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우의 집(큰글자책) (권여선 장편소설)

토우의 집(큰글자책) (권여선 장편소설)

$32.00
Description
남쪽은 사람이 토우가 되어 묻히고
토우가 사람 집에 들어가 산다네
토우의 집은 깜깜한 무덤

긴긴 성장통과 함께 써내려간, 고통에 관한 고백
선정 및 수상내역
제18회 동리문학상 수상작품
저자

권여선

1996년장편소설『푸르른틈새』로제2회상상문학상을수상하며등단했다.소설집『처녀치마』『분홍리본의시절』『내정원의붉은열매』『비자나무숲』『안녕주정뱅이』『아직멀었다는말』,장편소설『레가토』『레몬』,산문집『오늘은뭐먹지?』가있다.오영수문학상,이상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동리문학상,이효석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삼벌레고개
김이탄날
안바바와다섯명의도둑
네이웃을사랑하지말라
죄와벌
토우의집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남쪽은사람이토우가되어묻히고
토우가사람집에들어가산다네
토우의집은깜깜한무덤

긴긴성장통과함께써내려간,고통에관한고백
제18회동리문학상수상작품

『토우의집』은권여선소설가가이룬가장의미있는문학적성취라고할수있다.‘장독뒤에숨어서’라는제목으로계간『자음과모음』을통해2014년봄부터가을까지연재된작품으로,우리가정면으로응시해야할고통과상실의현장을다루고있다.
『토우의집』의주배경은큰길곁으로골목마다채국채국집을지어머리를치켜든다족류벌레처럼보이는삼벌레고개이다.소설은‘어린아이들의눈을통해’이산자락에자리한마을에서부대끼면서살아가는어른들의모습을잔잔하게펼쳐낸다.주인공‘안원’에게는언니‘영’과동생‘희’가있다.이세자매는주인집에세들어살고있으며,주인집아들‘은철’과마을의비밀을조사하는스파이가되기로한다.하지만원이의아버지가갑작스럽게사라지고‘감옥에갇혔다는’소문이남긴채,세아이들의이름처럼영원히돌아오지않는다.
‘인혁당사건’을연상케하는이소설은‘토우가되어묻힌’사람들의자리,‘토우의집’이라는역사적비극의공간을그리고있다.“누구나그것을상실하고는도저히살아갈수없는뭔가가있는데,이를부당하게빼앗긴사람들이겪는상처에는무한한사과와보상이주어져야한다는마음이집필동기가됐다”는작가의말처럼이작품은삼벌레고개어린스파이들의긴긴성장통과함께써내려간,고통에관한고백이다.

‘삼벌레고개’어린아이들이자라는법
어린고통이세상의커다란고통에안기는온기

산꼭대기에바위세덩이가있어붙여진이름이‘삼악산’이다.그남쪽면은경사도완만하고바위도적어서산복도로를냈다.그리고애벌레처럼그도로옆으로집들을지었다.
우물집둘째아들인은철이네집에새댁네식구가이사를온다.새댁네가족은‘안영’‘안원’두딸까지넷이다.‘은철’과새댁의둘째딸‘영’의직업은‘스파이’.마을우물에빠져죽은처녀들의수가왜‘구십삼’인지밝혀내고,벽돌을갈아만든독약으로누군가를벌하기도하며,‘새댁’혹은‘누구엄마’로부르고불리던동네사람들의이름을알아낸다.하지만‘개발기술’과‘귀밝이술’의발음이똑같은데어떻게어른들은그걸구분해내는지,어른들의세계는알면알수록모르는것들투성이이다.

마을사람들의고민은비슷한듯하지만다르고,다른듯하지만비슷하다.커가는아이들,남편의월급,새로이사온새댁의가족사등.마을여인들의하루이야깃거리가되었다가인생의큰고비가되었다가운수패를두고나면다시아무것도아닌일이되기도한다.그러던중마을에서는남자들이한명씩끌려가돌아오지못하는일이번번이발생하는데,이로인해삼벌레고개는작게진동한다.
원이네는막내딸‘희’가태어나면서다섯가족이된다.딸들의이름을이어붙이면‘영원희’.하지만가족의행복은영원하지않다.김밥을몇줄살뜰히챙겨산에오르려던어느날,덕규는처음보는사내들의부름을받고따라가원이가교복입을나이가될때까지돌아오지않는다.
시종일관큰요동없이차분하게진행되는이소설은,삼벌레고개마을사람들의잔잔한일상아래를고요히흐른다.하지만이들은모두위태롭다.밥을먹는것,학교를가고출근을하는평범한생활을영위하기위해그들은자신내부의균열과도같은고통을버텨내고있는중이다.아무일도아니라는듯덕규가양복입은사내를따라간것처럼.

나는그들의고통은물론이고,내몸에서나온그어린고통조차알아보지못한다.고통앞에서내언어는늘실패하고정지한다.하지만나는알고있다.내어린고통이세상의커다란고통의품에안기는그순간의온기를위해이제껏글을써왔다는걸.그리하여오늘도미완의다리앞에서직녀처럼당신을기다린다는걸.(「작가의말」중에서)

이처럼고통은정면으로마주하기전에는극복할수없다.작가는『토우의집』을통해우리가통과해야만하는긴긴성장통에관해이야기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