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평짜리 숲 (이소호 연작소설 | 양장본 Hardcover)

세 평짜리 숲 (이소호 연작소설 | 양장본 Hardcover)

$14.00
Description
작가-작품-독자의 트리플을 꿈꾸다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30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의 서른 번째 안내서. 시집 『캣콜링』으로 제37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며 첫 발걸음부터 문학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시인 이소호의 첫 소설집이자 첫 연작소설이다.
가장 내밀한 공간의 폭력을 고발(『캣콜링』)하고 잔혹한 우화집과도 같은 시집(『홈 스위트 홈』)을 내는 등 끊임없이 자신만의 시 세계의 지평을 넓혀 온 이소호는 멸망해가는 지구를 배경으로 한 블랙코미디 SF 소설 『세 평짜리 숲』에서 그 지평을 온갖 극한의 감정들을 통해 폭발적으로 확장시킨다.

트리플 시리즈는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소설’로 통칭하던 표기 방식을 세분화하여 세 단편이 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경우 ‘연작소설’, 연작 구성에 더해 작품 전체가 하나의 긴 이야기로 읽힐 수 있는 경우 ‘연작 장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단편들이 각각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기존과 동일하게 ‘소설’로 명명한다.
저자

이소호

저자:이소호
2014년『현대시』를통해등단했으며,제37회김수영문학상을수상했다.
쓴책으로는시집『캣콜링』『불온하고불완전한편지』『홈스위트홈』,영어번역본『Catcalling』,소설『나의미치광이이웃』,산문집『시키는대로제멋대로』『나를사랑하지않는사람에게』『서른다섯,늙는기분』『쓰는생각사는핑계』등이있다.

목차


소설제1장열두개의틈
제2장세평짜리숲
제3장창백한푸른점

에세이끝내우리가만든유령의집

해설미지의발걸음―조대한

출판사 서평

멸망한세계의열두틈에서돋아난세평숲,
끝에서끝으로이어지는창백한푸른점의설화

2014년에작품활동을시작해시집『캣콜링』으로제37회김수영문학상을수상하며“오직효과적인전시에골몰함으로써”(정한아시인)문학계에강렬한인상과희열을남기고있는시인이소호의첫소설집이자첫연작소설,『세평짜리숲』이자음과모음트리플시리즈로출간되었다.
지금까지트리플시리즈는각단편의유기성여부와별개로도서의카테고리를‘소설’로통칭해왔으나,이번작품부터는독자들이원하는책을더손쉽게고를수있도록돕기위해카테고리표기방식을보다세분화하였다.세단편이한세계관을공유하는경우‘연작소설’,연작구성에더해작품전체가하나의긴이야기로읽힐수있는경우‘연작장편’으로출간될예정이다.단편들이각각의이야기로구성되어있는경우에는기존과동일하게‘소설’로명명한다.
시리즈가새로운도약을시작하는만큼,‘트리플’이라는시리즈명과연계되는‘30’이라는의미있는숫자를거머쥔『세평짜리숲』또한그의의와물성에있어도전을추구한다.저자이소호가지금까지문학속에서보내온시간을더듬어보노라면굉장히‘이소호스러운’이야기라고도말할수있겠다.
폭력적이고내밀한일상성을가장비일상적인언어로거침없이폭로(『캣콜링』)하고여성이처절한일상속에서버텨낸단단한고난(『홈스위트홈』)을이야기하며10년간끊임없이자신만의주제로시세계의지평을넓혀온이소호는이번트리플에서강제로,또는자유의지로극한에떠밀려터져나오는감정들을통해그세계관을폭발적으로확장시킨다.그렇게그려진이작품은멸망해가는지구를배경으로한블랙코미디SF소설이자누가가장자유롭고,누가가장억압받고자유롭지못한지에대한이야기다.그리고우리가몰랐던슬픔을살아가는사람들의존재를깨닫게만드는이야기이기도하다.

