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봄은 맛있니 (김연희 소설)

너의 봄은 맛있니 (김연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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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픈 시간들에 건네는 따뜻한 위로 같은 이야기
삶의 수많은 불가능들 앞에서 느끼게 되는 절망이나, 얼핏 평온해 보이는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근원적 불안들을 예민하게 감각해온 신인작가 김연희의 첫번째 소설집 『너의 봄은 맛있니』.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현실의 수많은 불가능을 보여주며, 현실의 수많은 불가능들 앞에 좌절하면서도, ‘그럼에도’ 삶을 지속해나갈 수밖에 없는 우리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여덟 편의 단편을 담았다.

따뜻하고 다정한 정서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표제작 《너의 봄은 맛있니》, 임신한 뒤로 사과만 먹어대던 여자가 일부러 발육을 억제한 과수 재배용 사과나무를 보고서는 충격을 받는다는 내용의 《사과》, 주말마다 예식장을 돌며 훔친 축의금으로 명품을 쇼핑하는 여자가 등장하는 《아 유 오케이?》, 쌍둥이 엄마의 정신없는 일상과 그 속에 잠복된 또 다른 욕망을 그린 《블루 테일》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

김연희

저자김연희는충북대학교약학과졸업.2009년대산창작기금을수혜하며등단했다.2013년「트란실바니아에서온사람」과「블루테일」이,2014년「〔+김마리and도시〕」와「너의봄은맛있니」가차세대예술인력육성사업문학분야(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선정되었다.2016년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우수출판콘텐츠로선정되어제작지원을받았다.

목차

너의봄은맛있니
트란실바니아에서온사람
〔+김마리and도시〕
사과
아유오케이?
블루테일
카프카신드롬
서천꽃밭꽃들에게

해설|재현된여성과여성적실감사이_박진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혀에서독초가움트는것처럼
쓰고떫은청춘의편린들!

그애틋한시간에건네는위로같은소설

☆2016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선정작☆

책소개
단단하지만섬세한,
담담하지만강렬한여운을주는여덟편의단편들

삶의수많은불가능들앞에서느끼게되는절망이나,얼핏평온해보이는일상속에숨어있는근원적불안들을예민하게감각해온신인작가김연희의첫번째소설집.2009년대산창작기금을수혜하며등단한김연희는“기성작가들의익숙한상상력과구별되는다소엉뚱하면서도비약적인상상력은동어반복의서사에지친독자들에게반가운선물이아닐수없다”는긍정적인평가를받았다.이책에서작가는‘+’와‘and’같은검색연산자를통해이해되지않는세상의모든것을검색하는작품속인물(「〔+김마리and도시〕」)처럼“의미를아는것만으로는닿을수없는세계”에대한탐색을해나가고있다.그리고그과정을통해작품속에호명된이야기들은우리각자의추억들과공명하면서깊은공감을불러일으킨다.

현실의수많은불가능들앞에서,
산산이깨지고부서진사람들……

이책에실린여덟편의단편들은우리가마주할수있는현실의수많은불가능을보여주고있다.임신한뒤로사과만먹어대던여자가일부러발육을억제한과수재배용사과나무를보고서는충격을받는다는내용의「사과」,홀로아이를키우는이혼녀의삶을모두가백안시하고불길해하는‘흡혈귀’와엮어놓은「트란실바니아에서온사람」,주말마다예식장을돌며훔친축의금으로명품을쇼핑하는여자가등장하는「아유오케이?」,쌍둥이엄마의정신없는일상과그속에잠복된또다른욕망을그린「블루테일」등.작품에서재현되고있는현실들은섬뜩함과불안,불길함과기괴함등을서사화하는작가의정교한언어적감각으로인해보다증폭되어우리에게전해진다.

불현듯여자의머릿속에엉뚱한생각이스치고지나갔다.아이가(Q)에게목이물렸나.그러면나도물어달라고해야하나.우리모자는이렇게흡혈귀가되는건가.여자는흡혈귀로변해서개의피를마시며사는것도나쁘지않을것같았다.그렇게라도오래오래살아서욕심많은자의인생을지켜보고싶었다.인생에는반드시벼랑같은끝이있었다.여자는욕심많은자들의끝을구경하고싶었다.(「트란실바니아에서온사람」,53~54쪽)

‘그럼에도지속되는삶’
그아픈시간들에건네는따뜻한위로같은소설

그러나이작품들이단순히강렬함만으로일관되고있는것은아니다.수많은불가능들사이에자연스레형성되는안쓰러움과연민의감정들이소설의체온을높여주고있다.특히표제작인「너의봄은맛있니」에선따뜻하고다정한정서를가장잘느낄수있다.“CD플레이어와MP3,노트북컴퓨터와로터리식TV”가우리모두의젊은날을환기시키고있다는점도그렇고,아직은미숙하고불안하지만‘나’와‘여경’이스스로의삶을모색해가는모습에조심스러운기대를걸고있다는점도그렇다.

