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았으면 말이나 타고 다닐걸 : 난감하고 화나도 멈출 수 없는 운전의 맛

이럴 줄 알았으면 말이나 타고 다닐걸 : 난감하고 화나도 멈출 수 없는 운전의 맛

$16.00
Description
걸핏하면 ‘웬수’들을 만나기 십상인 도로 위에서도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고자 하는 너와 나의 이야기
오늘도 정글 같은 도로 위, 운전은 왜 해가지고
연령불문 공감 백배 주제로 펼쳐지는 운전의 희로애락

운전이란 무엇인가. 편리하고 유용하지만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으며 웃음이나 즐거움보다는 짜증과 분노가 앞서지만 그렇다고 하지 않을 수는 없는, 그런 행위에 가깝다. 무엇보다 도로는 이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가장 많이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저자 손화신은 8년 차 운전자이자 작가이다. 세 편의 단독 에세이를 출간했으며, 제6회(2019) 브런치북 대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홀로 운전을 터득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았지만, 도로 위에서 겪은 험한 일들에도 성격이 나빠지지는 않았다. 운전이란 원래 ‘웬수’들을 만나는 일임을 숙지한 지 오래이기에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고자 한다. 덕분에 여전히 운전을 사랑하며 차 안에서의 시간으로 위로받는다. 지금은 오마이뉴스 문화부 기자로도 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럴 줄 알았으면 말이나 타고 다닐걸》에는 지난 8년간 초보 시절부터 겪은 호의, 즐거움, 상처, 후회의 기록과 도로 위 인간관계에서 얻은 통찰이 담겨 있다. 운전 고수는 물론 아직 타인의 차에 동승한 경험뿐인 모든 예비 운전자에게 공감은 물론 교훈과 선견지명을 길러줄 만한 내용으로, 나아가 삶이라는 정글에서도 부드럽게 주행하고자 하는 심산으로 쓰인 누군가의 운전 이야기이다.

저자

손화신

퇴근길,꽉막힌올림픽대로에서두시간운전.가끔은이마저도‘오히려좋아’다.차안에서만가능한진공상태같은자기만의시간이내게는더없는위로다.
기자로일하며책상위에서받은스트레스를도로위에서풀고,그도로에서받은영감으로에세이를쓴다.그렇게쓴책이《쓸수록나는내가된다》《아이라는근사한태도로》《나를지키는말88》이다.
사고와고장의순간마다“말이나탈걸”을읊조리지만,차창밖풍경에금세또유쾌해진다.그만큼달리는기분을사랑한다.
지난8년간도로에서만난나의모든적들에게이책을바친다.운전이주는그모든희로애락을이야기하며우리,화해했으면싶다.

목차

프롤로그:우리는도로처럼연결돼있다

1장운전의기술
01핸들을잡다:정글에던져진차한대
02접촉사고를내다:선의는돌고돌아너에게로간다
03시험을치르다:말한마디라도예쁘게
04운전의본질:자기이동성이라는본능
05규칙을정하다:꾸준함의힘은어디서나통한다
06앞차를살펴보다:세상은반전이있어야유쾌하다
07장거리를달리다:멋모를때가제일용감한법
08숄더체크를하다:내주변엔언제나사각지대가있다
09카메라에찍히다:이미지나간일에대처하는마음의기술
10내비게이션을잘볼것:방향이더중요하다

2장자동차를다루다
11정비소에가다:사슴눈아저씨의사기
12자동차라는내밀한공간:자기만의방을갖는다는것
13오빠의낡은자동차:고쳐쓰는기쁨
14주차장이없다:삶의질은이렇게도향상될수있다
15중고차를고르다:선택이힘들때떠올려야할것
16세번째차를사다:확신의결정은언제나후회가없다
17좋은차를타면행복할까:최상의행복은어디로부터오는가
18대중교통의발견:차가없는홀가분함
19도로는새미래를열까:더큰세상을잇기위하여
20전기차의도래:미래가지금여기에와있다

3장도로위의사람들
21차에타자마자하는일:문잠그기
22운전면허학원수업:김여사의사례
23실전연습을하다:목숨걸어주는친구가곁에있다는것
24차를긁다:할말을다하지않으면후회가남는다
25무법자가되다:애매해도사과할줄아는사람이되기위하여
26자동차여행을하다:누군가를행복하게해줄때
27호의의운전:누군가의마음안으로운전하기
28도로위의눈물:이고속도로는누가만들었을까?
29직업으로서의운전:도로위에서먹고산다는것

