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얼티 (스콧 버그스트롬 장편소설)

크루얼티 (스콧 버그스트롬 장편소설)

$18.66
Description
사라진 아빠를 구하기 위해 악마가 된 소녀!
유약했던 열일곱 살 소녀가 폭력에 맞서면서 무력감과 모욕감을 극복하고 강인한 여성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액션 스릴러 『크루얼티』.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뉴욕에 체류하던 평범한 열일곱 살 고등학생 소녀 그웬돌린. 세계 각국을 다니며 자란 그웬돌린은 말 그대로 아웃사이더다. 엄마도 없고 친구도 없는 그웬돌린이 믿고 의지할 사람은 오직 아빠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아빠의 진짜 정체가 CIA 비밀요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아무도 아빠를 구하려고 하지 않는 상황에 그웬돌린은 자신이 직접 아빠를 구하기로 결심하고 혹독한 훈련을 통해 인간병기로 거듭난다. 과연 아빠를 납치한 악당들은 누구일까? 그들이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

스콧 버그스트롬

저자 스콧 버그스트롬 Scott Bergstrom
미국 미네소타주 출신의 작가이자, 사진작가이자, 여행가이다. 북미와 유럽의 신문, 잡지에 건축과 도시, 문화생활에 대한 칼럼과 기사를 쓰고 있다. 『크루얼티』가 첫 소설책이며, 책을 쓰기 전에는 세계 여러 브랜드의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다. 상징적으로 ‘공주’와 ‘바비’로 국한되는 여성성에 반발하여 강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 것이 『크루얼티』를 쓰게 된 계기라고 밝혔다. 그에 따라 『크루얼티』에서도 강인하고 용감한 주인공 ‘그웬돌린’을 내세웠으며 여성 인신매매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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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18년 에드거 상 최종 노미네이트, 출간 즉시 16개국 번역★
〈캐리비안의 해적〉의 제리 브룩하이머 제작, 파라마운트사 영화화 결정!
〈테이큰〉을 뛰어넘는 여성판 추격 액션 스릴러의 시작

『크루얼티』는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뉴욕에 체류하던 평범한 열일곱 살 고등학생 소녀가 아버지 납치 사건으로 삶이 180도 전환되며 스스로 범죄 스파이가 되어 납치범을 추적하는 액션 스릴러다. 출간 즉시 ‘여성판 〈테이큰〉’, ‘리암 니슨보다 매혹적인 여주인공’, ‘따라잡기 벅찰 만큼 빠른 전개’, ‘똑똑하고 환상적인 액션 스릴러’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 16개국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미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에드거 앨런 포를 기념하여 수여하는 에드거 상의 2018년 YA부문에 최종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캐리비언의 해적〉의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을 맡아 파라마운트사에서 영화화될 예정이다. 같은 주인공 그웬돌린이 등장하는 후속작 『그리드(the greed)』역시 출간되어 인기를 얻고 있다.
스콧 스트롬버그는 소설가일 뿐 아니라 여행가이자 사진작가로서 북미와 유럽의 신문, 잡지 등에 건축과 도시 문화에 대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이러한 이력을 바탕으로 풍부한 지리적 지식과 사실적인 현대 유럽 빈민가, 하류 문화와 외국어 등을 생생하게 서술하며 작품의 이국적 매력을 끌어올렸다.

아이는 어른이 되고, 어른은 잔혹함을 강요받는다
“냉혹해져야 해, 그웬돌린. 지금부터는 혼자서 해 나가든가, 아니면 아무것도 못 해.”

외교관 아빠 밑에서 세계 각국을 다니며 자란 그웬돌린은 말 그대로 ‘아웃사이더’다. 엄마도 없고, 친구도 없는 그웬돌린이 믿고 의지할 사람은 오직 아빠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빠의 진짜 정체가 CIA 비밀요원이라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진다. 아무도 아빠를 구하려고 하지 않는 상황에 직접 아빠를 구하기로 결심한 그웬돌린은 혹독한 훈련을 통해 인간 병기로 거듭나는데……. 과연 아빠를 납치한 악당들은 누구일까? 그들이 노리는 것은 무엇인가? 아빠를 구하기 위해 그웬돌린은 자신이 쫓는 악마보다 더욱 잔혹해져야 한다. 과연 소녀는 늑대를 사냥하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여기, 네 뱃속에 웅크리고 있는 두려움 말이야. 그건 그냥, 느낌일 뿐이야.”
남성 중심의 세상을 뒤집을 걸크러시 여자 누아르
뉴욕, 파리, 베를린, 프라하를 가로지르는 숨 막히는 첩보 액션

