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컷 -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7

숏컷 -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7

$14.50
Description
“그렇게 따지자면 숏컷이 문제의 시작이다”

짧고 빠르고 날카로운 여섯 가지 진실들
『나의 스파링 파트너』에 이은 두 번째 소설집
속도감 있는 전개, 현실적인 소재와 명징한 문장으로 청소년문학의 현재를 짚어주는 박하령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첫 소설집 『나의 스파링 파트너』에 이어 청소년에게 갈급한 여섯 가지 주제가 특유의 빠른 호흡으로 전개되며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소설에는 편견을 깨고 숏컷을 고수할 힘을 얻는 소녀, 자기도 모르게 폭력의 굴레에 얽혀 들어가는 소년과 방관자들의 모습, 주변의 웃자란 기대에 밀려 거짓말을 하게 되는 아이, 가족의 비밀로 인해 세상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할 감성의 촉수가 막힌 소녀, 부모의 이혼을 앞둔 소년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십대의 분투기가 그려진다. 특히 표제작 「숏컷」에서는 ‘균형을 맞추는 추로써의 페미니즘’을 고민해 보며, 타인의 시선을 뛰어넘고자 투지를 다지는 십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섯 개의 다채로운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박하령 작가가 선사하는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

박하령

서울에서태어나대학에서사회학을전공했다.글을다루는일을업으로삼다가,이땅의오늘을사는아이와청소년들에게위로가되고싶어본격적으로그들의이야기를쓰기시작했다.2010년「난삐뚤어질테다!」가‘KBS미니시리즈공모전’에당선되었고,장편소설『의자뺏기』로제5회살림청소년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새로운악마캐릭터를통해선택의의미에대해질문하는『반드시다시돌아온다』로제10회...

목차

폭력의공식
숏컷
달콤알싸한거짓말
너와짝이될수없는이유
낯선,다른맛
터널통과하는법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전투를앞둔전사가투구를정성껏닦듯
전의를다지는의미에서다시한번미용실에가야겠다”

의지를곧추세우는투지의변주

박하령작가가첫소설집『나의스파링파트너』에서미처다루지못한,그래서다뤄보고싶었고꼭다뤄야할주제를모아두번째소설집『숏컷』을펴냈다.
편견을깨고숏컷을고수할힘을얻는소녀(「숏컷」),자기도모르게폭력의굴레에얽혀들어가는소년과방관자들의모습(「폭력의공식」),주변의웃자란기대에밀려거짓말을하게되는아이(「달콤알싸한거짓말」),가족의비밀로인해세상을향해열려있어야할감성의촉수가막힌소녀(「너와짝이될수없는이유」),부모의이혼을앞둔소년(「터널통과하는법」)등다양한상황에놓인십대의분투기가그려진다.특히표제작「숏컷」에서는‘균형을맞추는추로써의페미니즘’을고민해보며,타인의시선을뛰어넘고자투지를다지는십대의모습을보여준다.
박하령작가는이전의장편소설『발버둥치다』에서장애인부모를둔십대의거친발버둥을통해의지를곧추세우는십대를응원한바있다.이에작가는“같은노래가반복되는것같지만,이는우리가수천년동안사랑이야기를되새김질하고있는것과크게다르지않으”며“의지는사랑의불꽃을살려내는발화점이니결국사랑의내핵이라할수있”다고힘주어말한다.이렇듯작가는이번소설에서보이지않는벽앞에서분투하는십대의다양한모습을조명하며,끝끝내의지의한걸음을내디디길응원한다.

책속에서

아이들은입을모아나를응원하고있었다.아니,단순한응원이아니라구체적인주문이난무했다.
“헌석,어퍼컷어퍼컷,왼손가드하고.”
“헌똘,날려!날려!”
“헌석아,옆구리비었어.”
왜다들내이름만불러댔을까?아니면내귀가듣고싶은것만들은걸까?분명반아이들은모두입을모아나를불렀다.덕분에그순간만큼은내가영웅이된것같았다.아이들의넘치는환호에우쭐해졌고주목받는순간황홀했으며,그러므로내가날리는주먹의명분이확실했다.
-16쪽「폭력의탄생」

다연이는얼굴이이미백짓장처럼하얗게변해있어자칫하면쓰러질기세였다.그래도눈빛만은내가그종이를떼어내주길바라는간절함으로빛났다.하지만우리등뒤로아이들이겹겹이서있어서그것만떼어냈다가는말이나올것같아나는포스트잇일부를뭉텅이로잡아뗐다.
“야,숏컷!네가뭔데!”
“숏컷,너페미첩자냐”
등뒤에서여러목소리가들렸지만돌아보지않고교실로서둘러직진했다.
-60쪽「숏컷」

“그러니까넌에이미란애의파우치를훔쳤거나주운거지.”
“아냐!난도둑이아니야.에이미는내친구라고!”
도둑이아니란말을하려다보니나도모르게허겁지겁진실이나왔다.그러자그애는고개를천천히흔들며말했다.
“그렇다면넌친구의시를훔친거니까도둑이아니라고말할수는없어.”
그말을듣는순간,온몸이떨리기시작했다.그제야내가얼마나엄청난잘못을했는지와닿았다.
-94쪽「달콤알싸한거짓말」

“주경아.그래서……네가악어가되고싶은거였구나.”
“뭐”
나도모르게입이벌어졌다.그냥한대맞은기분이랄까?무슨의도로저런말을하는거지?하고머리를굴릴필요도없이그냥희찬의진심이확와닿으면서왈칵눈물이났다.그동안내가쌓아둔벽돌이와르르무너지는기분이었다.
“너힘들어서……그래서그동안악어처럼숨어있고싶었구나.힘들었겠다…….”
-120쪽「너와짝이될수없는이유」

이미이렇게되어버린변화를받아들여야할것이다.
변화는낯설어서싫기도하지만,그안에다른맛도있다.변화된모든것과의익숙함.그렇게한발한발어딘가로가는거겠지.그래,어차피난이지은이고걘이지흔이니까.
-150쪽「낯선,다른맛」

심장안에서쿵,하면서마치입간판같은게자빠지는느낌이들었다는게정확한표현일것이다.다들알겠지만입간판은자빠지기전에미리예고하지않는다.항상갑자기느닷없이쾅!그래서주위에있는사람들을놀라게한다.그동안집에서엄마아빠가악다구니를쓰면서싸울때면나역시욕지거리를하듯이‘으휴,차라리이혼을하지!’라고속으로외쳤지만,그건싸우지말라는바람의다른표현일뿐이었다.이혼이란것의실체가그야말로‘레알’로내게이렇게덜컥오다니.
-166쪽「터널통과하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