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사회의 종말 : 인권의 눈으로 기후위기와 팬데믹을 읽다

탄소 사회의 종말 : 인권의 눈으로 기후위기와 팬데믹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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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재난의 얼굴은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
- 기후위기를 인권과 사회의 관점에서 설명한 최초의 입문서
- UN 세계인권선언 70주년 학술대회 기조강연자
인권학자 조효제가 제시하는 정의로운 전환과 미래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1월, 지구 종말 시계(The Doomsday Clock)가 종말을 뜻하는 자정까지 겨우 100초 남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시계를 당긴 핵심 위협은 기후위기다. 《네이처》에 따르면 과학자의 99퍼센트가 기후위기를 명명백백한 팩트로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사상 최악의 산불, 쓰레기 대란과 제로웨이스트 운동의 물결 등을 경험한 우리 역시 기후위기가 더 이상 정치적 선전이나 음모가 아닌 과학적으로 명백한 사실임을 안다.
그러나 기후위기의 사실성을 인정하고 그 심각성에 동의한다고 해도 놓쳐선 안 될 지점이 있다. 대다수의 사람은 과학적 설명을 통해서가 아니라 각자의 삶 속에서 기후변화를 인식하고 경험한다는 사실이다. 기후변화는 이글대는 아스팔트,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옥탑방, 천식이 심해진 아이의 기침 소리, 이상 냉해로 망친 과수 농사, 재고가 쌓여가는 계절 상품 속에 각기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 폭염에 냉방기를 마음대로 틀 수 있는 이와 생계를 위해 땡볕에서 일해야 하는 이가 인지하는 기후변화의 모습은 다르다. 즉 하나의 기후위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불평등하게 구성된 수많은 기후위기‘들’이 있다.
『 탄소 사회의 종말』 의 저자 조효제는 통계나 수치, 과학적 설명을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환기하는 여타 도서들과는 달리, 인간의 구체적인 경험과 인식, 사회·정치적 차원을 중심에 두고 기후위기를 새롭게 조명한다. 한국인권학회장, 국제앰네스티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중견 인권학자인 그가 기후-환경 문제에 진입하기 위해 활용하는 두 가지 렌즈는 ‘인권 담론’과 ‘사회학적 상상력’이다. 인권사회학적 분석을 통해 저자가 제시하는 다섯 가지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기후위기가 누구의 책임이며 누가 불평등하게 그 피해를 받고 있는지, 그런 불평등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구성되고 유지되는지, 근본적인 ‘전환’을 위해 개인·사회·정치적 차원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하게 된다.
책에는 기후위기와 관련된 국내외 주요 연구 및 발표, 기후운동의 최전선에 있는 기후/인권 단체의 성명과 활동가들의 기록, 현재 실시간으로 진행 중인 구체적인 기후문제와 기후소송 사례 등이 풍부하게 담겼다. 그 자체로 기후/인권 분야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레퍼런스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방대한 각주와 참고문헌은 독자들로 하여금 사회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기후위기를 더 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도우며, 팬데믹이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세상에 필요한 ‘새로운 인권담론’에 관한 통찰을 제시해줄 것이다.

“기후위기에 응답하십시오.
지구의 울부짖음과 낮은 이들의 부르짖음이 계속되어서는 안 됩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저자

조효제

성공회대학교교수겸베를린자유대학교글로벌패컬티초빙교수.옥스퍼드대학교에서비교사회학석사,런던정경대학교(LSE)에서사회정책학박사학위를받았고하버드대학교인권펠로로일했다.한국인권학회장,국가인권위원회설립준비기획단위원,국제앰네스티자문위원,세계인권선언70주년유엔본부학술대회기조강연자,코스타리카대학교초빙교수를역임했다.지은책으로『인권의최전선』『인권의지평』『인권을찾아서』『조효제교수의인권오디세이』『인권의문법』『HumanRightsandCivicActivisminKorea』등이있고,옮긴책으로『인권사회학의도전』『거대한역설』『진보와보수의12가지이념』『인권의대전환』『잔인한국가외면하는대중』『세계인권사상사』등이있다.

