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페미니스트

두 번째 페미니스트

$18.00
Description
집사람, 남성 아내, 시시한 일상을 살아내는 시민…
삶을 반짝이게 하는 남성 페미니스트 연대기
과제와 책임을 떠맡아
열렬히 응답하는 두 번째 페미니스트
-‘다른 삶의 방식’을 찾아간 남성 페미니스트의 고백록

『두 번째 페미니스트』는 저자 서한영교가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 ‘페미니즘을 어떻게 실현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물으며, 삶의 작은 단위부터 구체적으로 가꾸고 돌보는 일에 대해 풀어간 책이다. 시적 언어에 경도된 문학지망생이 눈이 멀어가는 애인의 곁에 머무르기로 하고, 100일간 아기를 품에서 키우며 돌봄을 도맡는 ‘남성 아내’로 변화하기까지, 그는 자기 안의 여성성을 발견하고 키워나갔다.
너무나 확실했던 남성의 세계가 점점 불확실해져가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여성을 비하하는 남성들의 언어에 자주 불끈거리게 되면서, 편하게 살았던 세계를 뒤집고 ‘다른 삶의 방식’을 찾아간 저자의 고백이 이 책에서 펼쳐진다. 동시에 여성과 두루두루 우정을 나누며 언어의 미세한 오류들을 점검하기 시작한 남성 페미니스트의 성장기가 담겨 있고, 수유하는 애인의 곁에서 애간장을 태우며 한철을 보낸 사랑의 기록, 속싸개 위에 아이를 눕히고 최상의 섬세함을 다해 자장가를 불러준 육아 일기가 시인의 섬세한 언어로 그려져 있다.
저자는 그의 어머니, 이모, 친구와 동료 중 절반인 여성들과 훌륭하게 살아가기 위해, 남성적 동일성을 위해 억압해야만 했던 자신의 여성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했다. ‘나는 페미니스트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망설일 수밖에 없는 절박한 오류를 끌어안은 채, 정체성으로서의 격렬한 페미니스트라기보다 과제와 책임을 떠맡아 열렬히 응답하는 ‘두 번째 페미니스트’가 되기를 애썼다. 첫 번째 사람을 지키고 선 두 번째 사람으로서.
저자

서한영교

시민,시인,그리고두번째페미니스트.

간디학교를졸업했다.대학에서철학을공부했고,지금은문학을공부하며가르치고있다.대안교육활동가이자하청문필노동자로살아가고있다.2018년〈동시마중〉51호신인추천으로등단했고,쓴책으로는『붕어빵과개구멍』이있다.
고교시절페미니즘에입문한뒤로시민으로서눈을떴다.‘나는페미니스트입니다’라는선언앞에서늘망설였지만,그의내면에존재하는여성성과함께살수있게도와준것이페미니즘이었다.페미니즘은남성-이성애-비장애인의동일성을유지하기위해억압해야했던그안의수많은타자들(여성,LGBTQ,장애인)과함께살아갈수있게했다.
아이를돌보면서시인으로서눈을떴다.세계를경이롭게바라보는아이를돌보며생명의질감을새롭게배우고있다.살림을돌보고,일상을돌보고,생명을돌보면서작고시시한것들을돌본다는것이어마어마한일이라는것을알아나가며,'돌보다'라는말을끝끝내지켜내는시인이되고자한다.
‘나는페미니스트인가?’라는질문앞에망설일수밖에없는절박한오류를끌어안은채그는정체성으로서의페미니스트라기보다과제와책임을맡아열렬히응답하는두번째페미니스트로살아가기위해애쓰고있다.

