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주의자 고희망 -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7

종말주의자 고희망 -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7

$13.00
저자

김지숙

첫직장생활중쓴단편소설「스미스」로2009년중앙신인문학상을받았다.어릴때꿈은디자이너,변호사,교사였으나중학교때독서의재미에빠지면서‘글쓰는사람’이되기로결심했다.생각많고산만하고대체로평범한십대를보냈지만“인생에서가장힘들었던시기는?”이라는질문에는고민없이“십대”라고답한다.그이유를설명하기위해청소년소설을썼다.궁극적인꿈은소설로누군가를위로하는것이다.쓴책으로는『비밀노트』,『소녀A,중도하차합니다』『종말주의자고희망』가있다.소설동인‘오독’의멤버로활동중이다.

목차

종말주의자고희망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결국나는줄곧삶에대해생각하고있던것이다”
먼미래의종말을상상하며펼치는
현재우리삶에대한이야기

『종말주의자고희망』은세상이언젠가는종말할것이라고믿는중학생희망이‘지금,우리’를오롯이바라보기까지의과정을담고있다.어차피언젠가종말할세상이라는이유로오늘과내일을기대하지않는희망은인류가종말하는소설을쓴다.희망은세상뿐만아니라스스로에대한기대역시도모조리지워버린채하루하루를살아간다.하지만아이러니하게도자신의소설이종말에가까워질수록,과거의기억과미래의종말에사로잡혀있던자신을똑바로바라보게되고,오늘도무사히살아냈음을깨닫게된다.줄곧외로운싸움을하고있다고생각했던희망의곁에는사랑하는삼촌요한과친구지수와도하가있기때문이다.
이야기는희망의시점으로진행되지만,희망의서사뿐만아니라다양한인물들의서사가함께어우러져다채롭게펼쳐진다.마치비온뒤맑게갠하늘에펼쳐진무지개처럼희망차고아름답다.비가그치면새하얀줄로만알았던빛이사실은무지갯빛이라는것을알게되듯,소설속인물들의삶도닥쳐온시련이전부가아니라그너머에다채롭게펼쳐진빛나는오늘이있다는것을독자들에게까지일깨워준다.
십대청소년은미래를위해가장눈부신시절의‘오늘’을놓칠때가많다.희망이과거동생의죽음과그로부터비롯된부모님과의갈등,어차피종말할미래를생각하느라반짝반짝빛나는자신의‘오늘’을뒤늦게깨달았던것처럼,삼촌요한이스스로를모자이크안에가두면서자신의정체성을숨겨야했던것처럼말이다.
이소설은내가어딘가에고여있다고생각하거나,이미지난일이나앞으로의미래를걱정하느라하루를다써버린십대들에게용기와위로를건네는문장들을담고있다.어쩌면종말은곧다가올미래일지도모른다.하지만,지금이순간우리가밝게웃고있다면,환하게빛나고있다면,우리는그걸로도충분히반짝이는삶을살아내고있는게아닐까.이소설을읽는모두의‘오늘’이생생하고환하게빛나길바란다.

책속에서

"궁서체만아니었어도내가말안하겠는데,텀블러하나사줘?”
“쓰는데전혀문제없거든?”
텀블러를들고다니는목적이애초에쓰레기를줄이는건데,텀블러를종류별로모으고싶은생각은티끌만큼도없었다.
바닥에깔린타피오카펄을먹으려고애쓰는나를보며지수가말을이었다.
“종말을바라는애치고는참환경에관심이많단말이야.”
“넌나한테참관심이많단말이야.”
_23쪽

“그냥알았어.일종의혀말기같은거야.”
“혀말기?”
“학교에서혀말기에대해배운적있어?”
“책에서본적있어.유전적인거라고.”
“누구한테는당연하게말리는게누구한테는완전히불가능한일이잖아.나한테는그랬어.명확했어.인정하는데시간이걸렸을뿐이지.”
혀를말아보았다.자연스럽게말렸다.말리지않는걸상상할수없을만큼쉬웠다.
_4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