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인, 소명에 따르다 (양장본 Hardcover)

시대인, 소명에 따르다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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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계사와 민족사에서 일어난 전대미문의 격랑을 헤가르며
시대적 소명에 부응하며 살아온 시대인,
소설 같은 삶을 이어온 전설적 인물, 정수일의 회고록

“나는 오로지 시대의 소명만을 따라 살아온 한 시대인일 뿐이다.”
88년 일생 전반을 조국 통일의 소명을 품고 문명사 연구에 매진했던 ‘민족주의자’이자, 28년간 종횡 세계 일주를 수행한 ‘코즈모폴리턴’, 정수일의 회고록 『시대인, 소명에 따르다』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저자의 인생에는 이상야릇한 흥밋거리와 격변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조영물이 수두룩이 널려 있어, 개인 일생의 기록을 넘어 한국사와 세계사가 조우하는 웅장하고 감동적인 장면들이 펼쳐진다.
세간의 풍문을 포함해 저자의 인생 처세에 관한 언설은 다채롭다. 중국의 첫 국비유학생(카이로대학), 유망한 외교관,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었으나 후회 없이 단념한 사람, 가족을 뒤로하고 민족 통일의 광야에 나선 통일 역군, 당당한 민족주의자, 상반된 두 사회제도하에서 살아본 ‘이색인(異色人)’, 6개국 국적으로 세계를 누빈 다국적자, 음지와 양지를 넘나든 ‘이중인(二重人)’, 남북한에서 대학교수를 지낸 사람, 박사학위와 교수직 피탈자, 이산의 한 맺힌 실향민, 분단 시대의 ‘불우한 천재 학자’, 극형의 사지에서 구출된 행운아, 세계의 변혁을 꿈꿔온 변혁가, 가족 열두 명의 경조사에 한 번도 참석하지 못한 불초불성자, 종횡 세계 일주를 수행한 세계주의자, 제3대 세계실크로드학회 회장을 지낸 실크로드학의 학문적 정립자, 다중어자(폴리글롯), 세계 4대 여행기 중 3대 여행기의 한글본 역주자(이븐 바투타, 혜초, 오도릭), 심지어 베이징대학 팀 축구선수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왔다.
저자는 미수를 맞은 이 시점에 인생을 돌아보며, 삶의 실타래를 한 오리로 엮어내는 ‘주제어’를 떠올렸다. 그 주제어는 바로 ‘시대의 소명에 따름’이라는 화두다. 저자는 20~21세기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한 ‘시대인’으로, 그저 소정된 시대의 피조물로 소명에 따라 뚜벅뚜벅 할 일을 좇아 걸어왔을 뿐이라고 회고한다.
“어떤 이는 나더러 ‘경계인’이니 ‘통일인’이라고 하는데, 두루뭉술한 ‘경계인’도 아니고 통일을 아직 이루지 못했는데 ‘통일인’이라 불리는 것은 가당치 않다”라고 역설하며, 일찍이 ‘시대의 소명에 따라 지성의 양식으로 겨레에 헌신한다’를 한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세계사와 민족사를 통틀어 보기 드문 난세와 격동으로 점철된 시대를 살아온 ‘시대인’임을 고백한다.
『시대인, 소명에 따르다』에는 무수한 시대의 질곡 속에서 각인각설 다양한 정체성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저자의 인생 역정이 담겨 있고, 그의 인생관, 세계관, 자연관, 학문관, 도덕관이 허심한 어조로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저자의 ‘통일관’과 ‘민족관’ 또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역작으로서, 한국 근현대사의 귀중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 정수일의 학문적 업적에 대한 찬사
“분단 시대 비운의 천재 학자” -《뉴욕타임스》
“소설보다 더 멋진 인생을 살아온 전설적 인물” -《바이두》
“세계의 석학! 문명교류학의 길을 연 위대한 사상가” -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 계간《창작과비평》편집인)
“그는 자유인, 세계인이다. 국경에 갇혀 있는 사람이 아니다” - 김훈(소설가)
“그의 학문적 재능을 이데올로기의 희생물로 사장시켰다면, 이 같은 성과는 없었을 것”
- 이희수(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 교수)
“명철한 민족론, 가뭄 끝에 내린 단비” - 김진환(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편견과 오해에서 벗어난 실사구시에 기초한 통일담론의 정초자” - 정창현(평화경제연구소 소장)
저자