4장길위에서
30기름을넣다:인생은3분후를예상할수없다
31여자는왜:드라마를보다가든생각
32경차를의식하다:자격지심은나를좀스럽게만든다
33비오는날의역주행:최악을대비하라
34사이드브레이크를걸다:실수를용납하지않으면강박이생긴다
35급정거를하다:사람도차도갑자기멈추기는힘들다
36스트레스없이운전하기:도로위진정한승자가되는법
37날씨와음악과계절:운전은종합예술이다
38경로이탈:예상에없던길로들어서는즐거움

에필로그:절반의선의로도로는굴러간다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타인의호의없이살아갈수있는사람은없다”라는비트겐슈타인의말은내가슴속에오래도록박혀머물러있다.타인의호의,나는이것이야말로세상을돌아가게하는정교하고완전한시스템이자톱니바퀴라고생각한다.
---「프롤로그_우리는도로처럼연결돼있다」중에서

“도로를한마디로표현하면요,정글이에요,정글.”정글은약육강식이잖아요.조금만어설프면잡아먹혀요.안봐줍니다.강사님의조언은현실적이어서살벌했다.나는물었다.그러면이기적으로운전해야겠네요.그런데,그런건또아니란다.바르게운전해야죠.정글에서살아남는방법은날렵하게운전하는것도,이기적으로운전하는것도아니에요.기본에충실하게,교통법규잘지키고,양보해가면서,출발할때도멈출때도차선을바꿀때도커브를돌때도부드럽게운전하는게결국은정글에서가장오래살아남는생존자가되는길입니다.
---「01핸들을잡다」중에서

그렇게차정비에관하여하나를배웠다.웬만해선공식서비스센터에갈것,한군데이상에서견적을받아볼것.그러나사실,그보다더귀한것을배웠단걸인정하지않을수없다.사슴눈을하고도거짓을말할수있다는것.그런존재가사람이고,그런것이어쩔수없는직업인의딜레마라는것.나는사슴눈아저씨가악인이라고생각하진않는다.내가착해서가아니라,그곳의직원이었다면나도그랬을것같아서다.그는그저자신의일을했을뿐.그래도,45만원은너무심했다.내인생의한순간에사기의신이날비껴간것에감사드릴뿐이다.
---「11정비소에가다」중에서

드디어운전연습을하기로한날,친구는생색을내고또냈다.내가지금하려는일은“목숨을내건일”이라며,목숨걸고도와주는친구가있다는건얼마나너에게복된일인지혹시알고있느냐고물어댔다.나는최대한그의비위를맞춰가며,그러게참으로복된일이다,이런친절을베풀어주어몸둘바를모르겠다고공손히답했다.의외로친구는역정한번내지않고나를지도해줬다.물론한숨은좀쉰것같다만.

(…)재밌는건,그때는미처몰랐는데친구의말이하나도틀린게없었다는점이다.1~2년초보운전자로서운전을하며죽을고비를몇번이나넘기고나서야비로소나는알았다.초보운전자옆에동석한다는건참된우정이아니고서야불가능한일임을.목숨을걸고도와주는거라던친구의말은결코과장된게아니란것을.친구에게그때돼지고기가아닌한우를사줬어야했음을.
---「23실전연습을하다」중에서

지금까지친구를조수석에태우고서연습을했다면,이제는그다음단계로혼자서차를몰고도로에나가야하는큰산을마주하고있을때였다.아는동생에게전화로“혼자차를몰고나갈생각을하니너무무섭다”라고말했고,동생은잠깐뜸을들이더니,“언니”하고진지하게나를불렀다.그러고는자기가딱한마디를할테니잘들어보라고했다.
“잘생각해봐,언니.운전은‘원래’혼자서하는거야.운전석은1인석이잖아.”
이토록강력한말은또오랜만이었다.동생의그말을듣는순간이성적으로백퍼센트납득이됐다.그래,어차피핸들은두명이서잡는게아니잖아?옆에누군가가있든없든운전석을운영하는건언제나나혼자다.그러니혼자도로에나선다고겁먹을필요가없는것아닐까.
---「23실전연습을하다」중에서

내가한짓은,그러니까,무려역주행이었다.(…)죽이되든밥이되든나는후진을감행했다.트럭뒤에따라오던차들은영문을모른채줄지어대기중이었고,그렇게많은이들에게민폐를주면서나는홀로도로가운데서고군분투했다.비는여전히세차게퍼부었다.운전의신이도와준덕에다행히사고는없었다.마침내,제길로내차는돌아올수있었던거다.그날나는결국살아서집에돌아왔다.이런게기적이지무엇이달리기적일까.옷은안젖었지만정신은축축하게젖다못해흐물흐물해진채로나는내방에앉아안도의한숨을내쉬었다.
---「33비오는날의역주행」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