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한 내일 - 트리플 24

안녕한 내일 - 트리플 24

$13.00
Description
작가-작품-독자의 트리플을 꿈꾸다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24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의 스물네 번째 안내서. 서사적 완결성과 빠져들 수밖에 없는 문체로 2019년 창비신인소설상, 제46회 오늘의작가상을 받으며 작가적 입지를 단단히 다진 소설가 정은우의 첫 연작소설『안녕한 내일』이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문화예술위원회(ARKO)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선정 차세대 예술가 8인의 작품집 『우리는 서로를 보살피며』에 수록된 「민디」에서 가지를 뻗은 두 편의 소설이 실린 이 소설집은 세계와 인물의 충돌 속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우며 쓸쓸한 연대의 나날들의 기록이다.

저자

정은우

저자:정은우
2019년창비신인소설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묘비세우기』,장편소설『국자전』등이있다.오늘의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소설민디
한스
수우

에세이에세이내가살지않은삶의이야기들

해설투지를잃지않는법―황예인

출판사 서평

작가-작품-독자의트리플을꿈꾸다
자음과모음트리플시리즈24

한국문학의새로운작가들을만날수있는가장빠른길.[자음과모음트리플시리즈]의스물네번째안내서.서사적완결성과빠져들수밖에없는문체로2019년창비신인소설상,제46회오늘의작가상을받으며작가적입지를단단히다진소설가정은우의첫연작소설『안녕한내일』이자음과모음트리플시리즈로출간되었다.문화예술위원회(ARKO)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선정차세대예술가8인의작품집『우리는서로를보살피며』에수록된「민디」를비롯해두편의소설이실린이소설집에서는정은우소설가가읽어낸,감염병으로인해국경이닫혀버린독일에서의삶과그곳에서이뤄지는관계를조명한다.

불안을껴안은삶에인사하며
촘촘하게확장되어가는이방인의세계

“그런순간이언젠가는다시돌아올까.
두려워하지않고
함께미래를이야기하게될날이.”

2019년창비신인소설상과제46회오늘의작가상을수상하고,장편소설『국자전』을통해자신의세계를알린작가정은우의첫번째연작소설집『안녕한내일』이자음과모음트리플시리즈로출간되었다.문화예술위원회(ARKO)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선정차세대예술가8인의작품집『우리는서로를보살피며』에수록된「민디」에서가지를뻗은두편의소설이실린이소설집은세계와인물의충돌속에서펼쳐지는아름다우며쓸쓸한연대의나날들의기록이다.

「민디」는한국에서의지긋지긋한삶을청산하고독일로떠난은선과수산나의이야기이다.도망치듯독일에온퀴어여성둘은고양이‘민디’를키우며행복이가득할줄알았지만,갑작스레덮친감염병으로심해진인종차별앞에서망연자실한다.백신을맞기조차어려운환경이되자은선은한국에잠시돌아가백신을맞고다시돌아오자고한다.그러나돌아갈집이있는은선과는달리수산나는자신이한국을떠나며돌아올수없는일을저질렀다는사실을알리고,이대로고양이를놔두고떠날수없다고주장하며둘사이의간극이커져간다.그사이고양이민디는집을나가돌아오지않고,비행기를탈날은점점다가오게된다.

중앙역광장에서는월요일마다반이민자집회와반이민자집회에반대하는집회가동시에열렸다.은선은광장을지나칠때마다뛰듯이걸었다.새로운나라에서살아가기위해서는새로운굴욕에익숙해져야했다.하지만은선은익숙해지고싶지않았다.굴욕에익숙해진다는건굴복하는셈이고,굴복하는순간그들이맞이할결과는패배였다.
우리를위해서참아야한다니.수산나의방식은너무우아했다.어쩔수없으니어쩔수없다고받아들이는것.‘우리’라는단어를들을수록은선은수산나가낯설어졌다.수산나를사랑했다.사랑한다고믿었다.사랑해야했다.수산나도그녀를사랑하니까.독일어로표현하지못하는것들을마음놓고털어놓을수있는상대는수산나뿐이었다.(16쪽)

