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의 식탁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돈키호테의 식탁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17.00
Description
소설가 천운영의 미친 모험은 『돈키호테』에서 시작되었다!

돈키호테는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돈키호테』에 나오는 400년 전 음식을 찾아서
『돈키호테의 식탁』은 소설가 천운영이 돈키호테와 그가 먹었던 음식을 찾아 나선, 돈키호테의 편력만큼이나 흥미진진하고도 감미로운 모험의 에세이다. 2000년대 초반 한국 문단에 첫 소설집 『바늘』을 내놓은 이래 독자적인 소설 미학을 구축하는 여성 작가로 이름을 새긴 천운영. 이 소설가를 『돈키호테』의 무궁무진한 세계로 처음 이끈 것은,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의 이 대작이 근대소설의 모태이기 때문도 아니고, 2013년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천운영이 스페인에서 머무는 동안 이 책을 누군가 강력하게 권고했기 때문도 아니다. 스페인어에 까막눈이나 다름없던 당시, 혼자 들른 라만차 지역의 한 허름한 식당 메뉴판에 ‘돈키호테 어쩌고’라고 설명이 붙은 음식 때문이었다. ‘요깟 고깃점에 돈키호테를 팔아먹다니. 이게 진짜 『돈키호테』에 나오는 거야?’
이렇게 음식을 매개로 『돈키호테』 탐독의 길로 들어간 천운영은 이 작품 안에서 이국의 음식 세계와 더불어 『돈키호테』의 깊은 곳에 깔린 슬픔과 기쁨의 미로를 제대로 만난다. 『돈키호테의 식탁』은, 꿈꾸는 자들을 위한 소설이자 음식 소설이기도 한 돈키호테의 편력기를 여성 이야기꾼으로서 동행한 산문집이다.

좀 미친 짓이었다. 돈키호테와 같았다. 스페인어 전공자도 아니고 요리사도 아닌 내가 돈키호테의 음식을 찾아 나선다는 것. 그건 어떤 외국인이 전주에서 콩나물국밥 한 그릇 먹고서는 그게 『홍길동전』에 나왔다는 소리를 듣고, 전국팔도를 누비며 홍길동의 자취를 쫓아 조선 시대 음식을 찾아다니는 일과 비슷했다. 반벙어리 까막눈 주제에. 무려 400년 전 음식을 먹어 보겠다니. 그런데 그만둘 수가 없었다. 『돈키호테』에 빠져들수록, 그 길을 따라다닐수록, 더 깊게 빠져들었다.
_「들어가는 말」 중
저자

천운영

소설이란세상을먹고소화해서내놓은‘그무엇’이라는믿음으로20여년간소설을쓰며살아왔다.한국문학번역원레지던스프로그램으로스페인말라가에서지내면서소설『돈키호테』에빠져들었다.그후2년간스페인을오가며『돈키호테』에나온음식을찾아다녔다.『돈키호테의식탁』또한내가소화한세상이다.소설집『바늘』,『명랑』,『그녀의눈물사용법』,『엄마도아시다시피』,장편소설『잘가라서커스』,『생강』을냈다.

목차

들어가면서
어느시골양반의고뇌와슬픔돼지삼겹살
돈키호테기사의첫번째음식염장대구
도토리가불러온황금시대도토리
아름다운돼지염장기술자아가씨둘세
마법향유보다염장청어대가리염장청어
비겁함보다는무모함레케손치즈
산초몸에흐르는피와인
솥단지를걸면축제가시작된다파에야
『돈키호테』의작가는가지선생?가지
섹시하거나서글프거나무례하거나무화과
산초총독을위한건강식막대과자와모과잼
마법의마늘과마늘의저주마늘
트론촌치즈보다만체고치즈치즈
이것이진정한술상이다하몽뼈다귀
무엇이든다있지만원하는건없는객줏집소발톱
당신과함께라면,빵과양파만으로도빵과양파
목동판시노의숟가락빵부스러기

