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 (아름다움은 인간을 구원하는가)

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 (아름다움은 인간을 구원하는가)

$24.00
Description
국내 러시아문학 최고 권위자가 연구한 도스토옙스키의 ‘미술평론’

★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한국러시아문학회 회장 · 고리키 세계문학연구소 학술위원 역임
★ 2002 러시아 문화예술 최고 훈장 푸시킨 메달 · 2017 조지아 대통령상 수상
러시아문학자 조주관 교수가 안내하는 도스토옙스키의 ‘구원의 미술관’

도스토옙스키가 꿰뚫어본 ‘인간 내면의 양면성’과 ‘예술적 진실’
‘미술평론가’로서의 도스토옙스키를 발견하다!

“예술작품을 창의성의 교재로 삼은 그의 문학은 그 자체로 거대한 미술관(美術館)인 셈이다.”
- 작가의 말에서

국내 러시아문학 최고 권위자 조주관 교수의 저서 『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반세기가량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에 경도되어 살아온 저자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도스토옙스키의 ‘미술평론’과 독자적인 ‘미술관(美術觀)’을 깊이 탐구한 책이다. 당대 미술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도스토옙스키는 시각예술의 전문가로서 자기만의 해석과 평론을 『작가 일기』에 기록해놓았다. 이 일기에는 마음의 고통으로 방황하던 시기에 미술 관람을 통해 치유받은 일화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일기뿐 아니라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에도 화가와 작품명이 자주 등장한다. 도스토옙스키는 ‘예술을 모르면 인생이 외로워진다’고 생각했기에 여행 때마다 유명한 미술관을 찾아다녔고, 예술작품에 심취해 있는 순간에 커다란 행복을 느꼈다. 그는 미술관을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표현하며, 미술관에서 자주 황홀경에 휩싸였고 이러한 경험은 소설을 창작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렇듯 그가 감명받은 미술작품은 세 가지 형태로 남아 있다. 첫째는 『작가 일기』와 『도스토옙스키 아내의 회고록』에 남은 기록, 둘째는 소설에 실제로 언급된 작품명, 셋째는 ‘미술평론’에서 논한 그림들이다. 『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은 조주관 교수가 도스토옙스키가 남긴 세 가지 형태의 기록물을 면밀히 연구해 ‘그만이 가진 아름다움에 대한 탁월한 안목’, 즉 도스토옙스키의 미술관(美術觀)을 밝혀내는 첫 시도이다.
조주관 교수는 단순히 도스토옙스키의 미술작품 취향을 밝히는 데서 나아가, 특정 화가들을 작중인물의 창조에 ‘회화적 상상력’으로 활용한 기저를 분석함과 동시에, ‘인간 내면의 양면성(성과 속, 미와 추, 생과 사)’을 첨예하게 드러내는 도구로서 혹은 도스토옙스키가 꿰뚫어본 ‘예술적 진실’로서 미술이 어떤 형태로 그의 문학작품에 풍부한 자양분이 되어주었는지를 해부하듯 낱낱이 탐구한다.
저자는 이 작업을 위해 『백치』『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죄와벌』『악령』『지하로부터의 수기』『미성년』『폴준코프』등의 소설을 ‘시각예술적 관점’의 독법으로 새롭게 번역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들어 있는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작품은 이전에 읽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감수성으로 다가간다. 미술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전에는 스쳐 지나갔던 ‘도스토옙스키의 디테일’을 새롭게 발견하기를 원한다면, 그로써 ‘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확인하고 싶다면 이 책이 특별한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

조주관

서로(書露)조주관
미국오하이오주립대학교슬라브어문학과대학원에서석·박사학위를받았고,현재연세대학교노어노문학과명예교수이다.한국러시아문학회회장과고리키세계문학연구소학술위원을지냈다.러시아정부로부터푸시킨메달을,조지아대통령에게서상과명예훈장을받았다.
『도스토옙스키가사랑한그림들』은반세기가량도스토옙스키의문학에경도되어살아온저자가그동안잘알려지지않은도스토옙스키의미술평론과독자적인미술관(美術觀)을깊이탐구한저작이다.이책에소개된미술작품들을통해도스토옙스키의미술경험을함께나눈다면,도스토옙스키의문학작품에대한이해의지평이확장될것이다.

