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의 꽃말은 모의고사 : 계절 앤솔러지 가을 -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9

단풍의 꽃말은 모의고사 : 계절 앤솔러지 가을 -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9

$15.00
저자

강석희,박민정,송미경,심너울,조규미

저자:강석희
소설가.2018년동아일보신춘문예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쓴책으로는소설집『우리는우리의최선을』,장편소설『꼬리와파도』『내일의피크닉』등이있다.

저자:박민정
문예창작과문화연구를공부했고,소설집『아내들의학교』『바비의분위기』등과장편소설『미스플라이트』『백년해로외전』등을썼다.

저자:송미경
『어떤아이가』로제54회한국출판문화상을,『돌씹어먹는아이』로제5회창원아동문학상을수상했다.『광인수술보고서』『햄릿과나』『가정통신문소동』『오늘의개,새』『나는새를봅니까?』『토끼가되었어』『메리소이이야기』『안개숲을지날때』등을썼다.

저자:심너울
2018년서교예술실험센터의공모전에서단편소설「정적」으로데뷔한이후꾸준히작가생활을하고있다.소설뿐만아니라에세이,칼럼,시나리오등여러형식의작업에도전하고있다.

저자:조규미
재미와의미가담긴글을쓰려고애쓰고있다.청소년소설『가면생활자』『첫사랑라이브』『페어링』『너의유니버스』『올랑즈클럽』과동화『고백타이머』『기억을지워주는문방구』『9.0의비밀』등을썼다.

목차

심너울_9월모의고사날세계멸망
조규미_시계없는아이들
강석희_프리즈!
박민정_좀더살아보고말할게요
송미경_우리의필적확인문구

출판사 서평

“9월모의고사1교시,가을영역입니다.
다음빈칸에들어갈‘우리의이야기’를쓰세요.”
마음이깊어지는계절,손을꼭잡고나아가는다섯빛깔발걸음

고등학교3학년학생들에게수능다음으로중요한날로꼽히는때는바로9월모의고사다.‘대입을진지하게준비하는수험생에게는피할수없는승부처’고,동시에‘정시성적의바로미터’이자‘수시를지원할대학교를결정하는척도’가되는시험이기때문이다.이런모의고사를보기는정말싫지만,차라리모의고사를보고싶어지는사건들이모의고사당일눈앞에펼쳐진다면아이들은어떤반응을보일까?
이러한궁금증에서출발한앤솔러지『단풍의꽃말은모의고사』는‘계절앤솔러지시리즈’의세번째권이자스쳐지나가는‘가을’을더욱깊이있게만들어줄책이다.먼저SF소설뿐만아니라에세이,시나리오등여러형식의글쓰기에끊임없이도전하고있는작가심너울이9월모의고사가가까워질수록고3들이가장많이할생각을독특한설정의단편으로풀어낸다.마음이단단해지는이야기를그리는작가조규미가그뒤를이어긴레이스의막바지를달리고있는청소년들의마음을따스하게보듬는다.

제1회창비교육성장소설상우수상을수상한작가강석희는앤솔러지의한가운데에서사춘기소년소녀에게있어모의고사성적만큼이나중요한‘사랑’이라는감정의새로운형태를노랫말처럼속삭인다.마지막으로문지문학상,젊은작가상대상,현대문학상등많은문학상을석권한작가박민정과그림책부터청소년소설,성인소설까지다양한이야기를독자들에게선사하는작가송미경이판타지와현실을뒤섞은듯한세계에서혼란을이겨내고자신만의미래로나아가는청소년들의모습을세심하게그린다.

앤솔러지의문을여는심너울작가의「9월모의고사날세계멸망」은지구문명을순식간에소멸시킬수있는크기의소행성이지구에접근하고있고,이소행성으로부터지구를구하는이른바‘카이로스프로젝트’가거의완성된근미래를배경으로한다.전교1등이지만외톨이인주인공‘하지현’은프로젝트가당연히성공할거라믿는자신의부모가바라는것을자신이바라는바로여기며의사라는미래로걸어나간다.반대로하지현의소꿉친구이자또다른주인공‘김도윤’은소행성이관측된후생겨난종말론컬트에빠진가족들때문에누구와도어울릴수없는아웃사이더가되어버렸다.
두주인공이고3이된지얼마되지않은4월,하지현의어머니는종말론컬트에서구출된학생을도우면좋은생기부를꾸밀수있다는말에지현에게도윤의공부를돕는것을제안한다.그덕분에두사람은오랜만에재회하게된다.그런데,카이로스프로젝트가개시되어세계의운명이정해지는날이하필9월모의고사당일로정해지고만다.
세상의멸망이코앞으로다가왔는데도대학입시라는미래를위해공부를이어가는아이들.두사람에게과연어떤일이벌어질까?그리고멸망앞에서우리가할수있는최선의일은무엇일까?멸망의의미를새롭게인식하게될두고등학생의이야기가흥미롭게펼쳐진다.