출판사 서평

이야기꾼천운영은『돈키호테』의안과밖을넘나들며,스페인과한국을넘나들며,세르반테스가『돈키호테』를쓰던17세기와지금21세기를넘나들며이야기를펼쳐간다.때로는판소리의소리꾼처럼,때로는서커스나무성영화에생명을불어넣는변사처럼,때로는『돈키호테』의텍스트에심어진시대성을포착하는해설자의날카로움으로.그리고한국여성으로서자신의몸이기억하는,즉자신의손과혀와가슴이간직한우리음식의이야기와포개어놓는다.아울러스페인음식의전통레시피와역사가『돈키호테의식탁』을더더욱풍성하게만든다.베이컨조각을넣고만든계란요리에왜‘고뇌와탄식’이라는이름이붙었는지,부활절이지난뒤에어떤달달한과자를만들어먹는지,진짜만체고치즈를어떻게알아보는지,딱딱하게말라비틀어진빵을맛있게먹는비법은무엇인지등이스페인서민들의생생한삶과밀착된이야기로이산문집에소개된다.
『돈키호테의식탁』은온갖경계를넘나드는다채롭고도화려한이야기를한권의책안에총결집시켜능란하게엮어내는여성이야기꾼이전면에드러난산문집이다.저자자신이어릴적부터한구체적경험,서서히사라져가는대가족안에서의음식문화가이이야기꾼을계속말하게하고,세르반테스가『돈키호테』에등장하는음식들로써전하고자했던사연을세심하게이해하게한다.또한늘약자편에서는돈키호테의용기를,그리고그를떠나지않는산초의의리와현명함을,400년전에이작품을쓴세르반테스의천재성을우러르는목소리에는관객을향한거스를수없는호소력이담겼다.
스페인의‘염장대구’를이야기하기위해먼저우리음식‘북어무곰’의추억을꺼내드는천운영의스토리텔링은『돈키호테』의또다른결을드러나게하고,이대작의정수로들어가는새로운길을보여준다.돈키호테가결정적으로지친순간염장청어대가리를떠올렸다는것에서그녀는개종한유대인인돈키호테의조상의신산한역사를가슴으로동감한다.그리고이염장청어에서바로우리의과메기를떠올린다.“구룡포과메기짝짝찢어마늘,파넣고미역에싸서초고추장푹찍어한입먹여주고”“어여빨리회복해서다시모험을떠나라고하고싶은”마음으로돈키호테와산초의여정을응원한다.

〉나누는밥상,진짜잔치의힘

천운영과돈키호테,그리고산초와함께스페인이곳저곳을돌아다니며하몽과파에야의주방을여행하다보면여럿이음식을나누어먹는,우리의문화와닮은반가운대목을마주치게된다.노숙하며밥을직접해먹는마부들이‘움푹한바위를가운데두고둘러앉아,한마부가염장대구와마늘몇톨넣고절구질을하는동안또다른마부는이야기를들려주고,노래를마친누군가가돌절구를이어받아찧기시작하고,또누군가이야기를시작하고,이윽고대구뼈가씹히지않을정도로부드러워지면,누군가꺼낸딱딱한빵조각을쪼개서찍어먹기시작하고.’
또다른장면에서는50여명의요리사가동원되어장작을산처럼쌓아놓고불을피워고기를굽고,국을끓이고,기름솥에서튀겨진과자는삽을이용해꿀냄비로던지면서성대한잔치를준비한다.“오늘은누구든배를곯는사람이있어서는안되는날,부자든가난한자든배터지게먹는날.”진짜잔치는그런것이다.“커다란솥단지를문앞에꺼내놓는것.연기를피워올려사람들을모으는것.다함께만들어누구라도와서나눠먹는것.부자도가난뱅이도기독교인도무슬림도모두한솥의국물을나눠먹는것.”
다함께음식을차리고나누어먹고삶을지탱할힘을얻는진짜잔치가이시대에필요하다는것을『돈키호테의식탁』은환기시킨다.『돈키호테』와마찬가지로,궁극적으로삶에대한진정한긍정으로우리를이끌어간다.“진정살아있다는것은무언가에미쳐있다는것.그러니제발다시미쳐주기를.죽어도죽지않기를.모험을계속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