정수일

중국옌볜에서태어나옌볜고급중학교와베이징대학동방학부를졸업했다.카이로대학인문학부를중국의국비유학생으로수학했고중국외교부및모로코주재중국대사관에서근무했다.평양국제관계대학및평양외국어대학동방학부교수를지내고,튀니지대학사회경제연구소연구원및말레이대학이슬람아카데미교수로있었다.단국대대학원사학과박사과정을수료하고,동대학사학과교수로있었다.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5년간복역하고2000년출소했다.현재사단법인한국문명교류연구소소장으로,문명교류학의세계적권위자로서연구에전념하고있다.
저서로『신라·서역교류사』『세계속의동과서』『기초아랍어』『실크로드학』『고대문명교류사』『문명의루트실크로드』『문명교류사연구』『이슬람문명』『소걸음으로천리를가다』『한국속의세계』(상·하)『실크로드문명기행:오아시스로편』『문명담론과문명교류』『실크로드사전』(한글·영어)『실크로드도록』(육로·해로·초원로편)『민족론과통일담론』『우리안의실크로드』등이책『시대인,소명에따르다:정수일회고록』을포함해29종36권,역주서는『이븐바투타여행기』(전2권)『중국으로가는길』『혜초의왕오천축국전』『오도릭의동방기행』등4종5권으로총33종41권의저서및역주서가있다.

정수일어록

ㆍ‘다민족’과‘다문화’는각이한민족들의정체성이존중될때만이비로소시대정신이될수있다.
ㆍ‘세계사적시대’‘민족사적시대’는층위적개념이아니라시공을초월한상호보완적이며평행적인개념이다.
ㆍ‘일체성’이야말로미래의인류를다같이공생공영할수있게하는역사의원초적뿌리이며밑거름이다.
ㆍ나는나의학문관을아위중,술이작,천일정의세기둥으로받쳐세우고그실천에일로매진했다.
-아위중(我為重):우리의것이중요하다
-술이작(述而作):선인의것을서술할뿐만아니라,새것을창작하다
-천일정(穿一井):한우물을깊이파다
ㆍ인류가염원하는‘보편문명’은결코어떤특정집단에의해서만성취되지않으며,그누구의전유물로전락될수도없다.
ㆍ‘보편문명’은오로지서로의부정이아닌긍정,상극이아닌상생속에서문명간의부단한상부상조적교류를통해서만실현가능하다.
ㆍ‘문명의교류’는인류가공생공영하는이상사회로가는첩경이다.

목차

시작하며분단의아픈시대를살아온한시대인이오롯이남기는글4

서장시대적소명과시대인15
청년기,민족통일의꿈을품다17
장ㆍ노년기,겨레헌신을위해학문의뜻을펼치다28

1장유랑화전민의아들로나고자라다35
알아낸뿌리,‘본’37|천년고토를떠난유민44
우리집‘가족사사전’에없는표제어들56|3업을겸직했던조강지처를기리며75
더부살이티없는완벽한조선인유민사회82|모래판에서‘천자문’을익히다87
일제의식민지동화교육에시달리다94|동트기전의칠칠암야107
천지개벽의광복을맞다113|지능에서일어난‘돌연변이’122

2장개천에서만리장천비상하다133
새벽길열어준정든요람,옌볜고급중학교135
개화의싹을틔운요람의터전,룽징142|‘선구자’적기상으로영혼을일깨우다149
나를돌아보게한빛바랜학적부160|분에넘치는시골내기의베이징행170
인생도약의뜀틀이되어준모교,베이징대학182
시대의학문적소명에부응하다191
지덕체를겸비한인간형‘삼호’200|스승지셴린선생을기리며211
조국헌신은지고의위업216

3장문명의요람에서세태에눈뜨다225
유학,두수반이공들인합작품227|나일강문명에서잉태된모교,카이로대학237
나세르가새롭게모색한‘혁명철학’243|반가운겨레붙이와의뜻깊은만남246
아랍의세계적대여행가이븐바투타250|모로코,내인생의변곡점264
개가짖어대도대상은전진한다267

4장통일성업의광야에서다279
‘잔류’와‘환국’의곡직평가는역사의몫281|교육일선에서청춘을불태우다286
통일성업으로의마음을더욱가다듬다293
구절양장10년을에돌아통일광야에서다300
민족사의복원,충사민족이휘기사306|고전은‘앎의샘’이고‘삶의거울’320
맥빠진민족론의재생적담론327|민족주의역기능론과폐기론333
민족주의정립불가론의허구성342|민족주의는통일담론의철학적기조349
반통일적‘분족론’의부당성363|통일의편익과‘진화통일론’372

