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공감 그리고 연대 (총리실 880일의 기록)

소통, 공감 그리고 연대 (총리실 880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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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정치권의 비주류에서 일약 스타 총리로
국민과 함께 울고 웃던 그 소중한 날들의 기억
이낙연 전 총리가 그의 기록을 깨기 전까지 김황식 전 총리는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라는 타이틀을 오랫동안 유지했다. 정치권의 중량감 있는 인사들, 이른바 ‘핵인싸’만이 총리직에 오를 수 있었음에도 그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애초에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직책이다 보니 어떤 경우가 경질이고 자진사퇴이며 어떤 경우가 임기를 충분히 채운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많은 총리들은 무언가에 쫓겨 급하게 자신의 커리어를 마감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반면, 대법관과 감사원장이라는 무게감 있는 직책을 지낸 법조인이기는 하지만 김황식 전 총리는 정치권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그의 총리 발탁은 당시로서는 파격이라고 할 수 있었다. ‘파격’은 곧 ‘무리수’를 지칭하는 것이기도 했다. 국정 운영에 전혀 경험이 없는 인사를 총리에 임명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과 언론은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그렇게 시작된 총리직, 결과적으로 김 전 총리의 ‘총리 도전기’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이 책은 김 전 총리가 880일 동안 총리를 지내는 동안의 언론 기사와 본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을 중심으로 본인의 소회를 풀어놓은 것으로, 글을 읽다보면 그가 장수 총리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를 충분히 느끼게 된다. 각박하게 돌아가는 세상과 정치권에서 한 편의 우화를 보듯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

김황식

저자김황식은1948년전남장성에서태어나광주제일고와서울대법대를졸업하였다.1972년제14회사법시험에합격하여사법연수원을수료하고1974년서울민사지방법원판사에임용된뒤각급법원과법원행정처에서근무하였다.2005년대법관에,2008년제21대감사원장에,2010년제41대국무총리에각임명되었고2013년2월26일퇴임하였다.지금은호암재단과삼성문화재단이사장,사단법인안중근의사숭모회이사장을맡고있다.

목차

출간에즈음하여
시작하며

01뜻밖에맡게된국무총리
대통령실장을통한내정통보/세번째인사청문회/취임식,취임사/만남으로시작한10월/대정부질의응답으로국회데뷔/취임50일/취임초기의생각과일들/취임1주년관련언론기사들

02소통,공감그리고연대
정부내소통/국민과의소통/소통과눈물/연필로쓴페이스북/만남을통한소통

03나의중점어젠다,따뜻하고공정한사회
공정사회구현/건강한사회만들기/복지제도개선,복지정책은종합예술/사회통합/주요갈등해소사례

04주요현안및관심사항
새로운성장동력,녹색성장/받는나라에서주는나라로,공적개발원조/뿌리뽑아야할학교폭력/백년대계치수사업,4대강사업/걱정없는전력공급/불법사금융척결과서민금융지원/현충행사를다시생각한다/독도문제,어떻게해결할것인가?/한일정보보호협정의오해와진실/한일관계해결,독불관계에서배운다면/여수엑스포의성공적개최/피할수없는다문화사회/우리나라도농업선진국이되어야/한글날을공휴일로/공정선거,민주주의의핵심

05현장에서만난사람들
쪽방촌사람들/소록도의한센병가족/문학인들/언론이연결해준만남/1박2일여행중에만난사람들/시민들과의교류와공감/뉴욕의한고등학교방문에서느낀감동

06기억에남는외국인지도자몇분
호세무히카우루과이대통령/페르난도아르민도루고파라과이대통령/원자바오중국총리/지그미틴리부탄총리/게르하르트슈뢰더전독일총리/앙겔라메르켈독일총리/프랑수아피용프랑스총리/데이비드캐머런영국총리/프레데릭덴마크왕세자/리커창중국총리

