박관념을떨치려면,자기자신의성립에서더거슬러올라가‘우연성’에가능성을열고,스스로의힘을되찾는다는실천적과제를수행해야한다는것이다.이것이“의식을높게갖는”방법,즉현대사상의탈질서적방향성임을저자는역설한다.
·정신분석과현대사상:라캉,르장드르
무한한비극을살것인가,유한한희극을살것인가?
저자는현대사상이정신분석을비판하지만,원래는정신분석에서영감을얻고있음을짚는다.정신분석은인간에대한정의를,한마디로다음과같이내리고있음을피력한다.“인간은과잉의동물이다.”과잉의(질서로부터의일탈하는)인간은본능대로사는것이아닌,‘욕동의가소성’을항상지닌다는점에서인간이행하는것은모두‘도착적’이라는셈이라고저자는해설한다.이것이바로정상과비정상,질서와일탈이라는이항대립을탈구축하는것이며,‘정상’이라고생각하는것도‘정상이라는일탈’‘정상이라는도착’이라는점을역설한다.
라캉은‘대상a’라는개념을통해인간이얼마나한정되고유한화(주체화)되었는지,르장드르는‘도그마인류학’을통해거세에의해질서가조립되는상황을설정한다.이는저자에의해다음과같이해석된다.“루틴작성으로의질서화”로인간은과잉의존재이며일탈로향하는충동도있지만,의례적으로자신을유한화함으로써안심하고‘쾌’를얻고있다는이중성이있다는논의가바로그것이다.그딜레마가바로‘인간드라마’인셈이며,외관상의대상a를찾으며성취하고난후환멸하는것을반복하는‘단수적’비극의인생을살것이아니라,인생을좀더‘복수적’으로만들어각자자율적인기쁨을인정하자는결론으로나아간다.
·현대사상‘읽는법’,현대사상‘만드는법’
타자의철학(레비나스)에서
포스트-포스트구조주의(말라부,메이야수,하먼,라뤼엘)까지
“현대사상의개략적이미지를그려내는데더해현대사상을읽기위한기술까지공개하고있어,멈추지않고입문그다음단계로나아갈용기를준다.”
―요네오카타쿠지쓰[닛판(일본최대출판도매상)],‘신서대상2023’대상수상평에서
이책을옮긴역자김상운(현대정치철학연구자)은“어렵기로악명이자자한데리다의논의를매우쉽고간명하게제시하면서도초보적인차원의논의에머물지않고제법까다로운논의를이해하기쉽게보여준다”라고극찬했다.이처럼이책의장점은제법까다로운논의를실생활과연결해이해해볼수있게해준다는것인데,그정점은부록의「현대사상읽기」와6장「현대사상을만드는방법」에있다.저자는‘현대사상텍스트’의세세한수사학이진입장벽이되는것을언급하며,철저하게장애물을낮추는방법론을제안한다.“①개념의이항대립을의식한다.②고유명사나토막지식같은것은무시하며읽고,필요하면나중에알아본다.③‘격조높은’수사학에휘둘리지않는다.④원전은프랑스어이기에서양언어라는점에서영어와비슷하다고생각하되문법구조를어느정도의식한다.”이네가지개념을토대로‘얇게덧칠하듯여러번읽는방법’을구체적으로설명한다.가장도움이되는지점은데리다,들뢰즈등의난해한문장을가져와어떻게읽어야할지케이스를나눠설명하는부분이다.
지바마사야는현대사상‘읽는법’에서나아가새로운현대사상‘만드는법’또한알려준다.기존의사상과신규성(차별화)을두는방식을분석해‘프랑스현대사상을만드는방법’을도식화한다.“①타자성의원칙,②초월론성의원칙,③극단화의원칙,④반상식의원칙”이그것이다.저자는레비나스의‘타자의철학’이대표적이라고언급한다.레비나스는기존의하이데거‘존재론’이지닌모종의위험성을고발하며,“철학사는타자의문제를배제해왔다,그래서타자쪽으로향하는철학을생각해야된다”라는입장으로‘존재하는것과는다른식으로’라는대담한키워드로그의사상을전개했다고분석한다.
21세기에들어선‘포스트-포스트구조주의’라고불리는최근철학의전개를설명하며,카트린말라부,퀑탱메이야수,그레이엄하먼,프랑수아라뤼엘을언급한다.이네사람이차별적으로제시한철학이지바마사야가분석한도식화에어떻게맞아떨어지는지를해설한다.저자의세밀한설명을통해독자는‘스스로현대사상적으로질문을던지기위한원리’를알게되고,더대담하게는‘새로운현대사상가가되기위한원리’에근접할수있다.지바마사야가자부했듯어디에도“이런형태로현대사상을설명하는입문서는따로없을것”이다.
이해하기쉽고,삶에적용할수있으며,
무엇보다도마음을위로하고격려하는『현대사상입문』
“겉도는지식이아니라신체적이고,구체적으로씹어사회와연결해현대사상을설명하고있다고평해주셔서기쁩니다.형식주의적설명은최대한자제하고,현대사상을연구해온25년간몸으로익힌것을썼습니다.”
―지바마사야,‘신서대상2023’대상수상소감중
저자가결국현대사상을통해독자에게보여주는것은,세계는“수수께끼의덩어리가아니라는점”이다.세계는무의식과우연성으로형성된“산재하는문제의장”으로,바닥없는‘늪같은깊이’가아닌‘다른깊이’가있으며,그것은“세속성의새로운깊이”라는것이다.지금여기에내재하는것의깊이이다.현대사상을알고세계를보면“근대적유한성에서보았을때와는상이한,다른종류의수수께끼를획득”할수있으며,그것은우리를“어둠속으로계속끌어들이는수수께끼가아닌,밝고맑은하늘의수수께끼,맑기때문에수수께끼”인세계로안내할것이라는점을역설한다.이책은이해하기쉬운문장으로,현대사상의개요에서현대사상의근저에흐르는철학의전반을단숨에파악할수있는장점이있다.물론현대사상의심연에도달해실생활에적용하고,“맑고밝은하늘의수수께끼”를알아가는몫은독자에게달려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