5장후반생을설계한영어의5년381
옥중좌우명,수류화개383|감옥은인성도야의도량389
옥사는격폐된‘학문의산실’392|한고와삼궤고398

6장옥중에서구사한학문연구총람405
나의학문관409|문명교류의통로,실크로드414
『실크로드사전』,미증유의문명교류사전425
실크로드현장을사진으로집대성한3대도록433
문명의교류,이상사회로가는첩경438|불화만을부채질하는‘문명충돌론’448
이슬람의바른이해457

7장후반생의문턱을넘다473
산사람입에거미줄치랴475|지인들의후의로후반생의문턱을넘다479
앎의목마름을풀어준‘거시기산악회’486|아내의지성어린묵묵헌신495

8장종횡세계일주의꿈을이루다501
종횡세계일주와‘세계일화’503|문명의요람아프리카510
문명의보고라틴아메리카의정체성과그문명513
모자이크식유럽문명519|아시아문명의관용적공존524

마치며여명을잉태한낙조에한생을고이묻고훨훨떠나련다530
고마웠던세월에남긴몇가지족적531
고마움을채갚지못한아쉬움549

색인560
정수일약력569
정수일저서및역주서목록570

출판사 서평

민족통일의광야에선문명교류학의세계적권위자,
분단의아픈시대를살아온한시대인이오롯이남기는글

“나는내운명을‘비운’이라고생각해본적도없었다.
그저분단시대의소명에부응하는사명인(使命人)으로만살고싶었다.”

『시대인,소명에따르다』는저자가구십평생겪은복잡다기한인생의여정과시대적배경,인생관의총체가9장61절로엮여있다.저자의전반부인생60년(1934~1995)은족보로부터가족사,식민사회망국의화전민으로서보낸유년기의삶,괄목할만한청소년기의학업성취,외교일선에서의활동,남북한대학교수생활등이포함돼스펙트럼이넓고다양하게묘사되어있고,옥살이의과도생(1996~2000)을거쳐후반생(2001~현재)에이르는30여년은여러가지제약속에오로지학문연구에삶의초점을맞추어,평생을천착한‘민족론’의당위성과인류의숙명적생존전략인‘문명교류학’을확신하게된학자로서의삶이서술되어있다.
이책은또한저자의‘세계일체(世界一体)’‘사해일가(四海一家)’철학관을실재로서증명하는탐험사를처처에담았다.동서남북을가로세로로누빈28년간의종횡세계일주의일화를포함해,앞표지를넘겨면지를펼치면저자가지나온실로방대한〈세계일주노정도〉가그려져있다.제1기-이집트유학생활3년(1955.12.~1958.8.),제2기-모로코주재중국대사관근무및알제리전쟁간여4년(1959.1.~1963.3.),제3기-북한에서의통일광야로의길을모색하기위한남한진출준비9년(1974.3.~1983.3.),제4기-남한에서의실크로드집중탐사12년(2006.7.~2018.7.),이렇게총28년이소요된노정은저자의시야의지평을무한대로넓힌기제인한편,저자의확고해진세계관을증명하는결과물이기도하다.저자는이여정을‘문명교류학’이라는새로운학문을개척하는방향타로삼고,‘시대의학문적소명’에따른목마름을해소했다.
저자의인생에서는두번의결정적변곡점이있었다.그동인은모두‘통일역군’을자처하며한생을불사르려는신념과의지에서비롯된것이었다.첫번째변곡점은중국외교관으로있다가양양한전도를뒤로하고민족통일성업에헌신하겠다는이유를내세워정정당당하게‘북한으로환국’한것이며,두번째변곡점도역시통일성업의광야에솔선하겠다는포부를안고‘북한에서남한으로진출’한것이다.
이렇듯저자의전반생은민족통일을위해헌신할구상을무르익히고두번의변곡점이증명하는‘실천의삶’이었고,후반생은겨레헌신을위해학문의뜻을펼치며민족공동체,통일문제에관한집요하고도엄밀한분석과동시에문명교류사연구를필생의과녁으로삼으며,‘학문적천착’에잠심몰두한삶이었음을회고한다.

망국의유랑민후예,카이로대학유학,중국외교부활동,알제리해방전쟁의체험…
압제당하는민족들의비운을함께한‘시대인’의길

정수일은1934년옌볜의명천촌에서출생해,망국의유랑민후예로이역인중국에서일제가강요한식민지노예교육을받던유년기를지냈다(1934~1944).낯설기만한일본어로마지못해공부를하다보니성적은내내중위권을맴돌았다.그러다가맞은광복이라는엄청난시대적변혁은저자에게도터닝포인트가된다.저자는광복후2년간의공부는광복전5년간의공부를상쇄할만큼,그자신도의아할정도로학업성취가판이해졌다고기록한다.

