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건너뛰기 (은모든 소설 | 양장본 Hardcover)

오프닝 건너뛰기 (은모든 소설 | 양장본 Hardcover)

$12.00
Description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라
언제나 미완성의 방식으로 존재하는
사랑의 문법……”

『애주가의 결심』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은모든의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두 번째 작품
『오프닝 건너뛰기』는 우리 주변의 다양한 방식의 ‘관계’들에 관한 이야기다. 세 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막 결혼한 부부이거나 연애하지 않고 살아가는 중이거나 이전의 연애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대의 문법이 바뀌어도 사랑과 연애 그리고 결혼을 둘러싼 문법은 좀처럼 바뀌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기존의 문법과 불화하며 여기저기서 충돌음”(작품 해설, 박혜진 문학평론가)을 낸다. 이 소설은 이렇듯 “요란하고 뜨거운 충돌”음 속에서 너와 내가 공존하기 위한 적당한 온도와 속도를 가늠해보고 있는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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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은모든

은모든
2018년한국경제신춘문예에장편소설『애주가의결심』이당선되어등단했다.지은책으로『꿈은,미니멀리즘』『안락』『마냥,슬슬』『모두너와이야기하고싶어해』가있다.

목차

오프닝건너뛰기
쾌적한한잔
앙코르
에세이공명을위한온도와속도

해설규칙없이사랑하기_박혜진

출판사 서평

“쾌적한맛이났다.
요란하고뜨거운충돌의반대편에위치한듯한맛이었다”

너와내가공존하기위한
적당한온도와속도를가늠해보는일

[자음과모음트리플시리즈]는한국문학의새로운작가들을시차없이접할수있는기획이다.그두번째작품으로은모든작가의『오프닝건너뛰기』가출간되었다.장편소설『애주가의결심』으로2018한경신춘문예에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한작가는“섬세하고리드미컬한문장으로전하는상실과단절,소통과연대에대한공감력과그위무의힘이간단치않았다”(전성태소설가,심사위원)는심사평을받으며소외된청춘들의연대감으로세상의냉소를눅이는소설을선보여왔다.
『오프닝건너뛰기』는우리주변의다양한방식의‘관계’들에관한이야기다.세편의소설에등장하는인물들은막결혼한부부이거나연애하지않고살아가는중이거나이전의연애에서아직헤어나지못하고있다.“시대의문법이바뀌어도사랑과연애그리고결혼을둘러싼문법은좀처럼바뀌지않”기때문에이들은“기존의문법과불화하며여기저기서충돌음”(작품해설,박혜진문학평론가)을낸다.이소설은이렇듯“요란하고뜨거운충돌”음속에서너와내가공존하기위한적당한온도와속도를가늠해보고있는것이다.


“따스함과단순함.
그두가지가서로긴밀히연결돼있다는것은
연애시절부터알고있었다.”

서로의위치를저울질하는것이아니라
서로의차이를조율해가는관계의방식

『오프닝건너뛰기』에나오는인물들은모두삼십대로,취직,연애와결혼,출산과양육으로이어지는삼십대의업무를완수하지못했거나제대로수행하고있지못하고있다는불안감에시달리고있다.「오프닝건너뛰기」의수미는혼자가아니라누군가와함께산다는것에서온기를느끼지만,자신과다른경호의생활방식이눈에거슬리기시작한다.결혼생활의‘오프닝’을건너뛰고싶지만수미는“과일의껍질을벗기고씨앗을도려내듯필요없는부분은제거하고원하는부분만취하는것은불가능한일”(26쪽)이라는것을잘알고있다.
관계속에서자신이견딜수있는적당한거리를유지하기위한노력은「쾌적한한잔」에서도나타난다.은우에게연애라는행위에따른일련의과정은기쁨이아니라감내해야하는고통이다.그에게연애하지않은삶은고통을피하는자연스러운삶의방식이지만그를바라보는가족이나친구들에게그의삶은그자체로받아들여지지못한다.

쾌적한맛이났다.요란하고뜨거운충돌의반대편에위치한듯한맛이었다.크고단단한얼음이뿜어내는냉기에중심을내주어야만성립하는맛이기도했다.자신이견뎌낼수있는온도와머물수있는환경에대해가늠해보면서은우는기다란유리잔표면에맺힌물방울에손끝을가져다댔다.(「쾌적한한잔」,84쪽)


“사랑에빠지는것이아니라
다시사랑에빠지는것……”

보편적이야기가되는것을거부함으로써
아직진행중인이야기

하지만자신만의방식으로사랑하고연애하고결혼할수있는“쾌적한환경”을만드는것은불가능할지도모른다.그럼에도소설속인물들은보편적삶의방식과다른자신의존재를끊임없이증명해보인다.「앙코르」의세영과가람은캄보디아씨엠립공항에서우연히만나함께여행을하며서로를향해호감으로발전한다.한때사랑했던연인과의관계를통해자신의성정체성을받아들였으나이후바쁜일상에치여오랫동안연애를하지못한세영과지난연인과의결별에대한잔상을떨쳐버리지못한가람은‘앙코르’라는말의뜻처럼다시사랑에빠진다.
이처럼『오프닝건너뛰기』에서작가는비규범적이고비규정적인관계의형태들을그려냄으로써,보편적이야기가되는것에서벗어나제각각의사연으로자신만의희소성을드러낸다.그렇게세편의소설들은다시,또다른이야기를예고하고있는것이다.

