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 빛과 색으로 완성한 회화의 혁명 - 클래식 클라우드 14

모네 : 빛과 색으로 완성한 회화의 혁명 - 클래식 클라우드 14

$21.00
Description
빛의 인상을 쫓는 여정을 시작한 르아브르 해안에서
구세대 미술에 도전장을 내민 파리를 거쳐
대표작 〈수련〉을 피워낸 지베르니 정원까지
빛으로 가득한 모네의 화실을 찾아 나서다
아카데미와 살롱으로 대표되는 기존 주류 미술에 대항해 시대를 앞선 새로운 미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인상주의는 혁명이고 아방가르드다. 이 혁명을 모네는 ‘빛’과 ‘색’으로 이루어냈다. 그는 평생 동안 자신의 눈에 실제로 보이는 자연의 빛을 그린다는 신념을 고수했다. 그가 말년에 시력을 잃어가면서 그린 작품들에 나타난 왜곡된 형상과 색채조차 그의 자의적인 해석이 아니라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과 같았다고 한다. 모네는 천재라기보다는 예민한 시각과 감수성의 소유자였으며, 빛과 색에 관한 그의 집요한 탐구는 마치 스테인드글라스를 조각하는 장인과 같았다. 모네의 발자취를 쫓는 이 책은 불가해하리만치 집요한 그 열정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가까이에서 이해해보려는 시도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르아브르에서부터 본격적인 화가 생활을 시작한 파리를 거쳐 아르장퇴유, 베퇴유, 루앙, 지베르니 등으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저자 허나영은 종종 멈춰 서서 화가이자 한 인간으로서 모네의 삶과 예술을 추동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헤아린다. 르아브르 바닷가에서는 화가의 길을 반대했던 아버지의 유산을 정리하기 위해 한창 인상주의 전시 준비로 바쁜 와중에 이곳을 찾은 그의 심경을 상상해보고, 파리 생라자르역의 철골 지붕을 바라보며 삶의 무게와 이루고 싶은 꿈 사이에서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이 분주하고 고단했던 그의 30대를 돌아본다. 첫사랑이었던 아내 카미유를 떠나보낸 뒤 새로운 사랑 앞에서 주저하던 마음과 그럼에도 끝내 그 사랑을 지켜낸 용기까지, 이 책에는 모네의 그림만큼이나 다채로운 빛깔을 띤 그의 인생이 담겨 있다.

저자

허나영

저자:허나영
시각예술기획인의대표이며,비평과전시·포럼기획등다방면에서활동하고있다.홍익대학교예술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미술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목원대학교와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가르치고있으며,KBS과국립현대미술관등다양한매체와공간에서대중강연도활발히이어가고있다.지은책으로『이야기로엮은서양미술사』『이중섭,떠돌이소의꿈』『그림이된여인』『키워드로읽는현대미술』『화가VS화가』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아트폼즈』『꼭읽어야할예술비평용어31선』등이있다.그외국립현대미술관웹진《아트뮤》,삼성카드《매거진O》등여러매체에미술관련글을기고했다.

목차

PROLOGUE빛이가득한모네의화실을찾아나서다

01여명-노르망디바닷가에이젤을세우다
02일출-미래를향해달리는도시와화가들
03아침햇살-인상주의자의탄생
04정오-두번의죽음을넘어서
05오후의태양-지베르니에서맞이한벨에포크
06노을-〈수련〉,꿈의완성

EPILOGUE아방가르드의상징이된인상주의

모네예술의키워드
모네생애의결정적장면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시대의인상을넘어회화의현대성을포착하다