문득하지현은자기가살고있는,자신의부모가사랑하는이세상이놀라울정도로우스꽝스럽다고생각했다.말그대로모든것이끝날수있는데도,당장오늘관악산에있는서울대캠퍼스가완전히녹아내릴수있는데도,모두가그곳에하지현이있는미래를꿈꾸고있었다.
_본문중

조규미작가의「시계없는아이들」은『단풍의꽃말은모의고사』의다섯단편중유일하게현실에단단히발을디디고있는포근한리얼리즘소설이다.9월모의고사날,3학년7반교실에서갑자기사라진시계의행방을따라‘민수’‘예빈’‘정연’그리고‘하늘’의이야기가풀려나간다.
3월모의고사직후,생기부용활동을위해모인네아이는모의고사를망쳤다며앞으로의1년을걱정한다.그러다수능이끝나면무엇을하고싶은지상상하는것으로대화의주제가바뀐다.그림을잘그리는하늘은아이들이이야기한각자의모습과자신의미래를연습장에그린다.빠르게가까워진넷은교실에걸려있던시계를타임캡슐삼아하늘이그린그림을시계뒤편에붙이고,수능을친후함께꺼내보기로약속한다.
그러나얼마뒤,‘하늘’이자퇴했다는소식이들려온다.하늘과연락이닿지않던세아이는하늘에대한걱정어린마음을가진채로9월모의고사를치르게된다.그리고모의고사가끝난후,마침내교실의시계가사라진이유가밝혀진다.독자들은길고도짧은고등학교3학년의가을이가슴에잔잔한여운을남기는이소설을읽으며문학의재미와우리의현실과연결되는이야기가만들어내는깊은울림을느낄수있을것이다.

“지금우리한숨으로합창한거냐?”
넷은일부러“휴우우우,휴우우우”하고소리를내며장난을치기시작했다.
“악,그만!침튀어.”
“내얼굴에튀었어!가만안둬!”
한바탕웃고나니절망바이러스가조금옅어진느낌이었다.정연이‘D-230’이라고쓰여있는칠판을가리키며물었다.
“너희는230일후에제일먼저뭘하고싶어?”
_본문중

필적확인문구:까닭없이웃고떠들며매일을밝히리라!
가을과단풍이흥얼거리는바람같은멜로디들

세번째단편인강석희작가의「프리즈!」에는주인공‘나’가어느날심장에혜성이충돌한듯깊고갑작스러운사랑에빠지면서벌어지는환상적인이야기가담겨있다.공부에만매달리고인간관계를신경쓰지않던‘나’는고2가되어같은반여학생‘이삭’에게마음이이끌린다.연애를하게된둘은학원수업을땡땡이치고한강에서남들몰래입을맞추는등입시준비틈틈이둘만의다정한시간을보낸다.
하지만두사람이입맞추는모습을누군가가영상으로찍어학교에퍼트려이삭은순식간에학교에서도,‘나’의삶에서도자취를감추고만다.그후로도계속이삭을그리워하던‘나’는고39월,사라진이삭에게편지를받고이삭과자신이가장마음에들어했던우주멸망가설을실행하는의식을모의고사를보면서조용히,차근차근치러낸다.
‘나’와이삭의의식은정말로성공한것일까?아니면그저이삭을떠나보내지못한‘나’의상상에불과할까?저자는3장에서일부러의식과현실의경계를명확히하지않음으로써,독자들이소설의결말에대해더많은상상을할수있게만든다.