부서진마음과무너지고다시무너지는생활속에서
그럼에도불구하고일어나겠다는다짐과결의

두번째이야기「한스」는독일시골마을에서물리치료사로일하는한수와그의가정의이야기이다.감염병은도시의문제라고여기지만,동양인인자신을은연중에무시하는백인과아랍계치료사들사이에서이리저리마음을다치기도한다.그는독일인치료사미하엘과의관계를통해인종과계급차별이심한이시골마을에어찌어찌정착해살고있다.그러던그의병원에어느날베를린에서동양인이라무차별폭행을당한한국인바이올리니스트가환자로찾아온다.아랍계치료사는동양인이므로그를한수가치료해야한다고하지만,오히려그를담당하게된것은미하엘이다.그러던중미하엘이고열이발생해출근하지못하는일이생기고,환자를보러간한수는무차별폭행을당한한국계환자를만난다.그는자신을폭행한것은독일인이지만미하엘은그들이아랍계라고주장했다고말하며,독일의뿌리깊은인종차별을폭로한다.

일식레스토랑에서아르바이트할때,어느독일인은한수에게물었다.너희동양인들은웃을줄밖에모른다며?그러고는제일행들과무슨재미있는농담이라도되는듯이웃어댔다.한수는아무말도하지않았다.웃기만했다.미처하지못한말들이마음속에줄줄이쌓이고엉켰지만,알고있는독일어문장들은너무단순하고짧았다.귀갓길에서그는중얼거렸다.당신에게부탁하나해도될까요?날함부로바보취급하지마.(70~71쪽)

선명하게드리운폭력의그림자에비추는
미래의빛과기투하는존재들

마지막이야기「수우」의주인공수아는한국에서온건축전공석사유학생이지만감염병으로인해실기수업을진행하지도못하고수입원이끊겨가난한상황이다.그녀는어느날연보랏빛편지지를발견하고,누군가에게불현듯편지를쓰고싶어진다.그결심은과거에돌보았던한아이와그아이의할머니와보낸시간에서비롯된다.아이는한국계독일인으로,수아의이름을제대로발음하지못한다.아이와함께살고있는다소괴팍한성격의할머니는파독간호사로독일에와혈혈단신으로삶을개척한사람이다.그녀는미래를가늠할수없는먼나라로와가족을일구었지만,자식에게원망을들으며손녀는학교에서따돌림을당해친구가없다.수아는아이를돌보면서,아이와자신을향한할머니의서툴지만따뜻한마음을알게된다.

어느날,사무장이숙자를불렀다.근무한지일년이넘었지만,숙자의독일어실력은여전히형편없었다.프라우황.사무장은바싹움츠러든숙자를보며잠시뜸을들이다가영어로말했다.무엇을원하느냐고.당시독일병원에서는직원복지를위해당구대나자판기를들여놓거나파티를열어주는등지원을아끼지않았다.보통은고참간호사들의의견에따랐지만,사무장은숙자에게묻고있었다.그래서숙자는말했다.춤추고싶다고.
사무장은두달후병원로비에서자선파티가있을예정이라고알려주었다.숙자는시내에나가처음으로드레스와구두를샀다.정말원없이춤을췄다고,꿈꾸는듯한눈빛으로말했다.(125~126쪽)

『안녕한내일』은감염병으로인해국경이닫혀버린독일에서살아가는이방인들의이야기이다.이들은감염병으로팬데믹이선언되자,질병과인종차별,가난사이에서이중삼중의어려움을겪는다.작가는주인공들이겪는이러한어려움을통해국경너머의삶과그곳에서이뤄지는관계를조명한다.정은우가이들의삶에서관심을두고바라보는것은,어려움그자체가아니다.“삶은곧싸움”이며이들은고국에서부터이국에이르기까지매일을싸워가고있다.“싸움이라고하면차별에저항하거나정의를실현하기위한투쟁을떠올리게되지만,『안녕한내일』은나의세계를발견하고확장해가는과정”을그러낸다.“무언가를지키”기위한“전심전력”을다하면서.
「수우」의주인공수아는영영잊히지않을,“앞으로어떤삶이펼쳐질지모르는사람만이지을수있는미소”를본다.그것이그녀의미래를살게한다.“모르기때문에생겨나는가능성.그것이정말작가가발견해낸비전이라면그가앞으로쓸이야기는누군가의투지를되살릴수있다는의미에서훨씬강력해질것이다.작가는어떤자리를비워둠으로써읽는이로하여금이를쓰게만들고,마침내소설은작가에게서벗어나누군가의이야기가된다.인물들이불꽃처럼투지를품고서저마다의싸움을치열하게벌여가는”이야기.이소설은우리가기다린바로그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