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카버 : 삶의 세밀화를 그린 아메리칸 체호프 - 클래식 클라우드 13

레이먼드 카버 : 삶의 세밀화를 그린 아메리칸 체호프 - 클래식 클라우드 13

$18.80
Description
레이먼드 카버의 삶과 문학 세계를 찾아 떠난 여행!
더러운 리얼리즘의 대가, 아메리칸 체호프,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로 평가받으며 작가들의 작가로 통하는 레이먼드 카버. 이 책 『레이먼드 카버』는 국내에 나와 있는 유일한 카버 평전의 역자이기도 한 고영범이 카버의 주요 소설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그의 시까지 소개한다. 카버가 어린 시절 대부분을 보낸 야키마에서부터, 문학적 수련기를 보낸 치코와 아르카타, 대학 사회를 떠나 세상으로 나오면서 최하의 생활을 이어간 새크라멘토를 거쳐, 작가로서 전성기를 보내고 평생 원하던 삶을 비로소 누리며 말년을 보낸 시러큐스와 포트앤젤레스까지 카버의 삶과 문학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의 삶과 문학 세계를 비추어주는 또 하나의 거울이 되어준다.

저자

고영범

저자:고영범
1962년에서울에서태어나자랐다.부모님은평안북도신의주출신실향민이다.대학에서는신학을,미국에서다닌대학원에서는영상제작을전공했고,시나리오와희곡을쓰기전까지는십여년간다큐멘터리와광고등을만드는일을했다.단편영화〈낚시가다EndofSummer〉(2000년)가오버하우젠영화제에선정되었고마술피리,아이필름등여러영화사에서시나리오를썼지만제작으로이어지지는않았다.드러나는성과는없었지만워낙오래시간을쓴일이라빼놓기어렵다.
단행본《레이먼드카버》(아르테)와〈태수는왜?〉(2008년초연),〈이인실〉(창작산실선정작,2014년초연),〈방문〉(창작산실선정작,2016년공연),〈에어콘없는방〉(벽산희곡상수상작,2017년공연)등의희곡을썼고,《시나리오어떻게쓸것인가1,2》(민음인),《레이먼드카버:어느작가의생》(강출판사)등의단행본과〈스웨트〉,〈예술하는습관〉,〈오슬로〉등의희곡을번역했다.현재미국에살면서집안의실향민전통을이어가고있는중이다.

목차

PROLOGUE삶과사람과사랑,그사이에서

01카버의나라로가는길
02아버지의월급시절-카버문학의고향야키마
03현실의불들에서익어가다-카버의수업시대
04모든것이무너져내리는-작가와가장으로서살아남기
05새로운소설의기수-주류문단으로입성
06다시바닥으로-술과사고의나날
07아무것도,아무도없는사내-재생을위한마지막침몰
08몸안의술을말리는동안-상실의시간
09술을완전히끊었습니다-『대성당』의성공
10그레이비시절-내작은배위에서

EPILOGUE사랑이라는이름의부드러움과광기

레이먼드카버문학의키워드
레이먼드카버생애의결정적장면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카버의살과뼈와피를만든야키마에서부터
글쓰기와낚시를하며평생원하던삶을누린포트앤젤레스까지,
‘나쁜레이먼드’와‘착한레이먼드’의자취를따라가다

카버를찾아가는여행은야키마에서출발한다.미국북서부지방을남북으로가로지르는캐스케이드산맥아래위치한야키마는광활한계곡지대로서,카버의아버지는이곳에있는목재소에서톱날을다루던노동자였다.카버는이곳에서가난한노동자들의무겁고도엉성한삶을직간접적으로경험한다.이는야키마의광대한자연과함께훗날그의문학세계를이루는핵심이되지만,어린카버는새로운일이라고는아무것도일어나지않는야키마를늘떠나고싶어했다.그리고작가를동경했다.야키마에서고등학교까지마치고어린나이에메리앤버크와결혼한카버는작가가되기위해야키마를떠난다.저자는야키마기행에서카버가경험했던가난과그의몰취향적성향,그리고두꺼운덮개밑에감정을숨긴것같은무심한태도같은것의연원이이소도시에그대로남아있음을실감한다.

