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내인생을살고있을까?
남부럽지않은삶,보여주기위한삶을살고있는것은아닐까?타인의시선으로부터자유로워지기위한첫걸음!
한국사회는100명의구성원으로이루어진부족사회가아닌가싶을정도로구성원의관심사,목표,바람등이모두엇비슷하다.열다섯살이면중학교2학년이어야하고,스무살이면대학에입학해야하며,결혼하면집을사고아이를낳아야하는것처럼생애주기별로빡빡하게해야할일들이기다리고있다.태어나는그순간부터생애단계마다임무가주어진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정해진나이와정해진시간에‘해야만하는것들’을행하지않는삶은어딘가문제가있거나특별한사연이있는것처럼인식된다.이처럼타인의시선이개인의삶을지배하는사회에서우리는과연잘살아가고있는것일까?지금내가하고있는모든것이진정나의욕망에서비롯된것일까?
타인의고통을연구하는의료인류학자이현정교수는‘몸’,‘가족’,‘젠더’의문제를둘러싼한국사회의경멸과혐오의문화를살펴봄으로써개개인의삶을되돌아보게만든다.‘몸’,‘가족’,‘젠더’라는렌즈를통해사회와자신을들여다보면서,타인의평판과평가를지나치게의식하는사회적불안을짚어보고타인의기준을내면화한다는것은무엇인지살펴본다.이는나아가타인에의해이끌리는삶을벗어나자신의욕망을발견하고진정한‘나’로살아갈수있는방법을찾게돕는다.
차별,배제,혐오,불안에갇힌한국사회
만성적인사회적고통에시달리는우리에게인류학이보내는치유의메시지
남에게잘보이려는욕망은특정목표를성취하는긍정적동력이될수있다.그러나그욕망이자신에서비롯된것이아니라타인의기대,사회의압박에의해주입된것이라면이는삶을불안하고불행하게만들수있는요인이된다.이를테면‘착하다’라는수식어가몸을꾸며주게될때,우리사회는몸을‘착한몸’과‘그렇지않은몸’으로구분한다.‘착한몸’은사회적기준이자자아를드러내는지표로서기능하며,‘그렇지않은몸’은사회적압박을받는환경에놓인다.
이는비단몸에국한된이야기가아니다.타인의시선이주는억압과갈등을책에서는몸을향한시선뿐만아니라‘고정화된가족내의역할’에서부터‘정상가족’,‘가족주의문화’,‘젠더갈등’,‘세대갈등’에이르기까지단기간에급속도로성장한한국사회를배경으로만들어진틈새에서그원인을찾으며,다양한사례와통계를바탕으로타인의기준과욕망에삶의조건을두는한국인의삶을탐구한다.
현재한국사회는끊임없는혼란과갈등을거듭경험하고있다.혼돈의시대를살아가는우리에게필요한것은타인의시선에서보다자유로워지는것,자신을들여다보고자신의진정한욕망을제대로아는것,그리고스스로자신을돌보는방법일것이다.한국사회의타인지향적삶에대한사회문화적고찰을통해모두가자기다운삶과그해법을찾기를권한다.
사회적고통을치유하는일은한사람을치유하는일보다훨씬어렵고복잡하다.우리사회의차별,혐오,불안을해결하지못한다면,앞으로점점더감당할수없는문제에봉착하게될것이다.그해결을위한시작은각자가타인에의해이끌리지않는자신의진정한욕망을깨닫고,자신의‘나다움’을찾아살아나갈수있도록관용적이고자유로운사회적분위기가형성되는것이다.그러한방향을찾기위한첫걸음으로이책이모든이들에게생각할거리를던져주고,자신의삶을되돌아보는기회가될수있기를바란다._본문에서
본문주요내용
이책은총4부로구성되어있다.
1부에서는우리‘몸’을둘러싼타인의시선과인식에대해살펴본다.현대사회는개개인에게이상적인몸의잣대를부여하고끊임없이관리의필요성을부추긴다.이는신체에대한억압이자사회적고통을초래하고끝내자기혐오에까지이르게한다.‘몸’을향한한국사회의시선을진단하고,몸에대한시선이자유로워질때진정한자유와자기돌봄이가능함을이야기한다.
2부에서는‘정상가족’개념과가족중심문화가한국사회에미친영향을파악한다.이를통해한국사회에서가족의의미를짚어보고,앞으로가족관계와제도가나아갈방향을고찰한다.
