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모자를 쓴 여자 (양장본 Hardcover)

검은 모자를 쓴 여자 (양장본 Hardcover)

$13.00
Description
행복의 연약한 외피가 깨졌을 때
그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칼과 혀』, 『미미상』 권정현의 미스터리 심리 환상극
실재와 허구, 현실과 비현실
그 경계를 뒤흔드는 미스터리 심리 환상극

현진건문학상, 혼불문학상 수상 작가
권정현 신작 장편소설

현진건문학상과 혼불문학상을 수상하며 날카로운 상상력과 생생한 묘사로 흡입력 넘치는 작품 세계를 펼쳐온 권정현 작가가 세 번째 장편소설을 펴냈다. 새소설 시리즈의 아홉 번째 작품인 『검은 모자를 쓴 여자』는 기묘한 사고로 아이를 잃은 여자의 혼란을 통해 상실감에서 기인한 불안을 집요하게 조명한다.

이 소설은 에드거 앨런 포 『검은 고양이』의 고딕 호러와 아멜리 노통브 『머큐리』와 같은 심리 미스터리 장르를 교묘히 결합해 개인에게 일어나는 공포와 불안의 심리를 현실적인 긴장감이 넘치게 선보인다. 주인공 주변에서 크고 작은 미심쩍고 기이한 사고들이 발생하고, 그 사고의 원인과 진실을 알고 싶다는 욕구가 그녀를 사로잡으며 이야기는 펼쳐진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끝없이 의심케 하는 밀도 있는 전개는 읽는 이를 점점 더 작품 속 세계로 끌고 들어간다.

진실과 거짓이 빈틈없이 얽혀 경계가 사라지고 ‘내가 인식하는 세상’만이 오로지 진실이 되는 공간. 그곳에서 작가는 선과 악을 분명하게 나눌 수 없는 내면의 혼돈을 적나라하게 파헤쳐 드러내며 인간의 고통과 불행이 외부와 내부, 그 어디에서 비롯하는지 우리에게 질문케 한다.
저자

권정현

주중에는아이들을가르치고주말에는청주의시골집으로내려가소설을쓰고있다.펴낸책으로단편집『굿바이명왕성』(2009),『골목에관한어떤오마주』(2017),장편소설『칼과혀』(2017),『미미상』(2020),장편동화『톨스토이할아버지네헌책방』(2012)등이있다.2016년현진건문학상,2017년혼불문학상을받았다.

목차

검은모자
송장나비
무지와까망
도깨비풀
헌옷수거함
여행
용왕보살
차계부
아하스페르츠
벽안의대화
우로보로스
마술사
요석교회
데칼코마니
그리고나비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나는모든밤과모든시간속의너를기억해”
악몽처럼시작된의심의미로

『검은모자를쓴여자』는현실에대한불온한의심으로이루어진이야기다.이작품은주변인,가족그리고결국에는자기자신에이르기까지,그무엇도믿을수없는혼란스러운세계를점진적으로,그러나동시에파격적인방식으로보여준다.

사고로아이를잃은주인공‘민’.그녀는그고통을이겨내고다시행복한가정을이루었다고믿지만상처에서촉발된불안은마치그림자처럼계속해민을따라다닌다.그형태는때로는검은모자를쓴여자로,때로는누군가자신을감시하는듯한느낌으로나타난다.그러던중민은입양한아이동수와함께데려온검은고양이가원래키우던개를갑작스럽게공격하는사건을겪으며자신이다시쌓아올렸다믿은평화의얄팍함을깨닫는다.

처음부터잘못끼워진단추였다.고양이도동수도어느날갑자기가족이라는이름으로부부사이에끼어들어온타자였다.상처를덮기위해급조된환경이었다.지금의평화는봄이면무너진축대위에흐드러지게피어나곤하는개나리처럼어딘지위태로워보였다.축대가무너지는순간노란꽃들은언제든비명을지르며뭉개질것이다.(70쪽)

그후로도도저히상식적으로이해할수없는기괴한사고들이계속해벌어지며민의소중한것들을하나둘빼앗는다.시간이갈수록그녀는‘타자’인동수의존재도,무조건아이의편을드는남편의행동도,모든것이의심스러워진다.자신이모르는어떤이유가있어서,이모든끔찍한일들이일어나고있는게아닐까?그런혼란한마음을안고찾아간무당에게서민은뜻밖의말을듣게된다.

살아있어.살았는데죽은거나다름없어.아마본인이그런마음일거야.살아도송장처럼살고있는게보여.제가제몸을파먹고있군.가련해라!(121쪽)


행복의연약한외피가깨졌을때
그안에는무엇이있을까

소설은화자인‘민’의의식흐름에따라전개된다.우리는그녀의심증에서나오는의심을합리적인추론처럼듣게되지만실은무엇이진실인지그녀스스로도확신하지못한다.하지만그녀가모든불행의시점마다반복해듣는말이있다.“그냥사고였을뿐이야…….”(44쪽)흔히일어날수있는단순한사고라는위로.그녀가단하나확신하는것은그것을도저히납득할수없다는것이다.마침내남편의차에서의심스러운고백이담긴일기를발견하면서이야기는점점예측할수없는방향으로치닫는다.

아이의죽음은정말단순한사고였을지,검은고양이는정말로불길한악마의전령일지,동수의엄마는실재하는지.환상과현실이서로꼬리를물듯뒤엉켜있는세계속에서그녀가의심하던것들의실체를확인할수있을까.

“(……)나는모든밤과모든시간속의너를기억해.왜그랬어,도대체왜?”
“고통을주고싶었거든,서서히.피가마르도록.”(227쪽)

‘모든밤과모든시간’동안그녀가기억하는것은과연누구이며,그존재는그녀에게왜고통을주고싶은것일까.

작품은불안을겪는인물의내면심리와행동양상을밀도있게조명함과동시에미스터리적요소를곳곳에촘촘히배치해페이지를넘길수록빠져드는흡입력을가졌다.그로인해독자에게미스터리라는이름의늪을헤매는,그리고헤맬수록더그늪에가라앉는듯한강렬한경험을선사한다.또한소설은전반에걸쳐,자신이믿어온견고한행복이밀물의모래성처럼고요히무너져내리고,다시는쌓을수없다는것을알았을때,인간이드러내고야마는날것의내밀한광기가대담하게흩뿌려져있다.작가는그를통해묻고있는지도모른다.일상의당연한행복이부서진다면,당신의내면에는과연무엇이존재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