07이젠자연인으로,퇴임을준비하며
페북마감/세종시이사와공무원사기진작/마지막국무회의에서의훈장안건보류/음성꽃동네와떡한시루,마지막현장,마지막소통

08퇴임에즈음한언론기사들

09퇴임인터뷰

마치며

출판사 서평

어느날갑자기총리가되다
김황식감사원장에게어느날임태희대통령실장이방문해국무총리직을맡아달라는이명박대통령의뜻을전달하고저자는몇번의고사끝에결국총리직을수락하게된다.이배경에는긴박했던당시의정치상황이자리잡고있다.2010년당시국무총리후보로지명된김태호전경남도지사가인사청문회의문턱을넘지못하고자진사퇴하자이명박정부에서는김황식감사원장을총리로내정하며국면을전환시키고자한다.다시지명한총리후보가인사청문회에서또다시탈락하는사태만은막아야한다는것이이명박정부의최대과제였을터이므로대법관과감사원장을지내며두차례의인사청문회를이미통과한저자만큼매력적인카드를찾기쉽지않았을것이다.
그들의바람대로인사청문회와인준표결은무난하게통과했지만정작문제는그이후였다.김황식총리임명초기에는‘대타총리’라는인식이강했고대법관과감사원장을지냈음에도정치적으로는크게알려지지않은인물이라그지도력에의심을품는사람이많았다.이명박정부에서도그다지큰기대를하지않은채‘단타카드’로김전총리를내세웠을가능성이높다.한마디로말하자면아무도김전총리에게큰기대를하지않는상황이었다.하지만이런상황은곧바뀌기시작한다.

“대정부질문에서스타가탄생했다.김황식국무총리다.”닷새간의대정부질문이끝난5일한나라당의한핵심당직자는“대타로등장해홈런을쳤다”면서이같이말했다.김태호전총리후보자의낙마이후긴급수혈됐던김총리가부드러우면서도핵심을피하지않는카리스마있는답변으로국회데뷔전을성공적으로치렀다는점을강조한말이었다.(…)상당수의원들은“인사청문회를3차례나거쳐서인지내공이다르다”“감사원장까지지내국정전반에대한이해도가다른거같다”며“장수총리가될것같다”고했다.(p.37,조선일보2010.11.6일자재인용)

김전총리는그해10월국회에서열린대정부질문에서소신있는발언을하며일약‘스타총리’로부각된이후국민과소통하며소리없이민생을챙기는친근한총리로자리잡았다.그의퇴임후언론에서는이명박정부5년간가장잘한인사로김황식국무총리임명을꼽기도했을정도다.

무컬러가내컬러다
아무도기대하지않았던총리가두각을나타내자언론에서도관심을가지기시작했다.언론은그에게갖가지별명을붙여주기도했다.‘이슬비총리’와‘눈덮인휴화산’,‘중도저파’가바로그것이다.한기자가존재감이나색깔이없는총리라는지적이있다고하면서어떤총리로남고싶은지묻자김전총리는이렇게대답을한다.

“존재감이나색깔이없는것이맞습니다.그러나존재감이나색깔이없는것이나의존재감이자색깔입니다.컬러를찾으려면정치적인발언을하고,누구와싸움도하고,국민에게근사한말을하면얼마든지가능합니다.그러나나는이슬비같은총리가되겠습니다.이슬비는조용히내리지만땅속으로스며들어대지를촉촉이적시고싹을틔워꽃을피우고마침내는열매를맺게합니다.소나기는시원스럽게내리지만때로는모든것을쓸어내버립니다.나의작은노력들이모여국민의이익으로돌아간다면그것으로만족할것입니다.”(p.84~85)

이발언이계기가되어‘이슬비총리’라는별명이붙여졌고‘눈덮인휴화산’과‘내마음속의마그마’라는호칭역시언론과의인터뷰에서생겨났다.또다른기자가마음씨좋은할아버지같다며자신을칭하자“내가눈덮인산으로보이지만그안에는마그마가끓고있는휴화산과같습니다.내마음속에는마그마가끓고있습니다”라고대응했고이역시언론에서자주인용하는구절이되었다.또한언론에서는김전총리를중도저파라지칭하기도했는데이것은광주지방법원장으로근무할때인2004년에쓴‘중도저파’라는글에서연유한다.

