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유전 (강화길 소설)

다정한 유전 (강화길 소설)

$10.00
Description
우리 사회가 앓아온 오랜 병증을 파헤치며 이 시대가 기다려온 여성-서사를 펼쳐내고 있는 작가 강화길의 새로운 소설 『다정한 유전』이 아르테 ‘작은책’ 여덟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한겨레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강화길 작가는 소설집 『괜찮은 사람』, 『화이트 호스』, 장편소설 『다른 사람』을 통해 현세대 공통감을 가장 잘 표현해내는 작가로 손꼽히며 자신만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신작 『다정한 유전』은 산골 마을 소녀들의 이야기와 그 소녀들이 써내는 글이 교차하는 콜라주 형태의 소설이다.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더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소녀들이 써낸, 자라는 동안 깨지고 망가지고 불안하고 아파하는 이야기들은 서로에게 ‘너무나 내 것이라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마음’의 기록들이다. 인간은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오롯이 자신을 살피느라 누군가를 돌보기 어렵다. 그러나 그 홀로 서는 과정에서도 세상의 고통은 함께 경험한다. 나의 고통뿐 아니라 타인의 고통도 아프게 앓는다. 작가는 어린 소녀들을 통해 이 ‘공교롭게도 그렇게 연결되어 있는 우리의 삶’이 결국 서로를 보듬는다는 것을 아주 다정하게 말해준다. 소녀들이 쓴 소설 속에서 한 친구는 자신에게 벌어진 일, 기분, 수치심, 모멸감, 행복, 거듭해서 기억하고 싶은 일, 잊지 않고 싶은 일을 기록한다. 자신만의 마음을 누군가에게 맡겨두지 않고 스스로 간직하는 방식으로 ‘견딜 만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방식을 배운 또 한 친구도 글을 쓰게 된다. 그렇게 이들은 서로를 읽고, 서로를 쓴다. 본래적인 제한, 공공연한 폭력의 고통을 함께 경험한 소녀-친구들의 이야기는 “서로를 미워하면서 사랑”하는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깨닫게 한다. 상대를 향한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은 곧 이해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세파에도 인간을 견디게 하는 마음의 큰 기운인 ‘다정’을 나누게 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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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강화길

2012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방」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괜찮은사람』,『화이트호스』,장편소설『다른사람』이있다.한겨레문학상,구상문학상젊은작가상,제11회젊은작가상대상을수상했다.

목차

다정한유전
작가노트_느슨한연결

출판사 서평

꿈꿀수없는일들은생각보다쉽게벌어진다-생존하며공존하는이야기
작은시골마을에헛된꿈을꾸지않고성실하게십대를보내며부모에게진빚을갚는것을소임으로아는사람들이살았다.헌신하고인내하며지킨자신의터전을자식들에게물려주는것을일종의유전으로여기는사람들.그러나소설『다정한유전』은이마을에서누군가가떠나가는이야기,그리고어느날이마을이사라지게될미래를전망하며시작된다.
이야기는크게두축으로나뉘며이어진다.한마을에서나고자란동갑내기민영과진영은그들의윗세대가물려준방식대로살기를원하지않았다.마을을떠나고싶어한다.그러나기회는모두에게주어지지않았다.이작은마을에서는대학입시를좌우하는백일장에단한명만이출전할수있었다.하지만민영과진영만그런마음을품었던것은아니다.학교의아이들은모두한편씩글을쓰고그중더나은작품을뽑은뒤,그렇게뽑힌사람이대회에나가게해주는데합의한다.그리고그렇게쓰여진이야기들이묘하게연결되면서또다른이야기를만들어낸다.같은소재로함께써가는이이야기들속에는남편혹은아버지,이웃집남자에게살해당한여자들,계획에없던임신을한여자들,뜻밖의사고를당한여자들,“슬프고기괴하고복잡한마음으로세상을견디는여자들”이등장한다.그리고상처에파묻혀바깥의삶을꿈꾸지못하는이여자들의삶은이야기로승화돼다른사람에게읽히며새로운문을여는통로가되어준다.어렵게생존하지만달갑게공존하는이야기들은새로운문을열고한발짝을내딛는순간꿈꿀수없을것같던일은생각보다쉽게일어난다는것을보여준다.갈망하는순간달라지는세계가여기에펼쳐져있다.

우리는그렇게연결되어있다-하나의소재,여러편의이야기
작가는지난몇년간하나의세계관을생각하며짧은소설들을써왔다(「작가노트」).소설『다정한유전』을읽는또하나의재미는이러한소설들이서로다른이야기의토대가되고,새로운연결을이루는과정에서불쑥자신의이야기를떠올리는경험을하는일이다.등장인물들이써내는「이명」,「황녀」,「옹주」,「빈집의목소리」,「다락」,「사과」,「손」……같은소설에는어렴풋이그려내는분명한형상이있다.작가는이이야기들사이에“이름이뭐였더라”“누구이야기같아”라는질문을남겨두는데,그답은기록되어있지않다.이것은누구의이야기도될수있기때문이다.어떤삶을견디기힘들어하는여자들의이야기는이미머릿속에있던,알고있던이야기들,반복되는이야기들로나의이야기이고,내친구의이야기이기때문이다.소설속의소설들은이렇게변주되면서새롭게태어나는데,그래서이소설은끝나지않았다.하나의이야기는그다음의이야기를부르는자생적힘을가졌다.작가는이책마지막에붙인‘작가노트’에서“마지막이야기는없다”고말한다.서로의삶을이야기로승화시켜낸소녀들을그리면서작가스스로큰위안을얻고,다시한번이야기의힘을깨달았기때문일것이다.우리에게도“이것이이제새로운유전”이된다.‘다정한유전’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