목차

프롤로그우와,의세계008

1부감히,우리라고말하기위해

나의페미니스트연대기013
여인,미인,연인그리고애인026
애인은시각장/애인이에요037
감히,우리라고말하기위해045
불안의떨림에서설렘의떨림으로049

2부집사람

처음심장055
너로인해우리는마법에걸렸단다057
새로운눈으로여행하기059
저는잔액부족하우스의집사람입니다065
지구에서첫번째밤을보내게될너를위해068
술과담배를끊었다070
어떤파괴-독박육아072
곁에있어076
만삭079
해달081
초유083
분홍의시간085
언어의경계에서덜컹거리며말하기091
처음해본연습094
야만의육아법096
육아휴직102
남편104

3부아버지

이응107
수유109
울음과노래가있어112
새끼들,생명의질감114
새벽쪽잠116
쮸쮸연결고리119
어머니와어머니들120
100일,호랑이와곰의시간에관하여123
엄마라는어마어마한126
가사노동분할의어려움128
토요일밤의집사람회의134
짐승처럼사랑하기138
이렇게아버지가되어간다140
아버지는어땠을까?143
위대한유산148
남편,그인간,이새끼151
어떤싸움의기록153
엄마에게젖이있다면아빠에게는품이있다156
언어의기원전,옹알이159
‘돌보다’의지층161
아이가퀴어라면164
은근히미지근하고조심스러운연민의시선들167
동반자1인170
문턱에걸린유아차와휠체어173
어린이집신청176
우리서로처음생일179

4부순간일지영원일지181

5부남성아내

나의자주색원피스215
이모든것이지나가리라218
애인은헐벗고다닌다220
공공수유223
아빠는페미니스트226
살림과비트228
농부님이길러주셨지요231
담요농사234
걸레질하는무릎236
삶을반짝이게하는일238
돈벌어야지에서돌봐야지로240
무책임하고무능력한아빠242
나차상위계층247
또이사249
빨간모자해병대할아버지253
맘충이라고했다256
지옥에서온날씨260
한계를다루는기예,육아요가264
슬로슬로ㅋㅋ268
나에게들려주려했지271
마이너스엄마들274
낱말연습277
완모파티280

6부바다를건너려는나비들처럼

두번째페미니스트285
자본주의비무장지대293
시민과시인으로서의시시한일상300
감은눈위로내리는사랑을위하여305
에필로그감히,의세계307
추천사‘자본주의비무장지대’를만들고있는시인의기도309

출판사 서평

“나는잊지않기위해기록했다.출산후침대에누워회복하고있는아내의눈빛을잊지않기위해,젖을먹다잠에든아가의귀밑머리를잊지않기위해,썼다.기도가아니면안되는순간들을위해썼다.몸에열이펄펄끓는아가머리맡에서,먹은걸모두게우고있는아내를화장실문밖에서기다리면서썼다.이기록의혈관속에기억의혈액이떠돌고,기도의유전자가흐르고있다.”_프롤로그

육아를함께하기위한
집사람들의크고작은생활의실험들

저자는고등학생때까지운동도곧잘했고,적당히욕을섞어말할줄도알았고,남자아이들사이에서별어려움없이지냈다.그의세계가크게금이가기시작한건열아홉살이던2001년부터였다.온갖욕설이난무했던박남철시인이쓴‘욕시’를보고나서는며칠간온몸이쿵쾅거리는상태로잠을이루지못했다.페미니즘이저자에게“들이닥친”이후부터당연하고마땅하게여겼던이세계의추악함이하나씩눈에들어오기시작했다.영불편하고이상한세계에서너무도편하게지냈다는사실이,여성은이상한세계속에서계속상해가고있는데남성은아무렇지않다는것이,징그러웠고매스꺼웠다.

그이후로나는대체로불편해졌다.축구경기가시작되고축구팀을이끌던한작가가능숙하게욕을해대기시작했다.경기에처음참가한나를두고“빨리안뛰어?뭐하는거야새꺄!”나는대개불편해졌다.그런수컷들의살기어린승부욕이불편해졌다.나는대체로불쾌해졌다.속옷이비치는블라우스를입은여성을두고하는말이.“아예벗고다니지.왜저렇게아슬아슬하게입어.저런애들이진짜밝히는애들이야.”짧은바지를입고다니는여성을두고하는말이.“아예나먹어주세요,광고를하는구나.”친구의솟구친말이불쾌해졌다.
왜집안일은엄마가다하는걸까.부인들은남편아침밥은꼭챙겨야한다는세상의말을당연히여기며왜아침부터한상차려내야하는걸까._17쪽