■■■해설

끝내미완성으로남겨질수밖에없는궁핍한말들의시대에서은모든소설의수다는예외적이고희소한방식으로제가치를드러낸다.출발한이야기가어김없이도착하는구조로이루어져있기때문이다.은모든은이례적으로도착에집중한다.관찰하고개입하고해석하는화자가아니라들어주고끄덕여주는화자의존재를통해소설의주인공은그들사이에서오가는이야기그자체가된다._박혜진(문학평론가)

수미는지난봄에‘5월의신부’가되어야했다.사실수미는그런단어자체를낯간지럽게여기는성격이었고결혼식에대해서도기대는커녕번잡스러운인상을가지고있을뿐이었다.그점은경호도마찬가지였다.두사람은‘스드메’같은단어만들어도골치가아팠다._「오프닝건너뛰기」,13쪽

경호가품고있는따스함과단순함.그두가지가서로긴밀히연결돼있다는것은연애시절부터알고있었다.아마도과일의껍질을벗기고씨앗을도려내듯필요없는부분은제거하고원하는부분만취하는것은불가능한일일터였다.누군가와한집에서평생을살아가는일의본질이거기에있는것일지도몰랐다._「오프닝건너뛰기」,26쪽

냉담한사람에게혼자열을내는것도,열병에걸린상대를일방적으로감내해야하는일도다시는경험하고싶지않았다.경호는수미가원하던적당한온기를품고있는사람이었다._「오프닝건너뛰기」,27쪽

어느작은베이커리주인이개점3주년을기념하며올린소감의일부였다.처음읽었을때는‘남자친구’도‘여자친구’도아닌‘배우자’라는단어가가장먼저눈에들어왔으므로,작성자가자신과같은정체성을가진사람일지도모른다는생각이스쳤다._「쾌적한한잔」,61~62쪽

지나치게빠르거나느리거나당황하거나당황한사실을들키지않기를바라는극도의긴장상태속에쾌락은커녕오감이뒤섞이는듯한이물감만커질뿐이었다.마치손끝으로냄새를맡고눈으로소리를듣는것같았다.친밀감과애정을느꼈던상대역시그순간만큼은낯설게보였다._「쾌적한한잔」,79쪽

은우는다시잔을들고칵테일을한모금삼켰다.쾌적한맛이났다.요란하고뜨거운충돌의반대편에위치한듯한맛이었다.크고단단한얼음이뿜어내는냉기에중심을내주어야만성립하는맛이기도했다.자신이견뎌낼수있는온도와머물수있는환경에대해가늠해보면서은우는기다란유리잔표면에맺힌물방울에손끝을가져다댔다.
_「쾌적한한잔」,84쪽

따프롬사원을휘감고있는스펑나무를여러곳에서거듭하여관찰하자어쩐지저항감이들었던첫인상은서서히누그러들었다.스펑나무가무너져가는돌벽을전력을다해움켜쥐고지탱하고있는지도모르겠다는생각이든것이었다.아마도오늘보는것중에이보다더마음을동요케하는광경은없으리라는예감도들었다._「앙코르」,111쪽

“우리가멋진노래를한번더듣고싶을때뭐라고하죠?그렇죠,앙코르!하고말하죠.바로이곳,앙코르와트는한번보는것으로는부족하고앙코르를해야,그러니까다시와봐야그진가를알수있는곳이다,그렇게기억되는곳이라는겁니다.자,사진찍어야죠?제앞으로한팀씩와서서보세요.”_「앙코르」,124쪽

“돌아가서,다시한번같이들어볼래요?볼륨꽝꽝울리게해놓고요.”
세영이말했다.자연스럽게건넨말이었으나막상말을뱉고나자떨렸다.가슴이두근거리다못해손끝이저려왔다.
“그렇게해요.”가람이세영의손위에자신의손을포개며속삭였다.“언니가사는동네로제가찾아갈게요.우리,꼭다시만나요.”_「앙코르」,136쪽


■■■트리플시리즈소개

[트리플]은한국단편소설의현장을마주할수있는가장빠른길입니다.세편의소설이한권에모이는방식을통해작가는일반적인소설집에서구현하기어려운여러흥미로운시도들을할수있으며독자는당대의새로운작가들을시차없이접할수있습니다.이시리즈를통해매력적인세계를가진많은작가들이소개되어‘작가-작품-독자’의아름다운트리플이일어나기를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