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이 식사할 시간 (강지영 소설)

개들이 식사할 시간 (강지영 소설)

$13.00
Description
비정한 인간의 모습과 암울한 세상에 대한 인식의 발견!
일상을 균열시키는 치명적인 비밀을 간직한 아홉 편의 이야기를 통해 완전히 복구될 수도, 애도될 수도 없는 암울한 세계를 공포스럽고, 충격적인 방식으로 드러내는 『개들이 식사할 시간』. 다양한 이야기 문법과 플롯을 활용한 폭넓은 스펙트럼과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는 강지영이 《굿바이 파라다이스》 이후 8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소설집이다.

그동안 선보인 장편소설에서 돋보였던 흡입력 강한 스토리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편이 가지는 응집된 이야기의 밀도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저자는 단편들마다 ‘비밀’을 깔아두어 서스펜스를 유발하는데, ‘비밀’을 밝히는 데 집중하는 듯 보이지만 결말에 이르러서는 철저히 독자의 기대를 배반함으로써 더 큰 충격과 놀라움을 준다.
저자

강지영

저자강지영은경기도파주에서태어나숭의여대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장편『프랑켄슈타인가족』『하품은맛있다』『엘자의하인』『심여사는킬러』『어두운숲속의서커스』『신문물검역소』,작품집『굿바이파라다이스』를출간하였다.킬러와사이코패스,뱀파이어,좀비그리고푸른눈의외국인과수다스러운이웃들의삶을좇다보니어느덧작가가되었다.당신과함께이상하고아름다운세계를여행하는단짝이되고싶다.

목차

개들이식사할시간
눈물
거짓말
스틸레토
사향나무로맨스
키시는쏨이다
이상하고아름다운
허탕
있던자리

작품해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참혹하지만아름답다……
삶을균열시키는치명적인비밀을간직한아홉편의이야기


다양한이야기문법과플롯을활용한폭넓은스펙트럼과탁월한이야기꾼으로서의상상력을보여주고있는강지영소설가가『굿바이파라다이스』이후8년만에두번째소설집을출간했다.『하품은맛있다』『프랑켄슈타인가족』『어두운숲속의서커스』『신문물검역소』등의장편소설에서돋보였던흡입력강한스토리는그대로유지하면서,단편이가지는응집된이야기의밀도를보여주고있다.이전소설집에서는이세계를“근친상간,살인,유괴와고문등으로점철된지옥”으로그려냈다면,『개들이식사할시간』에서는일상을균열시키는치명적인비밀을간직하고있는아홉편의이야기를통해“완전히복구될수도,애도될수도없는”암울한세계를‘공포스럽고’‘충격적인’방식으로드러내고있다.

누설할수없는비밀과험담이일렁이는
비정한세계를관통하는서늘한상상력

『개들이식사할시간』의단편들은비밀스러우면서충격적인사건들로이루어져있다.표제작「개들이식사할시간」에서도주인공‘나’(이강형)는갑작스러운어머니의부고에석연치않음을느끼고고향을방문하게된다.그곳에서어린시절자신의거짓말로인해마을의잠재적범죄자,타자,불가촉천민이된‘장갑아저씨’(이창갑)가오랫동안어머니의동거인이었다는사실을알게된다.하지만‘장갑아저씨’가기르는개에게목덜미가물리는끔찍한보복을당하면서‘나’가깨닫게된것은오로지자신들밖에모르는마을사람들전체의비정함이다.

“하고많은개들중에왜이놈만살아남았는지알아요?이놈은지가개새끼인걸너무잘알아요.사람새끼인척아양떨면서손바닥핥는다른놈들하곤질적으로다르더라니까요.곧죽게생긴놈이배고프다고지마누라노릇하던암컷도잡아먹은놈이에요.개가개같이굴어야지정승처럼굴면그것도참숭해요.난그래서이놈이좋아요.”(「개들이식사할시간」,40쪽)

이러한비밀은「스틸레토」에도잠복되어있다.이작품에는영원히죽지않는해파리처럼소멸과재생을끊임없이반복하는‘혜림’과해파리가재생할수있도록돕는바위역할을하는‘나’가등장한다.“영원히죽지않는해파리한테가장소중한건뭐라고생각해?먹이나애인?동료나가족?어쩌면필요할때달라붙을수있는바위가아닐까.”(123쪽)하지만「스틸레토」는영원히죽지않는이종의생명체인‘혜림’에관한비밀과그녀를자신의아들에게양도하지않기위해끔찍한살해계획까지세우는‘나’의이야기에만초점이맞춰져있지는않다.결코누설할수없는비밀에는‘혜림’을이용해자신들의욕망을채우려는사람들의추악한민낯이고스란히드러나있다.

해파리가끝없이재생하는데가장필요한건바위가아닐지도모른다.그들의연막아래에서먹이를구하는물고기들.대를이어아주천천히해파리독에면역을쌓아온어떤이들.그들의생존욕구가해파리의재생을부추기는것은아닐까.(「스틸레토」,128쪽)

참혹한현실에감춰져있는비밀과
기대를뒤흔드는충격적인결말

이처럼『개들이식사할시간』에서강지영소설가는단편들마다‘비밀’을깔아두어서스펜스를유발한다.작가는‘비밀’을밝히는데집중하는듯보이지만,결말에이르러서는철저히독자의기대를배반함으로써더큰충격과놀라움을준다.「눈물」이라는작품도마찬가지다.세번째눈에서눈물대신영롱한보석이떨어지는소녀는그특별한능력으로인해마을전체의생존을책임지게된다.더많은눈물을뽑아내기위해‘매질을당하고,생니를뽑히는’학대를받으며마을에서철저하게괴물로취급받는다.그리고‘소녀’는외부에는절대알려져서는안되는마을전체의‘비밀’로부쳐진다.이러한마을사람들의탐욕스러움은외부에서들어온카메라기자에의해들통이나고,그의도움으로소녀는무사히마을을탈출하게된다.

카탈로그17페이지속세상도한량골과별반다를것이없었다.거울에비친세번째눈이고통에일그러진소녀를무심히바라보며의뭉스럽게번들거렸다.(……)면도기를타일바닥에내려놓고슬리퍼로대가리부분을짓뭉갰다.그러자면도날을감싼가느다란플라스틱조각들이깨져나갔다.소녀는수돗물을틀어면도날을헹궜다.억세고숱많은속눈썹아래크고짙은눈동자가포위된동물처럼꿈틀거렸다.(「스틸레토」,72쪽)

하지만결말에이르러서는기자마저소녀를이용하기위해도시로데려왔을뿐이라는사실이밝혀지며,소녀가자신의세번째눈을스스로뽑아버리는기대이상의충격을준다.그것은단순히‘공포’와‘충격’에서그치는것이아니라,비정한인간의모습과암울한세상에대한인식을발견하게되기때문이다.『개들이식사할시간』의작품들이서늘한온도를지닌것도그러한이유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