걷잡을수없어진나는,이삭은,우리들의마음은,질주했다.그끝에무엇이있는지도모르는채.알았다한들달랐을까.이삭이라는이름의사건,사건이라는이름의사고,사고라는이름의사랑,사랑이라는이름의용기.그랬다.내게이삭은용기라는말의뜻을고민하게하는존재였다.
_본문중

박민정작가의「좀더살아보고말할게요」는보편적인고민으로인한갈등을거의경험해보지않은주인공‘나’의엄마와삶의전환점이될수있는큰사건에휘말려인생의기로에선‘나’의이야기다.동시에‘나’가갑자기만나게된누군가와놀이기구를타며가슴속에품고있던고민을일부분해소하고,더나아가자신나름의미래또한꿋꿋이그려나가려하는,환상과현실을부드럽게넘나드는소설이기도하다.
번역가인‘나’의엄마는다른엄마들과너무나다르다.SNS를하지도않고,외모를꾸미지도않는다.그리고‘나’처럼공부못하는학생의마음을전혀이해하지못한다.대학원까지나와서그런지,공부란모름지기잘하는것이당연한줄로만안다.
9월모의고사가며칠앞으로다가왔지만,‘나’는공부가아니라다른고민에더신경을쓰고있다.심란한마음으로산책을하다충동적으로롯데월드에들어간‘나’는화장실에서같은학교교복을입은여학생을만나,얼떨결에롯데월드를함께산책하게된다.그런데‘주산학원’‘경필대회’‘두번째수능’같은어려운말들을늘어놓는여학생은묘하게엄마와공통점이많다.대체이애는누구길래방금만났는데도이렇게익숙한걸까?
여러층위의이야기가결말에서자연스럽게연결되는이소설은시의적인주제들이흔히생각하지않는방향으로움직여더욱매력적으로읽힌다.또,엄마의모습을단순히‘부모’가아니라아이보다먼저삶을겪어본‘어른’으로묘사함으로써독자들이삶을살아가는방식을보다다양하게,열린관점으로바라볼수있도록이끌어준다.

그애에게물었다.
“혹시엄마가잘해줘요?”
“잘해주는엄마가세상에있어요?”
아이는피식웃으며말했다.왠지마음이놓였다.엄마는내서운한마음따위엔관심도없다.세상모든엄마가그런걸까.
_본문중

『단풍의꽃말은모의고사』의세계에서마지막으로만날소설은송미경작가의「우리의필적확인문구」다.마법학교에다니다자퇴하고일반고등학교에들어간주인공‘유리’는새로운학교에서의첫시험인9월모의고사를치르는과정에서온갖기이한일들을겪는다.시험도중뒤를돌아본아이들이닭이되어버리기도하고,유리를제외한다른학생들이모두사라지거나갑자기교실에빗물이가득차오르기도한다.
이상한일이일어날때마다유리는문득문득마법학교에서마주한여러사건과자신이마법사가되기까지의과정을떠올리게된다.그러면서종종그기억들에매몰되어괴로워하기도하지만,결국에는자신이세상을위해할수있는일이무엇인지,자신의정체성이마법사와일반인중어느쪽을향하고있는지깨달아간다.
이이야기를읽으며우리는삶을살아오며지나쳐왔던부분들,깊이생각하지않으려고외면했던기억들을돌이켜보면서성장해나가는유리를진심으로응원하게될것이다.그리고유리처럼,더나은나로발돋움하기위해마주봐야만하는과거를똑바로바라볼수있게될것이다.

4교시의필적확인문구는‘어둠속진실을밝혀잠든아이들을깨우라’였다.한국사문제를푸는동안,교실이점점어두워지더니아이들이하나씩잠들었다.그리고내가마침내완전한암흑을견디어냈을때시험이끝나는종이울렸다.
_본문중

한여름햇볕이내리쬐는길을끊임없이달리면서도,우리는지친우리의몸과마음을선선한바람으로달래줄계절이분명히온다는사실을알고있다.뜨겁고습한날씨를견뎌내다보면,어느새가을이곁에머무르고있는것이다.그런가을이흥얼거리는바람같은멜로디들을담은이앤솔러지를통해앞으로계속이어질우리의미래,찬란하게빛날것이분명한미래를향해나아갈힘을얻기바란다.

천변을느리게걷는딸과마감을하고지쳐누운엄마의마음을모두통과하면서,삶은질문과대답이영원히반복되는것이아닐까생각해봤습니다.하지만그게무엇이든매순간진실하다면,바로그게최선을다해삶을살아가는사람의자세가아닐까,하고겨우조금짐작해봅니다.
_박민정,작가의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