들어가는소설「제1장열두개의틈」에서는이작품을관통하는세계관이설명된다.이에더해점차소멸해가는지구로인해주인공들이헤어져야만하는계기가등장한다.
하늘에두번째달이뜬후,세계는멸망으로향하고있다.이제사람들은더는하루를낮과밤으로나누지않는다.24시간이나24절기,사계절은없다.자전축이무너진지구의하루는무려436시간이라는억겁에가까운시간이되었다.
끝없이내리쬐는태양빛에지친사람들은한시라도밤을더당겨오게한다는살아있는신,천문학자출신의‘아감마’를믿으며그를향해기도한다.현재에서100여년가까이지난근미래가배경이지만,사이비종교의모습은지금과그다지다르지않다.인간은언제나홀로서기보다는누군가에게의지하고기대고싶어하므로.
살아도사는것이아닌환경에서살아가기위해지구시민들은아감마외에도인공위성의말을전하는기민한촉을가진인플루언서를따르며여기저기떨어져있는열두개의정거장(에어포켓)에모여꿋꿋하게생활을이어나간다.
어느날,인플루언서들은앞으로에어포켓에서는사람이살수없다며48시간이내로필요한짐을꾸려인류마지막두땅,낮만계속되는백야의공간‘데저트랜드’와밤만이존재하는극야의대지‘아이스랜드’중한곳을선택해이동하라고안내한다.투톱주인공이자소꿉친구인이린과아진은가족들의의견에따라서로다른곳으로향한다.이린은아이스랜드로,아진은데저트랜드로.

엄마가그랬다.세상에영원한것은없다고.지구도영원할줄알았지만저두번째달이뜰줄누가알았겠냐고.우리가예수님을배반하는베드로가될줄은?아감마라는천문학자가미래를본다고믿을줄은?우리가몇천년이나믿어온별들의서사가한순간에엉망이될줄은?우리는아무것도몰랐다.
그러나몰랐다는말로그것들이전부거짓이되는것은억울하다.그러므로반만틀렸다고이야기하고싶다.아진과나의이야기처럼.(49~50쪽)

“난알기전으로는절대로돌아가지않아.”
새까맣고,푸르고,창백한혼돈의세계속에서
끝없이회귀하는과거,현재,미래

두번째소설이자표제작인「제2장세평짜리숲」에서는소중히여기던공간인정거장6을떠나데저트랜드에입성한아진이그곳에서어떻게살고자하는지,점차무엇에침잠되는지,그를위해무슨일까지저지를수있는지가드러난다.
땅과동일한이름의글로벌기업이세운데저트랜드는황금만능주의에찌들어있다.이때문에인플루언서들은데저트랜드로이주할사람들은팔아서돈이될수있을만한짐은모두챙겨가라고조언해주기도했다.
자금이많은사람은빛을99.9999퍼센트흡수하는반타블랙페인트로집을칠해햇빛을차단한궁궐같은건물‘반타빌리지’에살고,가난한사람들은독성이있는콘크리트를얼기설기엮은비루한모양의건물이마치구룡성채처럼빽빽하게모여있는마굴에살아야한다.모든것은돈과노동력으로환산되기에높은층에살수록가난의정도가깊어진다.높은곳은걸어올라가는데시간이더오래걸리니까.
골방에서썩는냄새가날때까지자신의몸뚱어리가방치되어있지않기를바라던아진은바닷속광케이블을훔쳐내는‘데드샌드’라는조직에들어가‘숲’이라고부르는자신의방평수를조금씩늘려간다.그리고자신에게언제나요구만하는가족,엄마에게서벗어나기위해반타빌리지에들어갈자금을모은다.
하지만아진의희망과달리,반타빌리지에아진이들어갈자리는없었다.조직보스에게복종만하면더높은곳에올라설수있을줄알았던아진은다른방책을궁리하고,결국반타빌리지에사는보스의방을빼앗아자신이입주하기로결심한다.이때아진이생각해낸해결책은아주극적이고,잔인하다.그러나동시에저자가이작품을‘블랙코미디’라고칭한만큼,‘이거웃어도되나?’싶은웃음을유발한다.

“아진아,너이거알아?영지버섯.”
“영지가뭔데?”
“왜있잖아,이렇게나무밑동에서자란걸뚝떼다말려서오래도록먹는거.”
“와,신기하다!엄마!엄마!여기도있어.”
“그건따면안돼.”
“왜?”
“콘크리트벽에서자라는영지버섯은독성이있어서잘못먹으면큰일나.아진이는아무리배가고파도절대로따서먹으면안돼.알겠어?”(85쪽)

