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갑니다, 편의점

매일 갑니다, 편의점

$14.00
Description
카운터에 서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우리가 몰랐던 편의점의 뒷모습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매일 갑니다, 편의점』. 6년 차 편의점 주인이 카운터 너머에서 관찰해온 손님과 일상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손님을 맞은 후 자리에 앉고, 다시 손님을 맞은 후 자리에 앉고, 앉았다 일어섰다 요동을 치는 와중에도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하루 14시간 동안 쓰고 또 써내려간 성실한 기록을 엿볼 수 있다.

애써 진열해놓은 줄을 망가뜨리며 뒤에 있는 물건을 꺼내 가는 손님을 몰래 욕하거나, 무엇이든 진열해 버릇하는 직업병 때문에 지하철 의자에 나란히 앉은 사람들을 머릿속으로 재배열하기도 하고, 어린이집 하원 후 엄마와 편의점에 들러 1일 1피자젤리를 실천하는 단골손님 지효는 모르고 있을 피자젤리의 방출 소식을 전하고, 최저임금 인상 이슈를 향해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하거나 프랜차이즈 본사와 제조사의 관계를 드러내며 생각할 거리를 남기기도 하며 편의점에서 마주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세상을 우리에게 펼쳐 보인다.
편의점에서 꼬박 하루를 보내고, 편의점에서 한 해를 시작하고, 편의점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편의점에서 세상의 움직임을 체감하는 동안 편의점의 일부가 된 저자는 공책, 휴대폰, 종이 상자, 더러 영수증 뒷면에 휘갈긴 메모 뭉치를 카운터에 앉을 때마다 노트북에 옮겨 담아 책으로 펴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틈틈이 손님들에게 마음속으로 별명을 지어주고 친근감을 느끼기도 하는 편의점 주인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편의점 나들이가 예전보다 조금은 불편해질지 모르지만 그 안에서 사람 냄새를 느끼고, 편의점 주인과 손님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하는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저자

봉달호

편의점주,에세이스트.

‘나’에대해이야기할수있는기둥으로단연‘가게’를꼽는다.현재자영업자이기도하지만,그에앞서부모님과내가운영하거나지나온가게를헤아려보면열손가락이모자랄정도다.그런숱한가게들이지금의나를만든셈이다.

편의점에서일하면서영수증뒷면,라면박스귀퉁이,휴대폰메모장등에틈틈이썼던글들이책으로묶여나오며작가가되었다.이젠편의점점주라는직업보다‘작가’라는호칭으로더알려졌다.
『매일갑니다,편의점』,『오늘도지킵니다,편의점』,『삼각김밥:힘들땐참치마요』등의책을썼고《조선일보》,《국민일보》등여러매체에칼럼과에세이를연재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제가바로그아저씨입니다

1부겨울
사직서와투덜이스머프
특급도둑님
돈의힘,돈의노예
수상한그녀
[편의점토막상식]얼음컵은살살다뤄주세요
수상한손님2호
미련하게쌓아두고도
불량알바
[편의점토막상식]편의점이라는‘발명품’의탄생
대화가필요해
직업병
안다니와오지랖
너는나의에너지

2부봄
당신의편
자~알놀아라
8과48사이
생리대고르는남자
니아버지는한라산인디?
[편의점토막상식]편의점하면얼마나벌어?
암기사항
버리는인간
폐기의비밀
노오란열광
1+1의차가운비밀
미끼를던지다

3부여름
오후5시,소낙비
[편의점토막상식]요일별로잘팔리는상품이있어요
짚신장수,우산장수
삼진아웃을배상하라
여긴왜이렇게비싸!
공동의적
견해차혹은입장차
마음까지페이스업
[편의점토막상식]1+1의또다른비밀
좋은오해
웰컴투헬편의점
진짜가되려거든
너도북어지?

4부가을
책읽는풍경의편의점
제대로살고있는가
은근히독해
[편의점토막상식]팔고싶어도팔수없는그것
주화파와척화파-나의메이저전향기1
내가당신을위해-나의메이저전향기2
외롭고괴로울때면생각했어요-나의메이저전향기3
다시월급쟁이가되다
서있는곳이다르면
정답은없다
살짝,망가져도돼
1월은길고2월은짧다

에필로그/오늘도쓴다

출판사 서평

편의점카운터너머로
‘살짝’넘어오시겠습니까?

