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를 합시다 (배상민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복수를 합시다 (배상민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3.00
Description
“가장 보통의 복수를 상상하다”
치밀하진 않지만 치열한 일상의 복수극
배상민의 『복수를 합시다』가 자음과모음 새소설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제1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는 『조공원정대』, 『콩고, 콩고』, 『페이크 픽션』 등을 통해 우리가 직면한 현실의 문제들을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방식으로 펼쳐왔다. 특히 소설 속 인물들이 문제적이면서도, 가장 보통의 우리의 모습과 밀접해 있다는 점에서 일상의 고투와 핍진함이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복수를 합시다』 역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보통의 복수’를 보여주고 있다. ‘직장상사의 자동차 브레이크가 고장 나는 상상.’ ‘나를 배신한 애인이 끔찍한 고통을 당하는 상상.’ 실제로 우리의 삶을 억압하는 존재는 늘 곁에 있으며-가족이나 연인 또는 친구나 직장상사-그러므로 복수의 대상도 아주 가까이에 있을 수밖에 없다. 소설 속 주인공인 ‘나’ 또한 일상의 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이런 항시적이고 일상적인 억압에 고통받아왔던 ‘나’는 마침내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합법적인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치밀하진 않지만 치열한 일상의 복수극을 펼치는 주인공의 분투를 통해, 우리는 쓰디쓴 농담처럼 공허하지만 통쾌한 복수의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배상민

2009년제1회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을통해소설을발표하기시작했다.소설집『조공원정대』,장편소설『콩고,콩고』『페이크픽션』이있다.

목차

사연과고통
르상티망
복수와실제
가상의복수
복수의결과
분노의필요성
불쑥고개를내미는실재
진짜의맛
실재와의대면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쓰디쓴농담처럼공허하지만
통쾌한복수의맛

포털사이트의사연게시판을관리하는‘나’는조회수를올리기위해매일가상의사연을창작해올린다.하지만치정극에가까운자극적인사연만으로는부족하다.치정극에는언제나복수가뒤따르는것처럼,복수하는후기를올려야수많은조회수를올릴수있다.하지만실명조차확인할수없는‘가상의공간’에서사람들은‘사실’을바라고,‘진짜고통’에공감하길원하며,그들을괴롭힌사람들에대한‘진짜복수’를바란다.그렇게‘나’는가상의고통을만들고,가상의복수를하는일을매일반복해나간다.

어쩌면주작질에대한사람들의분노는모든것이‘진짜’여야한다는그들의믿음을배신했기때문이아닐까.같이분노해주었던고통이,당연히이뤄져야한다고생각했던복수가,내가받았던위로가모두거짓이라면게시판사연에쏟아부었던나의모든감정역시아무것도아닌것이된다.공허한분노와공허한통쾌함만큼공허한게또어디있을까.(20쪽)

하지만‘가상의고통’은‘현실의고통’이가진실재감을이기지못하는법.침대를배달하기위해이사한집을방문한가구배달원이고등학교3년내내자신을지독히도괴롭혔던‘놈’이라는것을알게된‘나’는방을가득채우고침대의실물감만큼이나생생한고통과마주하게된다.끓어오르는분노를참지못한‘나’는자신이상상할수있는가장합법적인방법으로‘놈’에대한복수를결심하지만,결국다시무기력했던고등학교시절로되돌아간듯한모멸감을느낄뿐이다.그러던중‘나’는함께복수계획을세우는가상의모임으로부터초대를받는다.“뭔가를상상해본다는건불법이아니니까요.그게끔찍한복수라고해도말이죠.”(67쪽)

만약복수를결심하지않았다면,
우리에게선택권이있다는것을알수있었을까?
용서를할지말지택할권리……

가상의복수모임에서‘놈’에대한복수를꿈꾸던‘나’는또다른복수의실체와마주하게된다.회사가웹하드에불법동영상을올려돈을벌던시절,몰카사건의피해자였던그녀가‘나’의눈앞에나타난것이다.“저는당신회사에복수하고싶어요.제인생을망쳐버린곳이요.”(178쪽)모니터속에서현실로걸어나온듯한실재감에압도당한‘나’에게그녀는자신의복수를도와달라고말한다…….

“살기위해서는돈만필요한게아니었어요.그런절망적인상황에서는희망도필요했죠.(……)첫번째꿈은영상을팔아버린남자친구를이세상에서없애버리겠다는것,두번째꿈은당신회사를이세상에서없애버리겠다는것.”(183쪽)

이처럼『복수를합시다』는개인들이꿈꾸는일상의복수판타지에대해이야기하고있다.단한번도복수심을품지않고살아가기에는이세상은너무나불합리한것들로가득차있기때문이다.“우리에게분노라는감정이존재하고,복수라는행동에열광하는마음역시존재한다면,우리의삶에그것이필요하다는반증이다”라는작가의말처럼,우리는자신에게굴욕을준직장상사나상처를준친구나애인에대한복수를상상하는것만으로도자기위안을얻을수있다.
그리고지금까지의삶의태도를전환하는기회가되어주기도한다.복수를결심할만큼분노하지않는다면과연변화하려는용기를낼수있었을까?또한복수를결심하지않았다면우리에게선택권이있다는것을알수있었을까?용서를할지말지택할권리…….그러므로작가는『복수를합시다』를통해이런말을전하고있는지도모른다.“여차하면,복수를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