마지막소설「제3장창백한푸른점」에서는아이스랜드로간아린이삶속에서어떻게든지키고자하는것을표현함과동시에‘무엇’으로시작해‘무엇’으로끝나는소설내세계의회귀적인미래를보여준다.
아이스랜드는‘YK건기’라는기업이극야지방에세운완전공동체다.그래서입주시24킬로그램만의짐을반입할수있고,사회주의에입각해똑같이생긴주거컨테이너에살고같은시간에일어나같은것을먹고같은노동을해야한다.규칙을깨면맨몸으로밖으로나가얼어죽는형벌을받는다.성별과나이에따라미래도정해져있다.꿈은청소년,그것도아주특출난청소년만꿀수있는것에불과하다.
이린은아이스랜드에서만난친구케인과함께단순노동을한다.그러면서도항상중심밖을맴돌던자신을중심으로이끌어주었던아진을그리워한다.케인은이린에게매일‘생각하는일’에대해상기시키는아이로,이린보다아이스랜드에대해더잘알기에온기라고는한쪼가리도없는차가운땅과땅만큼차가운이들,YK건기에대한여러이야기를해준다.예를들어,기업의규칙에반기를든한사람때문에온가족이몰살된적도있다는이야기.
어느날,이린의아버지는이린에게우리는모두다른사람인데이곳은우리가전부하나처럼보이기를원한다고비판한다.이린은아버지의말을이해하긴하지만누가들을까아버지의입을막는다.그리고아버지는결국그런생각을하고있다는것을들켜밖으로쫓겨나얼어죽는형벌에처해지고만다.
그후,이린의엄마는이린과이린의오빠에게“아무것도하지마.아무것도생각하지마.아무것도하려고도하지마.그냥생각도하지마”라고경고한다.그러나이린은아버지의장례기간동안주어진자유시간을아이스랜드를탐험하는데쓰고,마침내아버지의주장대로모두가평등하다고주장하는이곳조차결국에는틈이있었다는것을깨닫는다.
이제과거로는절대돌아가지않겠다고다짐한이린은조용히특수복에식량과자신이쓴일기몇장,이주직전아진이준책한권을챙긴후컨테이너를떠난다.이때아진이준책의제목이바로『세평짜리숲』이다.즉,이작품은우리의마음과감정이돌고돌아결국에는다시처음에서시작하듯,“시작과끝이뒤얽힌일종의메타”장치속에서돌고있는과거와현재와미래의끝없는흐름그자체인셈이다.
끝없이걸어마침내마지막컨테이너,인공햇빛이비치는가짜창문이달린컨테이너에도착한이린은문을열고안으로들어간다.그컨테이너에는누가살고있을까.아니,그곳에존재하고있는것은과연‘누군가’인가.극한까지몰린인간에게있어가장중요한것,매정한YK건기조차소중하게보존하려했던것은무엇일까.독자에게그‘무엇’이무엇으로느껴지든,그것은세상의끝에서있는이린이자,데저트랜드에서버섯차를달이고있을아진이자,이작품을읽을독자이자,이작품자체이자,더나아가이세계를모두포괄할수있는‘무엇’일것이다.

나는이제무엇을떠나무엇이된다.이제밥순이가되지않아도된다.이건내생일이오기전에아빠가마지막으로꽂아주신케이크의초다.그걸불기만하면되는거였다.(120쪽)

“그래서아진아,
이책의주인공들은결국다시만나게되니?”
맨끝과맨끝에서따로또같이굳어지는용기들

『세평짜리숲』에서이소호는하나의주제를향해조밀하게연계되는세소설을통해,데저트랜드와아이스랜드처럼완벽하게단절된공간에각각존재하는시와미니픽션을통해독자들에게질문을던진다.선택을하려하는누군가의용기를지지해줄수있는지.지옥이라고생각하는곳을향해가는상대를두고정말로떠날수있는지.오늘갑자기닥쳐온불행보다더한불행을알고도실천할용기가있는지.다버리고,가장사랑하는것을정말로다버리고극지대로몸을옮길용기가있는지.
너무나디스토피아적인시대,그것이눈앞의현실이기에더괴로운시대를살아가는이들의무의식에이작품이새로운불씨를지피기를기대해본다.몸이멀어지면마음도멀어진다고들하지만,지금우리에게는물리적으로멀어진덕분에더욱견고해진이린과아진의서로를향한마음같은단단함이필요하니까.삶과죽음이한몸인것처럼,극야와백야가한몸인것처럼따로또같이굳어져야하니까.해설의마지막문장처럼,“미지를향한누군가의용기있는첫발걸음은희미하지만분명하고푸르른흔적이되어우리곁에오래도록남아있을것이”니까.

저자의말

어떤하루는가끔
지구의마지막이기도했다

그러나

그끝이
또다른내일을불러올수있다는것을나는
알고있었다

_에세이「끝내우리가만든유령의집」중에서