『크루얼티』에서 배경인 파리, 베를린, 프라하는 아름다운 관광 도시가 아니라 마약과 무기 밀매, 인신매매의 온상으로 그려진다. EU연합이 국경의 장벽을 간소화하면서 무역이 편리해짐과 동시에 범죄자와 망명자에게도 새로운 문이 열린 것이다. 생생한 취재로 담은 유럽의 현주소는 작품에 생명력과 사실성을 불어넣었다. 주인공 그웬돌린은 명품에 목매는 질 낮은 불량배부터 예일대 출신의 위선적인 범죄자까지, 뒷골목을 지배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며 폭력의 사슬을 끊는 길은 시스템의 꼭대기를 파괴하는 것뿐임을 깨달아간다.
작가 스콧 스트롬버그는 ‘바비’와 ‘공주’로 국한되는 여성성에 반발하여 『크루얼티』를 집필했다고 밝혔다. 그웬돌린이 인신매매라는 최악의 범죄에 같은 여성으로서 분노하고 아버지뿐 아니라 여성들을 구출하는 것으로까지 목표가 확장되는 순간은, 주인공이 진정한 용기와 인류애를 발휘하는 클라이맥스에 해당한다. 유약했던 열일곱 살 소녀가 폭력에 맞서면서 무력감과 모욕감을 극복하고 강인한 여성으로 거듭나는 『크루얼티』는 걸크러시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책속으로 추가]
“책 암호.” 테런스는 책상 위에 있던 SF 소설 한 권을 집어 들더니 내 옆에 앉았다. “암호는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책이라는 게 발명됐을 때부터 존재했거든. 중요한 건, 국가 안보국이 별별 기술을 고안해낸다 해도 책 암호는 언제나 쓸 만하다는 거지.”
테런스가 책을 펼치더니 아무 페이지나 찾아 열었다.
“자, 네가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는데, 첫 단어가 M이라고 해보자. 그럼 이 페이지에서 M을 찾아. 받아 적어볼래?”
나는 테런스의 책상 위에 있던 연필과 메모장을 집었다.
그가 손가락 끝으로 페이지를 위에서 아래로, 다시 옆으로 훑으면서 혼잣말로 작게 숫자를 셌다. “21페이지, 위에서 14번째 줄, 왼쪽에서 27번째 글자.” 여기까지 말한 그가 나를 쳐다보았다. “이해했어?”
“응.” 나는 내가 방금 받아 적은 숫자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숫자 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럼211,14,27이 되겠네.”
“그렇지.” 테런스가 책을 덮고 일어섰다. 얼굴에는 들뜬 미소가 감돌았다. 덕후들의 미소다. 생각의 기쁨에 몰입한, 생각하는 사람의 미소. “글자 하나하나를 숫자 열로 치환하는 거야. 말도 안 되게 오래 걸리지.”
“하지만 안전하겠네.” 내가 말했다.
“그렇지, 여기저기서 글자를 따온다면 말이야. 문제는 이 메시지를 받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책이 그저 같은 책이기만 해서 되는 게 아니란 거야, 같은 판본, 같은 쇄여야 해. 안 그러면 숫자가 가리키는 글자가 달라져버리니까.” 테런스가 말했다.
테런스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오는 순간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내가 재킷 주머니에서 『1984』를 꺼내자 테런스는 무슨 성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두 손바닥으로 조심스럽게 균형을 잡으며 책을 받아 들었다.
118-119p

