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삭제, 하시겠습니까? : 작전명, 판도라 -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8

기억 삭제, 하시겠습니까? : 작전명, 판도라 -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8

$14.27
저자

남세오

서울대원자핵공학과를졸업하고평범한연구원으로살아가다문득글을쓰게되었다.브릿G에서‘노말시티’라는필명으로활동을시작하여다수의작품이편집부추천을받았으며환상문학웹진거울의독자우수단편심사에서〈살을섞다〉가2018년4분기우수작,〈만우절의초광속성간여행〉이2019년최우수작에선정되어필진에합류했다.

목차

토끼굴에빠지다,제발로
분리된사람들과기억삭제
유령들이하는일
림보와룬문자
혁명이라는말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지금세상은거대한인지장애를겪고있는거야.”
모든사람이불만없이평온하고안온하게살아가는세상.
그런데,이평화로움은어떻게유지되고있는걸까?

과학이진보된미래,주인공유수현이사는도시의시민들은귀뒤에뇌로정보가바로전달되는뉴럴소켓을단채생활한다.소켓에넣는시냅스칩을통해많은것을쉽게배우고얻을수있기에,모두자신의삶에만족하며살아간다.수현도마찬가지다.소켓오류때문에종종다른사람이보지못하는것들을본다는것만빼면말이다.
어느날,학교에서준미션을수행하던수현은한여자애가좁은골목길로들어가는것을목격한다.그런데다시보니골목길은온데간데없고담장만이서있다.방금본것이가끔보았던허깨비인지확인하고싶어진수현이직전상황을계속해서떠올리자,담장이사라지며골목길이눈앞에나타난다.충격에홀린듯골목길을따라간수현은길안쪽깊숙이숨겨진건물,아지트에서같은학교학생인백소희,고민중과서혜나를만난다.

“기분이어때?”
팔짱을낀채로나를내려다보며서혜나가물었다.옆에서는백소희가의심스러운눈초리로나를노려보고있었다.기분은뭐라설명할수없이이상했다.하지만그보다는물어보고싶은게더많았다.
“이거대체뭐야?나한테무슨짓을한거야?”
“무슨짓을한건우리가아냐.우린그걸바로잡으려는거고.”
“어떻게뻔히눈앞에있는길이안보일수있어?”
“초등학교내내연습한게그거잖아.뇌를믿지않고소켓을믿는거.뇌대신소켓으로생각하는거.”
“말도안돼.”

_본문중

“사람들에게선택권이없으면세상은평화롭고평온해져.
우리가하려는일은그런세상을깨는거야.”

셋은뉴럴소켓을처음만들어낸그룹디바인이소켓을이용해사람들의기억을조작하고삭제하고있다는것을알고‘혁명’을통해세상을원래대로되돌리려하고있었다.수현의눈에만보이던허깨비는사실은허깨비가아니라‘진짜세상’이잠시보인것이었다.
이집중하면진짜세상을볼수있는능력때문에수현은반강제로혁명에참여하게된다.그리고세상사람들의얼굴을모두기억하고있는소희,정보를분석하고컴퓨터를해킹하는실력이뛰어난민중과함께혜나가준미션들을수행하면서세상이정말로잘못되어있다는것을점차깨닫게된다.

원래디바인은인간의기억력을극도로향상시키기위해뉴럴소켓기술을개발했다.그런데개발과정에서어떤기억을떠오르게하는기술을그대로적용하여어떤기억을떠오르지않게할수도있다는사실을발견했다.
“디바인이조작한정보는한두가지가아니지.그렇지만적어도운석충돌만큼은사실이야.인간이손댈수없는자연재해였고그게하필디바인의연구소에떨어진건지독한우연이지.하지만그이후에일어난일들은우연이아니야.모든일이철저하게디바인의계획아래진행되었으니까.”

_본문중

세상의어두운모습또한우리의일부분임을깨닫고
미래로향하는아이들의행진

지금우리는마치뉴럴소켓을시술한것처럼지식과정보의홍수속에살며무한히지혜로워지고있다.그런데그런세상의이면에쌓이고있는불행과고통에도그지혜로움을쓰고있을까.그리스신화에나오는판도라가프로메테우스에게받은상자를열기전의모습처럼,타인의힘듦과세상의어두운모습을상자속에숨겨둔채열어보지않고있는것은아닐까.

미래를배경으로하고있지만,이이야기에등장하는많은에피소드는이미우리가겪고있는일입니다.같은도시에살면서도부자와가난한사람은전혀다른공간에서다른관계를맺으며살아가죠.우리가편하게살아가기위해꼭필요한노동을하는사람들을우리의시선에서치워버리거나보고도무시해버리고요.끔찍한사고가일어나도추모를하는것조차불편해하며마치없었던일인것처럼지워버리려하죠.

_작가의말중

이처럼『기억삭제,하시겠습니까?』는청소년들에게겉으로보기에는그저안온하기만한,그래서더판타지적으로느껴지는미래도시에서우리가살아가고있는시대의현실을찾게만든다.아주또렷하기에더욱큰울림을주는이야기의흐름은청소년들이밝은세상속에서끊임없이자라나고있는그림자를마주할수있도록돕는다.이소설이미래의주역이될청소년들이세상의어둠에서고개를돌리지않고아주작은불이나마들어올수있도록함께힘을모으고,꾸준히노력해야한다는사실을인식하는계기가되었으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