매일같이편의점에가지만카운터너머사람에대한기억은없다.통신사할인바코드를보여주고카드를내민것까지는생생한데상대의얼굴만은백지다.편의점에기대하는건딱그정도의관계다.무색무취하고무해한.아침밥대용으로삼각김밥을고르거나급히생리대를찾는데상대가살갑게다가오면그것도참곤란하다.그런데여기,손님관찰과별명붙이기가취미인편의점주인이있다.아침6시부터저녁8시까지하루14시간씩서서일하면서짬짬이책을읽고부지런히글도쓴다.수상하다,이남자가!
고백하자면,출판사는이편의점작가의원고를읽자마자놓칠세라계약을서둘렀다.주인공의글은아주‘가볍게’카운터너머의세계로읽는이를데려다놓았다.글을따라그곳에서보니하루수백명의손님을맞는근무자의어려움이어렴풋이이해됐고,걸음을재촉하는우리의하루는더욱선명히보였다.

손님과주인도좋지만
사람대사람이더반갑습니다

일명‘사직서’로불리는손님은저녁무렵나타나불콰한모습으로컵라면을사가는직장인이다.두세개,많을때는예닐곱개에달하는컵라면을일일이뜯어물을부어간다.궁금한건못참는주인공이사무실에정수기가없느냐물으니손님대답이압권이다.“내말이그말입니다.그런데그놈이꼭편의점에서물을부어오라고시킨단말입니다.그게더맛있다나요….”우리는그놈이누군지본능적으로안다.라면셔틀(?)을당하고있는‘사직서’는어느날진짜사직서를품에서꺼내보여준다.사직서를두고신세한탄을하는손님과밖은지옥이라며충고를건네는편의점주인.이런광경은주인공의편의점이아니면보기힘들거다.
요즘주인공의관심1호는지효다.지효만생각하면영일손이안잡힌다.모든가맹점에서피자젤리가사라질날이얼마남지않았기때문이다.(지효는어린이집하원후엄마와편의점에들러1일1피자젤리를실천하는단골손님이다.)편의점은지효가이해하기어려운질서로움직이는세계다.판매량이주춤하는상품은서바이벌오디션참가자처럼등급이하향조정되다결국엔방출당하고만다.편의점본사에전화해피자젤리를살려내라화를내고,우리매장에만이라도넣어달라사정해보고싶지만그건능력밖의일이다.편의점아저씨가할수있는일이라곤꼬마지효에게“사실버거젤리가더있다”고우겨보는것뿐.

이책을읽고나면
조금불편해질지도모릅니다

주인공의글은작은일상과큰세상을동시에껴안는다.애써진열해놓은줄을망가뜨리며아득바득뒤에있는물건을꺼내가는손님을몰래욕하거나,무엇이든진열해버릇하는직업병때문에지하철의자에나란히앉은사람들을머릿속으로재배열하는모습은실소를자아낸다.그러다최저임금인상이슈를향해현실적인문제를제기하거나프랜차이즈본사와제조사의관계를드러내며생각할거리를남기기도한다.그가손에쥔이야기의뜰채가이렇게나촘촘한건매일매일관찰과기록을멈추지않았기때문이다.

“편의점에서하루종일쓰고또썼다.매일아침6시에편의점문을열어김밥과도시락,샌드위치를진열하고나면출근피크시간이시작되기전까지약간의여유가생겼다.물론이때도손님은들어오지만손님을맞은후자리에앉고,다시손님을맞은후자리에앉고,앉았다일어섰다요동을치는와중에도글을써내려갔다.도대체어디에어떻게발표할것이라는대책도없이그저무작정.”

편의점주인의이토록성실한기록을읽고나면,편의점나들이가예전보다조금은불편해질지모른다.뒤에서물건을빼려할때괜히눈치가보이고,라면국물이덜튀게조심히버리게되고,수백종의담배를등지고있는근무자가주문한담배를찾을때까지재촉하지않는마음씀씀이같은것들말이다.내가향하는편의점에서도‘사람냄새’가났으면하고바라는당신에게,이책을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