“하지만 스스로 폭력을 행할 수 있겠니?” 할아버지는 이 질문을 하며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지금 나를 빤히 바라보는 것은 친절한 문구점 주인 벨라 할아버지가 아니었다. 이 사람은 스파이 벨라다. 전사 벨라다. 생존자 벨라다. “내 가족이 살해당한 뒤 나는 총을 들었다.” 할아버지가 말했다. “낡고 더러운 러시아제 리볼버였지. 며칠 후, 나는 우리 마을 골목길에서 한 독일군 장교와 마주쳤어. 고급 가죽 코트를 입은, 영화배우처럼 잘생긴 장교였다.”
할아버지의 부모님과 여동생들을 죽였다는 그 장교를 묘사할 때랑 똑같은 설명이었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할아버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 장교는 우리 마을의 창녀를 벽에 기대 세워놓고 그 짓을 하고 있었지. 주변이 깜깜해서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반점이 점점이 찍힌 팔을 들더니 검지로 머리 옆쪽, 귀 바로 뒤를 가리켰다. “내가 그놈을 쐈지. 바로 여기를. 10센티미터도 안 되는 거리였다. 장교와 창녀 둘 다 바닥에 쓰러졌지. 총알이 그놈을 뚫고 나가 여자까지 죽여버렸다.”
“그럼…… 그 사람이 할아버지 가족을 죽인 바로 그 장교였어요?”
벨라 할아버지가 얼굴 앞에서 손을 휘휘 저으며 얼굴을 찌푸렸다. “뭐, 그건 알 수 없지. 내가 쏜 총알에 그놈의 머리가 절반은 날아갔거든.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내 머릿속에서 그때 죽은 그 여자가 떠나지 않는단다.”
거기까지 말한 뒤 할아버지는 잠시 말을 멈추었지만 계속해서 나를 빤히 바라보며 내 반응을 관찰하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겉으로만 보면 나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려는 무서운 이야기다. 하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그 의미는 달라진다. 세상에는 우리가 때로 행할 수밖에 없는 잔혹한 일들이 있다.
“아가, 네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면 너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거야.”
벨라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하더니 몸을 앞으로 숙여 한 손을 내 어깨에 올렸다. “전쟁이란 그런 거야. 총탄을 쏘고 실수를 저지르면서 살아가는 거야.”
125-127p

“육탄전을 벌이던 도중에 적이 칼을 꺼낸다면, 가능한 한 도망쳐야 해.” 야엘이 말했다. “하지만 만약 적이 총을 꺼낸다면, 공격을 계속해 총을 빼앗아야 한다. 왜 그럴까?”
“칼은 팔을 뻗을 수 있는 거리에서만 공격할 수 있지만, 총알은 멀리까지 가니까요.”
“맞아.” 야엘이 말했다. “자, 이거 받아.”
그녀가 나에게 총을 건넨 다음 바닥에 똑바로 누웠다.
“자, 내 위에 걸터앉은 자세로 무릎을 꿇어봐.”
나는 야엘이 시키는 대로 그녀의 몸 위로 다리를 벌리고 걸터앉았다. 너무 가까워서 조금 어색한 기분이었다.
“내 얼굴을 향해 총을 겨눠봐.”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자 야엘이 손을 뻗어 총부리를 쥐더니 자기 코앞 몇 인치 떨어진 곳으로 끌어당겼다.
“아마 이런 상황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겠지.” 야엘이 말했다. “나는 바닥에 누워 있고, 적은 나를 깔고 앉아서 내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다면, 내가 완벽하게 불리한 상황이야. 맞지?”
나는 힘없이 웃었다. “그렇지 않다는 시범을 보여주실 생각이죠?”
야엘이 손을 뻗어 총신을 옆에서 쳐 총구를 얼굴에서 떨어뜨린 다음 내 손목을 비틀어 총을 빼앗았다. 동시에 그녀가 몸을 벌떡 일으키는 바람에 나는 옆으로 쓰러져버렸다. 0.5초도 안 되는 상황에 반격이 끝난 셈이었다. 어제 칼로 훈련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바닥에 쓰러진 것은 나, 무기를 들고 있는 것은 야엘인 상태로 상황이 종료되었다.
167-169p

하지만 내 안의 ‘그것’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내 눈이 깨진 유리 조각 사이에 놓인 칼을 발견했다. 나는 칼을 집어 느슨하게 쥐었다. 아무런 보호막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허우적대고 있는 그의 정강이가 보였다. 시작한 것은 끝을 내야 한다는 야엘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남자에게 다가가 그가 신고 있는 작업용 부츠의 밑창을 꽉 잡았다. 칼날이 지나가자 부츠의 가죽이 깔끔하게 갈라졌다. 그러나 칼날이 그의 아킬레스건에 닿기 직전 나는 망설였다.
“계속해.”
마당 저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속삭임이 아닌, 분명하고 단호한 명령이었다. 고개를 들자 쌓여 있던 널빤지 무더기 뒤에서 야엘이 나타나더니 복도의 침침한 불빛 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노여움으로 가득한 신음을 내질렀다. 야엘은 처음부터 끝까지 저기 있었던 게 분명했다. 야엘이 이 모든 일을 지켜보고 있었다. 분노가 내 몸속에 차올랐다.
그때 내가 붙잡고 있던 그의 다리가 꿈틀거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