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듣는 노래

마음으로 듣는 노래

$10.50
Description
내 이름은 알리. 난 바그다드에 산다. 나는 친구들과 먼지 날리는 흙 길에서 축구하는 것과 음악을 크게 듣는 것, 춤추는 것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 서예를 좋아한다. 물 흐르듯이 미끄러지는 잉크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펜이 종이 위에서 춤출 때면 내 귀에 조용한 음악이 들리는 것 같다. 글자 중에는 내 동생의 이름 ‘야스민’처럼 쉬운 것도 있고, 할아버지의 이름 ‘무스타파’처럼 어려운 것도 있다. 나는 신문, 잡지, 편지봉투, 영수증 등 여기저기에 글자를 많이 쓴다. 욕실 거울에 쓰기도 하는데, 아빠가 뜨거운 물을 틀어 놓고 면도하다가 내가 쓴 글자들이 갑자기 나타나 웃을 때도 있다. 엄마는 이런 나를 ‘야쿠트’라고 부른다. 야쿠트는 8백 년 전 바그다드에 살았던 유명한 서예가이다. 글자를 쓰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낼 정도로 천재다.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았지만, 야쿠트는 내 영웅이다! 1258년 몽골군이 침략해 건물이 불타고 사람들이 죽어 나갔을 때, 야쿠트는 높은 탑으로 도망쳐 글자를 썼다. 2003년 바그다드에 다시 공포의 밤이 찾아왔다. 폭탄과 미사일이 떨어지던 날 밤, 나는 야쿠트처럼 글자를 썼다. 그다음, 그 다음다음 밤에도. 내 방에는 글자를 쓴 종이가 가득했고, 내 마음은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폭격은 멈췄지만, 전쟁은 또 다른 전쟁을 불렀고, 나는 여전히 글자를 쓴다. 우습게도 이 글자, ‘하르브’를 쓰는 건 너무 쉽다. 바로 전쟁이란 뜻의 글자. 반면에 ‘살람’을 쓰는 건 너무 어렵다. 평화란 뜻의 글자……. 눈을 감고도 평화라는 글자를 쓸 정도가 되려면 얼마나 더 연습을 해야 할까.
저자

제임스럼포드

지은이:제임스럼포드(JamesRumford)
호놀룰루에살고있다.1986년에중국제지법과하와이언어에대한책들을출판하기시작했다.1996년직접쓰고그린첫책『구름만드는사람들』을낸이후,어린이책을20권넘게쓰고그렸다.그는아랍어방언인차드아랍어와키냐르완다어를배우는책들도썼다.그의책들은6개이상의언어로번역되었고,뛰어난그림과이야기,디자인을인정받아많은상을받았다.우리나라에소개된책으로는『마음으로듣는노래』,『구텐베르크책이야기』가있다.  

옮긴이:김연수
한국에서태어났다."뚜렷한사계절이있기에볼수록정이드는산과들"같은노래를들으며자랐다.이나라에서사는일은극지에서적도부근까지내려갔다가다시극지로되돌아가는여행과비슷했다.이여행이반복된다는사실을안뒤부터내게는희망이라는게생겼다.'다시,봄'이라는희망.고향에서19년을산뒤에야처음으로서울이란곳에가봤고,한국에서27년을산뒤에야외국을처음나가봤다.그뒤세계여러나라를여행했다.여행을통해세상에는내가태어나자란곳과다른풍토를가진곳이꽤많지만,그럼에도거기사는사람들의소망과꿈은나와크게다르지않다는것을알게됐다.내영혼은키가한뼘정도더자란것같다.그러나나는여전히이땅에서사계절을여행하는것을제일좋아한다.하얗게만개한벚나무아래의일이꽃지는나날의우리를위로하기를,말라버린낙엽에서뜨거운여름햇살을떠올리기를,그러다가어느날뜻하지않은폭설을맞고놀라기를,언제나손꼽아기다린다.수십번의사계절여행을통해<파도가바다의일이라면><네가누구든얼마나외롭든><밤은노래한다><사월의미,칠월의솔><세계의끝여자친구><나는유령작가입니다><청춘의문장들>등의책을펴냈다.2018년지금은새소설을쓰고있다.

1970년출생.1994년장편소설《가면을가리키며걷기》를발표하며소설가로서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밤은노래한다》《네가누구든얼마나외롭든》《파도가바다의일이라면》등과소설집《사월의미,칠월의솔》《세계의끝여자친구》《나는유령작가입니다》《내가아직아이였을때》등을출간했다.이상문학상,동인문학상,대산문학상,황순원문학상등을수상했다.  