목차

서문004
들어가며008

1부불편한진실과더불편한현실:어떤성격의위기인가
1장비교할기준이없는위기025
2장인간화가필요한위기036
3장사회학적상상력을발휘해야할위기044
4장감축과적응의위기057
5장역설로가득찬위기066
6장세상의맥락이달라지는위기073
7장인권으로돌파구를찾아야할위기082

2부재난은약자의몫이될수없다:누구책임이며왜풀기어려운가
8장기후위기의식민지배적기원093
9장국민국가,국익경쟁,지정학적갈등103
10장화석연료기업과기후변화범죄학112
11장신자유주의의증폭효과121
12장기후위기의정치적측면125
13장태도의뿌리와외면하는심리134
14장기후행동의사회문화적장벽150

3부권리를방패삼아위기에맞서다:어째서인권문제로봐야하는가
15장기후위기와인권의기본구도161
16장기후위기로인권이침해되는집단175
17장인권에기반한접근과기후정의188
18장기후환경과인권의만남199
19장인권메커니즘이기후위기에관여하다204
20장기후레짐에인권이포함되다210
21장기후소송215
22장남반구발전권,근본원인분석,자연의권리225

4부각자도생사회를넘어:사회적차원에서무엇이필요한가
23장사회적응집력237
24장정의로운전환249
25장갈등의극복과인간안보263
26장기후위기커뮤니케이션283

5부전환을위한여섯가지제언:어떻게할것인가
27장지속불가능성의해체301
28장첫째,전환을위한관점세우기308
29장둘째,전환을위한언론·미디어의역할320
30장셋째,전환을위한사회적동력327
31장넷째,전환을위한젠더주류화336
32장다섯째,전환을위한새로운인권담론344
33장여섯째,전환을위한민주주의의재발견352

나오며368
미주374
참고문헌410
찾아보기471

출판사 서평

“기후위기에응답하십시오.
지구의울부짖음과낮은이들의부르짖음이계속되어서는안됩니다.”-프란치스코교황

기후위기를관통하는다섯개의질문
사회와인권의관점에서구성된새로운기후내러티브

인권사회학자조효제는두가지차원에서‘탄소사회’를규정한다.한편으로,탄소사회란탄소자본주의의논리와작동방식을깊이내면화한고탄소사회체제를뜻한다.이같은관점에서보면탄소사회는생산,소비,그리고인간의내밀한의식까지지배하는달콤한중독의체제다.다른한편으로,탄소사회란탄소자본주의에서파생된불평등이전지구적으로깊이뿌리내린사회현실을뜻한다.이같은관점에서보면탄소사회는팍팍한고통의체제다.
달콤한중독과팍팍한고통의이중적탄소사회와단절하려는의지가있어야기후문제를극복할수있는길이생긴다.이러한문제의식을바탕으로[탄소사회의종말]은각부를일련의질문으로구성했다.

▶1부_불편한진실과더불편한현실:어떤성격의위기인가
1부는기후위기의성격을묻는것으로논의를시작한다.기후위기는인류세(人類世)를초래한인간에게궁극적인도전을가하는전무후무한위기이며,과학의인간화와사회학적상상력을요구하는위기다.‘감축과적응’이라는기후대응의양대축을둘러싸고벌어지는격렬한논쟁을특징으로하며,그것의방대한규모만큼이나역설로가득찬현상이다.따라서기후위기로인해초래된문제는맥락적으로파악해야할때가많으며,‘인권’이라는새로운시각으로돌파구를찾아야한다.