목차

작가의말|‘인간이만든가장아름다운곳’을도스토옙스키와여행하다
프롤로그|도스토옙스키의소설은미술문화의체험공간이다

1부성과속

01아이는어른의아버지
무리요〈성스러운가족〉〈아기천사들과성모〉〈아기를안은성모〉
+『백치』『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02고통을관리하는예술,도스토옙스키소설의문법
카라치〈가시관을쓴그리스도〉
+『백치』『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03모든위대한행복은고난에서탄생한다
렘브란트〈돌아온탕자〉〈렘브란트와아내사스키아〉〈라자루스의부활〉〈세개의십자가〉
+도스토옙스키가사용한렘브란트식명암법
04참회하는사람의아름다움
바토니〈회개하는막달라마리아〉
+『미성년』『죄와벌』『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폴준코프』
05말의힘과돈의힘을그리다
티치아노〈공전〉
+『도박꾼』『백치』『죄와벌』『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06창작의순간을포착하다
페로프〈도스토옙스키의초상화〉〈트로이카〉〈휴식을취하는사냥꾼〉
+『작가일기』『회고록』
07상승을지향하는인간은아름답다
쿠인지〈발라암섬의풍경〉〈자작나무숲〉
+『작가일기』

2부미와추

08모든사람을비추는‘빛의기적’
코레조〈거룩한밤〉
+『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09아름다움을두려워하라
루벤스〈파리스의심판〉
+『여름인상에대한겨울메모』『백치』『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10아름다움이세상을구원하리라
라파엘로〈의자에앉은성모〉〈성세실리아〉〈시스티나의마돈나〉
+『백치』『악령』『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회고록』
11시대를세발짝앞서가면예술이된다
반다이크〈찰스1세의기마상〉
+『백치』『죄와벌』『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12도스토옙스키가마주한‘푼크툼’의순간
홀바인〈무덤속그리스도의시신〉
+『백치』『회고록』
13아는만큼보인다
게〈최후의만찬〉〈진리란무엇인가〉
+『작가일기』『지하로부터의수기』『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3부생과사

14죽음의얼굴을상상하다
프리스〈세례자요한의참수〉
+『백치』『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15유토피아의환상과허무
로랭〈아키스와갈라테이아〉
+「우스운인간의꿈」『악령』『죄와벌』
16한겨울의쇠사슬,고통에대한기억
야코비〈죄수들의휴식〉
+『죽음의집의기록』
17인간의내면을성찰하다
크람스코이〈관조자〉〈깊은슬픔〉
+『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회고록』
18영혼의창조력이소설로부활하다
브률로프〈폼페이최후의날〉〈N.V.쿠콜니크의초상화〉
+『악령』
19조국의현실에분노하다
레핀〈볼가강의배끄는인부들〉
+『작가일기』
20현실과민중을꿰뚫어본인텔리겐치아
마콥스키〈나이팅게일노래를사랑하는사람들〉〈성가대〉〈못들어가〉
+『작가일기』『죄와벌』

에필로그|‘보지못하는세계’를‘보는’눈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성과속,미와추,생과사의사이에서
끊임없이고뇌를체화한도스토옙스키의통찰

★도스토옙스키가사랑한그림51점,직접그린드로잉4점으로만나는
‘천재적시각의작가’도스토옙스키의디테일
★도스토옙스키의최고전문가조주관교수가연구한
‘도상해석학적관점’으로연구한도스토옙스키의문학작품

도스토옙스키는화가들의그림을보고떠오른생각을마음에새겨두었다가글로풀어냈다.조주관교수는“예술작품을창의성의교재로삼은도스토옙스키의문학은그자체로거대한미술관(美術館)인셈이다”라고역설하며,미술이상상력의보고임을알았던도스토옙스키는묘사하기까다로운작중인물들의형상이나감정등을그림을통해표현했다는점을다음의사례들을논거로들며밝힌다.
‘아름다움에깃든성스러움’은라파엘로의〈시스티나의마돈나〉〈성세실리아〉와같은여성에게서찾았으며,‘참회하는사람들의얼굴’은바토니의〈회개하는막달라마리아〉를통해상상했고,『백치』의나스타샤가상상한그림은무리요가그린〈성스러운가족〉일것이라유추하며,‘어떤상념도생각도없으며그저관조만이있는『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의스메르자코프’는크람스코이의〈관조자〉를근거로묘사했다는것이다.
이렇듯『도스토옙스키가사랑한그림들』은도스토옙스키가작중인물을어떻게구체화했는지를미술작품과문학작품을대조해보는즐거움을전달함과동시에,도스토옙스키의최고전문가인조주관교수만이제시할수있는참신한‘도상해석학적관점’또한제공하며,도스토옙스키의디테일에한발더다가가게되는계기를마련한다.
책에는도스토옙스키가사랑하거나비판하며언급한미술작품51점이고해상도로시원하게담겨있다.또한도스토옙스키는종종글을쓰다말고원고지에작중인물을직접스케치하기도했는데,『미성년』초고의돌고루키,『죄와벌』초고의소냐와라스콜니코프등도스토옙스키의필체와드로잉을감상할수있는스케치4점또한함께담았다.그림에대한도스토옙스키의지대한관심과정연한필세를엿볼수있는또하나의흥미요소가될것이다.
책의구성은도스토옙스키가전생애에걸쳐천착한주제인‘인간내면의양면성’을기준으로,성과속,미와추,생과사로나누었다.1부(성과속)에서는무리요,카라치,렘브란트,바토니,티치아노,페로프,쿠인지의그림과‘상승을지향하는인간성’에대해,2부(미와추)에서는코레조,루벤스,라파엘로,반다이크,홀바인,게의그림과‘세상을구원하는아름다움’에대해,3부(생과사)에서는프리스,로랭,야코비,크람스코이,브률로프,레핀,마콥스키의그림을통해‘죽음의얼굴’을다룬다.
3부에걸쳐도스토옙스키가언급한미술작품을찬찬히둘러보면,‘천재적인시각의작가’라고도불렸던도스토옙스키의새로운면모를발견할것이다.무엇이든시각적으로형상화하기를좋아했던작가이기도했지만‘보지못하는세계’를‘보는’눈의소유자로서,고통에가득찬인간의삶을어떤관점으로응시했는가에대한깊은통찰을만나게된다.

