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바 텐드 (해이수 소설)

엔드 바 텐드 (해이수 소설)

$13.00
Description
빛이 아닌 어둠이 만들어내는 삶의 선명한 윤곽들
심훈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수상 작가 해이수 신작 소설집
해이수는 『캥거루가 있는 사막』 『젤리피쉬』 『눈의 경전』 등의 작품에서 이국적인 배경을 주로 선보이며 현실의 비루하고 냉혹한 일상성을 ‘여행’이라는 과정 속에서 새롭고 강렬한 감각으로 인식시켜왔다. 자음과모음에서 이번에 출간된 『엔드(여기) 바(그리고) 텐드(저기)』는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지금-이곳’의 삶과 조우하고 있다. 지금까지 오스트레일리아와 히말라야 그리고 서울까지를 소설의 배경으로 삼아왔다면, 해이수의 세 번째 소설집 『엔드 바 텐드』는 오직 표제작인 「엔드 바 텐드」만 몽골이라는 이국적 배경을 소설의 공간으로 삼았을 뿐, 나머지 작품은 모두 지금의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외국에서 살아가는 이방인이나 여행자의 삶이 아닌 자신이 나고 자란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그릴 때 드러날 수밖에 없는 더 날카로운 현실의 실감을 『엔드 바 텐드』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저자

해이수

2000년『현대문학』으로등단했다.소설집『캥거루가있는사막』『젤리피쉬』,장편소설『눈의경전』『십번기』등이있다.심훈문학상,한무숙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엔드바텐드
리키의화원
한산수첩
옴샨티
요오드
김강사와P교수
낙산
종이배

해설산다는것의위대함에대하여_이경재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작열하는태양아래모래산을건너는듯한
‘지금-이곳’에대한뜨거운성찰

심훈문학상,한무숙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수상작가
해이수신작소설집

삶의경계가만들어내는이분법적공간,
‘엔드(여기)’‘바(그리고)’‘텐드(저기)’

표제작「엔드바텐드」는제목에서이미드러나고있듯이,몽골과서울을소설적배경으로삼고있다.몽골이모래언덕과사랑이가득한곳이라면,서울은온갖차별적기호와물질로가득한곳이다.그러므로몽골에서‘나’는어떤조건과도상관없이‘그녀’와사랑을나눌수있지만,온갖차별적기호와물질로가득차있는서울에서는‘그녀’와의관계는불가능에가깝다.서울로돌아온그의삶의실상은작열하는태양아래무거운등짐을지고뜨거운모래산을건너는것과다를바없다.

어디선가거대한모래언덕이허물어져내리는굉음이들렸다.온몸에힘이쭉빠지며한쪽무릎이꿇리고발목이접혔다.나는허리를굽히고고개를떨어뜨리며손바닥으로땅을짚었다.(「엔드바텐드」,41쪽)

‘여기’와‘저기’에서오는삶의격차는「김강사와P교수」에서도잘감지된다.시간강사로일하는서른아홉살의김만필이겪는주된갈등은P교수의추천대로‘세계문화교류센터의계약직직원이되는것’과‘구속없는영혼의예술가가되는것’중에서어느것을선택하느냐는고민에서발생한다.아들의뒷바라지를하다가어깨와팔이사라진어머니,술집에서엉망으로행동하다오직성기밖에남지않은대학동기등,환상적인기법을사용하고있는이작품의결말에서만필은권력자로군림하는P교수를찾아가자신의오른팔을비틀어뽑아그것을화병에꽂음으로써비극적상황에대한실감을더욱배가시킨다.

작열하는태양아래모래산을건너는듯한
‘지금-이곳’에대한뜨거운성찰

「한산수첩」「옴샨티」「요오드」등의작품에서도해이수는한층낮아지고깊어진시선을통해‘지금-이곳’의삶,즉“미래가아닌현재에집중하는삶의의의를아름답게펼쳐”보이고있다.(작품해설,257쪽)이소설집에서가장해이수적인인물이라고볼수있는「한산수첩」의주인공은충남한산시장을찾아그곳사람들의삶을취재하고기록한다.

“야,넌소설가가뭐대단한건줄알아?사람사는이야기적는거잖아.시골장터가서현지인들인터뷰따고정리하는게뭐가어려워?”
3주내로인터뷰스무꼭지를건져오라는말에난감한표정을짓자선배는언성을높였다.(「한산수첩」,72쪽)

“영업을하는시골상인들에게‘현실적이윤’과무관한‘막연한인생담’요청은당혹스러울게분명”(「한산수첩」,79쪽)하다고생각했지만,마치자신의이야기를들어줄누군가를기다린사람처럼술술이야기를풀어가는시장상인들을통해‘나’는“공동체지향적인삶의자세”를깨닫게된다.또한「리키의화원」에서다시대중의인기를얻기위해서바이벌프로그램에출연한‘나’는연일신기록을갱신하며갑자기스타가된리키가우승소감으로“다만눈앞의장애물에집중할뿐다른생각은하지않았어요”(「리키의화원」,51쪽)라고말하는것을보고‘현재에몰입하는삶의건강함을느낀다.
한반도의외진한산시장부터서울의뒷골목까지찬찬히살펴보고있는해이수의“한층낮아지고깊어진시선을통해펼쳐진지금-이곳의삶은참으로따뜻하다.그따뜻함은문학적정진과삶에대한진지한태도로인해가능했을것이다.”(작품해설,257쪽)『엔드바텐드』가한국문학이독자에게귀환하는하나의신호탄이되기를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