카버는캘리포니아주에있는치코주립대학에이어훔볼트주립대학에들어감으로써본격적으로문학적수련기를거친다.치코에서만난존가드너를통해모방의진실성을강조한‘정직한허구(honestfiction)’라는창작모토를배우고,또한읽어야할작가들과소위‘작은잡지(littlemagazine)’들을두루소개받음으로써문학의세계로한층깊이들어간다.훔볼트주립대학에서만난리처드데이는카버의재능을간파하고자신감을북돋워줌으로써카버가작가로성장해가는데심리적지반이되어준다.하지만카버가처한경제적지반은매우허약해서제재소에일자리를얻어학교생활과육아를병행해야했다.저자는카버가치코에서2년을보낸뒤훔볼트대학에들어가기위해넘었던고도3000미터의산길을따라넘으며갓스무살의젊은그가마주했던인생의급커브들을반추해본다.

대학사회를떠난이후카버의가족은캘리포니아주새크라멘토에서생활전선과마주한다.이시절카버는백화점완구조립일을하다가해고당하며,그후전기마저끊기고집세도못내는등최하한선의생활을이어간다.모든것이무너져내리는,말그대로바닥까지내려가는경험을맛본다.본격적으로술을마시기시작한것도이때부터다.이런상황에서편집자고든리시와의만남은카버인생의새로운변곡점이된다.리시는일찍부터카버작품의가치를알아보고‘새로운소설’의기수로그를중앙문단에적극적으로소개했고,그의주요작품집『제발조용히좀해요』『사랑에대해말할때우리가이야기하는것』『대성당』세권을모두편집했다.그러나자신의문학관에대한확신이지나친나머지작가의원고를재창작에가까울만큼편집하여문학적스캔들을낳기도했다.

낭만적열기로가득한1960년대가물러가면서카버의작품은본격적으로조명받기시작했다.1960년대의환상을넘어환멸을경험하면서이제카버의어둡고기이하게현실주의적인이야기를받아들일준비가된독자군이형성되어간것이다.그러면서대학에서도강의요청이들어오기시작한다.그러나그의생활은1977년에술을완전히끊기전까지는“인생이라는불판위에서구워지던”고통의연속이었다.두번의경제적파산,메리앤과의불화,죽음으로까지내몰았던알코올중독이그를옭아맸다.카버는알코올의존증이심하던이때를‘나쁜레이먼드시절’이라불렀다.말하자면‘재생을위한마지막침몰’의시절이었다.

마침내시러큐스대학의종신교수로부임하면서카버는작가로서전성기를보낸다.오랫동안그를고통스럽게했던알코올중독이라는긴터널에서도빠져나온터였다.이곳에서4년을보낸그는미국문화예술아카데미에서수여하는스트라우스기금을받게되면서미련없이교수직을내려놓고두번째아내인테스갤러거와함께포트앤젤레스로가서평생원하던삶을누린다.그는이시절을잘구운고기위에얹어먹는소스인그레이비에비유하기도했다.

저자는카버의인생을‘사랑’이라는말의의미를찾아가는긴여정으로읽는다.카버는『말엽의단편』이라는시에서이번생에서원한것은“내가사랑받은인간이었다고스스로를일컫는것,내가/이지상에서사랑받았다고느끼는것”이라고했다.그리고그사랑을얻었다고선언한다.그사랑은운이좋아얻은따뜻한어떤것일수도있고,대상을죽이고싶을정도로집착했던광증이었을수도있다.이양극단사이에놓여있는수많은사랑을카버는적어도상상속에서는모두경험했을것이고,이를세밀화처럼그려나갔다.그세밀화는삶과사람과사랑사이에서평생서성일수밖에없는우리자신의초상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