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를 마중하러 왔어 -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7

안녕, 나를 마중하러 왔어 -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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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름을 잊은 채 갑작스레 조선 시대에 떨어진 소녀,
수수께끼 같은 사건이 벌어지는 한양의 거리를 수사하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7권, 『안녕, 나를 마중하러 왔어』가 출간되었다. 『안녕, 나를 마중하러 왔어』는 『스크류바』 『우주를 담아줘』 등의 다채로운 소설을 내며 “삶과 이야기에 대해 고민해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소설을 쓰는 작가”라는 평을 받아온 박사랑 작가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청소년 소설이다.

월요일, 생리통, 체육, 여름, 더위, 벌레. 평소처럼 학교에 등교해 속으로 혐오하는 것을 나열하던 고등학생 ‘나’. 짜증 나는 일만 계속되는 ‘월요일 절망 편’이 얼른 끝나기를 바라며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중, 명찰을 줍다가 갑자기 조선 시대로 타임 슬립을 해버리고 마는데…….
저자

박사랑

저자:박사랑
2012년『문예중앙』신인상으로등단했다.소설집『스크류바』,장편소설『우주를담아줘』가있다.희망은몰라도로망은늘곁에두고쓴다.

목차

0불행이제곱수로붙을확률
1다시태어났다는설정값
2우는건나중에
3우리가언니와동생이된그날밤
4무당보다는탐정이낫죠
5진실은이야기가되고,이야기는돈이돼
6숨어있는범인
7보이지않는손으로
8죽음으로득을본자
9떠도는말들이가리키는것은
10왜제것이아닌것을탐했을까요
11이런일에제법소질이있어서
12사라진말과글이머무는곳
13허생을만났다?
14아껴서는안되는것을아끼기위해
15더나쁜사람배틀
16최종의_최종의_최종의_최종ver.
17이름을주고돌아가는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모함과사건이난무하는혼란스러운조선시대,
그태풍속을거침없이걸어가는현대의청소년

아침을욕설로시작하는때가너무도많은18세청소년‘나’는코로나바이러스가한풀꺾인나날의대부분을학교에서보내고있는평범한고등학생이다.등교하자마자깜박했던주번활동을하다지치고,설상가상으로갑자기생리가시작돼‘나’는결국조퇴를하기위해조퇴증을받아든다.그런데조퇴증에적힌이름은‘나’가아닌다른학생의이름이었다.이름을잃었어도학교는,길은,세상은그대로여서,그대로학교를나와버스를기다리는데명찰이바닥에툭,떨어진다.명찰을줍느라버스를타지못한‘나’는지칠대로지쳐다시정류장의자에주저앉는다.그리고그때,구멍같은곳에발이빠진다.

내가너무쓸데없이예민한가.공부도잘못하고말썽도피우지않는나같은건어차피기억되지않는게당연한데.그런데오늘누가내이름을불러주긴했나?지수가불러줬나,세빈이가불러줬나.엄마도안불러준것같은데.나,오늘따라왜이렇게이름에집착하는거지?
_본문중

깊은터널을걷고걸어도착한곳은조선시대의한양반가.차원을넘은건가?이게‘타임슬립’인가?하지만‘나’의입에서는울음만나올뿐이었다.몸도이전의몸이아니었다.조금전까지2024년에존재했던‘나’는,조선시대에다시태어나버렸다.
이제‘나’의이름은모월.백씨가문의막내딸.모월은자신에게벌어진이상한일을이해할수없다.전생의기억이아니라후생의기억이라도가진것일까.아니,내가가진기억이란것자체가사실없었던건아닐까.
미래의기억에혼란스러워하면서도평탄하게살아가던모월의인생에갑자기광풍이불어닥친다.모함에휘말려아버지와어머니그리고오라비까지잃게된것이다.간신히살아나온모월은몸종연시와함께살길을찾아나선다.
그리고열일곱이된해,모월은드디어묻어두었던가족의진실을찾기로마음먹는다.어디든더듬어나가다보면무언가잃은것,또잊은것을발견할수있으리라.그런희망을품고,자신의말이면무엇이든믿어주는연시와한양으로향한다.

“나는나의단하나뿐인꿈이다.나는내가되고싶다.”
몇번씩무너져도끝끝내일어나
미래를스스로만들어가는한소녀의성장담
한양에도착한모월은수월한활동을위해남장을하고이름도‘서경’으로바꾼다.그리고모르는소문이없는전기수지양,조선제일의명기희요,후계서열에서밀린왕자허천군과연을맺는다.
이제모월은자신을‘탐정(사정을탐구하는사람)’이라칭한다.그리고도성에퍼지던역병의출처를추리해큰소란이일어날뻔한것을막는다.OTT로열심히시청한추리영화와드라마가모월의든든한아군역할을한다.

“방금뭐라하였느냐.”
“제가사건의범인을안다하였습니다.”
거짓말인지헛소리인지모를말이막쏟아져나왔다.일단뻔뻔해야살아남지.필사적으로자신만만한미소를지었다.그러자여인이나를응시했고,나는그눈을피하지않았다.드라마나영화에서도이러고나면분명만나주던데.
_본문중

어리고여자인데다신분까지잃은모월은누구보다약하지만,연고도없는곳에서본격적으로추리활극을펼칠정도로거침이없다.영웅없는영웅담속주인공처럼연시와등을맞대고온갖사건이시도때도없이일어나는한양을제집처럼누빈다.

“나는그들의이름이궁금해졌다.알고싶었고,부르고싶었다.”
따뜻하고소중한시선으로감싸안는여성들의,우리의이름

‘나’는현재의이름을잊은채갑작스레조선시대라는시공간에떨어져‘모월’이라는이름으로새로운삶을살아간다.그러다갑자기들이닥친집안의불행때문에그이름조차숨기고더큰세상에발을디딘다.
그과정에서‘나’는이름같은건별로중요하지않다고생각하게된다.밝힐수없는이름따위,얼마든지새로만들어쓸수있고버릴수도있다고.하지만희요,허천군,지양등새로운사람들과관계를맺고그관계가깊어질수록,‘나’,즉모월은이름이가진힘과가치를깨달아간다.

그날의속사정을알아도내가백모월인것은변함이없다.현실을부정하고다른이름으로살아도나는여전히나였고,나여야만한다.
_본문중

그래서모월은쉼없이몰아치는사건들을도맡아해결하면서논산댁,해주댁등이름으로불리지않던여성들의이름을찾아돌려준다.나중에는더‘동생’연시에게제이름,‘모월’을건네기까지한다.

당신은누구입니까,라는질문에가장먼저튀어나오는건보통이름이다.이름은태어나자마자부여받는고유한소유물,인간의첫아이덴티티다.
그런데아이러니하게도이름에는그이름으로불리는개인의의지가조금도담기지않는다.개인의특성보다는집안의분위기나부모의취향에따라결정된다.
하지만우리는이름에우리만의가치관,우리만의삶을입힐수있다.자신의이름위에자신만의발자국을새겨나가는모월처럼말이다.
책에서박사랑작가는그렇게조금씩미래로향해가는모월과연시,희요와논산댁과해주댁의이름을따뜻한시선으로감싼다.그리고더나아가독자들의이름또한그따뜻함으로껴안는다.
김춘수의시「꽃」처럼나에게로다른이가와서꽃이되는것,그것이이름이라면우리를스스로피어나는꽃으로만들어주는것또한이름이아닐까.『안녕,나를마중하러왔어』는그저있기에부르던이름을우리의마음속에서꽃처럼활짝피어나도록보듬는,우리를소중하게여겨주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