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망원경 (박종휘 연작소설)

주먹 망원경 (박종휘 연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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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랑이 범람하면서도 메마른 이 시대
그대에게 사랑을 묻는다
일상에서 ‘사랑’이라는 말처럼 흔히 쓰이는 단어가 또 있을까. 온갖 매체를 틀기만 하면 24시간 끊임없이 들려오는 단어가 바로 사랑이다. 공기나 물만큼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기에 그럴 것이다. 그러나 공기나 물을 의식하지 않듯 사랑이라는 것도 ‘너무 흔해서’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끝내 삶을 마치기도 한다. TV 프로그램이나 유행가를 통해 그려지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의 모습일까?

작가 박종휘는 이처럼 너무 흔해져 그 존재나 의의가 무색해진 사랑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주먹 망원경》은 세 화자의 시점에서 바라본 사랑의 정의다. 작가는 그러나 작품을 마무리하면서도 사랑을 정의하기가 여전히 난해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사랑은 정의를 내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들의 가장 아름다운 생(生)의 증거’라는 조심스러운 결론과 함께 나머지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었다고 말한다.
저자

박종휘

충남공주출생으로서울시립대학교와연세대학교대학원을졸업했다.2015~2016년,3부작장편소설『태양의그늘』을처음출간한후,2022년수정·보완하여개정판을출간했다.
각종문예지에단편소설「해후」「편견과정의」「발로치는기타」「물수제비사랑」「두남자」「어느화요일오후」등을발표했다.현재한국문인협회,한국기독교문인협회,한국소설가협회에서활동하고있다.

목차

작가의말_살아있는것들의가장아름다운생(生)의증거

오목눈이의눈물
주먹망원경
금낭화

해설_아직도청청한,우리시대의순애보|김종회

출판사 서평

‘일상에서‘사랑’이라는말처럼흔히쓰이는단어가또있을까.온갖매체를틀기만하면24시간끊임없이들려오는단어가바로사랑이다.공기나물만큼사람이살아가는데필수적이기에그럴것이다.그러나공기나물을의식하지않듯사랑이라는것도‘너무흔해서’사람들은그것이무엇인지잘모른채하루하루를보내고끝내삶을마치기도한다.TV프로그램이나유행가를통해그려지는사랑이진정한사랑의모습일까?

작가박종휘는이처럼너무흔해져그존재나의의가무색해진사랑의의미를찾고자한다.《주먹망원경》은세화자의시점에서바라본사랑의정의다.작가는그러나작품을마무리하면서도사랑을정의하기가여전히난해하다는것을깨달았고,사랑은정의를내릴수있는대상이아니라‘살아있는것들의가장아름다운생(生)의증거’라는조심스러운결론과함께나머지는독자의몫으로남겨두었다고말한다.

이시대에불가능할듯한사랑의모습
유행가가사를통해서듣는사랑이과연사랑일까하는의구심은이소설을읽으며점점더짙어지게된다.예전에는사랑을위해목숨까지바쳤다는이야기를우리는많은문학작품이나드라마를통해보아왔다.그러나우리가숨쉬고있는동시대에도그런것이가능할까?우리는《주먹망원경》의세화자를통해그대답을듣게된다.원래사랑이란것은여러다채로운면모를갖고있다.사랑은슬프고아련하기만한것도,격정적이고육체적인갈구만으로표현될수도없다.지고지순한순애보만이또한사랑의전부는아니다.그러나박종휘는이모든측면이사랑의모습임을부인하지않는다.무엇보다사랑이범람하는시대를살아가는우리에게‘진정한사랑의모습을탐구해가는여정’만으로도이렇게아름다울수있음을보여주는작가의재능에경의를표한다.

이책은각화자에따른세가지의이야기를담고있다.〈오목눈이의눈물〉은고등학교미술교사인주인공의시각에서두남자를만나고사랑이싹트는과정을그린다.그중한남자는주인공이불의의어려움에처할때마다슈퍼맨처럼나타나주인공을도와주고,그과정에서주인공의마음에사랑이생겨나게된다.두사람은결혼생활의끝에무엇이있을지알지못하고부부의연을맺는다.

책제목으로도쓰인두번째챕터〈주먹망원경〉의화자는주인공의남편이다.매사에정확하고냉철한판단을내리지만사랑앞에서는한없이너그러워지는남자다.그러나주인공의제자가둘사이에끼어들면서관계에금이가게되고,자신의사랑이제자에의해깨지게되는아픔을겪는다.결국자신의사랑을뒤로하고스스로죽음의길로들어서게된다.사랑을받아들이고이해하는방식은다양할수있지만,이렇듯‘사랑을위해사랑을버릴수있을까’라는질문에선뜻동의하기어려울만큼서늘한결말을끌어낸다.

마지막〈금낭화〉는주인공의제자이자두번째남자의눈으로그린사랑의모습이다.그는사랑하는사람이화상으로얼굴을알아볼수없게되었음에도불구하고계속그녀를사랑하기위해자신의얼굴을망가뜨리고,사랑을지키기위해죽음까지택할수있는용기를보여주면서모든이야기는끝을맺는다.결국이세사람이운명의파도를타고넘으며소설은비극으로끝이난다.

사랑의홍수와메마름속에서우리의사랑은
한사람의마음에동시에두개의사랑이존재할수있느냐의문제는차치하더라도,두남자에대한사랑이주인공에게는똑같은무게여서어느하나를버리지못한다는것이다.우리삶에도이런경우는부지기수일수있다.그리고누구도이런사랑의감정에손가락질할수없을것이다.사랑은이처럼우리에게필수불가결하면서도불가해(不可解)한존재로그모습을감추고있는것이다.

《주먹망원경》은사랑의홍수가난시대,그러면서도사랑이기근이든기묘한이시대에그진면목을다시금생각하게해주는소설이아닐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