도현이뒤집어들고흔든파인애플상자에서떨어진박하사탕유리병은어떻게되었을까.멀쩡할까?깨졌을까?나는유리병이깨졌으면좋겠다고생각했다.새하얀박하사탕이눈녹은길바닥에흩어져더럽혀지고부서지기를원했다.갑자기혀에서독초가움트는것처럼쓰고떫은맛이번졌다.어쩌면이게봄의맛인지도몰랐다.나는그쓰디쓴맛을기꺼이삼키며여경의고모네집으로향하는버스에올랐다.(너의봄은맛있니」,29쪽)

“앞으로는그들의선인장을섬세하고주의깊게바라볼수있으면좋겠다.(……)먼저이책을집어든당신부터두팔로힘껏안아주고싶다.그순간선인장의날카로운가시가조금이나마무뎌지길.”이러한작가의말처럼“독초가움트는것처럼쓰고떫은”이별의아픔을뒤로한채이별에상심한‘여경’을위로하기위해발걸음을재촉하고있는‘나’에게작가는마음으로응원을전하고있는것이아닐까.결국작가는현실의수많은불가능들앞에좌절하면서도,‘그럼에도’삶을지속해나갈수밖에없는우리들에게따뜻한위로를건네고있는것이다.김연희의소설이유독따뜻하게기억되는이유이다.

‘해설’중에서
나이나상황이각기다른여성인물들이저마다부딪히는심리적이고사회적인곤경들을묘사하면서,그들을구속하는삶의굴레를지속적으로소설화하는김연희의작업은그녀만의독특한세계를이루고있다.이것은특히섬뜩함과불안,불길함과기괴함등을서사화하는김연희의정교한언어적감각에서나오는것처럼보인다.이에더하여여성인물들사이의직관적인동질감과연민이부각된김연희의몇몇소설들은뜻밖에다정하고따뜻한정서를드리우기도한다.특히「너의봄은맛있니」에서는아직은미숙하고불안한그녀들의모색이여성적삶의또다른가능성을향한조심스러운기대로열려있다는점이소중한미덕이다.이소설의제목은어쩌면세상의더많은‘자매’들에게김연희가묻는다정하고진심어린안부일지모른다._박진(문학평론가)

책속으로추가
거실에는(……)불가리의콰드라토848선글라스,구찌의멀티컬러스트라이프니트드레스,프라다의스팽글볼귀걸이등으로채워져있었다.아버지는이걸보면뭐라고할까.그녀는이모든것을수첩에적어야겠다고생각했다.이건아버지에게보내는긴편지였다.제일첫줄은루이비통모노그램멀티컬러알마백으로해야할것이었다.(「아유오케이?」,126~127쪽)

래인이여자쪽으로상체를기울이며속삭이듯말했다.잘들어.이건네인생에서단한번주어지는기회야.나랑같이떠나자.서유럽해안에있는크르니나탄으로.그나라는알려지지않았고,알려지면안되는곳이야.세계의부호들은거기에하렘을가지고있어.하렘알지?부인들이모여사는곳.(……)그들은여자를수집하는거야.여권도필요없어.전용기를타고떠나면돼.몸매관리는물론이고,그곳에가면원하는것은무엇이든가질수있어.다이아몬드,모피,루비,멋진저택,유명디자이너의드레스,근사한식사…….(「블루테일」,148~149쪽)

‘에르고숨’에는수백개의글이올라와있었다.(……)대부분은아버지가골드리트리버로변한것같아요,언니가클림트의〈키스〉가그려진우산으로변했어요,어머니가토마토로변했나봐요,할머니가20년된샤넬재킷으로변한것같아요,할머니가튤립으로변했다며할아버지가그앞을떠나지않으시네요,아버지가택시로변한것같습니다!등의제목이이어졌다.(「카프카신드롬」,163쪽)

새벽에운전자없이돌아다니는택시들이많아요.(……)운전을오래한기사들이택시와합체를한거죠.어쩌면물건의삶이더나은지도몰라요.(……)돈벌려고아등바등애쓰지도않아도되고,결혼이나육아같은것에신경쓸필요도없고.정말편한삶이잖아요.저는물건이되고싶어요.디자인이잘된구두가좋을것같아요.(……)아니면아버지처럼택시로변해서서울구석구석을돌아다니는것도나쁘지않고요.(「카프카신드롬」,175~176쪽)

여자는두손을가슴앞으로모으고속삭였다.“아이를갖고싶어.일어나줘.꽃들아.”너른꽃밭에피어있는푸른꽃,하얀꽃,붉은꽃,검은꽃,누른꽃이잠잠했다.어떤움직임도없었다.여자가간절한마음을담아다시말했다.“용감한아기든,슬기로운아기든,복많은아기든,수명이긴아기든,예쁜아기든,상관없어.일어나줘!”하지만꽃들은여전히꼼짝도하지않았다.(「서천꽃밭꽃들에게」,206~2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