“광복이란실로엄청난시대적변혁으로서부지불식간에일상을360도로바꿔놓았다.일제강점기에작고허름한소학교밖에없던백두산자락의심산유곡에도학교가생겼다.지역유지들이중의를모아조선족자치초급중학교인광동중학교(光東中学校)를세워고작소학교밖에못나왔던시골내기들에게중등공부를이어갈수있게한것이다.광복과더불어어디서퍼올린열정인지는딱히알수없으나공부가마냥즐겁고흥겨웠다.”

1947년수석으로광동중학교에입학해3년간선두자리를늘지켰으며,옌볜의유일한고등중학교인옌볜고급중학교에입학했다.‘시대상’과더불어‘세계상’에관해서도눈뜨기시작했다.세계는서로어울리고소통하는하나의공동체라는‘세계일체’라는대동의식이광복을분수령으로해서소년기,12세부터싹텄다(1945~1949).이는대학시절문명교류,역사,민족이라는인문학탐구에경도하게된동기가되었다.비록이역옌볜이유랑하다정착한고향이지만조선족으로서저자는한민족의당당한구성원이라는자부심을한시도잊은적이없었음을술회한다.

“시대적소명관측면에서보면,이과정에서중국의소수민족일원으로서사회주의적중국이내게부과한시대적소명을깨닫기시작했다.그러면서이과정은훗날외국유학과외교부에서의봉직,알제리전장에서의체험그리고사상초유의세계적진영논리의탐구등다원적인현장활동과실천및경험을통해20세기의격동하는한시대를살아가는지성인,사명인,시대인으로서의보다확장된시대적소명관을갖게되는과정으로자연스럽게이어졌다.”

옌볜고급중학교졸업후(1950~1952),신중국건립후첫국가적통일시험에합격해베이징대학동방학부에진학해전액장학금을받으며학업에몰두하는청년기를보냈다.대학입학때부터미래의외교관양성대상으로지목되어외교부에소환될때까지줄곧당국의자질검증을받았고(1953~1955),대학4년째중국국비유학생제1호로선발되어카이로대학인문학부에3년간유학했으며(1956~1958),이어외교부서아시아-아프리카사연구관으로의업무수행및알제리전쟁터에파견되어모로코주재중국대사관에서생사를넘나들며독립투쟁나라들과연대했다(1959~1963).

“(외교부연구관으로임명되어)유익한시간을보낸지1년반이되던어느날,예단했던대로외교일선에소환되었다.‘예단했던대로’라기보다‘소원했던대로’가더적절한표현같다.왜냐하면,병역경력이전무한서생으로서나는언젠가는포화속을누비면서자신을전사의기질로담금질하고싶었으며,또한그러한현장에서압제당하는민족들의비운을함께체험하면서,그들을위해헌신하는것이이시대를살아가는참된세계인이라는신념을세워나가고싶었기때문이다.”

정수일은알제리전선에서생사를넘나들며대사관을거점으로아프리카나라들,특히독립투쟁을전개하고있는나라들과의광범위한연대활동을통해20세기를살아가는한시대인으로서갖춰야할국제주의적면모를체질화하는전기를마련한것으로회고한다.

북한으로의환국,남한으로의진출,정치범으로의낙인…
시대의비장한격동속파란의삶
한국근현대사,북간도유민사,중국사,이슬람사,실크로드사,문명교류사에길이남을인물

알제리해방전쟁의정화는저자의시대적소명의식에전환을일으켰다.그것은바로‘민족사적소명’의절박성에대한확신으로,저자가삶에서‘담대한변곡점’이라일컫는환국에영향을미친다.총리저우언라이,외교부장천이의신임을한몸에받고있던그의환국문제는설전과논쟁으로까지이어졌고,결국저자의집요한설득끝에최후결재를얻어혈혈단신북한으로귀환하게된다(1963).그때그의나이29세였다.

“오로지민족적분단을극복하고통일의성업을이루는데이바지하겠다는것이변곡점의확고한변이었다.그렇지만나와중국측은이변의이념적바탕에관해진정한민족주의인가아니면협애한민족주의인가를놓고맞장을뜨지않을수없었다.당시많은사람들은‘계란으로바위치기’니승산없는짓을아예그만두라고선의의권유를했다.
그렇지만나는일찍부터민족문제에관심을갖고동서고금의방대한민족문제관련서적들을닥치는대로섭렵한데다가,외교일선에서진정한민족주의의정체를터득했기때문에당당히맞장을떴으며,‘계란’이아니라굳을대로굳은돌덩이로‘바위’와부딪혔다.”

