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우의 집 (권여선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토우의 집 (권여선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4.00
Description
남쪽은 사람이 토우가 되어 묻히고
토우가 사람 집에 들어가 산다네
토우의 집은 깜깜한 무덤
긴긴 성장통과 함께 써내려간, 고통에 관한 고백
-제18회 동리문학상 수상작품-
『토우의 집』은 권여선 소설가가 이룬 가장 의미 있는 문학적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장독 뒤에 숨어서’라는 제목으로 계간 『자음과모음』을 통해 2014년 봄부터 가을까지 연재된 작품으로, 우리가 정면으로 응시해야 할 고통과 상실의 현장을 다루고 있다.
『토우의 집』의 주 배경은 큰 길 곁으로 골목마다 채국채국 집을 지어 머리를 치켜든 다족류 벌레처럼 보이는 삼벌레고개이다. 소설은 ‘어린아이들의 눈을 통해’ 이 산자락에 자리한 마을에서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어른들의 모습을 잔잔하게 펼쳐낸다. 주인공 ‘안 원’에게는 언니 ‘영’과 동생 ‘희’가 있다. 이 세 자매는 주인집에 세들어 살고 있으며, 주인집 아들 ‘은철’과 마을의 비밀을 조사하는 스파이가 되기로 한다. 하지만 원이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사라지고 ‘감옥에 갇혔다는’ 소문이 남긴 채, 세 아이들의 이름처럼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인혁당 사건’을 연상케 하는 이 소설은 ‘토우가 되어 묻힌’ 사람들의 자리, ‘토우의 집’이라는 역사적 비극의 공간을 그리고 있다. “누구나 그것을 상실하고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뭔가가 있는데, 이를 부당하게 빼앗긴 사람들이 겪는 상처에는 무한한 사과와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마음이 집필 동기가 됐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작품은 삼벌레고개 어린 스파이들의 긴긴 성장통과 함께 써내려간, 고통에 관한 고백이다.
저자

권여선

1996년장편소설『푸르른틈새』로제2회상상문학상을수상하며등단했다.소설집『처녀치마』『분홍리본의시절』『내정원의붉은열매』『비자나무숲』『안녕주정뱅이』『아직멀었다는말』,장편소설『레가토』『레몬』,산문집『오늘은뭐먹지?』가있다.오영수문학상,이상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동리문학상,이효석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삼벌레고개
김이탄날
안바바와다섯명의도둑
네이웃을사랑하지말라
죄와벌
토우의집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삼벌레고개’어린아이들이자라는법
어린고통이세상의커다란고통에안기는온기

산꼭대기에바위세덩이가있어붙여진이름이‘삼악산’이다.그남쪽면은경사도완만하고바위도적어서산복도로를냈다.그리고애벌레처럼그도로옆으로집들을지었다.
우물집둘째아들인은철이네집에새댁네식구가이사를온다.새댁네가족은‘안영’‘안원’두딸까지넷이다.‘은철’과새댁의둘째딸‘영’의직업은‘스파이’.마을우물에빠져죽은처녀들의수가왜‘구십삼’인지밝혀내고,벽돌을갈아만든독약으로누군가를벌하기도하며,‘새댁’혹은‘누구엄마’로부르고불리던동네사람들의이름을알아낸다.하지만‘개발기술’과‘귀밝이술’의발음이똑같은데어떻게어른들은그걸구분해내는지,어른들의세계는알면알수록모르는것들투성이이다.

마을사람들의고민은비슷한듯하지만다르고,다른듯하지만비슷하다.커가는아이들,남편의월급,새로이사온새댁의가족사등.마을여인들의하루이야깃거리가되었다가인생의큰고비가되었다가운수패를두고나면다시아무것도아닌일이되기도한다.그러던중마을에서는남자들이한명씩끌려가돌아오지못하는일이번번이발생하는데,이로인해삼벌레고개는작게진동한다.
원이네는막내딸‘희’가태어나면서다섯가족이된다.딸들의이름을이어붙이면‘영원희’.하지만가족의행복은영원하지않다.김밥을몇줄살뜰히챙겨산에오르려던어느날,덕규는처음보는사내들의부름을받고따라가원이가교복입을나이가될때까지돌아오지않는다.
시종일관큰요동없이차분하게진행되는이소설은,삼벌레고개마을사람들의잔잔한일상아래를고요히흐른다.하지만이들은모두위태롭다.밥을먹는것,학교를가고출근을하는평범한생활을영위하기위해그들은자신내부의균열과도같은고통을버텨내고있는중이다.아무일도아니라는듯덕규가양복입은사내를따라간것처럼.

나는그들의고통은물론이고,내몸에서나온그어린고통조차알아보지못한다.고통앞에서내언어는늘실패하고정지한다.하지만나는알고있다.내어린고통이세상의커다란고통의품에안기는그순간의온기를위해이제껏글을써왔다는걸.그리하여오늘도미완의다리앞에서직녀처럼당신을기다린다는걸.(「작가의말」중에서)

이처럼고통은정면으로마주하기전에는극복할수없다.작가는『토우의집』을통해우리가통과해야만하는긴긴성장통에관해이야기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