“세상이바뀌지않는다는말을나의삶을바꾸지않겠다는변명으로삼지않고”,저자가정의하는집사람들(집을근거로삶을살아가는사람-애인,아이)과리듬을맞추기위해집사람회의를하고,시간과역할을분담해가사노동을함께한다.아이도집사람으로서가사노동의몫을다할수있게,밥을다먹고나면같이설거지를하고,아침청소시간에는물걸레를쥐여주고빨랫감은세탁기에넣게한다.
자본주의아래명랑함을잃지않기위해‘자본주의비무장지대’라는문패를집에걸어두었다.선물,공유,생산이저자와집사람들을떠받치는세가지경제원칙이고,“지구에돈만벌러오지않았다.삶이아닌것은살지않겠다.시를살아내겠다.”가집사람들의받침문장이다.한달에77만원정도를벌수있는임금노동을하며,직접생산할수있는것은만들어쓴다.텃밭을꾸리고실을잣고천을짠다.
이러한집사람들의크고작은생활의실험들과다른삶을살아가기위한방식은,최소생계에대한불안을덜어내고적당한임금노동속에서육아를온전히함께할수있는기반이되었다.

육아휴직이끝나고작은아르바이트들을시작했다.일주일에하루정도일해서한달에77만원정도를벌수있는번역,광고카피라이팅,기업의스토리텔링,속기,잡지사보조에디터일들을돌아가며했다.일감은무조건일주일에하루만하는것이첫번째조건이었다.그다음조건은재택근무하지않는다는것이었는데,말이좋아재택근무지사실계속해서일할수밖에없기때문이다.그래서일주일에한번출근해일한다는조건이나에게가장중요한조건이었다.아이가이제막걸어다니기시작했기에집사람들과많은시간을보내고싶었다._242쪽

내면에존재하는여성성과,수많은타자들(LGBTQ,장애인)과함께살수있게도와준것이페미니즘이다!

여러가지실험과모험을겪어나가면서도여전히저자는흔들린다.그러나결코무너지지않는다.페미니즘이라는이름아래남성으로서“다시한번더”실패할것임을예견하고,두번째페미니스트로서“평생거듭”해야하는실패속에있어야할운명임을알고있기때문이다.그에게페미니즘은구체적이지않고서는관통할수없는성질의것이다.관계의정치학이자자유의형이상학이며사랑의변증법인것이다.
내면에존재하는여성성과,수많은타자들(여성,LGBTQ,장애인)과함께살수있게도와준것도페미니즘이고,아이를돌보며생명의질감을새롭게배우게한것도페미니즘이었다.살림을돌보고일상을돌보면서작고시시한것들을돌보는것이얼마나어마어마한일인지를깨닫게한것도페미니즘이었다.
그래서그는‘구체적으로’삶의방식에대해질문하고,의심한다.혼인의례를어떻게바꿀것인가?임신/출산/육아/가사노동을둘러싼젠더질서를어떻게뒤집을것인가?습관적으로쓰는젠더용어중에반드시고쳐야할낱말은무엇인가?지구에해를덜끼치는생활용품을어떤기준으로선택할것인가?소비를덜할수있는생활의목록들을어떤기준으로만들어볼수있을까?등등.
그에게페미니즘은작고구체적이어서더욱반짝이는스케일로확장한다.씨앗을심고흙을가꾸는일,실을잣고천을짜는일,방바닥을반짝반짝하게닦는일,100일간아기를품에서키워내는일,임신한애인의변화를좇으며아버지로의근력을다지는일,팽목항과광화문에서울부짖고,가정폭력피해여성청소년들,탈학교청소년들과함께글을읽고써내려가는일,어머니가기록해둔가계부속에스며있는생활의혼잣말을기록해두는일……
일상의작고사소한것들은날마다반복했을때에만,그반짝거림을만날수있다.어쩌면그반짝거림은계속해서반복하고있는사람에게건네는박수소리일지도모른다.저자는“감히,우리라고말하기위해”페미니즘을지향하고,남성의젠더규범을파격하며“감히,살아내려고한다.”저자는말한다.“가볍게,춤추듯,반복하며,실패하며,조금씩,앞으로,한발씩,그렇게.페미니즘은언젠가도달해야할세계의이름이아니다.물음과시도와행위속에서늘실현되는것이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