오매불망그리던조국의품에안겼지만그조국은반으로갈라져등지고살아가는치욕의분단국이었다.많은할일가운데주저없이첫째도,둘째도,셋째도‘통일성업에헌신하는것’을천명으로택하고,통일이야말로온겨레의가장긴박한시대적소명임을확고한신념으로간직했다.
북한에서는평양국제관계대학및평양외국어대학동방학부의교수로대학의교육전선에서대외인재양성사업의사명을띠고12년을보냈으며(1963~1974),요동치는남북정세에따라숙원이던통일성업에뛰어들호기를잡고준비를하며북한뿐만아니라남한까지아우르는민족공동체에관한지식을온힘으로쌓아나갔다(1975~1979).튀니지대학사회경제연구소연구원(1980~1981),말레이대학이슬람아카데미교수(1982~1983)를지내고,1984년남한땅을밟게되었다.
저자는이과정에서헤어진할머니와부모님,형제들,조강지처,세딸들을그리며다음과같이기록했다.

“‘가까운시일내에평양에서만나자’는약속은이불효자에의해허공으로증발하고야말았다.그때로부터10여년이흘러몇년의시간차이를두고아버지(63세)와어머니(76세)는세상을떠나셨다.이러한비보는두분이고인이되신지30~40년후인2011년옌볜의옛집을찾아갔을때비로소알게되었다.장남으로임종조차지켜드리지못한불초,늦어도너무나늦게두분이고이잠드신묘단에참회의짙은피눈물이섞인술잔을올리며용서를빌었다.생전에어머니를모셨던형제들에게서들은이야기지만,어머니는만년에무슨환각에서인지늘사진틀에서내사진만을골라서몸에간직하고서는앞이탁트인뒷더거지(뒷동산)에올라내가금방올것이라고길만내려다보며하염없이기다리셨다고한다.
(……)처의사망비보에관해서는내가2016년옌볜에사는큰누이를찾아뵈었을때누이에게서듣게되었는데,기일을비롯해확실한사망경위에관해서는더이상들은바가없다.한평생고생만한조강지처,현모양처인그가이렇게허무하게세상을떠나다니…….일편단심통일의광장에서만날그날을기약하며모든것을참고견디며기다리겠다던당신,임종도지키지못하고,기일이언제인지도어디에묻혀있는지도모르는이부족하고매정한남편을저황천에서라도한번맘놓고크게질타해주오!
(……)나는지난해(2021)대한적십자사가주관하는이산가족상봉준비조처의일환으로,세딸의상봉에,애타는염원을담아혈액채취와‘영상편지보내기’행사에적극적으로동참했다.회고록을쓰고있는이시각까지도그결과가오리무중이지만,그어느때인가상봉의순간이오고야말리라는간절한기대만은버리지않고있다.”

그는민족분단의비운을하루속히가셔야한다는절박한소명에따라가족을뒤로하고민족통일의광야에나섰으나,한인간으로서는이산의한맺힌실향민이되어야했다.남한으로의진출을위해부득이위장신분인무함마드깐수(아랍인)로활동하던저자는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체포되어사형선고까지받게된다(1996).정수일은6개국국적자,12개국어능통자라는다양한정체성으로,음지와양지를넘나드는이중인으로살아왔다.그의역사는단지개인의회고록이아닌,대한민국의민족사,북간도유민사,중국사,이슬람사,실크로드사,문명교류사,세계사의한증거로길이남을것이다.

옥중학문의실천일로,아위중·술이작·천일정
“비바람에세상이난세가되어도……물은흐르고꽃은피네.”

예순이넘어‘시대적소명에따르는사명’의소행이일순범행으로단죄되어사형선고를받고수인생활을시작했을때,‘민족에대한학문적천착’에전력투구하여결실을이뤄냈다.‘민족론’과‘통일담론’의상보적개념인‘문명교류학’의기초학문인실크로드의학문적정립을굳건히세운것이다.저자는이를두고“후반생을설계한영어의5년”이었다고회고하며,〈옥중에서구사한학문연구총람도〉를표로붙여술회한다.(406-407쪽)
최종목표는‘문명교류학의학문적정립’으로옥중에서그얼개를구사하고,출옥후보완한표로서2020년까지의수행상황을회고록에담았다.기수23건(‘문명담론과문명교류’포함),수행중1건(‘중세문명교류사’),미수5건(‘근·현대문명교류사’포함)등총연구29건을망라했다.
저자의학문관은아위중(我為重,우리의것이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