3부에서는혐오의시대를살아가는한국사회의원인을살펴보고성불평등에대한인식,달라진세대간의가치관에대해알아본다.한국사회가직면한젠더,세대의갈등문제를제대로인식하고서로의견해를포용할때이를해소할수있음을시사한다.
4부에서는타인의욕망이개인의삶을지배하는한국사회의모습을진단하고,천편일률적인삶을탈피하기위한방안을모색한다.나아가우리사회에필요한가치는무엇인지살펴본다.
책속에서
이책은무엇보다타인의욕망에따라우리삶이지나치게구조화되고제약된다면,그것이또다른끔찍한사회적고통을낳을수있다는우려에서부터출발했다.오늘날남녀사이의첨예한혐오,집단간의차별과위계,그리고각개인이지니는불안과미래에대한공포는가히심각한수준이다.한사람한사람의문제도걱정이지만,전사회적으로이러한분위기가팽배하면그것은심각한사회적고통이될수있다.
【들어가는글|차별과혐오에갇혀괴로운당신에게:14~15쪽】
오히려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은새로운자기돌봄의철학이다.타인의욕망,타인의시선에의해서나자신을바라보는것이아니라자신의자유의지로마음이가는대로,저마다건강과행복에대한다양한가치와모양을꿈꿀수있는모습으로말이다.타인의욕망에따라나의신체를규제하고규율하는방식의삶은한순간의만족을불러일으킬지는모르지만,결국그들의욕망에순응하는방식에불과하다.결국내몸을세상의시선에예속되게만드는것이며,진정한자유로운삶과는거리가먼것이다.
【1부|내몸이내것이아닌것같아:61쪽】
한국사회의젊은이들은혼인이부부두사람을넘어서는관계로확장되는것에대해불편함과거부감을느낀다.결혼을하더라도그이유나목적이바뀌고있다.혼인은이제집안과집안,친족과친족간의결속이라기보다는,개인과개인의만남으로친밀감과사랑을나누는관계로보아야한다.혼인의의미와그성격이변화하면서혼인의지속성은전보다약해지고있다.사랑이식거나친밀감을더이상느낄수없게된다면,그혼인이지속될이유가없다고여기기때문이다.
【2부|우리는가족이지만타인이다:105쪽】
가치관은인간이자신이속한세상을바라보는관점으로,삶이나어떤대상에대해무엇이좋고바람직한것인지를판단하는기준이된다.즉개인이세상을어떻게바라보고세상과자신의접점을찾으며형성되는것이다.한국사회는급격한경제성장으로빠르게변화했지만,개인의가치관은사회변동의속도를따라가지못했다.오히려급격한사회변동으로세대별로경험한사회의모습이다르며,사회관습과구조에따른성별간의갈등이깊어졌다.이는다양한사회문제를야기하고있다.
【3부|완전한행복을위한젠더해방:125쪽】
한국사회는다른국가와달리유독타인의욕망이개인의삶을지배한다.타인의욕망이개개인의삶을지배하는사회이기때문에개인의삶은억압적일수밖에없다.이를테면“남부럽지않은삶을살고싶다”혹은“남보다뒤처지지않은삶을살아야돼”라는말을한국인이라면누구나들어보았을것이다.이말을곱씹어보면,기본적으로내삶의주체는나에게있는것이아니라타인에게있다는것을알수있다.이는내가진정으로원하는삶을삶의중심에두는게아니다.‘나는어떻게저렇게되지?나는어떻게해야저사람들처럼살수있을까?’와같이타인의기준과욕망에삶의조건을두는것이라할수있다.
【4부|오늘부터타인지향적삶과이별합니다:174쪽】
몸,가족,젠더는내삶의제약으로작용할수있지만동시에우리각자가자신의내면을표현하고또더행복한삶을누릴수있게하는중요한삶의요소이다.나를가꾸고드러내는일,가족과함께마음을나누며더풍성한일상을만드는일,또여성혹은남성으로서타인과관계맺고사랑하는일등은삶의거대한축복이다.따라서이들을단지제약이나어려움으로만생각할필요는없다.오히려문제는몸,가족,젠더를통해내가얼마나‘나’다운모습으로살아가고성장하며,내삶의욕망을자유롭게발현하고실현하는것이다.
【나가는글|우리는조금더행복해야한다:211~2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