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가면 마트에 가면 - 새소설 12 (양장)

마트에 가면 마트에 가면 - 새소설 12 (양장)

$15.80
Description
제5회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 수상작

누구보다 치밀하고 집요하게,
그러면서도 일말의 낙관을 잃지 않고
삶을 바라보는 이들을 위하여……

김종연 장편소설
“우리는 모두 새로운 기억의 가능성이자
조금씩 매몰되는 기억의 생존자였다.”

제5회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을 수상한 『마트에 가면 마트에 가면』이 ‘새소설 시리즈’ 열두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2011년 시인으로 등단해 활발히 활동 중인 김종연 작가가 빚어낸 새로운 세계, 첫 번째 소설이다. 고단한 ‘재난’이란 상황이 명랑한 ‘마트’라는 공간과 만나 묘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이 작품은 “전염병의 시대를 은유하며 그 고통과 비극을 기록하고 이해하려는 작가의 진심이 생생하게 돋보인다”(김희선 소설가)는 평가와 “작가의 시선에 믿음이 가지 않을 수 없다”(이주란 소설가)는 찬사를 받으며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지금-여기’를 비추며 그 안 깊숙이 자리한 심상들을 그림처럼 그려낸 이 소설의 힘은, 우리의 일상 한가운데로 흘러 오늘을 살아내게 할 것이다.
선정 및 수상내역
제5회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 수상

저자

김종연

1991년서울에서태어났다.서울예술대학교문예창작과와미디어창작학부,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석사과정을졸업했고,동대학원박사과정에재학중이다.2011년『현대시』신인추천작품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14년대산대학문학상시부문,2022년자음과모음경장편소설상을수상했다.시집『월드』를출간했다.

목차

소비의집
사람이살던집
잠에서깨는꿈
보이지않는손
나와당신들의이야기
고귀한모든것은어려울뿐만아니라드물다
기억의주인
해피해피해피맑은날우리가족손잡고함께가요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해피해피해피이마트이마트!”
암울한재난속명랑한마트의삶

이야기는재난의한복판에서시작한다.지진이이미일상을휘젓고떠난자리,절망과같은색의감정들이저변에깔린그곳에서사람들은초췌한몰골과메마른마음으로무력하게하루하루를견디고있다.생존자라는이름의그들은구조된삶과무너진일상사이에서환멸을느끼며,가까스로스스로를재건중이다.그들가운데성결도있다.가족과떨어져홀로피난중인그는뿌연낙관만을품은채오늘과다를바없는내일을준비한다.희망이바닥을드러낸지오래라오직슬픔만이고여있는세상에서,마치마약과도같은낙관을키우고또비축한다.이러한그들이지금자리하고있는곳은‘마트’다.일정한시간이되면명랑한노래가흘러나오는이마트.집을잃은이들의피난처가마트인것은,때가되면스피커를통해울리는노래는,삶의감각을일깨우는블랙코미디와같다.비관과낙관이뒤섞인채공존하는그들의삶의모양과도닮아있다.

사람,관계,유대감……그리고기억
저항할수없는존재와비존재로부터

마트안은진열된다양한상품처럼가지각색의사람들이존재한다.마트의웃어른이자정신적지주인할머니와할아버지,그들을내세워철권통치를하는‘왕언니파’아주머니들,왕언니파와갈등을빚곤하는조기축구회아저씨무리,부모의눈을피해붙어다니는학생커플세인과경민,어느날갑자기발견된버려진아기겨울이,겨울이를돌보며가까워진재희와덕규…….그리고그곳엔없지만분명히존재하는―성결의기억속,더내밀하게말하자면상처속―인물들이복작이며마트안을,성결의공간을채우고있다.

마트의일상이결코평탄하지만은않지만,성결의마음을바쁘게만드는건‘마트속현실’보다‘기억속과거’인듯하다.유물처럼간직된기억은늘성결을지금에속하지도,이전으로부터떠나지도못하게만든다.성결이자신의쉘터인키즈놀이터‘볼풀’에누워무중력을느끼는것처럼,그는자주‘기억’에눌려현실에서벗어나곤한다.그기억의가장많은몫은가족이차지하고있다.성결에게“피는지워지지않는기억”이다.그래서가족,즉혈육은“기억을나눈사람들”이라는뜻.가족에게서자유로울수없는현실은,기억의속박이영원할거란잔인한진실이다.