▶2부_재난은약자의몫이될수없다:누구책임이며왜풀기어려운가
2부에서는기후위기가어떻게구성되고유지되는지를역사·정치·경제·사회·심리적으로분석해책임소재를따진다.기후위기의근본원인인탄소자본주의에서시작해,그배경을형성한식민지배와제국주의라는역사적차원,국익경쟁및지정학적갈등이라는정치적차원및신자유주의적지구화라는경제적차원에주목한다.나아가기후행동에대한대중의무관심과위축을개인적·심리적차원과사회문화적차원에서설명한다.

▶3부_권리를방패삼아위기에맞서다:어째서인권문제로봐야하는가
3부에서는기후위기에인권으로대응하면좋은이유를묻는다.기후위기는‘천재’가아니라‘인재’이므로인권유린책임을물을수있는문제다.이를위해기후위기로침해되는다양한인권의종별과집단을소개하며,인권에기반한접근이무엇인지,기후정의가왜기후행동의핵심이되어야하는지를설명한다.또한기후환경과인권분야가기후위기를계기로서로만나게된과정을분석한다.

▶4부_각자도생사회를넘어:사회적차원에서무엇이필요한가
4부는기후대응에반드시필요한네가지사회적차원에대해묻는다.기후대응을위해선‘사회적응집력’을유지하고사회불평등을줄여야하며,이를위해선과정상의정의,즉‘정의로운전환’이기후행동의목적자체가되어야한다.또한기후위기가초래하는갈등과범죄극복의필요성,전략적커뮤니케이션의중요성을조명한다.

▶5부_전환을위한여섯가지제언:어떻게할것인가
5부에서는전체문제의식을정리하며‘무엇을해야할지’를묻는다.기후행동의목표를한마디로요약하면‘전환’을통한‘지속불가능성의해체’다.저자는전환의구체적인여섯가지방법을제시하는것으로모든논의를마무리한다.전환의관점을바로세우고,언론·미디어의역할을정립하고,사회적동력을확보하고,젠더주류화를실행하고,새로운인권담론을설정하며,기후위기를극복하기위해민주주의를재발견하자는주장이그것이다.

기후변화는21세기인권이마주한가장심각한도전이다!
보편적재난과차별적피해
기후위기라는‘실존의세기’를건너는법

오랫동안기후문제는‘북극곰의문제’같은환경적인서사로여겨지거나,경제적·과학적분석을통해탄소감축수치를제시하는목표달성논리로다루어졌다.그러나기후변화가인간과직접적으로관련된문제라는인식없이탄소배출을수치상줄이기만하면된다는결론에이르면,‘대중은어째서기후행동에나서지않는가’와‘왜탄소를배출해야하는가’같은근본적인문제는잊히기쉽다.
[탄소사회의종말]은과학적패러다임이나기술관료적목표달성논리를넘어,모든시민의민주적참여를통한탈탄소사회로의‘정의로운전환’을역설한다.이때인권담론과사회학적상상력이전환을위한렌즈를제공한다는것이저자의견해다.
기후변화를인권문제로본다는말은기후위기피해를더이상천재에의한불운으로보지않고인재에의한불의로보겠다는뜻이다.보통의인권침해사건에서우리는불의한가해자에분노하고그에게책임을묻는다.마찬가지로탄소배출이생명권·생계권·건강권·주거권등개인의실질적인권리를직접적으로위협하는인권유린행위임을인식한다면,그리고기후변화에책임이적은이들이가장큰피해를입는불평등을마주한다면,국가와기업에적극적으로분노하고행동하며책임을물어야한다.
코로나19사태는정치적의지와공동체의합의만있으면아무리어려워보이는일도실행가능하다는것을보여주었다.사회적거리두기,재난지원금등1년전만해도상상할수없었던조처들을우리는이제상식선에서받아들인다.마찬가지로당장은아득해보이고불가능해보이는녹색전환역시대중적합의와행동이있다면가능하다.
변화의한편에과학의시각이있다면,다른한편에는인권과사회의시각이있다.양쪽끝을민주시민의행동으로잇는다면기후위기라는‘실존의세기’를건너는희망을말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