그런의미에서승리한자유민주주의와자본주의는더욱겸손해야합니다.부단히변화를모색하되극단에치
우쳐서는아니될것입니다.성장과분배가조화를이루며,자본가와노동자가함께하며,기존가치의존중과새로운가치에의모색이자연스레교차하는사회가바람직한사회입니다.(…)그래서저는모든면에서극단을싫어합니다.스스로중도이기를원합니다.중도라하더라도중도좌파,중도우파중어느쪽이냐고동문한다면소외계층을보듬어야한다고주장하는중도저파라고서답할것입니다.그리고기득한이득에연연한우파특히극우는추하고,현실을무시하고꿈만꾸는좌파특히극좌도철이없다는것이저의생각입니다.(p.87)

언론이주목한이들키워드는김전총리의업무스타일과도일치한다.좌우의어느한쪽에치우치지않고공평하고공정하게업무를처리하며,보여주기식행사를지양하고조용히자신의할일을해나가는김전총리의스타일에썩어울리는별명인셈이다.
그가‘대타총리’에서‘성공한총리’로발돋움할수있었던배경에는여러요인이있을것이다.그중의하나로그에게사심이없었다는점을들수있겠다.김전총리는감사원장이나국무총리직을원하지않았으며오히려피하려고노력하였다고말한다.총리직을성실히수행하고자했을뿐별다른욕심이나의도를갖고일하지않았는데이것이총리직수행에도움이되었다는것이다.총리직책을탐하거나다음단계로나아가기위한징검다리로활용하지않으니자신을부각시키기위한행동을할필요가없었고본연의임무에집중할수있었다는의미다.
이말에는김전총리의겸손한태도가다소반영된것으로보인다.자신의직책을자기과시를위한수단으로삼거나허례허식을일삼는경우를그동안우리는숱하게보아왔다.그저평소본인의성품이겉치레를중요하게생각하지않고올곧은때문일것이다.그의성품을엿볼수있는단적인사례가하나있다.종합청사에서는총리가출퇴근을할때면청사관리소장과방호대장이마중과배웅을하였는데김전총리는이런관행을없애들쭉날쭉한총리의일정에맞춰대기해야하는그들의고단함을단숨에해소해주었다.

울보김총리
김전총리는그동안우리가봐왔던이른바고위관료들과는다른모습을보여주었다.총리에게보고를할수있는사람은장관과차관,1급상당의실장으로한정되어있었는데이러한관행역시없애고사안의필요성에따라누구라도보고할수있게하였다.총리를항상따라다녀야하는경호원을배려해등산을그만둔사연이나총리공관앞길거리에서경비를서는경찰관을위해투명한초소를짓게한사례등도김전총리의스타일을짐작하게한다.
김전총리는울보총리로도나름유명세를탔는데그가울먹이는모습은여러차례언론을통해보도가되었다.‘연평도포격도발전사장병ㆍ희생자1주기추모식’이열리던날대전국립현충원에는장대비가내리고있었다.우산을펼쳐든경호팀장에게우산을치우라고말한김전총리는행사가끝날때까지고스란히비를맞았으며흐느꼈다.

엄숙한행사의주재자인제가우산을챙겨쓴다는것은옳지않다고생각했습니다.오히려그대로비를맞는것이도리라고생각했습니다.그것이희생자들을추모하고유족들의아픔에함께하는것이라고생각했습니다.이어진전사자묘역참배도비를맞으며진행하였습니다.그자리에서그저마음이이끄는대로했을뿐입니다.(p.93)

이외에도파라과이한국학교에서학예회영상을보다가눈물을흘렸고서울소년원을방문한자리에서소년원생들의합창을듣다가눈물을흘리기도했다.순직한소방대원의빈소를찾아어린아들을위로하다가눈시울을붉히기도했고심지어국회인사청문회에서조차파독광부와간호사에대한질문을받고나서“어떻게그사람들을잊을수있겠”냐며울먹였다.
단호할때는단호했지만부드럽고섬세했던김황식전총리.“불통이미지를갖고있는MB정부에따뜻한소통이미지의김총리가있다는건다행”이라는당시여권관계자의말처럼그가있었던것은우리에게다행스러운일이었다.총리라는직책의특성상나라를바꾸고세상을바꾸는일을하지는못하지만한사회에온기를더해줄수는있다는것을우리는김전총리를통해알게되었다.어떤총리가좋은총리일까,라는물음에대한답은여러가지로갈리겠지만그저그것만으로도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