삶의희망이양육한낙관
간절히원했고처절히잃은것들

별안간마트화장실에서발견된아기는,재난속낙관처럼마트사람들에게서키워진다.아기를발견한최초의성인이란이유로성결은아기와의“특별한인연”을부여받는다.그리고다들선뜻나서지않는아기돌보는일에자원한재희,덕규와도가까워지며특별한인연이되어간다.마트에들어오기전늘어렵고꼬이던인간관계가,사는게재난같던상처와흠결이,작고옅기만하던성결의존재감이조금씩되살아나게된다.하루가다르게커가는아기처럼성결의희망도,삶에대한기대도,마트밖에서펼쳐질미래에도밝은기운이차오르고있었다.그때,아기를놓아두고갔다는사람이찾아온다.얼마간의시간이지나면아기를데리고가겠다고한다.낙관을떠나보낼준비를해야했다.그리고거짓말처럼,성결을비추던빛이일순간에꺼지고잠시덮였던균열선이다시모습을드러낸다.아니,전보다더큰균열이생기기시작한다.

몽상같은현실과현실같은몽상
끝나지않는,끝날수없는이야기

소설의주인공성결은말한다.“어쩌면가장두려운건무너지는게아니라무너지고나서도이어지게될삶”이라고.작가가지진이일어난이후마트에서의삶을조명한이유가바로이때문일것이다.그렇다면우리는알수있다.작가가성결에게닥친새로운시련을이야기하려는게아니란사실을.수시로성결의과거를,기억을파고든이유가있다는사실을.

이소설은끝나지않는다.이이야기는애초에맺어질수없었다.‘지금-여기’를비추면서도그너머를향해있는작가의시선은,마침표이후에도쓰이고있는이소설을증명하고,멈추지않고이어질우리의삶을응원한다.재난을건너는마트의일상속에서아이러니한희망한조각을발견하는기쁨은,작가가우리모두에게허락한낙관일것이다.

작가의말

어쩌면이말은영원히도착하지못할것이다.
하지만영원한출발도있는법이라고바꾸어말하고싶다.
열어본편지엔한문장만이쓰여있었다.
그것은내가잃어버린문장이어서알아볼수가없었다.
누군가를잃어버린모든세상들에게이책을바친다.
이곳에서는누구도영원히머무를수없다.

‘새소설’은지금한국문학의가장참신하고첨예한작가들의시선을담는소설시리즈입니다.
읽는즐거움을누릴수있는젊고새로운작품을소개합니다.

추천사

이소설은우리가항상체험하는불안한삶의기반이곧재난으로서의현실감이기도하다는것을보여준다.또한이이야기는마트에가지런히진열된상품처럼누군가는다른누군가의삶을무감하게관조할수있다는인간사회에대한비판을환기한다.노인과청소년과아기라는사회적약자,그들을포함한공동체가어떠한주거의형태를제시할것인지에대한고민역시도이이야기가가진미덕중의하나일것이다.
-김나영(문학평론가)

지진으로갈곳을잃고대형마트로모여든사람들은저마다의사연을가지고나름의삶을영위해나간다.그들은슬퍼하거나기뻐하거나싸우거나사랑하며희망을품거나좌절한다.의외로평범한마트에서의나날은재난속에서도일상을지속하는힘을보여주고,다사다난한에피소드속에서각각의인물들은생동감있게살아숨쉰다.
-김희선(소설가)

고단한상황에처한청년의삶을유쾌하게다룬여느소설과달랐다.이작품의유쾌함은근거없는낙관과는거리가멀었다.나는이소설의많은문장에공감했고여러모로균형잡힌소설이라고느꼈다.같은재난을겪은인물들을이토록다양하게그려내는작가의시선에믿음이가지않을수없었다.
-이주란(소설가)

작가가이야기를쓰는재능이분명해보인다.이야기가다소우연적이더라도끝내독자를설득하고따라오게만드는힘이있었다.재난의결과로마트에거주하게된사람들의이야기라면어딘지모르게익숙하다는느낌도있었는데결국매력적인인물들이신선함을더해주었다.
-노태훈(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