아름다움은인간을구원하는가
도스토옙스키가‘고통’을고유의‘예술’로승화시킨방법론
영혼을인도하는상징적지표로서의미술작품

“고통을거치지않고는행복을알수없다.
황금이불로정제되는것처럼이상도고통을거침으로써순화되는것이다.”-도스토옙스키

도스토옙스키의소설은온갖종류의고통받는인물로가득찬백과사전이다.그의소설에서어둠은인간의고통을상징하고,빛은구원을상징한다.‘아름다운색은빛의고통’으로이루어진다는사실을잘알고있는도스토옙스키는“고통없이는구원도없다”라고강조했다.그가강조한‘고통을통한구원’이라는메시지를조주관교수는결국‘빛과어둠의변증법’에대한상징적해석이라평하며,도스토옙스키의미술평론에대한연구에더해“도스토옙스키가어떻게고통을자기고유의예술로승화시켰는가”를연구한다.
이탐구에는렘브란트,홀바인과같은작가가언급된다.렘브란트와도스토옙스키는빛과어둠을이용한‘명암법’으로인간영혼의심연에천착했다.렘브란트의〈돌아온탕자〉는주제뿐만아니라명암법이라는표현기법에서도도스토옙스키에게큰영향을주었다.빛과어둠을이용해등장하는모든인물의영혼의심층까지표현하는이그림은,두작가의‘대화적상상력’이발현되어도스토옙스키의문학작품에깊이를더했다는점을저자는짚어낸다.빛도어둠이없이는그가치가없다는것을,어둠을통해서만이의미를발하는빛의역설을통해‘고통’을재해석했다는것이다.
또한『백치』에서도스토옙스키는홀바인을여러번언급하며,그의그림을언어로재현하고자했다고해설한다.그부단한노력으로도스토옙스키는‘에크프라시스(시각적표현의언어적재현)’의전문가로서,보는사람의‘영혼을고통스럽게만드는예술의힘’을이해한소설가라고평가받을수있었음을강조한다.도스토옙스키는바젤미술관에소장되어있는홀바인의그림〈무덤속그리스도의시신〉에압도당해겁에질린듯한표정으로한참동안서서감상했다고한다.참혹한고통을당한뒤썩도록방치된예수그리스도의시신을형상화한이그림을,도스토옙스키는그리스도가가장무서운고통에처해있을때에도‘아름다움을반영하려고고심’하는인간시각의불완전성을반어적으로표현한것이라하며,마음을흥분시키는‘영감의원천’으로소개한다.당시평론가들은이그림이천박하다며혹평했지만,도스토옙스키만은그리스도의망가진육신을통해반어적으로영혼의생생함을표현한것이라하며어떤편견이나고정관념에도물들지않은자기만의시각으로작품을보았다.나아가그의시선으로『백치』를통해작품을예술화한다.
조주관교수는아름다움과동시에고통을,인간의탐욕과동시에신앙심의문제를심층적으로다루었던도스토옙스키의문학작품을두고그에게미술은순수한미적즐거움이아니라“영혼을인도해주는상징적지표로서역할했을것”이라고평한다.화가는회화라는예술장르를통해자신의사상을상징적으로표현하고,도스토옙스키는에크프라시스를통해시각텍스트를언어텍스트로재현한다.
『도스토옙스키가사랑한그림들』에는‘침묵의언어’인미술작품을도스토옙스키가자기만의서사적언어로어떻게재현해냈는지를탐구하는스무가지틀(화가스무명에대한도스토옙스키의평론과미술작품과문학작품간의연계를분석하는틀)을제공하며,진정한‘예술적시각화의대가’임을도스토옙스키의일기와‘미술평론’등풍성한기록물을근거로섬세하게입증해낸다.
이를통해우리는헤세가“삶전체가화끈거리는상처라고느낄때우리는도스토옙스키를읽어야만한다”라고역설한것처럼,도스토옙스키가인간의고통을어디까지시험했는지를면밀히살피며,고통을통해순화되는‘이상’에대해고찰하는값진시간을가질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