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 페테르부르크 (유럽을 향한 창)

상트 페테르부르크 (유럽을 향한 창)

$9.80
저자

방일권

◆저자소개:방일권

현한국외국어대학교인문과학연구소학술연구교수.
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학술원러시아역사연구소에서'19세기후반러시아교회와초등교육'에관한논문으로역사학박사학위를받음.학위논문이국제마카리기념재단의2001년국제학술공모에서선정되어러시아총대주교알렉세이2세로부터상을받음.
러시아문화,정교회와초등교육,CIS지역한인동포의생활과역사,러시아기록보존소등에관한다수의연구를발표하고있음.

목차

유럽을향한창
제국의빛과그림자
영웅의도시

출판사 서평

◆쓸쓸한물결이이는네바강가에서옛시인을만나다
네바강과네브스키대로,푸슈킨,고골리,도스토예프스키의문학작품의배경이며차이코프스키와쇼스타코비치음악의무대가되는곳,표트르대제와예카테리나2세의치적과동시에레닌의혁명운동이벌어졌던러시아제2의도시.역사가유구한만큼사연과시름또한깊었던상트페테르부르크를일컫는말들이다.
이책에서저자는네바강의물길을따라올라가며페테르부르크의속깊은얘기를끌어내고있다.특히푸슈킨의시'청동거울'과1896년고종의특명전권공사로러시아를방문했던충정공민영환의'해천추범',1946년이곳을방문한월북작가상허이태준의'소련기행'속에그려진내용을토대로이도시의과거와현재를버무려내는저자의솜씨는가히놀랍다.이와더불어푸시킨의시적감성과,탁월한묘사력으로먼이국땅의정취를물씬풍기고있는민충정공과이태준의글은세월을건너뛰어시공간을함께호흡하게한다.단순히도시답사기가아닌짜임새있는액자소설처럼읽는재미,느끼는재미가흐뭇하다.책속에푹빠져정신을잃을즈음,페테르부르크는더이상이방의도시가아닌우리정신세계의일부를구성하는이야기들과역사의페이지들로서우리지성의가까운자리로와있다

◆돌과물이만나도시를만들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표트르,즉‘성인베드로’의도시다.여기서베드로는반석혹은돌이라는뜻으로페테르부르크는‘네바강변의서있는돌의도시’라고할수있다.목조건축이기본이었던러시아에‘돌’로만들어진영원한도시와그를닮은나라를건설하고자원했던군주표트르는,1709년폴타바전쟁에서스웨덴에승리한후비로소네바강변지역에새로운도시를건설하는일에박차를가한다.일찍이서유럽의선진문명을러시아에도도입하기를원했던그는유럽을향한창으로서이새로운도시건설의필요성을절감했고,새러시아건설(재건)이라는대의까지함축하고있었다.늪지에인공의도시를건설한다는게쉽지는않았지만표트르는강력한의지로해냈고,페테르부르크는수도라는위상에걸맞는도시가되었다.돌과물이만나빚어낸페테르부르크는그렇게탄생되었다.애초의지와이성으로건설이시작된도시인만큼돌로상징되는인공의세계와그연장선상에있는창조된문화의세계를읽어내는일이더욱중요해진다.우리가관심을갖고확인해야할바역시이도시에축적되고보이지않게스며든상징과문화이야기들이며,이책은충분히그역할을해주고있다.

◆이젊은수도앞에서늙은모스크바는광채를잃다.
에르미타쉬박물관!제정러시아의황궁이며황제의평소집무실이었던겨울궁전(동궁)을포함하여4개의건물이서로연결되어있는이곳은그자체로페테르부르크역사와문화의상징이다.소장예술품이250~270만점이라고하는데작품의수뿐만아니라예술적수준도가히세계적이다.이곳에서우리는내로라하는세계적예술뿐만아니라제정러시아시대의영욕도함께엿볼수있다.1905년1월궁전광장이주무대가된‘피의일요일사건’을혁명의도화선으로하여1917년10월러시아혁명은페테르부르크로부터러시아제국의영광을빼앗아가버렸다.이후소비에트정권은1918년수도를모스크바로옮기고,이도시는레닌그라드로이름이바뀌게된다.제2차세계대전때독소전으로이도시는또하나의상처로얼룩지지만페테르부르크는어둠에서빛으로나오는시도를멈추지않았다.드디어1990년잃었던페테르부르크라는이름을되찾으면서러시아제2의도시로서입지를견고히한다.세월이더해질수록페테르부르크는수도모스크바가무색할정도로그광채를발하고있다.

◆영웅의도시에서빅토르최를노래하다
페테르부르크가낳은마지막영웅빅토르최!러시아인들이신처럼여기는시인이자기타리스트요,영화배우이자가수인그는한인3세로전세계적으로추종자를거느렸을뿐아니라4개국도시의거리에자신의이름을새긴인물이다.그는20세가되던해에그룹‘키노’를결성하고15세부터시작한시작과음반발표등의활동을본격적으로시작했다.무명의그늘에서벗어나지못하다가결국불타는창작열과예술혼으로승리를거둔다.1986년6번째앨범『밤』이발매몇달만에200만장이나팔려나갔고,1988년에개봉하게되는누그마노프감독의영화「이글라」는그에게두번째밀리언셀러를안겨준다.빅토르는노래「변화」로개인이아닌소련젊은이의요구를상징하는인물이되어있었다.총열장의앨범과네편의영화로세계적인전설이된한인3세예술가.1990년대형버스와의충돌로짧은일생을마감하였지만그는과거에도현재에도여전히러시아젊은이들의희망이자영웅으로남아가슴에불을지피고있다.혁명의소용돌이가낳은수많은영웅들을제치고러시아인들로부터더없이사랑을받았던그는이제는보고슬랍스카야묘지의잘정비된대리석원형기단의검은기둥과그위의반달모양으로생긴청동기념비아래누워있다.여위고반항적인젊은한국인의얼굴을지녔던고인의묘지주변에는많은꽃과그를추모하는물건들이놓여있다.아직도러시아인들의가슴에그가살아있음을알수있는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