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학연론

양명학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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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조선 양명학파인 석학 정인보의 양명학 입문서를 교주본을 만들고 그 교주본을 바탕으로 우리말 문장을 사용, 번역한 현대의 고전서
『양명학연론』은 주자학의 위세에 눌려 조선 후기 가느다랗게 명맥을 이어온 조선 양명학파의 마지막 거장인 위당 정인보가 지은 양명학 입문서이다. 주자학에 맞서 그 대안으로 일어난 양명학을 간략하게 소개한 것이기도 하지만 ‘전통 시대에 학문과 인생의 관계를 어떻게 보았는가’ 하는 문제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책이다. 그러나 어려운 한자말이 수두룩하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텍스트가 엉망이어서 읽기가 어렵다. 특히 후자의 문제는 출판조차 꺼리게 만들어 『양명학연론』은 ‘잊힌 고전’이 됐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관련 자료를 섭렵해 그 텍스트를 복원하고 비판과 주석을 붙인 ‘교주본(校注本)’과 이를 21세기 한국어로 쉽게 푼 ‘현대어본’을 합친 것이다. 『양명학연론』이 처음 발표된 지 거의 한 세기 만에 나온 ‘정본(定本)’이다.
저자

정인보

鄭寅普,1893~1950
한학자이자역사학자로,호가담원(?園)ㆍ위당(爲堂)이다.어려서강화학파의학통을이은이건방(李建芳)의제자로학문의기초를쌓았으며,이후중국으로건너가독립운동에참여했다.그러나첫번째부인의사망으로귀국한뒤연희전문교수로재직하며국학연구와언론활동에종사했다.이익(李瀷)의『성호사설(星湖僿說)』과정약용(丁若鏞)의『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등을교열해간행하고,우리고서(古書)에대한해제를신문에연재했으며,『양명학연론』과『오천년간조선의얼』등도신문에발표했다.해방후국학대학장과제1공화국초대감찰위원장을지냈으며,6ㆍ25때납북되어사망했다.저서로는『조선사연구』(1946,『오천년간조선의얼』개제)와『담원시조집(?園時調集)』(1948)이생전에출간됐고,『담원국학산고(?園國學散藁)』(1955)와『담원문록(?園文錄)』(1967,번역본)이그가납북돼사망한뒤에나왔으며,1983년에는담원정인보전집이연세대출판부에서출간됐다.

목차

책머리에
1.이글을쓰는연유
2.양명학이란무엇인가
3.왕양명의생애
4.「대학문」과「발본색원론」
5.양명학의계승자들
6.조선의양명학파
7.글을마치며
[부록]양명학연론교주(校注)
참고자료『양명학연론』및그재출간본들의오류연구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국난극복을위한정인보의외침
정인보가겨냥했던이책의1차적인대상은일반대중이다.그가일제치하인1930년대에이글을『동아일보』에연재한이유다.그는엉망이되어버린사회가올바른길을찾기위한지침으로양명학의창시자인왕수인(호:양명)의가르침을식민치하조선민중들에게전하고자했다.왕수인이제시한양명학의핵심은주자학처럼고도로이론적인것이아니라인간본연의양심에따라살라는외침이었기때문이다.그것은주자학에맞선‘학문’이긴했지만복잡한이론탐구가필요없는간단명료한실천지침이었다.양명학에서제시하는간단한원리를가지고살아간다면더나은사회를기약할수있다는,식민치하지식인나름의처방이었다.

지행합일,아는것은느끼고통하는것
왕수인과그의생각을이어받은정인보가주자학을비판하는가장중요한지점은두가지이다.첫번째는주자학의핵심적방법론인‘즉물궁리(卽物窮理)’(모든사물에나아가이치를탐구한다)가현실의삶과동떨어진사변적작업에불과하다는것이고,두번째는그렇게얻은지식이실천과연결되지않는다는것이다.양명학에서는첫번째문제를복잡한탐구가아니라‘양지(良知)’,즉양심의소리에귀를기울이라는대안을제시했고,두번째문제는‘지행합일(知行合一)’,즉지식과실천이별개가아니라는주장을내세우고있다.‘학문’에대한이런양명학의관점은이책이현대를살아가는대중들에게도여전히의미가있음을보여준다.
정인보가글을연재하던시점에서점점멀어지면서『양명학연론』은또하나의의미를키워갔다.연구자들을위한양명학연구자료로서의의미이다.양명학을모르는사람들에게소개하는것이기때문에양명학입문서의성격을띠고있다.양명학의기본개념,창시자왕수인과그후계자들에대한소개,그가양명학의핵심논문으로본두논문의번역및해설,여기에한국(조선)의양명학사까지망라해서길지않은글속에양명학의기본내용들을짜임새있게소개하고있다.이에따라『양명학연론』은간행본들이절판된뒤에도‘제본복사’를통해꼭필요한사람들에게읽혔다.특히한국양명학사부분은정인보가인용한조선양명학자의글들을연구자들이자주인용할정도로중요한지침서역할을했다.

현대어본으로다시탄생한양명학연론
그러나책의가치와중요성에도불구하고갈수록‘잊힌고전’이되어갔다.출판이지속되어야그명성을유지할수있는데,이것을어렵게만드는중요한요인들을안고있었기때문이다.첫번째는당대일급한학자정인보가어려운한자어를한껏구사해쓴글이어서시대가흘러한자가낯선세대로내려갈수록점점더난해한글이되었다는점이다.그리고더욱중요한문제는신문연재이후저자의교정에의한재출간이이루어지지않아텍스트가엉망인채방치되었다는점이다.
특히심각한것은두번째문제였다.옛날신문에서오탈자가많은것은당연했고,당시에도글이어려웠으니더욱엉망이었다.심지어정인보의서술과왕수인의글인용구분이명확치않아,후대의재출간본에서필자를뒤바꾼부분도수두룩했다.그것을바로잡아재출간하기전6·25전쟁이발발했고,정인보는납북되어사망했다.잡지『사상계』에다시수록하고,다른글들과묶어단행본으로펴내는등몇차례재출간됐으나,엉망인텍스트의상태는크게나아지지않았다.일부명백한오류를바로잡더라도,시간이지나면서옛날어투가점점낯설어져새로운오류를만들어낸것이다.
이책은『양명학연론』의이런문제점들을해결하기위한시도다.이책은석학이자우리나라에희귀한양명학자계보의끝자락을지켰던위당정인보가남긴명저를인멸위기에서건져내,묵은때를말끔하게벗겨내고다시대중앞에내놓는다는의미를지니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