저자는모네의삶과예술을이끈두가지배경을19세기파리사회와미술사의흐름에서찾는다.프랑스혁명으로주춤했던산업혁명과자본주의경제발달이본격화된19세기중후반의파리는‘모던’이라는구호아래정치·경제·사회·문화의모든면에서격렬하고급속한변화를겪고있었다.오스만남작의도시개조프로젝트에따라무질서한중세도시가현대도시로탈바꿈하고,새로운교통수단인기차가프랑스전역을핏줄처럼연결했다.사회의중심세력으로떠오른신흥부르주아들은시누아즈리나자포니즘같은이국적인문물에환호했다.달라진생활방식은세상에대한새로운인식을요구했고,이를재빠르게캔버스에담아낸것이모네를비롯한인상주의자들이다.이들의그림은한마디로유행을담은그림이었다.특히19세기말에서20세기초에이르는평화와번영의시기인‘벨에포크’가모네의작품속화려한색채로나타났다.모네자신의삶역시이시기에전성기를맞이했다.그가지베르니에정착해정원을가꾸며<수련>연작을그리던무렵,인상주의는프랑스를넘어전유럽과미국에서인기를끌며그에게부와명성을안겨주었다.
회화가신화,종교,역사같은고전적인소재에서벗어나일상과현실에주목하게되면서,화가들이이젤을들고화실밖으로나가게된것도19세기의일이다.사실주의운동을이끈쿠르베,농민의삶과자연을다룬바르비종파화가들,야외에서자연을직접보고느끼며그리라는가르침을준부댕과용킨트등이모두모네의스승이자선배다.이같은경향은좀더앞선시기에영국에서터너와컨스터블의풍경화로나타났고,모네는프로이센·프랑스전쟁을피해서간런던에서터너의그림을접하고깊은영향을받았다.새로운미술을향한시대적흐름은이미형성되고있었고,모네는그흐름을예민하게포착하여이에부응하기위해뜻이맞는동료와후원자들을모아인상주의라는본격적인길을냈다.그길을타고회화는대상에대한정형화된재현에서예술가의주관적인표현이라는새로운영역으로진입한다.미국의모더니즘비평가그린버그는인상주의가이미지나간세대의미술이되어버린1950년대에모네의현대성을재발견했다.특히색으로가득한평면에가까워진모네의후기작품들이회화라는매체의정체성을잘드러낸다고보았고,인상주의를현대미술의출발로평가했다.

빛과색으로가득한거대한평면,대장식화<수련>의탄생

흔히‘빛의화가’라고불리는모네의작품세계를관통하는두개의키워드는‘덮개’와‘연작’이다.루앙대성당을그릴때그는성당이라는대상자체가아니라대상과자신사이에있는덮개를그린다고했다.공기,바람,안개,온도,습기,시간그리고빛과같이분명히존재하지만우리눈에쉽게지각되지않던것들이모네의그림을통해비로소선명하게드러났다.그런데덮개는고정된것이아니라날씨와시간에따라매순간달라지기때문에이를담기위해그의작품들은자연스럽게연작형식으로발전했다.에트르타해안에서모네와어울렸던모파상에따르면,그는하늘의변화에따라여러개의캔버스를바꿔가며그림을그렸다.이는건초더미나런던의국회의사당을그릴때도마찬가지였다.그는빛과색을쫓는사냥꾼처럼순간적으로나타났다사라지는인상을포착하는데평생을바쳤다.
빛과함께모네미학의핵심을이루는또하나의주제는‘물’이다.말년에그는화가보다정원사라는이름이어울릴정도로지베르니의정원을가꾸는데정성을쏟았다.특히연못을중심으로한물의정원은그자체로살아숨쉬는작품이자,대장식화<수련>연작의모티브가된곳이다.이연작의진정한주인공은사실수련이아니라수련이떠있는연못의수면이다.모네는여타의대상을모두밀어내고오로지거대한수면만으로캔버스를가득채웠다.<수련>이전시된오랑주리미술관에들어서면관람객들은물과빛으로이루어진덮개에감싸이는듯한느낌을받는다.이는그림뿐아니라전시공간까지도그의의도대로설계되었기때문이다.마치꽃의수족관에들어온것처럼느껴지는공간을만들기위해그는둥근벽으로둘러싸인타원형전시실을주문하고그에맞는그림을제작했다.평론가앙드레마송은모네를미켈란젤로에빗대어오랑주리미술관을‘인상주의의시스티나성당’이라고불렀다.기념비적인크기와함께한시대를대표하는작품이놓인공간이라는점에서매우적절한비유다.

86세로삶을마감한모네는한미술사조의시작과끝을모두함께한드문인물중하나다.인상주의라는혁명을시작하고그‘마지막생존자’가된모네는말년에시력을잃어가면서도붓을놓지않았다.덕분에그의평생에걸친예술적탐구의집약체이자그것을뛰어넘어현대미술의새로운방향을제시한대장식화<수련>이우리앞에놓이게되었다.그는자신의눈에보이는것만을그리고자했지만,그집요한탐구의끝에서우리가볼수없는것을그리는화가가되었다.그의작품에드러난표면적인아름다움그이상을발견하고자하는독자들에게이책과함께하는여정이또다른영감과울림을줄수있기를기대한다.

“(모네의그림은)우주를지각하는우리의능력을더욱깊고정교하게만들어준다”
-조르주클레망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