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영리한 것과 지혜로운 것의 차이를 조심스럽게 알려주는 그림책 『비밀의 방』의 주인공 노인은 첫 장에서 임금님과 대면했을 때 답한 대답과 마지막 장에 비밀의 방을 가진 대답에서 일관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화려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자신의 본 모습을 잊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노인은 그 모습을 잊지 않고자 스스로 노력합니다. 우리는 노인처럼 세상을 관조적으로 바라볼 수는 없지만 한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주제입니다.

〈비밀의 방〉의 작가, 유리 슐레비츠는 시선의 변화와 미묘한 색채의 묘사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그림책 또한 각 인물의 시선에 따라 그가 어떤 인물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림은 템페라(tempera, 아교나 달걀의 노른자 따위로 안료를 녹인 불투명한 그림물감, 그것으로 그린 그림) 기법을 사용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저자

유리슐레비츠

1935년폴란드에서태어났다.유태인인그의가족은그가네살이되던해부터제2차세계대전의포화에휩싸인조국을탈출하여유럽여기저기를떠돌았다.서점에서그림책을넘겨보는것이유일한낙이었던유랑살이는어린슐레비츠의예술적감성에커다란영향을끼쳤다.그는1959년에뉴욕으로이주하여미술수업을받기시작했고,이때부터예술적인재능을꽃피워1968년에《세상에둘도없는바보와하늘을나는배》로칼데콧상을수상했다.그외작품으로《새벽》,《비오는날》,《내가만난꿈의지도》,《보물》,《비밀의방》등이있다.

목차

이책은목차가없습니다.

출판사 서평

사막을지나가는임금님이한노인을만납니다.그노인은머리는하얀백발인데수염은검었습니다.임금님은그모습이신기해서노인에게그이유를물었습니다.그러자,노인은현명한대답으로임금님을감동시켰습니다.이후노인은임금님의밑에서일을하게되었고,이를시기질투한우두머리대신은노인이집에금을숨겨놓았다고거짓말을합니다.임금님은노인의집을샅샅이뒤지지만그어느것도나오지않았습니다.그때우두머리대신은굳게잠겨있는비밀의문하나를발견하게되는데….

사막.바랠대로바랜누런백골이여기저기굴러다닐것만같은발이푹푹빠지는모래위로,기어이까맣게말려죽이고야말겠다고기세등등하게퍼붓는폭염아래를,놀랍게도고개짯짯이들고가는사람들이있다.한사람,혼자떡하니낙타를타고앉은품이나차림새로보아가장높은사람처럼뵈는이의머리위에는얄밉사리조그마한차양이드리워져있지만,손바닥보다그다지더커보이지도않는차양이얼마큼이나제구실을할는지,혹여사해에서누구에게보이겠다고꾸미느라들고나서지나않았는지그저미심쩍을뿐인데도,이사람은보란듯치켜든턱을까닥도할기세가아니다.이사람을태운낙타조차그권위에기대어그러는지고개를빳빳이들고눈을내리깐품이여간오만하지않다.하늘조차두려운줄모르는인간들이지나기때문일까?유리슐레비츠가템페라로표현한사막에서는죽음의냄새는커녕그저무력함이풍겨나올뿐이다.그자세로얼마를걸어왔는지모르지만,이제이들은그들이갓지나온사막으로되짚어가려는한노인을만난다.일행의화려한복장과는사뭇다른,수도승을연상시키는허름한잿빛옷과뜨거운모래바닥을디디기엔너무도엉성한얼기설기한샌들차림으로사막을들어가는노인은언뜻보기에도옛이야기나신화에서익숙한현자의풍모그대로이다.신화에등장하는많은뛰어난예언자들과마찬가지로,가장번득이고또렷한동자를가지고있으면서도사욕과질투에“눈이멀어”한치앞도내다보지못하고파멸을자초하는재상의눈초리와는대조적이게도,현자의눈은처음부터끝까지굳게감겨있다.일반으로,수없이여러세대를거치면서살아남은옛이야기는,증오와사랑,희망과절망,현명함과어리석음같은인간의본질을꿰뚫는요소들을시적상상력으로표현하여우리의현실세계와는다른세계를만들어낸다.이이야기에는그런옛이야기에서빌어온요소들이부분부분드러나지만,캐릭터의성격이나문제를해결하는방식은지극히현실적이다.주인공인현자는옛이야기나신화의그것을닮아있으면서도자못다르다.뭇인간들과별반다를것없이유혹에도,허영에도거침없이빠져든다.초라한구도자의복장이왕이나다른신하들의화려한예복과다름없는것으로바뀌고모자의운두가높아지면서내리깔았던고개가차츰차츰치켜올라가고,현자는권모술수와중상모략이횡행하는“정치판”의중심에서게된다.그러나현자는엄청난모략을겪으면서까지도한번발들인“허영의시장”을떠나려하지않는다.재상의목에걸려있던둥근메달달린목걸이가현자에게넘어간마지막장면은오히려재상의몰락과현자의득세를상징적으로드러낼뿐이다.현명함도영리함과마찬가지로현실에직접적인효용이있어야비로소가치를인정받을수있는것이1990년대현자가감수해야할몫인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