출판사 서평

“평화를기다려요!”
알리는이라크의바그다드에사는평범한남자아이예요.
어느날바그다드에폭격이시작됐어요.
알리는너무무서웠지만,한자한자글자를쓰기시작했어요.
평화를바라는온마음을담아서요!
그런데전쟁은언제쯤끝이날까요?
전쟁과평화에대해깊이생각하게하는책!

폭격은멈췄지만,전쟁은또다른전쟁을불렀고,나는여전히글자를쓴다.
우습게도이글자,‘하르브’를쓰는건너무쉽다.바로전쟁이란뜻의글자.
반면에‘살람’을쓰는건너무어렵다.평화란뜻의글자…….
눈을감고도‘평화’라는글자를쓸정도가되려면얼마나더연습을해야할까.

평범한아이알리의절실한소원‘평화’
아이들은어떤소원들을갖고있을까.우주비행사가되고싶다,로봇이갖고싶다,또좋아하는아이와짝꿍이되고싶다와같은,아이다운소원들이대부분일것이다.그런데이책의주인공알리의소원은남다르다.친구와축구하는걸좋아하는평범한아이였지만,‘바그다드에살고있다’는사실이알리를다르게만들었다.바로느닷없이시작된‘전쟁’때문에‘평화’를소원으로갖게된것이다.아무걱정없이뛰어놀아야할나이에전쟁의무시무시한공포속으로내몰린알리.평소가장좋아하던서예를하면서알리는유일한소원,평화를기원한다.바그다드에사는평범한한아이의소원이우리의마음을울린다.

전쟁의참혹함과평화의소중함을생각하다
이책의주제는전쟁과평화이다.하지만작가제임스럼포드는배경이되는나라,이라크의정치적상황이나폭탄테러등논쟁이될만한것을완전히배제하고,그저아이의목소리를빌어차분하게전쟁의참혹함에대해이야기하고있다.특히작가는전쟁과평화라는주제를이들이가진독특한글자문화와연결시키고있다.아랍어로쓰기쉬운,전쟁이란뜻의글자‘하르브’와쉽게다가온전쟁,쓰기어려운평화란뜻의글자‘살람’과좀처럼다가오지않는평화.두글자를쓰는방법과의미를교묘하게연계시킨것이다.작가의치밀함이돋보이는설정이아닐수없다.
전쟁은먼나라얘기라고치부해버릴수있다.하지만우리는세계유일의분단국가에산다.그리고지금이시각에도세계곳곳에서전쟁속에수많은아이들이노출되어있다.그러니우리나라아이들도함께생각해야하는주제임이틀림없다.무엇보다주인공알리의일인칭시점은아이들로하여금더효과적으로알리와자신을동일시하게하고,전쟁의참혹함에대해그리고우리가누리는평화의소중함에대해느끼고생각하게만든다.

우아하게물결치듯뻗어가는아랍글자의아름다움
이책의가장큰특징은그림에아랍글자자체가지닌부드러운느낌과굽이치는모양이잘살아있다는점이다.낱글자들이하나로연결되어물흐르듯이주룩흘러가는모습이마치한폭의그림을보는듯하다.글자를쓸때‘귓가에노래가들리는듯하다’고고백한알리의말처럼우아하게뻗어가는아랍글자는충분히매력적이다.사실작가제임스럼포드는아랍글자를잘쓰기위해아프가니스탄에갈정도로아랍글자를사랑하는사람이다.그러니알리의모습에서럼포드를연상하는건당연한일일것이다.그림을자세히들여다보면,꽃이나헬리콥터,군용트럭과함께글자가하나의무늬처럼들어가있다.마치알리가여기저기빈곳만생기면글자를적어넣는것처럼작가는그림책의곳곳에글자를숨겨놓았다.이처럼《마음으로듣는노래》는쉽게접하지못했던아랍글자의매력을잘알고있는럼포드만이그려낼수있는그림책이다.

중동의독특한분위기로가득한그림
아랍글자를배경으로까무잡잡한얼굴의아이가그려진표지에서부터중동의느낌이물씬풍긴다.책장을펼칠때마다사막과낙타를연상시키는모래빛깔이주조색으로되어있고,그위에풍성한표정과살아있는듯자연스러운동작을하는인물이배치되어있다.또이라크의돈,우표,엽서,이슬람사원모스크의모습등에서중동문화를한껏느낄수있다.이모든것을컴퓨터작업을통해세련되게재배열하면서도,럼포드는아랍권의분위기를놓치지않았다.역시전작《이븐바투타의여행》으로중동도서상우수상을받은작가다운공력이다.아이들은‘아라비안나이트’로만만났던중동의분위기를현대적인느낌으로새롭게접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